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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3K 우주배경복사의 관찰방법

6. 대폭발 이론이 남긴 과제

우리가 사는 우주가 영원히 팽창할 것이냐 아니면 최후의 대수축을 통해 소멸과정을 겪을 것이냐에 대한 의문은 프리드만의 팽창우주 방 정식의 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전자를 ‘열린 우 주’ 후자를 ‘닫힌 우주’라고 부른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공간에 존재하 고 있는 물질의 양을 측정함으로써 우리 우주의 궁극적인 진화 모습을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물질의 양이 어느 기준치 이하이면 우주 는 영원히 팽창할 것이고 그 이상일 경우에는 우주는 궁극에 어느 한 점으로 수축 소멸해버린다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관측 자료가 풍부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해답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단지 기존의 관측과 계 측을 통해 찾아낸 물질의 양에 따르면 우주는 영원히 팽창을 계속할 것 으로 계산되고 있는데 80년대 이후 현대 우주론의 혁명을 일으킨 인플 레이션 우주(초팽창이론)이론에 따르면 우리 우주는 열린 우주와 닫힌 우주의 정확한 경계점, 즉 편평한 우주라는 결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인플레이션 우주는 대폭발 이후 10-35초에서 10-32초 사이에 우 주가 한쪽 축으로 1050 배 이상 급격한 부피팽창(10150배)을 보여주는 시기를 말하는데 인플레이션 우주이론이 맞다면 대폭발 이론의 모든 문제들(예를 들면 편평도)을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편평한 우주에 서는 우주 밀도는 임계밀도가 되는데 실제 관측되는 물질의 밀도는 장 소에 따라 불균일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 총량도 임계밀도의 4% 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물질의 불균일(물질의 요동)은 대폭발이론의 난

제 중의 하나인데 최근에 극적으로 해결되었다. 물질의 요동 즉 물질이 밀집되어 은하와 같은 거대구조가 생겨날 수 있는 ‘씨앗’이 언제 어떻 게 생겨났으며 또한 어떻게 현재의 은하나 별들로 자랄 수 있었느냐는 것이 문제 였는데 인플레이션 우주는 우주 초기 밀도가 얼마였든 현재 우주를 만드는데 필요한 밀도로 변화시켜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원시 입자들을 발견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로써 인플레이션 우주는 우주탄생 미스테리 해결의 키워드가 되었다.

또한 코비위성 때문에 우주의 나이가 10만년이었을 때 현재 은하나 별들의 모체가 될 수도 있는 물질 요동의 작은 ‘씨앗’들이 정말로 존재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물질 밀도 불균형에 의해 중력이 작용하고 응축하면서 은하나 별들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 다. 그러나 이때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그렇게 해서 커가기에는 속 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우주 나이 137억년은 초기 10만분의 6 정 도의 물질요동들이 별이나 은하로 자라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점이다.

[그림 3-6-1]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 ⓒCERN

이 문제는 암흑물질(dark matter)의 존재로 해결할 수 있다. 암흑물 질의 존재는 나선 은하를 관측하던 관측천문가들에 의해 처음 제기 되

었다. 먼 은하들의 스펙트럼 분광측정 자료에서 은하의 나선팔 가장자 리에 위치한 별들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알아냈는데 이러한 빠른 속도의 움직임은 은하의 내부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 명히 존재하는 암흑물질에 의해서만 해석이 가능한 현상이다. 이러한 암흑물질은 이렇게 작은 질량을 가진 은하가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어 떻게 현재와 같은 구조로 진화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아주 명확 한 답이 되기 때문에 천체 물리학자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정보가 아 닐 수 없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암흑물질의 질량을 더하게 되면 현재의 밀도값으로 계산이 불가능한 중력응축이 가능하고 137억년의 짧은 시간 안에 현재와 같은 우주의 구조와 생성물의 존재 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암흑물질의 존재는 하나의 의문을 풀었지만 존재 자체에 대한 또 다 른 의문을 자가생산했다. 도대체 이 암흑물질이 어떻게 언제 생겨났으 며 무엇으로 이루어졌으며 과연 얼마나 우주에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현재까지 역학적 효과를 사용해 발견한 암흑물질의 양은 바리온(측정 가능한 질량을 가진 입자)의 6배 정도인데 이는 아직도 인플레이션우 주가 요구하는 편평한 우주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이 부족한 질량으로는 우리 우주가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가속팽창상태가 되어야 한다. 우주팽창이 나타나려면 우리가 알 수 없는 암흑 에너지가 더 존 재해야하며 측정 가능한 물질의 양 4% 와 예측되는 암흑물질의 양(바 리온의 6배이므로 24%)을 더해도 30% 가 채 못되는 계산을 해결하려 면 암흑에너지가 임계밀도의 72%만큼 필요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알 수 없는 정체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있어야 하

고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의 역사를 제대로 스토리텔링할 수 있으며 편 평우주가 우주역사의 완결판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이 편평우주는 끝없 는 팽창을 계속해야하는 문제가 대두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는 우주상수로 다시 되돌아가야한다. 아인쉬타인은 일반 상대성이론 이후 상대론적 우주론을 1917년에 발표하였고 에너지의 양이 우주공 간의 구조를 결정하고 공간 구조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결정되며 우주 의 에너지양이 우주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우주가 안정된 상태일 것이라고 믿고 싶었던 아인쉬타 인은 우주가 중력수축하지 않게 하기 위해 중력에 반하는 미지의 에너 지가 존재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그 값을 결정하는 우주상수 Λ를 억지 로 도입하였는데 이를 두고 아인쉬타인이 일생일대의 실수라고 후회하 였었다. 또 프리드만은 우주상수를 과감히 버림으로써 정적우주론에서 탈출해 역동적인 팽창우주론을 주장하였는데 프리드만의 팽창우주이 론은 후에 우주배경복사가 관측됨으로써 정론이 되었고 아인쉬타인과 드 지터의 우주상수는 현대물리학에서 잊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을 기 억해보자.

그러나 현재 중력에 반하는 미지의 에너지를 암흑에너지라고 하면 편평한 우주를 위해서는 암흑에너지가 존재해야하고 그러면 아인쉬타 인이 버렸던 우주 상수는 다시 현대 물리학의 무대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양자역학에서는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관측 불가능한 짧 은 시간 동안 ‘진공’ 안에서 입자와 반입자가 쌍생성, 쌍소멸을 반복하 게 되고 따라서 진공도 에너지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만약 이것이 사실 이라면 우주 공간도 에너지에 기여하게 된다는 점인데 중력에 반하는 작용이 0보다 작다면 예측되는 관측값이 측정된 우주 물질의 4%와 암

흑물질 24%를 뺀 약 72%가 필요하게 되며 이론적으로는 사실상 그보 다 훨씬 큰 값이 나온다. 그리고 그 존재도 흔적도 가까운 우주에서는 관측이 안되고 있다.

대폭발 이론의 패러다임은 세 가지 풀리지 않은 숙제를 기반으로 성 립하고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우주,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의 존재 이다. 또 남겨진 이슈들은 암흑물질은 대체 무엇인가? 암흑에너지는 그저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방정식을 풀기위한 이론적 해법인가? 아니 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인플레이션우주는 과연 대폭발우주론의 진정한 구원자인가? 우주대폭발(Big bang)외에 다른 답은 없는가? 과 연 다른 우주는 존재하는가? ....

우주론의 진화는 과연 인류에게 궁극적인 우주의 본성에 도달하는 것을 허락할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인류의 탐구는 여전히 가속 중이고 CERN과 연대한 전 세계의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연구 결 과를 통해 우주의 역사에 접근해갈 것이다. 때로는 침묵 속에서 천천 히, 때로는 역동적으로 빠르게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며.

[참고문헌]

http://public.web.CERN.ch/public/

라대일, 대폭발과 우주의 탄생

이강영, 과학향기, KISTI, 2012. 07.16

이석영, 모든사람들을 위한 빅뱅우주론 강의, 사이언스북스,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