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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패션과 대중의 중간 다리역할을 하고 있는 패션미디어의 역할은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패션미 디어들은 대중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크게 발달했다. 그 중 패션잡지 는 패션미디어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미디어로서의 패션잡지의 중 요성을 인식하면서 많은 연구에서 패션잡지의 정체성 확립의 필요성을 문제점으 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인식된 패션잡지의 정 체성을 다루는 연구는 없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패션잡지의 패션지향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자 하 였다. 한국에서 가장 독자들에게 전문 패션잡지로 인정받고 있다는 면에서 한국 Vogue의 패션지향적 정체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국 Vogue를 중심으로 미국 Vogue, 이탈리아 Vogue와 비교해 봄으로써 한국 Vogue의 패션지향적 정체성의 수준을 비교해 보았다.

본 연구에서의 내용 조사, 분석, 비교를 통해 살펴 본 결과 미국 Vogue, 이탈 리아 Vogue에 비하여 한국 Vogue의 패션지향적 정체성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따라서 내용 분석결과와 본 연구자의 견해를 중심으로 하여 한국 Vogue가 패션 잡지로서의 패션지향적 정체성을 상실해 가는 원인을 크게 4가지로 분류해 보았 다.

① 패션 전문가들의 패션잡지에 대한 관심과 비평의 부족.

한국 Vogue가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 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국내 패션잡지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갖고 비평을 하기 보다는 미국 Vogue, 이탈리아 Vogue 같은 외국의 전문 패션잡지를 구독하는 경 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는 국내 패션산업의 후퇴를 조장했고 이 결과 한국에서

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한국 Vogue 조차도 패션잡지로서의 정체 성은 연관된 타 잡지와 비교하여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② 한국 Vogue가 세분화, 전문화되지 못하고 다른 영역까지 다루고 있는 점.

이탈리아에서는 Vogue BAMBINI, L'UOMO Vogue, CASA Vogue, Vogue SPOSA 등 내용에 따라 구체적인 세분화가 이뤄지면서 더 전문적인 패션잡지를 표방하고 있는 반면 한국 Vogue는 패션에 관련된 내용과 더불어 미용에 관련된 내용도 무 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패션미용지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③ 패션에디터들의 상업주의적 성향.

패션잡지를 다루고 있는 전문 패션에디터들이 전문적인 성향 보다는 상업성을 고려한 무분별한 광고의 수주와 기사의 내용에 있어서 전문가적인 성향보다는 상업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 이런 에디터들의 성향으로 인하여 패션잡지는 주 초점을 상실하고 상업주의에 편승하여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입장에서 정보를 제 공하지 못하고 있다.

④ 일시적인 독자들의 욕구 만족만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

판매를 위해 일시적으로 독자들의 욕구를 만족하는데 급급할 뿐 발전적인 부분 을 고려한 주도면밀한 계획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패션잡지는 독자의 수준을 앞서 선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위에서 제시된 패션지향적 정체성의 상실 원인을 중심으로 하여 전문 패션잡지 로서의 패션지향적 정체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 한국 Vogue와 국내 패션잡지가 패션잡지로서의 패션지향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간략하게 6가지 로 제시했다.

① 패션 전문가들의 패션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감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패션잡지가 지금 이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패션 전문가들의 무 관심의 결과이다. 따라서 패션 전문가들은 장려와 비판을 통해 패션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감독을 표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적극적으로 패션미디어 에 참여하는 자세도 필요하겠다.

패션지향적 정체성에 관한 연구

② 다양하고 전문적으로 세분화된 패션잡지가 되어야 한다.

정확한 세분화는 잡지의 색을 결정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잡지의 전문성에 도 영향을 미친다. 이점에서 봤을 때 한국 Vogue는 패션에 관련된 잡지와 미용 에 관련된 잡지로 먼저 세분화 될 필요성이 있다. 전반적으로 생활지의 성격이 강한 우리나라의 패션잡지들에게 우선적으로 가장 필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또한 패션잡지의 전문성과는 거리가 있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량의 가십 기사는 오락적인 기능을 하고 있지만 이런 오락적인 기사는 재미와 더불어 독자 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잘못된 연예인에게 집 중된 소모성 기사나 과대 포장된 연예인의 모습 등은 독자들에게 잘못된 패션관 을 심어 줄 수 있다. 따라서 패션잡지의 전문성과 올바른 패션관을 위해서 연예 인 대상의 가십기사는 자제되어야 한다.

③ 전문가 정신이 확고한 패션 에디터의 양성이 필요하다.

권위 있는 패션 전문지의 에디터들은 문화·예술의 첨병으로 대우 받고 있다.

이들이 이러한 사회적 위치를 점유할 수 있었던 것은 패션 에디터로서의 전문성 을 잃지 않은데 있다. 상업성 쫒기 보다는 패션 전문가 중의 한사람으로서 전문 패션 에디터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은 패션잡지의 정체성 확립에 밑거름이 될 것 이다. 따라서 전문가로서 서로 감시하고 좋은 경쟁자가 될 만한 전문적인 패션 에디터들의 양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패션에 대 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신뢰감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는 책임의식이 있는 패 션 에디터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도 필요하다.

④ 거시적인 안목에서 독자들을 계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독자들의 욕구 만족을 위한 내용들로 패션잡지를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욕구 만족이 일시적인 것만을 고려한다면 패션잡지는 더 발전하기 어렵다. 따라 서 독자들의 욕구 만족과 더불어 계획성 있게 점차적으로 독자들의 수준을 계도 해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라이선스 패션잡지들의 경우는 자국 독자에게 적합하게 자체 기획의 비율을 차츰 늘려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⑤ 자체적인 독특한 특성의 개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