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반려동물”을 어떻게 정의하여야 하는가. 반려동물의 “개념” 자체를 정하는 것과 (가칭) 반려동물관련산업법의 대상이 되는 반려동물의 “유형”이나 “범위”를 정하는 것은 구별된다. 즉, 반려동물은 “반려의 목적으로” 라는 주관적 표지만으로 충분할 것이 고 그 유형 내지 종류를 열거하거나 제한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에 현행 동물보호 법 과 같이 “개․고양이․토끼․페럿․기니피그․햄스터”(시행규칙 제35조)로 한정하 는 것은 불합리하며, 특정 동물군을 한정하여 열거하기 보다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를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131) 다시 말해, 이러한 반려의 목적이 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 고 반려동물의 유형을 현재와 같이 제한하지 않는 방식은 반려동물을 포함하여 동물의 보호 내지 복지를 위한 관점에서 타당하다.
131) 장은혜, 동물장묘업의 규제합리화를 위한 법제분석 , 한국법제연구원, 2015. 8, 95-96면; 농림축산식품부, 앞 의 보도자료(2016.7.7.), 2면.
동물보호법 축산법 야생생물법
동물 반려동물 가축 야생생물(동물)
달한 척추동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동 물을 말한다.
가. 포유류 나. 조류
다. 파충류․양서 류․어류 중 농 림축산식품부장 관이 관계 중앙 행정기관의 장과 의 협의를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 하는 동물
정하는 개․고양이․
토끼 등 가정에서 반려(伴侶)의 목적으 로 기르는 동물… (이하 생략)
산양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돼지․
사슴․닭․오리․
거위․칠면조․메추 리․타조․꿩, 그 밖에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동 물(動物) 등을 말한 다.
태에서 서식하거나 자생(自生)하는 동 물, 식물, 균류․지 의류(地衣類), 원생 생물 및 원핵생물의 종(種)을 말한다.
그런데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반려동물관련산업법의 대상이 될 반려동물의 개념은 보호대상을 정하는 문제와는 구별될 필요가 있다. 즉, 이 법에서 규율하고자 하는 반려동 물관련산업은 일정한 경제적 규모와 비중이 갖추어진 “영업” 내지 “산업”으로서 업(業) 에 대한 제도적 규율이 필요한 개념이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개념과 유형을 조류․파충 류․어류 등까지도 포괄하여 넓게 보는 것이 “필요하고 타당한가”에 대하여는 검토가 필 요하다. 즉, 조류․파충류․어류 등의 반려동물관련산업까지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이 이 법을 제정하고자 하는 취지와 내용에 부합하는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애초에 반려 동물관련산업을 제정하고자 하였던 그 필요성은 체계화되지 못한 제도로 인하여 발생하 는 생산과 판매, 서비스 등에 있어서의 문제점(동물의 유기방지 포함)에 대한 개선이 목적인데, 이들 조류․파충류․어류 등의 경우 산업규모도 작을뿐더러 생산 및 판매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현황이 많이 않으며, 무엇보다 도 과연 이러한 유형의 반려동물에 현재 반려동물관련산업에 논의되고 있는 영업(생산, 판매, 사료및용품, 서비스 등)에 관한 규정의 대부분이 이들 동물 관련산업에는 적용되지 않아 영업간 형평성 및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류․파충류․어류 등의 반려동물들에 대하여는 기존의 동물보호법 에서 정하는 영업 내지 취급에 대한 보호(복지) 및 관리의 일반적이고 원칙적 기준이 적 용되도록 하고, 반려동물관련산업법에 관한 한 법률의 적용대상이 되는 관련산업의 대상 인 반려동물은 현행과 같이 일정한 유형의 반려동물로 한정할 필요가 있으며, 제정법의 실효성 측면에서라면 오히려 “보편적” 반려동물로서 개와 고양이로 한정하는 방안까지 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주요 국가의 반려동물 생산 및 판매에 관한 규 정이 특히 개와 고양이를 주된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을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
Ⅱ. 반려동물관련산업 1. 개념 정의
“반려동물관련산업”은 “반려동물의 생산, 사육 및 관리, 사후처리과정에 이르기까지 한 생명체의 Lifecycle 전체를 감당하는 산업분야”이다.132) 즉,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에 따 라 번식을 통한 출생(생산업) 관리, 판매 및 입양 등 가정 내 수용관리, 가정 내의 가족구 성원으로의 등록, 가정 내 생활, 사후관리의 측면에서133) 반려동물과 사육가정의 보건과 안전의 측면에서 지켜져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이 필요한 영업인 것이다.
그 구체적인 유형에 있어서 현행 동물보호법 은 ① 동물장묘업(動物葬墓業), ② 동물 판매업, ③ 동물수입업, ④ 동물생산업, ⑤ 동물전시업, ⑥ 동물위탁관리업, ⑦ 동물미용 업, ⑧ 동물운송업을 열거하고 있다(제32조제1항). 그리고 이들 관련 영업의 세부범위는 시행규칙 제36조에서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① 동물장묘업: 다음 각 목 중 어느 하나 이상의 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영업(가. 동물 전용의 장례식장, 나. 동물의 사체 또는 유 골을 불에 태우는 방법으로 처리하는 시설(동물화장시설) 또는 건조․멸균분쇄의 방법으 로 처리하는 시설(동물건조장시설), 다. 동물 전용의 납골시설), ② 동물판매업: 제35조제 1항에 따른 동물을 구입하여 판매하거나 알선하는 영업, ③ 동물수입업: 제35조제1항에 따른 동물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영업, ④ 동물생산업: 제35조제1항에 따른 동물을 번식 시켜 판매하는 영업.
2. 입법가능성
반려동물관련산업의 개념과 영업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이 법에서 가장 중요 한 문제에 해당한다. 특히 영업의 세부범위를 개별 영업의 분류명칭에 따라 현행과 같이
132) 농림축산식품부, 앞의 세부대책, 2016.12, 3면.
133) 윤익준, 앞의 글, 47면.
8개 구체적인 영업으로 나열하고 있는데, 영업에 대한 규율의 내용과 성격(규제적)으로 보아 이 목록을 예시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열거”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추후 영업의 형태를 추가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그러한 영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즉 개별 영업의 명칭을 구체적으로 “○○업”으로 언급하여 나열할 것인지, 아니면 “반려동물 관련서비스업”으로 포괄하며 구체적인 영업의 형태는 개방하여 둘 것인지와 관계된다.
구체적인 규정을 작성하기 위하여는 입법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현행 “산업법”
유형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정의규정에 “○○(산)업”에 대한 개념만을 추상적으로 두는 경우도 있고, 그러한 “○○(산)업”을 정의하기 보다는 개별 영업의 내용을 제시함으로써 그 전체를 아우르도록 개념 짓는 경우가 있다. 아래 대표적인 입법례를 대비하여 보면 비교적 특징과 장단점을 알 수 있다. 정의규정은 용어의 뜻일 뿐만 아니라 그 법의 적용 범위와 해석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으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정의방식의 비교>
개별 영업의 열거 방식(예:축산법) 산업 전체의 통칭 방식(예:곤충산업법) 제2조(정의) 1.~3. 생략
4. “축산업”이란 종축업․부화업․정액등처 리업 및 가축사육업을 말한다.
5. “종축업”이란 종축을 사육하고, 그 종축 에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번식용 가축 또는 씨알을 생산하여 판매(다른 사 람에게 사육을 위탁하는 것을 포함한다)하 는 업을 말한다.
6. “부화업”이란 닭 또는 오리의 알을 인공 부화 시설로 부화시켜 판매(다른 사람에게 사육을 위탁하는 것을 포함한다)하는 업을 말한다.
7. “정액등처리업”이란 종축에서 정액․난자 또는 수정란을 채취․처리하여 판매하는 업을 말한다.
8. “가축사육업”이란 가축을 사육하여 판매하 거나 젖․알․꿀을 생산하는 업을 말한다.
제2조(정의) 2. “곤충산업”이란 곤충을 사육하 거나 곤충의 산물 또는 부산물을 생산․가 공․유통․판매하는 등 곤충과 관련된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하는 업(業)으로서 대통령 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는 법령의 내용에 있어서 관련산업에 대한 행정적 규율사항을 어느 정도 밀도 있게 규정할 것인가와 관련이 있다. 즉, 반려동물관련산업의 개별 영업의 개성이 강하여 각 영업마다 시설 및 인력기준의 요건이 전혀 다르고 그에 따른 행정적 규율사항도 달라 지는 경우 현재와 같이 각 업종별로 구체적으로 구별하는 것이 적정하겠지만, 법률에서 세부적인 기준을 두지 않고 단지 원칙과 방향 정도만 설정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현행의 체계와 같이 부령으로 위임하고자 한다면 개별 영업을 분류하고 체계를 설정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반려동물관련산업법에서 일반적인 공통기준으로서의 시설 및 인력기준만을 제시하는 경우 반려동물관련산업 자체의 개념만 정의하고 구체적인 영업의 개념이나 내용까지 확 정하지 아니하여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개별 영업별로 각 영업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규율밀도를 높이고자 한다면 그러한 개별 영업에 대한 정의와 내용을 명확 하게 구별함으로써 적용대상과 규율사항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