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자화상의 이론적 배경

1. 자화상의 개념

화가가 자신을 모델로 해서 그린 초상화를 말한다.

오늘날의 자화상(Self-Portrait)이라는 용어는 라틴어, protrahere라는 말에 어원을 두고 있다. protrahere는 원래 끄집어내다(drawforth), 발 견하다(discover), 밝히다(reavel)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발전 하여 오늘날의 초상화를 그리다라는 뜻의 portary가 된 것이다. 그러므 로 자아라는 의미의 self와 portary가 합하여 이루어진 self-Portrait는 간단하게‘자기를 끄집어내다, 밝히다’라는 뜻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존 워커 또한 자화상을 자아발견에의 노력이라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자화상은 실제보다 자신을 더 훌륭하게 나타내려는 요소가 있기는 하 지만 이들은 근본적으로 자아탐구라는 것이 자화상에 대한 이해이다.

자화상을 그리게 되는 동기는 여러 가지이다. 친구의 부탁으로 혹은 값비싼 모델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화가 스스로가 가장 싼 모델이 되 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모든 자화상에서 공통분모처럼 발견 되는 욕구는 자신을 알고자 하는 욕망이다. 자화상의 역사에서 두드러 진 렘브란트, 고흐, 쉴레, 칼로 등을 살펴보아도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한결같은 욕구는 자아발견의 욕망이다. 화가는 자기의 실체를 알고 싶 다는 내면의 절대적인 욕구에 의해 자화상을 그리게 되며 때때로 이러 한 자아탐구는 자학에 가까우리만큼 스스로에게 정직하고자 하는 자기 성찰과 신적인 영역으로까지 자신을 우상화하는 자기 도취의 양극을 오르내리곤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러한 자아발견 과정에서 두드러진 점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더 열정적인 탐 색이 수반된다는 것과 그만큼 객관성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때때로 이들 인물은 개관적인 자아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 아에 지배되며 주관적인 변형이 가미되기가 일쑤이다. 결과적으로 자

화상은 우리에게 한 인간의 은밀한 소망과 생각까지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4)

2. 자화상의 역사

미술품을 창조하는 주체인 인간의 모습을 미술작품으로 재현하는 전 통은 미술의 시작과 더불어 등장할 정도로 매우 오래 되었으며, 미술 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인간의 형상은 미술 에서 가장 친숙한 존재로 자리잡게 되었다.

가. 서양

고대와 중세에는 극히 소수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화상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서양 자화상의 시원으로 보이는 것은 중세 말에 제작된 각종 필 사본의 끝이나 가장자리에 들어 있는 필사자나 저자들의 자화상이다.

이 그림들은 특정인의 얼굴을 그렸다는 사실적인 묘사력은 거의 찾아 보기 힘들고 단지 서명을 대신하고 보완하는 수준이었다.5)

처음에는 주로 종교화나 스토리화 등의 넒은 화면의 한 구석에 작가 가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은 것이다.

본격적인 자화상이 나타난 것은 15세기, 즉 예술가의 사회적인 지위 가 향상되고 일반적으로 인물의 묘사가 사실적으로 이루어지면서부터 이다. 자화상을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한 최초의 예술가는 ‘자화상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브레이트 뒤러(Albrecht Durer :1471-1528)로서 그는 자신의 얼굴 표정을 연구하고 미와 조화의 법칙에 대한 시범을 보였다.

자화상의 발달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는 데 라파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의 거장들도 모두 주목

4) 신지영, 앤디 워홀의 자화상에 대한 연구, p. 22, 23.

5) 조선미, 전게서, p. 14.

할 만한 자화상들을 남겼다.6)

바로크라고 불리는 17세기에는 유럽 주요도시의 화단에서 화가의 자 화상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었으며 영국의 조지 1세가 렘브 란트뿐만 아니라 반 아이크·뒤러 등의 화가들의 자화상을 수집했던 것처럼 군주나 귀족들에게 팔 수 있는 작품으로서 작가들이 서로 다른 자아의식의 표현으로 자화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렘브란트는 초상화에 심리적·예술적 차원을 부여한 화가로서 그가 남긴 100 여 점 이상의 자화상은 감동적인 자기 삶의 기록이었다.

벨라스케스는 자기과시 성향의 자화상을 그렸으며, 낭만주의 시대 이 후의 화가들은 자신을 별난 차림으로 분하여 자화상을 그리기도 하였 으며, 낭만주의 시대 이후의 화가들은 자신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다 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별난 차림의 자화상을 그리곤 했다.

17세기에 마련된 다양한 자기 탐색의 접근방식과 조형언어는 18세기 에 이르러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놀랄만한 전개를 보이며 발달한 다.7) 당시의 자화상에서 우리는 긍정적 분위기나 화가로서의 자부심을 볼 수 있다.

19세기에는 미술의 다른 흐름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 여 자화상이 발달하게 되었는데, 화가로서의 위엄을 나타내는 자화상 을 거쳐 쿠르베에 이르면 자화상은 화가의 자의식 표명에 있어 하나의 전기를 이룬다. 자화상은 그 이후 인상주의와 더불어 일단 주춤하였지 만, 후기 인상주의에 들어서면서 고호나 고갱에 의해 생기를 되찾게 된다.8)

20세기에 들어 와서는 이전 시기의 고백 양식과는 달리하였으며, 야 수파의 한 화가는 아프리카 추장으로 나타내어 자기에게 영감을 준 원 시 예술을 그렸고 초현실주의자들은 그들의 영혼을 발가벗겨 자화상

6) 상게서, p. 48.

7) 상게서, p. 16.

8) 상게서, p. 323.

속에 정신 분석가의 진찰실의 소품들을 그렸다.

나. 한국

한국 미술에도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표현한 미술 품은 끊임없이 나타났다. 이들 작품에는 자연히 한국미의 특성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인간과 역사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정서가 솔직히 담 겨 있다.

우리 나라 회화사에서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부터로, 그 후로 고구려의 고분 벽화에서도 나타나며 통일신라시대의 솔거는 황룡사와 분황사에 그려졌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화원을 양성하여 제왕, 공신, 기타 사대부들의 초상이 빈번하게 그려졌다. 고려시대의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의 초상화는 최 초의 자화상이라고 전해진다.9) 김시습상도 기록으로만 전해 질 뿐, 실 제 우리가 볼 수 있는 자화상은 18세기 공재 윤두서, 강세황 등의 자 화상들부터이다.10)

근대 이후 19세기 우리 나라 자화상의 전개는 양화기법의 도입 초기 로서 나혜석, 고희동 등의 자화상이 있으며 인물의 성격묘사나 감정표 현 보다는 대상인물의 아카데믹한 표현 방식으로 학습기적인 면모를 보인다.

3. 자화상의 분류

자화상의 구별은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것에 따라 간략 하게 구분할 수 있다. ①자세 ②표현되어진 부분 ③머리 부분의 방향

④사람 수 ⑤사회적 신분 등이다.

①에서는 입상, 좌상, 궤좌상(觤坐像), 기마상(騎馬像), 횡와상(橫臥像)

9) 강장원, 동양화 기법, 미술공론사, 1993, P.359∼360.

10) 조선미, 한국 초상화 연구, 열화당, 1989, p, 328.

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②에서는 머리 부분에서 아래의 어떤 부분까지 그렸는가에 따라 두상, 흉상, 반신상(이때 손의 모습이 표현력을 발휘 한다), 슬상상(膝上像), 전신상으로 나뉜다. ③에서는 우선 정면상(앙 파스), 측면상(프로필)을 들 수 있다.

④에서는 우선 단독상을 들 수 있다. 2인상은 단지 화면에 2인의 초 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인간관계가 인 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친구, 애인, 부부, 친자, 미술가와 모 델, 동료 등의 관계가 여기에서 인정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 것에 속하지 않는다면 두 개의 단독상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이 경우는 3인 이상이 그려져 있는 경우에도 해당된다.11)

⑤는 화가와 같이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경우이다.

4. 자화상의 초사성에 관하여

자화상에서는 초사성이 문제가 된다. 미술가는 도대체 어디까지 묘사 대상인 인물에 충실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바꿔 말하면 모델에 어떤 결점이 있는 경우에 이것을 그려야 할 것인가, 그린다면 어느 정도 수 정을 가해 이상화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에서 생겨 나온 것이 자화상에서의 두 가지 입장이다. 어디까 지나 대상에 대한 초사성을 추구하는 사실적인 입장과 또 하나는 대상 을 이상화 내지 미화하는, 즉 대상에 수정을 가해 원하는 모습으로 변 화시키는 입장인데 이러한 입장은 상반되는 것이다. 자화상은 이같이 개별성(개인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완전성(있어야만 하는 모습) 으로 분리되는 경향을 갖고 있다.12)

미술교육에 있어서 인물화는 꼭 닮게 그려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어 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인물화는 그리는 사람의 감성에 의해 모 델의 특징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에 의미가 있으므로 실제와 똑같이 그려야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즉, 어느 신체의 부분 을 작거나 크게, 과장하여 느낌을 표현하기도 한다.13)

11) 김승희 옮김, 예술학 핸드북, 지성의 샘, 1993, p.135, 136.

12) 상게서, p. 135.

13) 이향, 장르별 미술 실기 지도, 양서원, 2000.

자화상의 표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주인공 모습의 리얼리티 뿐 만 아니라 그 배후에 존재하는 정신세계까지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다. 자신이 이해한 자신의 모습을 소박하게 그리는 것이 어설픈 이해

자화상의 표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주인공 모습의 리얼리티 뿐 만 아니라 그 배후에 존재하는 정신세계까지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다. 자신이 이해한 자신의 모습을 소박하게 그리는 것이 어설픈 이해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