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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은 개인의 삶과 관련하여 크게 두가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 며, 그 두가지에 교육의 목표도 함축되어 있다. 그 하나는 학교교육을 받은 결 과로서 개인이 사회에서 차지하게 될 사회・경제적 지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 고, 다른 하나는 학교생활을 통하여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이 개인의 자아관・

세계관의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교육의 목표를 생산적 자아성취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의 교육현실은 교육의 목표를 탐욕적 사회・경제적 지위의 성취에 두고 있는 듯 하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다수 청소년들에게 가장 심각하게 부각되는 문제 가 성적과 그와 연관된 대학입시라는 사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은 ‘대학입시’라는 험난한 산을 넘기 위 해 ‘연합적 경쟁구조(이종각, 1995)’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터하여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이 입시위주의 교육경쟁구 조 하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떤 형태의 저항을 하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즉, 교육경쟁구조 하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는 청소년 들이 그들 나름대로 형성한 청소년문화, 특히 기존의 질서나 사회에 대해 도전 적ㆍ반항적으로 형성한 저항문화에 대한 교육사회학적 탐구의 과정이며, 이 연 구에서 해답을 얻고자 하는 질문은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 교육경쟁구조가 청 소년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밝히고, 둘째, 교육경쟁구조 하에서 청소 년들은 어떻게 저항・대항하는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질문에 근접해 가기 위해 본 연구는 문헌연구의 방법에 의존하며, 문 화기술적 방법을 이용한 기존의 연구물을 활용하였으며, 이 문제를 탐구해 가 기 위해서 필요한 이론적 근거로 저항의 대두, 저항의 개념과 속성, 저항이론 의 발달, 청소년 문화의 일반적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고, 그를 토대로 Ⅲ장에

서는 ‘교육구조와 청소년’, Ⅳ장에서는 ‘청소년 저항문화’를 탐색하였다. 그 결 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의 교육구조-입시위주의 경쟁체제-는 청소년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 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체제는 한국인의 교육열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으며, 과열된 교육열이 학력주의 사회를 지향하게 된다. 그에 터하여 청소 년들의 삶은 학력주의 이데올로기에 구속당하고 있으며, 성적지상주의는 학교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있다.

(1) 한국의 학교교육은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무섭게 팽창하여 왔고, 이는 한국적 상황과도 관련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교육관・교육 열과 연관되어진다. 우리의 오랜 문화적 전통 속에서는 삶의 전과정을 포함하 는 전인격적 도덕교육을 목표로 하는 ‘전인격적’ 교육관이 중시되었으나, 현대 사회로 오면서 지식 암기위주의 실리주의 교육관, 입신출세의 도구로 여기는 지위지향적 교육관이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이러한 교육관에 터하여 현재 한 국인의 교육열은 교육받을 사람- 학생- 의 열의라기 보다는 교육의 효과를 기대 하는- 학부모나 사회- 의 열의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인의 교육열은 사회구조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가변성・

적응성・확산성을 가지며, 우리 사회를 학력주의 사회로 만들었다. 학력주의 사 회란 학력이 사회 구성의 핵심적 지표가 되고, 이러한 사회의 객관적 조건에 상응하는 학력주의가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작용하는 사회를 의미하며, 학력주 의 사회의 속성은 문화적 상징성과 사회적 지표성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 력의 사회적 지표성보다는 문화적 상징성에 사회심리적 효용가치가 더 높다.

(2) 학력주의 사회에서는 학력이 능력을 의미하는데, 이는 업적주의(능력주 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정당화된다. 그러나 학력 획득 경쟁이 순수한 능력주의 적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학력주의 이데올로기가 불평등경쟁 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터하여 학교는 ‘점수공장’, ‘전쟁터’, ‘전투장’ 등으로 변모하며, 학생들의 의식뿐만 아니라 학부모, 사회 전반에 걸쳐 학력주의 이데 올로기를 내면화시키고 있다.

즉, 학력주의 사회에서의 교육은 사회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있는 성원들이

배제될 수밖에 없는 모순과 ‘교육적 논의’를 가능하게 할 주체들의 연대가 해체 되는 모순, 학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교육의 주체들이 소외되는 모순, 그리고 교육의 국가사회적 도구화와 사회성원들의 실용적 학력 추구에 의해 빚어지는 교육의 내재적 목적성 상실의 모순 등을 내포하고 있다.

(3) 높은 교육열이나 학력주의 이데올로기는 ‘대학입시’에 그대로 반영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입시가 삶 그 자체로 간주되는 국민적 기대”(한준상, 1987) 가 있으며, 학생들의 왜곡된 삶의 상당 부분도 입시위주 교육의 결과로 생긴 현상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은 교육이 입시를 위해 행해지며, 학교운영을 입시를 위해 하고 있는 교육의 상태로 상급학교 진학을 유일한 목표로 삼는 교육을 말 한다.

입시위주의 교육은 초등학교는 대입예비기, 중학교는 대입훈련기, 고등학교는 대입실전기로 만든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그 절정을 이루며, 이에 터하여 고등 학교에는 그 나름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된다. 우리나라 중등학교 문화의 일반 적 특성은 획일성, 위계성, 교육내용의 질적 빈약성, 여유의 부족, 형식주의와 이중성, 체벌의 일상화, 시험의 일상화 등이다.

이에 터하여 입시위주의 교육은 학교교육과정의 운영을 파행적으로 하여 많 은 문제점을 양산하는데, 그 중에서 학생・청소년에게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 다. 중학생들도 그들의 생활에서 성적과 관련된 스트레스로 시달리고 있으며, 몇 년 후에 닥칠 고등학교생활이나 대학입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물 론 고등학생에게 끼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 그들의 생활 전 영역이 학교생활과 관련되어지며, 성적제일주의가 내면화되어 성적별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아울 러 이러한 입시위주의 교육은 많은 탈락자- 재수생- 를 양산하고 있다.

(4) 교육경쟁구조는 청소년의 삶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는 인위적 학교제도가 부여한 ‘학생’이라는 정체는 ‘청소년’ 본래의 정체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학생은 선발의 압력 속에서 선택의 자유를 빼앗긴 존재, 최대한 개성을 누 르고 집단적 기준에 따라야 하는 존재,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존재이 지만, 청소년은 자유를 갈구하며,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산하며 현재의 즐거 움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청소년의 삶과 문화를 학교중심으

로 해석한다. 청소년의 삶은 학교의 시각만에서만 규정되어지고 있다.

따라서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하에서 청소년들은 입시스트레스나 학교스트레 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으며, 이는 청소년기의 특성에 본연의 발달과업에 위배 된다.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하에서는 청소년기 고유의 발달과업보다는 학생이 라는 신분의 과업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청소년에게 부과한 사회적 과 제는 ‘공부만 하는 학생’ 그것이다.

그리하여 교육경쟁구조 하에서의 학교는 청소년감옥으로서 비인간적인 교육 환경을 형성하고 있으며, 학교스트레스의 원인은 크게 학업성취의 압력과, 그에 터하여 발생하는 교사와의 관계, 교우와의 관계 등이 있다. 이는 모두 성적지상 주의와 대학입시가 낳은 결과이며, 이러한 스트레스는 청소년 개인생활뿐만 아 니라 학교・가정・사회생활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둘째, 교육경쟁구조 하에서 청소년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저항을 하고 있다.

그것은 반학교문화를 통해서도 나타나며,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필연 적이라 할 수 있는 대중문화에의 몰입에서도 나타난다.

(1) 학교는 전인을 기르기 위해 시작되었다. 전인을 기르기 위한 특별한 활 동, 그 지적 탐구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 학교인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학교는 그 본질을 잃어버리고 너무 유용성의 가치에만 집착하고 있다. 즉, 학교 가 ‘인간해방’의 장으로써 그 기능을 해야 하는데, 입시위주의 도구적 교육관이 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터하여 학교교육병리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학교교육병리의 유형에는 교육이념・교육목표로부터의 병리, 교육과정・교육방 법으로부터의 병리, 교수활동・인간관계로부터의 병리 등이 있다.

한국교육이 내재하고 있는 병리현상에 학생・청소년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 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을 가진 청소년들은 그들 나름의 저항과 대항 을 하며, 그 형태와 유형은 학교별, 계열별, 개인특성별로 각기 다르게 표출된 다. 소외, 대결, 분리 등이 교사나 학교로부터 비행이나 일탈로 간주되는 유형 이라면, 침묵, 경쟁, 자기애적 성취 등은 그다지 일탈이나 비행으로 주목받지 않는다. 또한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똑같은 저항 양상을 나타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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