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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관련 사건으로 재심무죄에 의한 국가배상이나 형사보상의 경우에는 지체책임의 발생이 언제부터 시작되느냐에 따라서 그 지연이자 또한 상당히 차이가 나게 된다. 그런데 이때 국가배상에 의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형사보상의 경우에 지체책임을 부담하는 시점이 서로 차이가 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에 불법행위책임의 일반이론에 의하면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그 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만 국가기관을 상대로 한 경우는 국가재정법 제96조에 의하여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단기소멸된다. 그런데 우리 대법원 판례는 중대한 인권침해의 경우에 국가가 소멸시효의 주장을 하는 것은

65)형사보상법 시행령 제2조.

66) 윤지영 등, 형사보상제도의 운영현황과 개선방안,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6, 제129∼131쪽.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하여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하고 있으므로67) 국가기관의 중대한 불법행위가 있는 경우에 소멸시효가 문제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68)

지체책임과 관련하여 우선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국가배상채무나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그 채무가 성립한 당일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한다는 것이 통설이자 판례이기 때문 이다.69) 다만 불법행위시와 변론종결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경과함으로써 위자료 산정의 기준되는 변론종결시의 국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의 사정이 불법행위시에 비하여 상당한 정도로 변동한 결과 그에 따라 이를 반영하는 위자료 액수 또한 현저한 증액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70)는 판례에 따라 고액의 위자료를 산정하는 경우는 사실심 변론종결시부터 지체이자를 산정하고 있다.

그런데 형사보상의 경우 보상지급 요건인 ‘보상청구의 원인이 발생한 해’의 해석상 청구인에게 유리하게 구금이 있었던 해가 아니라 무죄판결이 선고된 해를 보상청구의 원인이 발생한 해로 해석하고 있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최저임금의 단가를 기준으로 하는 형사보상금 산정에서 청구인에게 훨씬 유리 하게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재심개시에서 무죄판결에 이르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더 높은 보상금을 현실적으로 받게 된다. 형사 보상의 대상이 된 재심사건의 통계를 보면, 재심청구로부터 무죄판결 선고일 까지는 539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71)

67)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판결.

68) 김태봉, “국가기관의 인권침해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사례와 소멸시효항변의 제한법리”,

「법학논총」, 제35집 제3호(2015. 12.), 전남대학교, 제213∼217참조.

69)김미리, “불법구금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 먼저 받은 형사보상금의 공제방법”,

「저스티스」, 통권 제133호(2012. 12.), 제244쪽.

70)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다103950 판결.

개별적인 지급사례의 경우 예를 들면 2012년도에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례는 구금일수가 5,388일이었는데 2012년도의 최저임금액인 36,640원의 5배인 183,200원을 보상한도로 하여 987,081,600원을 보상받게 되었다. 이러한 산정 방식은 월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국가배상법보다 형사보상금의 산정 기준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국가배상법상의 보상은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사보상에서는 지급받을 수 없는 다른 요양비와 휴업배상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 반면, 형사보상에서는 다른 보상이 없으므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런데 범죄피해자보상의 경우에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면서도 임의로 한도까지 정해놓고 있다. 즉 국가배상의 경우와 유사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는 산정방식이지만, 국가배상법에는 없는 지급한도를 설정해 놓고 있으며, 형사보상금의 경우는 최저임금액의 5배를 일수단위로 산정하여 지급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에 따른 월평균임금을 계산할 때 통상 22일이내의 월평균 근로 시간으로 산정되는데 구금은 일수로 계산하기 때문에 모든 구금일수가 보상 대상이 되고, 금액도 최저임금의 5배이므로 같은 기간이라도 형사보상의 경우가 유리한 경우가 많게 된다. 유사한 국가책임의 법리가 적용되는 경우에 구체적인 보상의 단가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면 이는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될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72).

따라서 현재와 같이 법원에서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의 5배를 일수단위로 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고문이나 가혹행위의 유무, 불법의

71)윤지영 등, 앞의 책, 제128쪽.

72)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선거구에 인구편차에 관하여 그 한계를 4:1, 3:1범위한도내에서 합헌 이라고 운영해 오다가 2014. 10. 30. 선고 2012헌마190 결정에서는 2:1의 범위내를 유지해야 함을결정한바 있다. 이는 동일 조건하에서 동일한 투표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헌법적 한계를 설 정한 것이므로 국가배상과 형사보상, 범죄피해자구조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지만 유사한 국가책무를 근거로 하는 보상 시스템에서 동일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동일한 사고에 대하여 5배의 차이가 난다면 그것은 헌법상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도를 고려하여 차이를 두는 산정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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