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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청소년이 인식하는 정신건강과 정신질환

1. 일반적 인식

청소년이 생각하는 정신건강은 무엇일까? 청소년이 정신건강을 어떤 것으로 인식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질적 면담에서 정신건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청소년들은 정신건강을 ‘행복과 불행’, ‘소외 감’, ‘고통’, ‘어둠’, ‘죽음’, ‘유동적인 감정, 가치관’ 등으로 추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우울’, ‘스트레스’, ‘중독’과 같은 구체적 인 문제의 유형으로 이해하고 있기도 했다.

“정신적으로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받냐 안 받냐(B34).”

“ 앞이 깜깜한 거, 깊은 심해 같은(B32).”

“겉으로 나타나는 질병이나 상처 같은 거 말고 내적으로 나타나는 정신 적으로 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 정신적인 건강(B21).”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하는 것을 전제로 들면, 일상적으로 생활을 할 때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상태. 정신적으로 장애. 아까 말했던 우울증이나 조현증 있는 사람들 보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수준(A22).”

추가적으로 청소년에게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 들인지를 물어본 결과, 청소년은 좋지 않은 것을 접하는 사람들, 의욕이 없거나 어떤 것에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와 같이 추상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경우, 특정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라 고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있기도 했다.

“이제 약간 사람이 자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목적지가 없잖아요. 있 다면 그 시도겠죠. 그런데 미래 삶에 희망도 없고 보이지 않으니까 지금 정처 없이 그 죽음을 향해서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고, 불안정한 사람이 라고 생각해요(B33).”

“공황 장애가 있어서 학교 못 나오는 친구. 자기가 불안감을 느끼는 상 황에서 숨을 못 쉬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나(A11).”

“이거는 개인적으로 이론적인 생각이라기보다는 주변에 사례들을 보면 실제로 학교 폭력을 당하면서 스트레스 받았다는 사람이 정말 많고 그 후 에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고 있다고 주변에서 한 명 본 적이 있어서 (A22).”

위와 같이 질적 면담에서는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 의 특성과 상황을 보다 구체적인 가상의 인물로 구성하고 양적 조사에서 는 이 가상의 인물이 처한 상황을 근거로 정신건강 혹은 정신적 어려움의 심각성에 대한 청소년의 이해 정도를 파악해 보았다.

이 연구에서 구성한 가상의 청소년 ‘노흥미’ 씨를 통해 이 인물의 상황 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이 인물의 상황이 저절로 혹은 치료를 통해 나아 질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청소년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가상의 청소년

‘노흥미’ 씨는 고등학교 여학생으로 전형적인 우울증상을 경험하는 인물 로 설정하였다. ‘노흥미’ 씨가 경험하는 일상은 다음과 같다.

노흥미 씨는 막 고등학교에 진학한 여고생입니다. 최근 몇 주 동안 기분이 좋지 않고 축 처져 있습니다. 매사를 귀찮아하거나 지루해하고, 기운도 없고 피곤해 보이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노흥미 씨는 최근 들어 아무런 이유 없이 지각, 조퇴, 결석을 하기도 했으며 지난 학기보다 성적도 나빠졌습니다. 노 흥미 씨는 자그마한 일에도 쉽게 공격적이 되며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자다가도 자주 깨곤 합니다. 노흥미 씨는 친구를 사귀기 싫어하고 즐거워하던 것도 더 이상 즐겁지가 않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밥맛도 없고, 머리나 배도 자주 아프며, 변비도 생겨 고생하고 있습니다. 부모나 학교 선생님이 무엇에 대해 물 어보면 화를 내거나 신경질적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흥미 씨는 스스 로 자신을 하찮고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매우 의기소침해하거나 때로 는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가끔 죽고 싶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표 3-6> 가상의 청소년 ‘노흥미’ 씨의 일상

주: 이 연구에서 실시한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에 포함된 가상의 청소년 ‘노흥미’ 씨의 사례임.

이러한 ‘노흥미’ 씨가 처해 있는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청소년 에게 물어본 결과, 청소년들의 대다수인 94.6%는 ‘노흥미’ 씨가 심각한 혹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성별, 학년별 특성에 따른 심각성 인식에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으나 고 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심각성을 더욱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1] ‘노흥미’ 씨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성별, 학년별 인식

(단위: %)

주 1: ‘심각하다’,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율

주 2: 이 연구에서 실시한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임.

이러한 가상의 인물 ‘노흥미’ 씨가 처해 있는 상황이 저절로 혹은 치료 를 통해 나아질 가능성에 대해 물어본 결과, 청소년들은 노흥미 씨의 상 황이 저절로 나아질 가능성은 낮고(‘낮음’ 또는 ‘매우 낮음’이라고 응답한 비율=90.2%), 치료를 통해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이라고 응답한 비율 =86.0%). 청소년의 성별, 학 년별 특성에 따른 인식 차이를 살펴보면, 여자 청소년은 노흥미 씨의 상 황이 저절로 나아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며 고등학생은 중학생보 다 치료를 통해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저절로 나아질 가능성 치료를 통해 나아질 가능성

항을 일부 활용하였다(<표 3-8> 참조). 결과를 살펴보면 청소년의 대다수

을 보면 ‘상’ 혹은 ‘중상’이라고 응답한 청소년들은 다른 청소년들에 비해 누구나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을 수 있고, 정신질환은 치료가 가능하다 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정신건강 문제와 정신질환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동시에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청소년은 정신건강 문제로 누구나 어려움 을 겪을 수 있고, 이러한 정신건강 문제는 꼭 정신질환, ‘병’의 문제는 아 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신질환이라고 하더라도 치료가 가능한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정신건강에 대한 인 식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도 정신건강 문제의 조기 경고 신호, 즉 정신 건강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예: 식욕 부진, 의욕 상실, 수면 부족 혹은 과다 등)을 인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높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1 2 3학

1학 2

3/중/하 90.689.691.685.990.693.593.089.091.192.490.689.3 92.691.693.689.793.896.387.394.092.493.390.695.3 36.637.635.638.534.427.840.837.044.342.935.933.3 55.254.056.452.654.756.557.755.054.458.155.153.3

<표 3-8> 정신건강 문제 및 정신질환에 대한 의견(복수 응답) - 청소년 (N=500,: %) 1: ’라.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