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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사 기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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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어 기원형

2.4. 감탄사 기원형

감탄사에서 기원한 담화 표지는 ‘그래’, ‘글쎄’, ‘아/어’, ‘아니’, ‘아무렴’, ‘응/예’가 있 다. 이 가운데 감정감탄사에 속하는 것은 ‘아/어’가 있으며, 그 외에 감탄사는 모두 의 지감탄사에 속한다. 본 연구에서 발견한 의지감탄사는 모두 응답어에 속하는데, ‘그래’,

‘아무렴’은 긍정의 뜻을 나타낸다. 한편 ‘아니’는 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응답어이며,

‘글쎄’는 화자의 불명확한 태도를 나타내는 응답어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감탄사가 화자의 감정 및 태도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이 유형에 속하는 형태들이 담화 내에서 맥락에 따라 여러 담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므 로 본 항에서는 전남 방언에 나타난 감탄사 기원형 담화 표지의 특성 및 담화 기능을 파악하도록 하겠다.

2.4.1. ‘그래’

‘그래’는 감탄사로서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요청이나 질문에 긍정의 뜻을 나타내는 응답어로 쓰이며, 이외에도 가벼운 놀람을 표현하거나 화자의 말을 강조하는 데에 사 용되기도 한다. 또한 전사 자료에서는 선후행 발화 간의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접속부 사 ‘그러하여’의 준말로도 사용되는 예가 다수 나타나기도 한다91). 이는 선행하는 문장 이나 발화를 대용하는 표현에서 시작되어 감탄사로서 상대방의 말에 대한 긍정의 응답 어로 발달함에 따라 상대방의 발화를 수용하여 긍정의 뜻을 나타내거나 말할 내용을 강조하는 용법으로 발달하였다고 추측할 수 있다. 담화 표지 ‘그래’ 또한 이러한 전제 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전남 방언에서는 ‘그래’가 모두 중앙어형 ‘그 래’로 실현된다. 앞에서 설명한 특징에 따른 ‘그래’의 담화 기능은 다음과 같다.

91) 이때의 ‘그래’는 선후행 발화를 인과관계로 연결하는 접속부사로, 이한규(1996)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화자의 평가적 태도와 관련한 인과 관계가 아니라 사실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 인과 관계라 는 점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대분류 소분류 세부 기능 비고

발화 책략 기능

발언권 유지 부연

발화 내용 강조

-화제 관련 기능 화제 전환 선·후행 발화 간 화제 전환

<표 36> 담화 표지 ‘그래’의 기능

먼저 ‘발화 책략 기능’ 가운데 ‘발언권 유지’의 경우 ‘부연’의 기능만 포함되어 있다.

물론 이한규(1996)에서 ‘시간 벌기’ 기능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전사 자료에서 나타나 지 않았다. 그러나 ‘부연’은 ‘시간 벌기’와 성격상 다소 차이를 보일 뿐 화자가 자신의 발화를 지속할 것임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특성은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시간 벌기’의 예를 제시하지 않아도 크게 무리는 없다고 본다. 또한 ‘발화 내용 강조’는 이한 규(1996)에서 제시한 ‘그래’의 기본 의미인 ‘선행하는 것이 받아들여질만 함’에 미루어 보면, 화자가 상대방의 발화를 수용하여 ‘그래’가 말할 내용을 강조할 수 있는 근거임 을 나타내는 표지로 기능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의 두 가지 담화 기능에 대한 예 는 다음에 제시하였다.

(62) ㄱ. 다찬수 소:록또로 보네버려쩨. 고응으로. 소:록또로. 전:수 그런 그떼부터 옵:써 저써. 그레 그놈 자버머금서부터. (다 전부 소록도로 보내버렸지. 고흥으로 소 록도로. 전부 그런 그때부터 없어졌어. 그래 그놈 잡아먹으면서부터.)

《영광: 468∼469》

ㄴ. #1 그랑께 그 냥바니 요:렝이 이씅께 그레. (그러니까 그 양반이 요령이 있으 니까 그래.)

ㄴ. #2 나는 그랑게 궁:꼬 머:다고 그라도 아네써. 그란디, (나는 그러니까 굶고 뭐 하고 그러지도 안 했어. 그런데,)

ㄴ. #1 그레, 그냥바니 요:렝이 이씅께 그라제. (그래, 그분이 요령이 있으니까 그

렇지.) 《영암: 134〜135》

(62ㄱ)은 발언권 유지에 관한 예로, 화자가 사는 지역의 나병 환자들이 모두 소록도 로 가 버리게 되어 없어졌다는 내용이다. 이 예문에서 ‘그래’의 후행 발화는 선행 발화

의 원인에 해당하는바, 앞선 발화 내용에 대한 부연 설명이 이루어졌다. (62ㄴ)에서는 보조 제보자의 손위 동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주요 제보자가 ‘형님(보조 제보자의 손위 동서)이 요령이 있으니까 굶지 않고 편하게 살았다’는 자신의 발화를 후행 발화에서 반복하여 ‘그래’로써 강조하고 있다.

다음으로 화제 전환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이 기능과 관련하여 이한규(1996:

15)에서는 선행 발화에서 다루어진 화제가 화자에게 충분히 수용되었음을 함축하기 때 문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화자의 입장에서 선행 화제가 자신의 목적에 맞게 충분 히 달성되었기 때문에 다른 화제를 시작해도 되겠다는 화자의 판단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예는 다음과 같다.

(63) # 인자 고노미 여:물뜨러야 미영이 뎀니다. 여무리 드러야. 그라이〜까 여물 드러 분 노믄 몸:무거요. 여무리 안든노미데사 먹찌. (이제 그것이 여물어야 목화가 됩니다. 여물어야. 그러니까 여물어 버린 것은 못 먹어요. 여물지 않는 것이어야 먹지.)

@ 그러니까, 에. (그러니까, 예.)

# 그레, 교:수님도 고거 따: 잡쏴봐쏘? (그래, 교수님도 그거 따서 잡숴 봤소?)

@ 에, 어려쓸 떼 달짝찌근헤써요. (예, 어렸을 때 달착지근했어요.)

《진도: 142∼143》

(63)은 다래에 관한 이야기로, 제보자의 첫 번째 발화에서 다래가 여물어야 목화가 되고, 다래가 여물지 않아야 먹을 수 있다는 내용을 말하고 있다. 한편 두 번째 발화에 서는 조사자에게 다래를 먹어본 적 있느냐고 질문하는 내용으로, 이는 이전에 진행되 던 화제와는 다른 이야기를 꺼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4.2. ‘글씨/크메(글쎄)’

‘글씨/크메’의 표준어형인 ‘글쎄’는 화자의 불확실한 태도를 드러내거나 자신의 태도 를 강조, 혹은 고집하는 데에 사용되는 감탄사이다. ‘글쎄’의 어원은 불분명하나, 이상 신(2014)에서는 ‘그러하다’의 어간에 이유나 원인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ㄹᄊ’가 결합 한 활용형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글쎄’는 용언의 활용형이

중앙어 형

지역별 변이형

곡성 진도 영광 신안 영암 보성 광양

글쎄 글씨

크메

글쎄

클쎄 - - - -

-대분류 소분류 세부 기능 비고

발화 책략 기능

발언권 유지 시간 벌기

발언권 가져오기

-발화 내용 강조

-화제 관련 기능 화제 전환 선·후행 발화 간 화제 전환 태도 관련 기능 부정적 태도 반박

부사가 된 이후 감탄사로, 감탄사에서 다시 담화 표지로 발달하였음을 시사한다.

담화 표지 ‘글쎄’는 전남 방언에서 중앙어형뿐 아니라 ‘글씨’, ‘클쎄’, ‘크메92)’의 형태 로도 실현되며, 화자와 청자와의 관계에 따라 ‘-다’나 ‘-요’와 같이 종결어미의 활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음은 지역어에 따른 ‘글쎄’의 변이형을 정리한 것이다.

<표 37> 담화 표지 ‘글씨/크메(글쎄)’의 지역별 변이형

‘글세/크메’는 화자의 불명확한 태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러한 태도가 자신의 발 화에 적용되느냐, 상대방의 발화에 적용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지닌다. 전사 자 료에서 나타난 ‘글씨/크메’의 기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38> 담화 표지 ‘글씨/크메(글쎄)’의 기능

92) 해당 형태는 곡성 지역의 전사 자료에서 발견된 것으로, 이기갑(2007b: 104)에서는 이 형태뿐 아 니라 전남 지역에서 ‘금메’, ‘큼메’, ‘글메’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형태는 같은 의미를 지닌 제주 방언의 ‘계메’와도 대응된다.

먼저 발화 책략 기능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64) ㄱ. 아 이거 아무리 비낄 쑤도 업꼬 띨: 쑤도 업꼬 아 이거 참: 크:메 머 미영베 오시나 되먼 언능 주물주물 해가꼬 다시 헌디 멩지 저구리 다드마가꼬 핸:는 디. (아 이거 아무리 벗길 수도 없고, 뗄 수도 없고 아 이거 참, 글쎄 뭐 무명 베 옷이나 되면 얼른, 주물럭주물럭해가지고 다시 하는데, 명주 저고리 다듬어

가지고 했는데.) 《곡성: 76〜77》

ㄴ. #1 암:찌게도 소포싸람드리 묘:합띠다. 어쩨 기 (아무래도 소포 사람들이 묘합 디다.)

ㄴ. #2 글쎄

ㄴ. #1 기린 저뚜고 으비로 보넨다고, (기린 놔두고 읍으로 보낸다고.) ㄴ. #2 이러케 나깐 기린니가 인는디 (이렇게 가까운 기린리가 있는데,)

《2012보고서-진도: 197》

ㄷ. #2 머 데:까로 고만치는 또 드롸찌라. (뭐 대가로 그만큼은 또 들어왔지요.) ㄷ. #1 아, 그라제. 드로제. 드로지마는 그거또 비시여. (아, 그렇지, 들어오지. 들어

오지마는 그것도 빚이야.)

ㄷ. #2 아이 글쎄 더 드롸씨꺼시요. (아니, 글쎄 더 들어왔을 거예요.)

《2012보고서-진도: 223∼224》

(64ㄱ)은 ‘발언권 유지’ 가운데 ‘시간 벌기’에 관한 예로, 화자가 이물질이 묻은 다리 미로 옷을 다리다 일어난 일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이 예문에서 ‘크메’는 ‘뭐’와 함께 실현되어 함께 다리던 옷이 무명베 옷이었다면 이물질을 없앨 수 있었음을 가정 하는 내용의 뒷말을 생각하기 위한 시간을 버는 기능을 한다. (64ㄴ)은 ‘발언권 가져오 기’의 예이다. 이 예문에서 보조 제보자는 주요 제보자의 발화가 끝나기도 전에 ‘글쎄’

를 사용하여 자신의 발화를 시작할 것임을 상대방에게 알리고 있다. (64ㄷ)은 ‘발화 내 용 강조’에 관한 예로, 장례 비용에 대한 이야기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장례식에 소모한 비용만큼 돈이 들어왔을 거라는 주요 제보자의 말에 보조 제보자가 돈이 더 들어왔을 것이라고 반박하여 자신의 말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글쎄’가 사용 되었다.

다음으로 화제 관련 기능에서 ‘글쎄’는 ‘화제 전환’의 기능을 한다. 구체적인 예는 아 래와 같다.

(65) #2 여그는 이욷 동네에 그케 분 어:른드리 도라가시먼 거 품싹 암바드먼 조커떼.

(여기는 이웃 동네에 그렇게 어른들이 돌아가시면 그 품삯 안 받으면 좋겠데.)

#1 클:쎄 한나페 이십 (글쎄 하나 앞에 이십) 《2012보고서-진도: 222》

(65)는 상호 대화에서 나타나는 화제 전환의 예로, 장례를 치를 때 부르는 소리꾼과 풍물패들이 품삯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보조 제보자의 의견에 주요 제보자가 소리 꾼들을 부르는 데 소모되는 비용이 한 명당 20만원이라고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 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예문에서는 무작정 진행 중이던 대화를 중단하고 다른 화제에 대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글쎄’를 사용함으로써 다른 화제 가 도입될 것을 상대방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화자의 태도를 나타내는 기능은 부정적 태도를 표현하는 기능으로, 상 대방의 발화 내용을 에둘러 반박하는 것이다. 그 예는 다음에 제시하였다.

(66) @ 아이고, 어터케 무꼬 멈: 무:꼬 어:터케 무꼬 사라? (아이고 어떻게 먹고 뭐 먹 고 어떻게 먹고 살아?)

# 글쎄요, 그라이∼까 단수니 몬:저 마:라다시 소금 궈:서 (글쎄요, 그러니까 단순

히 먼저 말했듯이 소금 구어서) 《진도: 46∼47》

(66)에서는 조사자의 질문 다음에 제보자가 농사를 망치면 화염업(火鹽業)으로 생계 를 이어갔다는 발화가 뒤따르는 데에 ‘글쎄요’가 실현되었다. 여기에서는 상대방의 발 화에 직접적인 반박은 이루어지지 않는 대신, 발화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완곡한 부 정을 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조사자의 발화는 농업 이외에 다른 생계수단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바, 제보자는 이러한 조사자의 발화에 전제된 생각을 부정하 고 있다.

대분류 소분류 세부 기능 비고

발화 책략 기능

발언권 유지

시간 벌기 교정

‘아’가 더욱 우세하게 실현됨 부연

열거

발언권 가져오기

-화제 관련 기능 화제 전환 선·후행 발화 간 화제 전환

2.4.3. ‘아/어’

‘아’와 ‘어’는 감탄사 가운데 감정감탄사에 속하는바, 공통적으로 화자의 놀람, 기쁨, 슬픔 등을 나타내거나 상대의 주의를 끌기 위하여 가볍게 내는 소리라는 사전적 정의 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외에 ‘아’는 어떠한 사실에 대한 화자의 깨달음을 나타내는 의 미가 포함되어 있다. 물론 ‘어’ 또한 화자의 감정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이러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어사전에서 ‘아’에만 ‘화자의 깨달음’이라는 의 미를 따로 제시한 것은 ‘아’가 ‘어’보다 그러한 성격의 의미가 더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93). 이러한 점에서 담화 내에서 ‘아’가 특정 기능에서 ‘어’보다 더 많은 빈도를 보이거나, ‘아’만이 수행할 수 있는 부가적인 기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 39> 담화 표지 ‘아/어’의 기능

먼저 ‘발화 책략 기능’ 가운데 발언권 유지에 관한 기능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전사 자료에서는 ‘아’와 ‘어’ 모두 그 하위 기능인 교정, 부연, 열거에 대한 예가 모두 나타난 다. 특히 교정과 부연의 경우, 전사 자료에서는 ‘어’보다 ‘아’가 보다 우세하게 실현되었 는데, ‘아’의 의미상 화자의 깨달음의 성격이 ‘어’보다 더 강하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곧

93) 이는 강우원(2002: 11)에서 ‘아’는 어떠한 사실을 깨닫고 나서 그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기 에 지각의 시점과 발화 시점이 거의 일치해야 한다고 하였다. 반면 ‘어’는 발화 시점보다 화자의 의도가 미치는 시점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제약이 없다고 언급하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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