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도매시장에서 도매시장법인이 지역농산물을 취급하는 것은 쉽게 여겨지 지만, 현실적으로 지역의 소량 다품목을 취급하는 데 생산 조직화, 많은 물류 및 유 통비용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일부 도매시장은 지자체 주도로 도매 시장 내에 도매시장법인과 협력하여 지역농산물을 취급할 수 있는 시설과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수수료 문제 등으로 해당 시설의 활용과 가동률이 높지 않다.
그러므로 지방 도매시장에서 지역농산물 취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타 농산 물 유통 주체의 다양한 사례를 대상으로 도매시장을 활용 방안에 대해 면밀한 검 토와 분석이 필요하다.
2.1. 도매시장에 푸드플랜 관련 시설의 설치 현황
춘천시는 2019년 9월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 내에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 터를 준공하였으며, 지원센터를 통해 학교급식을 공급하고 있다. 향후 농업인가 공센터도 계획 중이며 지역농산물을 가공하여 로컬푸드 직매장에 도매형태로 공 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익산시는 2013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으로 산지유통센터 및 학교급식센 터를 운영 중에 있다. 학교급식센터는 도매시장 인근에 위치하며 익산원협의 위 탁운영으로 관내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익산시의 운영비 지원은 없으나 사업 초기 물류차량, 시설 장비, 배송자재, 수발주 시스템 사용료 등을 지 원하였다.
다만 익산형 푸드플랜 거버넌스 역할을 수행할 푸드통합지원센터 건립은 도매 시장과 별도로 추진하고 있으며, 지원센터를 통해 로컬푸드 직매장과 학교·공공 급식에 지역농산물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진주시는 농산물도매시장 내에 하나로마트(소매점)를 입점하여 진주원협이 운
2.2. 도매시장 내 푸드플랜 관련 시설의 설치 방안
「농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은, 도매시장에서 도매행 위를 하는 법인을 설립하거나 관련 시설을 설치 및 운영하는 것에 대해 주무 부처 의 허가를 요구한다.
그러므로 지역 푸드플랜의 역량이 향상되어 도매시장법인과 같이 도매사업 분 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해당 조직이 도매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는 중앙정부 정책과 지자체 정책의 합치성 등을 고려한 정책적 계획 수립이 필 요하다.
현재 지자체가 지방 도매시장의 신규법인 모집을 공고해도 신규법인이 영업행 위를 하기까지는 중앙정부의 허가가 필요하고 기존 도매시장법인의 반대도 적지 않다.25) 이는 도매시장 관련 유통 주체가 지자체의 도매시장법인 신규 공모에 대 해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춘천시는 이미 푸드플랜 거버넌스 관련 시설을 활용하여 도매시장에서 학교 및 단체급식을 대상으로 관련 시설을 설치하고 제한적인 범위의 도매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춘천시는 지역 푸드플랜을 수립하기 이전인 2016년 ‘로컬푸드 공급지원센터’
를 설치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면서 지방 도매시장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할 계획 을 세웠다. 춘천시가 농식품부에 질의한 내용은 ‘센터 건립부지를 지방 도매시장 유휴부지로 예정하는 것이 관련 법에 저촉되지 않고 도매시장 부지 내에 설치 가 능한지 여부’이다.
25) 2018년 대전시가 도매시장법인 공모제 지정방식 조례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특정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이 강하게 반발한 사례가 있다. 해당 사항은 도매시장법인 지정기간이 만료되면 재지정을 원칙으로 하는 기존의 방식을 5년마다 새롭게 공모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쟁점이다. 즉, 지자체는 도 매시장법인을 공모절차에 의한 경쟁적 방식으로 지정하여 경쟁을 통한 도매시장 활성화를 계획한 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도매시장법인 지정방식은 중앙정부에서 평가를 통한 지정취소 조치를 받지 않는 이상 5년마다 지정기관의 재지정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한 번 도매시장법인이 지정되면 쉽게 바뀌지 않는 중앙정부 관례와 지자체의 도매시장 관련 행정적 의지가 충돌한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2016년 7월 4일자 회신에서 “「농안법」 시행규칙 제44조 별표 2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기준, 기타시설, 다. 기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시 설’의 경우 도매시장에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므로, 춘천시가 제출한 로컬푸드 공급지원센터의 운영계획이나 중도매인의 시설사용 계획을 고려하면 도매시장 에 설치할 수 있는 시설로 판단된다”고 하였다.
<그림 4-2> 도매시장 내 시설설치 관련 질의 및 회신 사례
춘천시의 질의 요청서 농림축산식품부의 답변서
자료: 춘천시농업기술센터.
즉 「농안법」에서도 ‘로컬푸드 공급지원센터’를 기타 이용자의 편의 시설로 인 정하여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만, 소매시설일 경우 유통 주체 간(도매시장 법인, 중도매인, 직판상인)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자체가 유통 주체 간 협의를 거쳐 설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그림 4-2>는 2016년 7월, 춘천시가 도매시장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하여 ‘로컬 푸드 공급지원센터’의 설치를 문의하고 농식품부로부터 받은 회신이다.
따라서, 푸드플랜 거버넌스는 정부의 정책 사업으로 설립한 조직이므로 지역농 산물 취급을 명분으로 도매시장법인을 설립하거나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으 로 도매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