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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기의 의의

위기란 ‘특정주체(개인․가족․기업 등)나 사회(지역․국가 등)에 있 어서 그 존재를 크게 위협하는 사태가 돌연 발생․계속되거나 절박하 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위기를 위와 같이 정의할 경우, 다음 세 가지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위기가 누구에 대한 것인지, 발 생 내지는 절박하고 있는 사태를 위기로 여길 것인지는 상정되고 있 는 주체나 사회에 따라서 판단이 나뉜다고 하는 점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중대한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에 본인이나 그 가족에게 있어서는 확실히 위기지만, 사회에 있어서는 단지 연간 몇 만건이나 발생하는 일상적 사태에 불과하다.

둘째로, 그 주체나 사회의 존재를 크게 위협하는 사태가 무엇인지, 누구에 의해 초래되었는지, 위기의 원인이 그 성격을 크게 좌우한다 고 하는 것이다.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원인인지, 기업의 생산활동에 수반하는 사고가 원인인지, 아니면 테러와 같이 사회․정 치문제가 배경에 있는지에 따라 위기의 성질 나아가서는 위기관리의 방식 그 자체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셋째로, 돌발성이라고 하는 것이 위기의 조건이 되고 있다고 하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지진재해와 같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발생하는 경우부터 태풍과 같이 수 일전부터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경우까지 있지만, 위기의 전조파악부터 피해발생까지의 시간간격이 짧은 것이

위기의 요건이 된다. 자연현상의 전조의 경우는 관측시스템의 강화나 과학의 진보에 따라 시간간격이나 예측의 정밀도가 크게 좌우된다.

또, 테러 등의 경우는 정보기관에 의한 테러리스트의 동향감시체제로 전조를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모니터링에 따라 전조를 파악할 수 있다면, 사전에 피난 등 응급대응을 하거나 계엄태세를 취 함으로써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극소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위기는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나는지의 문제가 발생 한다. 위기는 전조가 파악된 단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 실제로 피해 가 발생한 때부터 시작되는 것인지의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지진의 직전예지에 관해 종래 다수의 논의가 있었지만, 직전예지가 맞지 않 은 경우, 대응(예를 들면, 공장의 조업정지)의 비용은 막대하게 될 우 려가 있고, 예지재해라고도 할 수 있는 사태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이 러한 예지적 상황의 경우, 위기가 시작되는 때를 좌우하는 것은 사회 적 반응이다. 사회가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 예지에 수반되는 위 기는 회피 가능하지만, 사회가 혼란을 겪게 되면, 위기는 앞당겨질 것 이기 때문이다. 또 위기가 언제 종료되는지의 문제도 간단히 판단할 수 없다. 9․11테러와 같은 경우는 일련의 테러활동이 종료되었다라 고 판단되는 시점까지가 위기일 것이다. 또, 화산분화 등의 자연재해의 경우도 피난해제의 시기 등, 위기의 종료 내지는 ‘안전선언’의 발표 타이밍은 극히 곤란하다. 어떤 위기에 대해서도 그 종료를 선언하는 자 는 위기관리자이며, 과학적․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선언한다고는 해 도 주관적․정치적 측면이 상당 정도 개입될 것이다.

(2) 대응에서 본 위기의 특성

위기에 대한 대응이라고 하는 점에서 위기사태에 공통적으로 발생 하는 특성을 세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1 절 관련 용어의 정리

1) 높은 불확실성(상황파악의 곤란성)

위기상황에서는 어디에서 어떠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지, 소방이나 경찰, 그 밖의 기관이 어떠한 대응을 하고 있는가라고 하는 정보가 즉시 입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위기상황에서 정보가 부족할 때,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사실과 같 이 오해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경우도 있다.

또, 위기는 양상을 변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화산분화는 특히 그러 한 경향이 강하고, 때때로 분화하는 장소를 바꾸거나 한다. 그 결과 관계자 사이에서 상황파악이나 대응지시에 시간차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위기상황에서는 중요한 정보가 늦게 입수되거나, 오해를 불 러일으키고, 중요정보가 잡다한 정보에 뒤섞여서, 전달되지 않거나 중 요한 정보가 공유되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파악이 곤란하게 될 경우가 많다.

2) 시간적 절박성

위기발생후, 지방자치단체는 즉시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정보수 집․전달, 피난권고․지시 등을 하며, 다수의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재해대책본부에서 지휘를 하는 사람도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가능성이 많다. 그 결과, 들어 온 정보에 반사적으로 대응해 버 리거나 전화대응에 몰두하여 중요한 판단․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한 다. 시간이 없는 가운데 신속하고 적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사태 의 개요파악과 추이의 예측이 불가결하다. 어디서 어떤 사태가 발생 하고 있을지, 어떻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지와 같은 위기이미지를 그리는 것이 이를 위한 요건이 된다. 위기이미지를 그릴 수 있다면, 그 검증을 위해 필요한 조사를 지시할 수 있고, 해야 할 것이 분명히

보이기 때문이다.

3) 동원가능자원의 부족

위기대응을 하는데 중요한 것은 지역내에서 동원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에 한계가 있고, 필요한 대응을 전부 하고자 하면, 자원부족이 발 생한다고 하는 점이다. 홍수의 경우, 대피가 늦어진 주민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보트가 필요하지만, 보트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 홍수를 배수하기 위해서는 펌프가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역내에 없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