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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연방 공대(ETH)를 가다!

[그림 7-1-1] 취리히 연방 공대

취리히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공원에서 왼쪽 멀리 보이는 잿빛 건물 이 바로 취리히 연방 공대이다. 아인슈타인을 포함해 약 30명에 달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대학!

바로 그곳에 2012 CERN 연수팀이 첫발을 내딛었다.

CERN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ETH를 향해 오랜 시간 버스를 타고 제네바에서 취리히로 갔었다. 취리히의 정문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나라의 명문대학들의 대표적인 정문처럼 나는 취리히의 정문도 특 징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참을 평범한 주택가를 지나고 버스가 멈 추었다. 우리가 선 곳은 마치 박물관 같은 느낌은 잿빛 큰 건물 앞이었 다. 우리나라처럼 특색이 있는 정문을 지난 것도 아니고 주변에 넓은 잔디밭이라든가 대학 교정에서 느낄 수 있는 활기찬 느낌을 받지 못했 다. 오히려 ETH 입구앞에는 트램과 자동차들이 다니고 있어서 대학이

라기보다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온 것 같았다. 들어가는 입구 또한 그 크기가 얼마나 크던지 그 크기에 한번 놀라고 사람이 가까이 가면 저절 로 열리는 자동문에 한번 더 놀랐다. 자동문을 지나 현관으로 들어가니 중앙과 벽면에 멋진 조각들은 다시 한번 여기가 대학인지 미술관인지 헷갈릴 정도였고 높은 천장과 주변의 고요함은 까치발을 하고 걸어야 할 것 같은 중압감까지 주었다.

[그림 7-1-2] 스위스 교육제도와 취리히 연방 공대 관련 프리젠테이션

가이드를 따라 우리는 한 강의실에 들어섰고 그 곳에서 ETH 대학 관계자로부터 대학의 역사와 스위스 교육제도, 취리히 대학의 교육과 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스위스는 중학교 때 이미 진로가 결정이 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 들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실업계에 진학을 하고 인문계에 진학하는 학 생은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인문계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정말 대학을 진학해서 공부에 올인 할 학생들이고 그래서 학습량도 대단히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인문계에 진학한 학생들은 모두 대학에 진학을 할 수 있

을 뿐 아니라 대학 졸업 후 진로도 어느 정도 보장 받는 것 같았다. 또 한 대학 학비도 정부에서 거의 지원이 된다. 단 연방 대학의 경우 진학 한다고 해서 모두 졸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 자격이 되 어야 졸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학 진학 후에도 많은 노력을 들여 공부 를 해야 한다고 했다.

어떻게 해서 중학교 때 이미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학 관계자는 그건 스위스의 문화라서 특별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가이 드의 말에 의하면 스위스는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자신의 기술만 있어도 특별한 차별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정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면 실업계로 진학해서 바로 취업을 한다고 했다.

공부에 흥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대학만 진학 하면 된다는, 그래서 삶의 목표가 대학 진학이 된 우리나라 학생들 생 각이 많이 났다. 학교 수업, 학원, 과외, 인터넷 강의 등을 들으며 새벽 부터 새벽까지 힘겹게 깨어 있는 우리나라학생들이 언젠가는 대학 입 학을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의 진정한 꿈을 위한 공부를 하는 날이 오 길 바란다. 또 대학을 진학하지 않아도 삶을 행복하게 꾸려나갈 수 있 다는 믿음이 있는 그런 사회 분위기와 환경이 만들어져서 더 이상 학업 성적에 좌절하거나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 란다.

우리나라 교육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ETH에서 느끼고 나오면서 한 편으로는 희망을 또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