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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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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담화 표지의 발달 요인

3.3. 영입

Kaltenböck et al.(2011: 874∼875)의 정의에 따르면 영입은 단어나 절, 구, 이외에도 다른 언어 형식을 포괄하는 문장 문법(Sentence Grammar)의 단위가 독립된 말로써 쓰이기 위해 배치되는 작용을 이른다. 담화 내에서 흔히 일어나는 이러한 언어적 현상 은 Kaltenböck et al.(2011), Heine et al.(2012), Heine(2013)에서 제시한 담화 문법 (Discourse Grammar)의 체계와 관련이 있다. 앞에 제시한 연구에 따르면 담화 문법은 구어·문어 담화를 구성하는 데에 사용되는 모든 언어적 자원으로 이루어진 것을 이르 며, 이는 문장 문법과 단독 문법(Thetical Grammar)의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문장 문법은 발화 및 문장, 절, 구, 단어, 형태소를 다룸과 더불어 형태론적·통사론적 체계를 문장의 구성 요소와 서로 관련짓는 데에 관한 영역으로, 일반적으로 이론 언어학 가운 데 통사론과 같은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단독 문법의 영역은 담화의 구성을 위하 여 문장 문법 영역의 요소를 새로운 독립적 삽입어(theticals)35)로 끌어 오는 능력뿐 아니라 문장 문법에서 유래하여 독립적으로 쓰이는 표현 및 그 구조36)를 다룬다.

독립적 삽입어의 특징은 Kaltenböck et al.(2011: 853)에서 다섯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통사적으로 독립적이며, 둘째, 발화의 공백에서 운율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 이고, 셋째, 의미에 제한이 없으며37), 넷째, 분포에 유동적인 경향을 띠게 되며, 다섯째, 그 내적 구조가 문장 문법 영역을 기반으로 하나, 생략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러한 특징에 따라 영입의 개념을 상기해 보면, 문장 문법의 단위가 단독 문법으로 편 입될 때 그 의미가 더 이상 문장이나 발화의 구성 요소와 관련성을 잃고 담화의 상 황38)과 연계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적 현상으로서의 영입은 담화 표지의 발달과

35) Heine(2013: 1215)에서는 ‘thetical’이라는 용어가 삽입어를 뜻하는 ‘parenthetical’이 줄어든 것이라 언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후술할 그에 대한 특징을 따라 ‘독립적 삽입어’라 명명하고자 한다.

36) Heine et al.(2012)에서는 이에 대하여 ‘개념적 독립 삽입어(Conceptual theticals)’, ‘사회적 상호작 용의 정형 표현(Formulae of social exchange)’, ‘부름말(Vocatives)’, 명령문(Imperatives)’, ‘감탄사 (Interjections)’의 다섯 가지로 나누었다. 이들은 모두 Kaltenböck et al.(2011: 872)에서는 ‘정형화 된 독립적 삽입어(formulaic theticals)’라 언급한 것들인데, Heine(2012: 165)에서는 이 가운데 개 념적 독립 삽입어를 이루는 하위 유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37) 이는 Heine(2013: 1215)에 따르면 문장이나 그 구성 요소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 담화 상황에 근 거한 추론 과정 및 그 기제와 관련된 것이다.

38) 이를 결정하는 구성 요소는 ‘텍스트 구조(Text organization)’, ‘정보의 원천(Source of information)’, ‘화자의 태도(Attitudes of the speaker)’, ‘화자와 청자 간 상호작용(Speaker-hearer interaction)’, ‘담화 환경(Discourse settings)’, ‘세상에 대한 지식(World knowledge)’의 여섯 가지 로 분류된다. 이는 담화의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서로 관계를 이루어 담화의 상황 을 결정한다.

특징 설명

즉흥성 (Spontaneity)

문법화는 그 과정이 완료되는 데에 수 세기가 걸리는 점진적인 과정 에 해당하나, 영입은 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즉흥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작용역 (Scope)

문법화는 언어 단위의 의미·화용적 작용역의 제약으로 이어지는 경향 이 있으나, 영입은 작용역의 범위 증가를 수반한다.

통사적 특징 (Syntax)

문법화는 예컨대 형태음운론적 특성이나 자립성의 감소와 같은 내적·

외적 탈범주화로 이어진다. 그러나 영입은 언어적 단위가 그 환경에서 통사적으로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외적 탈범주화를 겪지 않는다.

의미적 특징 (Semantics)

문법화된 단위의 의미는 그 단위가 실현된 문장 내에서 수행하는 기 능에 따라 결정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입을 겪은 언어 단위인 독 립적 삽입어의 경우 문장 의미의 일부로서가 아닌, 비제한적·상위의사 소통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형태음운적 특징 (Morphophonology)

탈범주화와 관련하여 문법화된 항목은 결합 가능한 문장 내 어휘 및 다른 요소와 결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해당하는 형태는 접어나 접사가 될 수 있다. 한편 영입의 과정을 겪은 언어 단위의 경우, 발화 의 공백과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

운율적 특징 (Prosody)

문법화는 대부분 언어 단위가 지닌 특유의 억양 및 그 외의 운율적 특징의 약화와 관련이 있다. 이와는 달리 영입에서는 휴지와 함께 특 유의 억양 곡선이 특징인 자립적인 단위를 만들어 낸다.

배열적 특징 (Word order)

문법화가 진행 중인 정보 단위는 배치가 점차 제한되는 경향이 있으 며, 일반적으로 특정 어휘의 뒤에 한정되어 있다. 이와는 달리 영입을 거쳐 독립적 삽입어가 된 경우는 배열적 제약에서 자유로운 경향을 보인다.

관련하여 거시적이며 통시적인 성격을 띠는 문법화와는 달리, 담화 상황이라는 미시적 이고 공시적인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영입은 문법화와 명 확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지닌다. Heine(2013: 1222∼1223)에 제시된 문법화와 영입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표 7> 문법화와 영입의 차이점(Heine, 2013: 1222∼1223)

언어 형식의 통시적 발달과 관련된 문법화의 경우, 그 과정 사이에 영입이 관여하 고 있다고 간주할 수 있으나, <표 7>에 제시된 바에 따르면 영입은 총 일곱 가지 측 면에서 문법화와 구별되는 점이 많기 때문에 문법화의 일부로 포함하기는 어렵다. 따 라서 이 두 이론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나, 필연적인 관계를 맺지는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견해는 Heine and Kuteva(2010: 34; 전영옥, 2017:

142∼143에서 재인용)에 따르면, 담화 표지의 발달 과정을 ‘부사, 전치사, 접속사 > [영 입] > 삽입구 > [문법화] > 담화 표지’로 제시하였다. 여기에서 문법화는 문장 구조 및 담화 구조에서 모두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한편 Heine(2013: 1238)에서는 문법화가 영입 이전에 나타날 수 있으며, 담화 내에서 즉흥적으로 실현된 독립적 삽입 어가 담화 표지로 발달하게 될 때에는 영입 이후에 나타나기도 한다고 언급하였다. 이 러한 점에서 담화 표지의 형태와 의미를 연구할 때, 통시적인 발달 여부뿐 아니라 담 화 상황이나 맥락 또한 고려하여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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