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민법에 대한 특별법
한국사회에서 도시화 현상은 필연적으로 주거공간의 부족현상으로 사회문제를 초래하게 되었는데, 주거권은 헌법상의 행복추구권, 거주이전의 자유, 주거의 자유 등과 함께 기본적 인권으로서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토대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주거용 건물의 임대차에 관하여 민법에 특례를 규정함으 로써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동법 제1조)”고 하여, 민법에 대한 특별법이라고 선언한 것은 국민들의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7)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에 관한 민법의 특별법이다. 일반법에 대한 특별법 우선원칙에 의하여 주택임대차에 관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규정이 없는 사항 은 민법의 규정이 적용되게 된다. 따라서 임대차에 관한 일반규정인 필요비 상환 청구권(민법 제626조),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한 경우에 임대인의 해지권(민법 제629조), 2기 이상의 차임을 연체한 임차인에 대한 임대 인의 계약 해지권(민법 제640조)은 민법의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임차인이 강제집행개시에 있어서 반대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는 집행개시의 요건을 규정한 민사집행법 제41조 제1항에 대한 예외규정(동법 제3조의2 제1항),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청구권(동법 제8조), 우선변제청구권(동법 제3조의2 제2 항), 임차권등기명령제도(동법 제3조의3), 차임증감청구권(동법 제7조)등에서 규 정한 임차인의 권리행사에 있어서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는 점, 그 리고 임차권등기명령신청에 있어서 등기의 공동신청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 는 점 등에 비추어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민사집행법 및 부동산등기법의 특별법 성격도 지녔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8)
나. 주택임차권의 사회화 경향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성격은 계약자유의 원칙이 지배하는 시민법적 성격을 띠 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약자인 임차인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동법 제1조) 국가가 적극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과의 법률관계에 개입하여 민법의 계약자유의 원칙을 제한하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열악한 지위 에 있는 무주택 영세서민들에 대한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는 사회보장적 성 격9)을 지니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시민사회에 있어서 개인본위의 사법원리를 수정하고 사회공공의 복리증진을 지표로 하는 사 회법적인 차원에서 임차인 보호를 위한 고유의 법원칙에 의하여 규율되어야 할 것이다.10)
7) 정승열, 「상가 ․ 주택 임대차보호법 실무」, 법률정보센타, 2002, 6면.
8) 정승열, 상게서, 7면.
9)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은 헌법상의 요청으로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라는 사회적 기본권의 한 내용을 이루고 있다(헌법 제34조 제1항). 또한 헌법 제34조 제1항에 의거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국가에 대하여 구 체적이고 현실적인 권리로서 주장할 수 있다 (권영성, 「헌법학원론」, 법문사, 2005, 641면).
10) 이은영, 「채권각론 제5판」, 박영사, 2005, 449면.
민법에 대한 특별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임과 임차인의 특수한 권리를 규정하고 있지만, 특히 임차인을 위한 측면이 강하다.11) 이런 내용은 특별법이 제1조에서 “주거용건물의 임대차에 관하여 민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국 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는 특별법 성격의 선언과 함께 이 법 전체에 있어서 “이 법의 규정에 위반한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동법 제10조)”고 하여 이 법이 강행규정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이 강행규정의 성질을 지녔다 할지라도 최단기간 이내의 임대 차기간, 임차인의 의무 등 당사자간의 약정이 이 규정에 위반한 경우 그 전부를 무효로 하지 아니하고, 그 내용이 임차인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인정한 다고12) 하는 편면적 강행규정13)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사회법적 성격에 관한 근거로 들 수 있는 것은 첫째, 동 법 제6조 계약의 갱신에 관한 규정이다. 둘째로 동법 제8조 제1항과 동 시행령 제3조의 소액보증금에 관한 규정이다. 즉 제8조 제1항은 임차인은 소액의 보증금 에 관한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자기채권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 하고 있으며, 시행령 제3조는 제8조의 규정에 의한 소액보증금의 한도를 규정하 고 있다. 이 소액보증금의 반환확보는 형식적으로 고찰하면 재산권의 반환이라는 원리에 입각한 듯 하나 실질적으로는 보증금반환이 보장 되지 아니하면 무일푼 으로 거리에 내 몰리게 되어 그 불합리를 시정하기 위하여 사회법적 차원에서 규정하고 있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동 법 제7조의 시행령 제2조의 임 차 또는 보증금의 증액청구를 대통령령으로 제한하게 한 규정도 사회법적 규정 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넷째로, 동 법 제9조에 “임차인이 상속권자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는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 한다” 등이다.
다. 임차권의 물권화 경향
임차권의 강화 내지 물권화는 채권인 임차권을 배타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물 권과 유사한 내용을 여러 형태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11) 정승열, 전게서, 11면.
12) 대법원 2001.9.25. 선고 2000다24078 판결 ; 대법원 1996.4.26. 선고 96다5551, 5568 판결.
13) 박해식,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의 법률지식」, 청림출판, 2001, 574면.
우리나라에서는 물권화 경향에 관해 임차권은 임차인이 직접 임차물을 지배해 서 이를 이용․수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다른 채권과는 달리 대항력이 있는 임차보증금의 우선변제, 제3자에 의한 사실적 침해의 배제, 임차권의 처분 가능성 등 현행 법률의 내용을 볼 때 물권화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보는 견 해14)도 있고, 임차권이 물권화 경향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채권적 성질과 물권 적 성질을 함께 갖고 있는 중간적 권리로 이해함이 타당하다고 보는 견해15)도 있으나, 부동산임차권은 그 본질에 있어서는 채권에 지나지 않으나, 그 실제의 효력에 있어서는 물권적인 것을 부분적으로 포함하는 점차로 물권화 과정에 있 는 임차권물권화라고 보는 설이 독일 및 일본의 지배설이고 우리나라의 다수설 이자 통설이다.
또한 물권화 경향에 대해 내용은 아직 통일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대항력의 강 화, 제3자에 의한 임차권에 대한 침해배제, 임차권의 처분가능성, 임차권의 존속 보장 등 네 가지 경우를 말하고 있다.16) 그러나 임차인보호와 관련하여 가장 기 본적인 것은 대항력이다.17)
(1) 대항력의 강화
민법은 대항력의 강화에 관해서, 반대의 특약이 없으면 임차인은 임대인에 대 하여 임차권등기절차에 협력을 청구 할 수 있다(민법 제621조 제1항)고 하여 임 차권의 등기가능성을 인정하였을 뿐이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은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익일부터 제3자에 대 하여 대항력이 있다(동법 제3조제1항). 이것은 부동산임대차의 공시방법인 등기 를 하지 않고 임차인에게 임차주택을 배타적으로 지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서 대항력을 인정하여 임차인의 지위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2) 제3자에 의한 임차권에 대한 침해배제
상대권인 채권의 효력으로서 제3자에게 침해 내지 방해배제청구권을 인정하는
14) 고상용, 「민법학특강」, 법문사, 1995, 551면.
15) 김상용, 「채권각론 (상)」, 법문사, 2003, 331면.
16) 곽윤직, 전게 채권각론, 191면.
17) 한삼인, “주택임차권의 대항력(상)”, 「고시연구」통권 제319호, 고시연구사, 2000.11, 57면.
경우에도 임차권은 물권에 접근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관하여 민법에는 명문 규정이 없어 해석에 맡기고 있다. 그래서 임차인이 점유를 취득한 경우 점유권에 따른 손해배상과 방해의 배제를 청구할 수 있느냐에 관해서는 공시방법도 없는 채권에 침해배제를 널리 인정하는 것은 거래의 안전을 해친다 하여 반대하는 학 설도 있지만, 다수설은 이를 긍정하고 있다. 그러나 임차인의 점유권에 의한 방 해배제는 인정하여도 임차권자체에 의한 방해의 배제청구권은 인정하지 않는 것 이 일반이다.18)
(3) 임차인의 처분가능성
계속적 계약으로서 상대방의 신의성실의 원칙이 요구되는 임대차에서 물권처 럼 임차권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것은 임차권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19)
민법은 임대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임차권의 양도․전대의 자유를 인정할 뿐이고(민법 제629조),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권의 양도에 대해서는 직 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음으로서 원칙적으로 민법에 맡기고 있다. 다만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자와 법률상 상속인이 공동생활을 하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특 별규정이 있다(동법 제9조).
(4) 임차권의 존속기간의 강화
민법은 임대차 존속기간의 최단기간에는 아무런 제한규정이 없이 오로지 장기 에 관한 규정만 두었다(민법 제651조).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최단기간을 2년으로 보장하고(동법 제4조), 다 만 임차인은 2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게 하였다.
18) 곽윤직, 전게서, 192면.
19) 정승열, 전게서,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