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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투자환경 변화

김주영 / 한국수출입은행

본 장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변화하는 중국의 투자환경에 대해 살펴본다. 중국은 올림픽 을 앞두고 저부가가치 상품의 생산에서 비롯된 심각한 환경오염, 열악한 품질 안전 등으로 생겨 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기업 투자환경의 개선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투자환경 변화는 중국진출 한국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노동집 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저임노동력을 활용한 임가공 수출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많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 있고 정상적으로 청산되지 못하여 무단철수하는 사례로 있다.

반대로 우리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환경규제로 인해 환경오염 관련 분야에 대한 신규 시장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동집약적 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 는 대안으로 올림픽 이후 중국의 내수시장의 확대를 위한 서비스분야의 진출이 활성화 될 수 있 다. 도모함으로써 제조업 위주의 성장에서 벗어나 고용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분 야의 확대가 가능해질 수 있다. 중국의 투자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의 특별 한 노력이 필요하다.

가. 올림픽이 투자환경 변화를 몰고 왔나

1) 넘쳐나는 돈으로 돈 관리 버거워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에 돈이 넘쳐나고 있다. 10%를 상회하는 고도성장이 5년째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국에 유입되는 자금은 크게 국가 간 교역으로 인 해 발생되는 상품수지 흑자, 중국의 소비시장이나 저임 인건비 등의 매력으로 사업 하기 위해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 자금, 그리고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의 상승을 기대하고 유입되는 자금, 이른바 핫머니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금의 유입 으로 인해 돈이 넘쳐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이 2007년 말에 1조5,282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으로 2006년에 이어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 할 당시만 해도 외환보유액이 2,122억 달러에 불과했다.2 0)

중국이 짧은 기간에 어떻게 이렇게 엄청난 외환보유액을 쌓을 수 있었을까.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자금으로 살펴보자. 먼저 상품수지 흑자 규모 확대이다. 국가 간 상 품 교역에서 발생하는 상품수지의 흑자규모가 2004년에 320억 달러에서 2005년에는 1,019억 달러로, 2006년에는 1,775억 달러, 그리고 지난해에는 2,619억 달러로 폭발 적으로 증가했다. 상품수지의 흑자규모 증가는 WTO 가입으로 중국의 시장이 확대 개방되면서 다국적기업 중심으로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한데서 비롯되었다. 이 들 기업은 처음에 필요 부품을 해외에서 공급받아 완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형 태를 취하였다. 그러나 다국적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해외 소재 부품공급 기업 으로 하여금 자기 기업 인근에 투자하도록 하였다. 또한 다국적기업들은 해외에서 투자한 외국 부품기업이 중국 현지기업에 비해 파견 인원의 높은 급여, 토지 및 주 거비용 등으로 단위당 생산가격이 높기 때문에 중국 현지기업에 눈을 돌리는 상황 이 전개되었다. 부품의 해외 수입에서 중국에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이나 중국 현 지기업으로부터의 조달에 따라 해외수입이 감소하는 흔히 말하는 현지화 비율이 증 가함으로써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외국인직접투자 자금의 유입이다. 중 국이 WTO에 가입되던 해에 내수시장을 외국인투자기업에게 대폭 개방하였다. 종전 에는 외국인투자기업, 특히 100% 외국인 단독으로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생산 제품의 70% 이상을 의무적으로 수출하도록 요구하였다. 이 때문에 중국 내수시장에 상품을 팔려는 기업들은 합작(합자)투자를 하였지만, 여전히 품목별로 일정 비율 이 상을 넘지 못하는 제약을 받았다. 이와 같은 시장 진입 제한 조치가 WTO 가입으로 폐지되고 생산제품을 내수시장에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됨으로써 중국이 2002년에 외국인직접투자 자금을 527억 달러 유치하여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외 국인직접투자 유치국으로 부상하였다. 지난해에는 유입규모가 금융부문을 포함하여

20) 우리나라는 2007년 말에 2,622억 달러로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대만에 이어 세계 6위이다.

827억 달러(비 금융부문 748억 달러)에 달하였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에 유입된 외 국인직접투자는 금융부문을 제외하고 592,316건에 7,787억 달러이고 건당평균규모는 130만 달러 수준이다.

자금 유입의 또 다른 형태는 핫머니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기간 중에 중국정 부는 경제성장의 하락을 막기 위해 그동안 개인의 소유를 제한해 왔던 주택, 자동 차 구입을 허용함으로써 주택 수요에 대한 관심이 주민들 사이에 증대됐다. 여기에 홍콩, 대만 등 화교들이 중국의 개방에 편승하여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구입에 적극 나섰다. 또 생산비용이 저렴한 중국으로의 외국 인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파견 현지법인 관리자의 숙소 수요도 주택 수요 증가에 기여하였다. 한편, 고도성장에 따른 중국기업의 이익 증가로 1991년에 개장한 중국 상하이 주식시장은 2001년에 역사적 고점인 2245에서 줄곧 하락하여 2005년 6월에 998의 저점을 기록한 후 반등하기 시작하여 지난해 10월에는 6124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활황은 2005년 7월에 단행된 위안화 환율제도 변경 과 함께 실시된 위안화 절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전에 위안화 환율은 달러 화에 고정되어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은 환율제도 의 변경을 중국정부에 요구해왔고, 중국정부도 개방 확대에 따른 환율제도의 개혁 필요성을 인식하여 고정 환율제도를 폐지하고 관리 변동환율로 변경하였다. 이때 달러당 8,2765위안을 8.1위안으로 2.1% 절상하였다. 고정 환율에서 제한적이지만 변 동환율제도로의 변경은 상품수지 흑자 등으로 인한 외환보유액의 확대, 미국 등 서 방 선진국들의 압력 등으로 투자자들은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고도성장으로 중국의 부동산이나 주식 시장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 서 외국 투자자들은 이들 시장에 진입할 경우 자산 가격 상승 외에 위안화 가치 상 승에 따른 이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다름 아닌 자연스런 핫머니 유입의 신호가 된 셈이다. 이러한 기대에 편승하여 우리나라에서 도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부동산 구입을 위한 관광투어가 생겨났다. 핫머니 유입은 모든 투자자들이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 상황이 한 단계 도약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돈이 넘쳐나는 데에는 <표 Ⅳ-2>에서처럼 중국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확대 하기 위해 은행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때문이다. 저임 노동력으로 생산된 중국 제품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대만, 동남아 국가 등이 점유해 오던 시장을 잠식해가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생산규모 확대를 위한 투자에 나선 데서 비롯된 것이다.

<표 Ⅳ-1> 중국의 상품수지 추이

단위: 억 달러

'02 '03 '04 '05 '06 '07

상품수지 304 255 320 1,019 1,775 2,619

FDI 527 535 606 724 695 748

외환보유액 2,864 4,033 6,099 8,189 10,663 15,282 자료: 중국 상무부, 외환관리국

<표 Ⅳ-2> 통화와 예금 및 대출 증가율

단위: %

'00 '01 '02 '03 '04 '05 '06 '07

M2 증가율 12.3 17.6 16.8 19.6 14.7 17.6 17.0 16.7 예금 증가율 13.8 16.0 27.7 20.2 14.9 18.6 15.9 15.2 (주민예금) 7.9 14.7 27.9 17.4 14.0 16.5 13.3 6.8 대출 증가율 6.0 13.0 24.5 21.4 11.1 9.7 15.4 16.4 자료: 중국인민은행

2) 무차별적 성장으로 환경오염 심각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환경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1,300만 명 이 사망하고, 이 가운데 중국이 인도 다음으로 매년 24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 하고 있다. 또 이 기구는 인류 질병의 80%가 수질 오염에서 비롯된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과학원과 환경보호총국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적 손실을 연간 GDP의 10%에 달하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매년 중국의 환경오염 사 건이 1,000건이 넘게 발생한데서 잘 나타난다. 이 때문에 전국 강, 하천의 70%가 수 질오염 상태이며, 이 중 40%는 하천 기능이 상실됐다고 한다. 환경오염이 심각한 강, 하천으로는 안후이(安徽), 쟝쑤(江蘇)에 걸쳐 흐르는 화이허(淮河)가 있다. 중국 춘추시대에 ‘강남의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남귤북지(南橘北枳) 고사의 바로 그 화이허다. 또 안후이의 차오후(巢湖), 톈진(天津)의 하이허(海河), 랴오닝(遼 寧)의 랴오허(遼河), 쟝쑤의 타이후(太湖), 윈난(云南)의 뎬츠(滇池) 외에 쑹화쟝(松花 江), 싼샤(三峽)댐 상류, 황허(黃河) 상류 등도 심각하게 오염됐다. 이로 인해 오염된 강, 하천 유역의 도시지역 지하수도 90%나 오염됐고, 농민 중 3억 명이 매일 부적 합한 음용수를 이용하고 있다. 이 밖에 4억 명의 도시 주민이 대기환경 오염으로 신 선한 공기 흡입이 곤란할 정도고 전 국토의 3분의 1에서 산성강우가 나타나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환경은 심각하다. 집안의 큰 대사를 두고 집안 구석구석이 쓰레기와 먼지로 뒤덮여 있는 형국이다. 어떻게든 이를 빨리 치워야 한다. 절박한 상 황이다.

이 같은 환경오염은 중국의 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에서 비롯됐다. 중국이 1979년 개혁개방을 추진할 당시 부족한 산업자본 해소와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외국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것과 관련이 있다. 먼저 홍콩, 대만 등의 화교자본 이 가장 적극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섬유직물, 완구 등 업종의 투자에 나섰고 뒤 이어 일본, 미국, 유럽 등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도 섬유의복, 완구, 액세서리, 피 혁, 주물, 금속가공 등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진출이 활발했다. 외국인투자가 유입되 는 동안 중국 내에서도 민간기업의 경영활동이 보장되면서 노동집약적 산업으로의 투자가 활발했다. 민간기업은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첨단기술이나 신규설비보다 는 노후설비나 낙후 기술을 사용하여 생산 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활동에는 자원과 에너지 소비가 많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을 많이 배출하는 소위 고투입 저효율의 생산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 국유기업도 이점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니다.

2007년에 중국이 GDP 증가율 11.9%를 달성하는데 주요 원자재 소비량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철강 소비량이 5.2억 톤으로 전년 대비 17.4% 증가하였고, 시멘트도 13.3억 톤을 소비하여 10.5%가 증가하고, 알루미늄이 1,112만 톤으로 27.6%나 증가 했다. 또한 에너지 총 소비량도 전년대비 7.8%나 증가하였다. 이 중 석탄이 25.8억 톤으로 7.9%, 원유가 3.4억 톤으로 6.3%, 천연가스 673억 m3로 19.9% 증가하였다.

GDP 증가에 얼마나 많은 자원이 소비되는지 잘 보여준다. 중국이 GDP 1억 달러를 창출하는 데 11만~12만 석탄 환산톤21)이 소비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 다. 이는 에너지 소비효율이 가장 높은 일본의 6.6배이며, 독일과 미국의 각각 4.5 배, 3.7배이고, 개도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각각 2.4배, 1.2배에 해당된다.

3) 생산 제일주의로 품질과 안전 경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리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해 가을까지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 2,100만 개 이상에 대해 리콜이 실시되었 다. 중국산 제품이 해외에서 리콜이 되는 주된 이유는 제품 자체의 결함이나 제품 에 인체에 해로운 독성물질, 이를테면 납, 디에틸렌 글리콜, 포름알데히드 등이 다 량 함유되거나, 오염된 물질, 항생물질의 사용 외에 과도한 식품첨가물이 사용된 때 문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나 관전하는 관중이나 마음 놓고 중국에서 생산된 먹 거리나 제품을 먹어도 사용해도 괜찮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이들 리콜제품은 거의 노동집약적 제품이거나 제품 사용 후 직접적인 반응도가 느리게 나타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리콜제품의 대부분은 주로 완구, 의류 등 어린이용 제품, 애완용 사료 제품, 그리고 수산물, 치약 등 장기적으로 서서히 영향이 나타나는 식품과 생활용품 등이 대상이다.

리콜 발생은 값싼 원자재 사용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21)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을 열량을 기준으로 석탄으로 환산한 톤수(TCE: ton of coal equivalent) 이다. 비슷한 개념으로 석유환산톤(TOE: ton of oil equivalent)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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