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지출과 민간의료보험 가입의 연관성
2. 이론적 고찰 및 기존연구
민간의료보험을 통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재원조달은 우리나라와 같이 전 국민을 대상 으로 의료보장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보조적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적 보험과 민간보험의 공통점은 위험분산 원리에 기초하는 점이며, 위험분산 방식과 보험 료 산정기준에 있어서 차이를 보인다. 전체 국민이 가입대상이 되어 건강에 대한 위험을 전 국민이 나눠가지는 사회보험과 달리, 민간의료보험은 제한된 대상에 대해 분산하게 되므로 보험자는 자신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위험분산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보험자는 가능하면 건강한 사람을 선택적으로 가입시키고자 고위험군을 배제하는 반면 (cream-skimming), 가입자는 본인의 위험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의료 에 대한 수요가 예측될 때 가입하고자 할 것이다(adverse selection). 이러한 두 가지 형 태의 위험선택(risk selection)은 비효율을 야기하게 되며, 민간의료보험 영역이 커질수록 보험자의 위험선택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민간의료보험 영역에서는 가입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위험분산 방식을 제도적으로 정립하느냐가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만약 보 험자의 가입자 선택에 대한 제한이 없다면, 의료수요가 높은 집단이 가입에서 배제되므 로 수요에 부합하는 의료보장을 제공하기 어렵다.
민간의료보험과 관련한 다른 문제는 지불능력이다. 보험료 산정은 위험 정도에 비례하 며 동일한 위험수준일 경우 급여수준이 높으면 보험료는 높아지므로, 지불능력에 따라 보장수준이 달라지게 된다. 만약 제도적으로 위험군의 가입 배제를 막기 위해 위험분산 에 유리한 집단 위험 산정방식(community rating)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보험료를 지 불할 능력이 없다면 가입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소득수준이 높 은 계층이 보험재정에 더 많이 기여하여 지불능력이 낮은 저소득층에 대해 보조하는 사 회연대를 추구하는 사회보험과 다른 점이다. 설사 저소득층에 대한 보험료 지원 등의 정 책수단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지원대상 선정문제와 지원수준에 따라 한계를 가지게 된 다. 이러한 민간의료보험의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하면, 의료에 대한 필요가 높은 반면 소 득수준은이 낮은 노인 등의 취약계층이 이중의 불리함을 가지게 되어 사회 전체적인 의 료보장 수준과 건강수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위험군 선택이 존재 함을 지지하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노동패널자료를 분석한 김성옥의 연구(2005)는 여 성, 젊은 연령층, 기혼자, 교육수준이 높은 경우에 민간보험 가입률이 높았으나 만성병을
가진 경우는 가입률이 낮다는 결과를 얻었다. 윤태호 등(2005)은 2004년 부산 시민건강 조사자료를 분석하여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은 경우와 젊은 연령, 주관적 건강수준이 좋 은 경우 가입률이 높음을 보였다.
NHS 의료체계를 운영하는 영국에서 제공되는 민간의료보험은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 이 주 목적이므로 국내 상품과 급여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있으나, King and Mossialos 의 연구(2005)는 가입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학력과 소득을 제시하고 있 어 지불능력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기존연구는 단면조사자료를 사 용하였기 때문에 의료에 대한 필요가 가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건강상태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민간의료보험 가입 전 의 의료비는 의료에 대한 필요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의료비 지출이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개인단위의 분석보다 가구 단위의 분석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의료비지출과 민간의료보험료 부담이 가구의 지불능 력에 좌우되므로, 개인단위의 분석에서 나타날 수 있는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수요와 가 입의 불일치를 줄일 수 있다. 가령, 가구 내에 고가의 의료비를 지출하는 가구원에 대한 보험가입은 거부당하였고 다른 가구원에 대한 대비책으로 민간의료보험을 가입하는 경 우에 가구 단위에서는 수요와 보험가입이 상관성을 보일 수 있지만 개인단위에서는 그 렇지 않을 수 있다.
본 연구는 패널자료를 사용하여, 민간의료보험 가입 전의 의료비가 가입에 미치는 영 향을 파악하고, 분석단위가 가구라는 점에서 기존연구와 차별성을 가진다.
3. 연구방법
1. 자료와 변수
1) 자료
본 연구는 2008년에 실시된 3차 한국복지패널조사 자료를 사용하였다. 3차 조사 대상 은 6,314가구이며, 건강 및 의료에 대한 설문에 가구원의 민간의료보험 가입현황과 가구 단위의 월간 민간의료보험료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3차 조사의 가구 자료를 사용하였고, 분석에 과거 의료비를 포함하기 위해 가구단위의 보건의료비를 제공 하는 1차 조사 자료를 병합하여 사용하였다.1) 1차 조사(2006년)에서는 7,072가구를 대상 으로 조사를 완료하였으며, 3차 조사 가구는 모두 1차 조사 가구에 포함되었다.2)
1) 2차 조사에서는 보건의료비 조사항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2) 변수
가. 종속변수
종속변수는 가구단위의 민간의료보험 가입여부와 가입 수 및 월 민간의료보험료를 사 용하였다. 2008년 조사에서 지난 1년 간 각 가구원에 대한 민간의료보험 가입 수를 조사 하였으므로 가구단위로 합산하여 민간의료보험 가입 수가 1개 이상이면 가입 가구로 식 별하는 이산변수(가입가구/비가입가구)로 정의하였고, 민간의료보험 가입 수는 가구단위 로 합산한 숫자를 의미한다.
나. 독립변수
독립변수는 가구의 특성과 가구주 특성을 포함하였다. 가구의 특성으로는 저소득가구 여부, 의료보장형태(의료급여 대상 여부), 가구원 수를 포함하였다. 가구원 수가 많을수 록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수요와 (+)의 관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가구규모를 고려한 균등화소득의 중위 60% 미만의 저소득가구와 의료급여 가구는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지 불능력이 부족하므로 민간의료보험 가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과거 보 건의료비와 만성질환 가구원 존재여부는 가구의 의료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는 변수로, 민간의료보험 가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된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을 묻는 시 점(즉, 2007년)의 보건의료비도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그 보다는 가입 이전의 의료비 지출(즉, 2005년)이 영향을 미칠 것이고 2005년과 2007년 사이에 의료비가 증가한 경우 가입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필요가 큰 경우와 작은 경우는 건강보험에 대한 인식이 다를 것이 다. 주관적 건강상태와 만성질환여부가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변수로 포함되었다. 통제변 수로는 성별과 연령을 포함하였다.
3차 복지패널자료의 가구 및 가구주 특성에 대한 분포를 보면, 4인가구가 28.9%로 가 장 많고, 2명(24.1%), 3명(21.3%), 1명(16.5%), 5명 이상(9.2%)의 순으로 나타났다. 저소 득가구가 26.7%, 의료급여가구가 8.1%로 취약계층의 비율이 약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 고,3) 만성질환자가 1명이라도 있는 가구의 비율이 37%로 나타났다.
가구주의 나이는 30대와 40대가 약 절반(47.3%)을 차지하였고, 남성가구주가 압도적으 로 높았다(81.3%). 가구주의 교육수준은 중등교육이 가장 많았고 대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경우가 중학교 미만보다 비율이 높고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대다수(72.5%)였다. 경 제활동상태로는 임금근로자가 절반을 넘었고(52.9%),4) 상용직 가장 많았으며, 고용주
2) 즉, 89.3%가 패널로서 유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2007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의료급여대상자가 약 3.8%인데, 이는 개인단위 기준이므로 가구단위 비율보다 낮게 나타난 다.
4.2%, 자영업 17.2%, 실업자가 2.8%, 비경제활동인구가 약 23%로 나타났다. 가구 평균
2. 분석방법
민간의료보험 가입 여부는 이산변수(예/아니오)로 정의되므로, 이와 관련 요인을 파악 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가입가구에 대해 민간의료보험 가입 수와 월 민간의료보험료에 대해서는 최소자승(Ordinary Least Square, OLS)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4. 연구결과
1. 민간의료보험 가입 현황
2007년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가구의 비율은 65.1%로 나타났다. 윤희숙의 연구(2008) 에서는 2007년 기준으로 63.7%가 가입한 것으로 보고하였는데, 이는 개인단위로 파악한 것이므로 본 연구의 가구단위 가입률은 기존 연구와 상당히 근접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전체 평균 가구 당 민간의료보험 가입 수는 2.5개, 월 평균 보험료는 12.1만원으로 나타 났고, 가입가구만을 대상으로 보면 가구 당 3.85개의 상품에 가입하였고 18.6만원의 보험 료를 지불하였다. 가입가구의 경우 1인당 민간의료보험 가입 수와 보험료는 각각 1.2개 와 5.8만원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1차 조사와 3차 조사 사이에 보건의료비가 증가한 가구에서 민간의료보험 가입 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보건의료비의 증가가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영향을 줄 가능성 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2> 민간의료보험 가입 현황
<표 2> 민간의료보험 가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