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가정 내에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서 야생동물이나 산업동물(가 축)과 구별되며, 반려동물관련산업은 반려동물에 관련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는 영업을 말한다. 반려동물 및 반려동물관련산업에 대하여 현재 동물보호법 은 “개ㆍ고양이ㆍ토 끼 등 가정에서 반려(伴侶)의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에 관련된 영업(장묘업, 판매업, 수 입업, 생산업, 전시업, 위탁관리업, 미용업, 운송업)을 하려는 자에 대하여 일정한 인력 및 시설 기준 등을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제32조), 영업에 대한 등록요 건(제33조), 허가요건(제34조), 영업승계(제35조), 영업자 등의 준수사항(제36조), 교육(제 37조), 등록 또는 허가취소(제38조), 영업자에 대한 점검(제38조의2) 등을 정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규정은 영업을 하려는 자로 하여금 동물보호의 원칙과 기준이 준수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고자 하는 취지를 가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보호의 대상인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의 기준이나 내용이 직접 드러나지 않기 때 문에 오히려 누구나 영업을 개설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특 히 반려동물에 대한 산업의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고 영역이 확장되면서 동물을 대상 내 지 수단으로 하는 영업이 자칫 무분별한 상업주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 고, 현행 법제로서는 다양하게 연관되어 있는 분야의 이해관계를 적절하게 관리하거나 건전하게 발전시키기에 부족한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반려동물관련산업에 대하여는 동물보호법 과는 별개의 법체계가 필 요하다는 입장에서 그러한 별도의 법률에서 언급되어야 하는 다양한 원칙과 기준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를 시도하였다. 즉, 반려동물관련산업법은 반려동물의 생산과 판매, 사육,
사후에 이르는 단계에서 각 관계자들이 준수하여야 하는 동물보호, 공중위생, 생활환경 보전 등의 의무를 기본으로 하며, 반려동물이 단순한 상품이나 객체가 아닌 하나의 생명 체로서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인식이 전제되어 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반려동물관련산업을 육성(활성화)하거나 규제한다는 단순하고 1차원적인 법이 아니라 다양한 목적과 실현수단이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관련 제도를 정 착시키고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다면적이고 포괄적인 입법 방향의 설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하여 동물보호법 과의 관계에 있어서 동물보호법 이 동물보호(복지) 및 관리에 대한 최소한의 일반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반려동물관련산업법은 동물 중에서 특 히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관련 영업의 분야에서 준수되어야 하는 동물 보호의 실천 적 기준 및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양자가 기본법과 특별법의 관계인 동시에 상호보완적으 로 작용할 수 있도록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위 반려동물관련산업법은 반려동물관련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체계적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반려동물과 사육가정의 건강한 생활에 이바지하기 위한 법으로서, 가장 주 요한 제정사항으로는 반려동물의 개념과 범위, 반려동물관련산업의 유형을 어떻게 보느냐 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다양한 입법의 가능성이 있으며 장단점이 다르고 정책의 방향과 내용에 따라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입법에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관련산업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반려동물의 “생산”과 “판매”를 어떻게 적절하게 규율하는가에 있다. 생명체를 대상으로 하는 특수한 성격으로 인하여 다른 재화 의 수요와 공급의 거래와는 다른 양상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반려동물 모체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만, 반려동물의 수, 유기동물의 방지 등 널리 사육환경을 적 정하게 관리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한 임무 내지 관심사가 되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이고 밀도 높은 규율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현행 동물보호법 상 별표에 기 재된 영업 개설 요건으로서의 인력 및 시설기준 대부분은 “법률”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고, 그 외 구체적인 사항들도 입법으로써 보강되어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의 사료 및 용품의 제조와 관련하여서는 제품의 안전성 및 위생이 문제되는 데, 반려동물이 보호자와 의식주를 공유하는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에 특히 더 그러하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안전과 위생 뿐 아니라 보호자, 즉 사람에 대한 그것을 보장하기 위하 여 제품에 대한 안정성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며, 제품 표시의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관련서비스업은 점차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에 일부의 영업으로 나열하거나 한정하기 보다는 어떠한 영업의 형태가 발생하더라도 적용이 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 즉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의 측면에서 시설 및 인력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서비스업에 있어서는 규제와 함께 육성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각종 서비스의 안정화 및 표준화를 위하여 인적 자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과 자격인증, 창업 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하여 신산업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이 수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밖에 반려동물에 대한 거래의 안전과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하여 표준계약서를 활용하고, 각종 정책과 입법이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현황에 근거 하여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한 통계제도를 확립하며, 반려동물관련산업에 대한 효율적 관 리와 지원을 위한 전담기관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입법 필요성의 근거로서는 주요 외국의 현황과 관련 법제가 주요한 역 할을 하였는데, 우리보다 일찍 동물의 보호에 관심을 두었던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의 반려동물에 관련된 법제는 반려동물관련산업법에서 우리가 주로 다루 어야 할 논의의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는 바, 우리의 입법이 되기까지 더 많은 조 사와 비교분석을 통한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동물보호법 과 소위 반려동물관련산업법을 통한 반려동물과 반려동물관련산업에 대 한 체계적인 규율은 그동안 깊이 있게 논의되지 못하였던 다양한 동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에 본 연구가 관련 정책의 수립과 입법에 참고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