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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FTA(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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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GATT/WTO 일변도의 정책을 견지하다가 1998년을 기점으로 다자 무역 자유화와 FTA(EPA)42)를 병행 추진하는 통상전략으로 선화하였다. 이러

42) 일본은 FTA라는 용어보다는 더 포괄적인 의미로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를 사용하나 그 의미는 FTA와 동일하다. 본 연구에서는 일본의 경우 FTA와 EPA를 혼용하여 사용 하도록 한다.

한 전략변화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EU, NAFTA 등 거대경제권의 출현으로 위기 감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교안보적 차원의 영향력 저하, 세계 주요 시 장에서의 시장 지배력 상실 등에 대한 우려감이 작용하였다. 아울러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일본 내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주도권을 둘러싼 중국 위협론 이 대두되었고, ASEAN 지역 등에서 중국의 진출을 억제하려는 의도도 다분히 엿불 수 있다.43)

일본은 이러한 전략변화에 따라 2002년에 싱가포르와 EPA를 체결한 이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 ASEAN 국가들과 개별적으 로 EPA를 체결하였다. 한국은 싱가포르 이외에는 ASEAN의 개별 회원국들과 별도의 FTA 협상을 벌이고 있지 않은 데 반해, 일본은 ASEAN 개별 회원국들 과 EPA 협상과 동시에 ASEAN 전체와의 EPA 협상을 병행 추진한 점이 한국 과 비교하여 특이하였다. 일본은 ASEAN 회원국들의 경제발전 단계가 크게 차 이가 나기 때문에 개별적인 FTA 협상이 바람직하지만, ASEAN의 공통분모적인 현안 이슈에 대해서는 ASEAN 전체와 협상하는 젓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 로 보인다. 일본으로서는 개별 국가와 FTA를 추진하는 경우 그들이 협상을 주 도하는 장점이 있지만, ASEAN 국가들이 요구하는 경제협력 및 인프라 지원 등 과 관련해서는 ASEAN 전체로 협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 다.

이외에도 일본은 멕시코와의 EPA 협정을 2005년에 발효하였으며, 칠레와는 2007년에 협상을 타결하였다. 또한 메트남·스위스와의 FTA는 대체적인 합의 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GCC·인도·호주와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 며, 한국과의 FTA 협상은 중단되었지만 협상재개를 논의하고 있다.

일본의 FTA 추진전략을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일본의 EPA 협상 완료국을 보면 지역적으로 ASEAN 국가에 집중한다.44) 일본은

43) 최낙균 ․ 정형곤 ․ 김한성, 전게보고서, pp.87~89.

44) 일본의 FTA 체결의 로드맵에 따르면, (ⅰ) 국내 재계의 요망과 같은 경제적 기준, (ⅱ) 동아 시아를 강조하는 지리적 기준, (ⅲ) 경제통합을 통한 안정적인 외교관계의 구축이라는 정치외교 적 기준, (ⅳ) 상대국의 준비상황 및 상대국과의 일본내 민감품목의 교역량과 같은 실현 가능성 기준, (ⅴ) 일본정부의 교섭처리능력과 같은 시간적 기준 등과 같은 다양한 판단기준에 따라 일 본은 FTA 협정체결 대상국가를 선정하였다. 이러한 판단기준에 근거하여 일본은 한국→ASEAN

→중국→호주, 뉴질랜도→기타국 및 지역 등의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정성춘(2004) 참조.

발효/서명 협상 여건 조성 싱가포르(2002발효)

멕시코(2005발효) 말레이시아(2006발효) 칠레(2007발효) 태국(2007발효) 인도네시아(2008발효) 브루나이(2008발효) ASEAN(2008발효) 필리핀(2008발효)

베트남 스위스 한국 GCC 인도 호주

EFTA MERCOSUR 이스라엘 남아공 캐나다

ASEAN을 중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ASEAN 국가들은 일본기업의 최종재 및 부품·소재제품의 수이국으로서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일본기업의 해외생산 기지 및 원자재 공급국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중요 한 의미가 있다.

<표 5> 일본의 자유무역협정(EPA) 추진 현황

둘째, 일본은 중국과의 경제적 주도권 경쟁 문제를 심각하게 의식한다.

ASEAN 지역은 중국과 밀접한 무역 및 투자관계를 유지하며 소위 '화상(華商)' 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본의 적절한 제어가 없으면 이 지역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일본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정치 경제적 영향력 행사를 위해 FTA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45)

셋째, 일본은 주요국과 맺고 있는 FTA를 경제연대협정(EPA: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관세·비관세장벽 등 상품무역 상의 장벽을 철폐하는 것만 아니라, 서비스, 인적이동, 환경, 금융, 분쟁해결 등 포괄적인 경제협력을 강조한다는 의미에서 기존의 FTA와 차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소위 EPA의 포괄내용은 한·미 FTA와 비교해 볼 때 특별 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 바, 일본은 농수산업 등 일본의 취약부문은 개방하 지 않고 제조업과 서비스, 그리고 무역규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45) 중국은 정치적 목적에 따른 FTA 추진에서 시장 및 자원확보 차원으로 변화하는 데 반해, 일본 은 기존의 해외투자를 바탕으로 경제적 영향력을 제고할 수 있는 FTA 추진에서 경쟁국을 견제 하는 전략으로 변화하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2007) 참조.

으로 평가하 수 있다.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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