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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인 차원에서 예방접종 사업은 전염병 관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방역사 업 중 하나이다. 백신 도입이래 많은 전염병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하여 인류 역사 상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하였다(Grabenstein 등, 1999). 예방접종 사업은 전염병 예 방에 있어서 발생률과 사망률을 감소시킴은 물론이고 비용편익의 측면에서도 효 율적인 사업으로 인정되고 있다(보건복지부, 2000).

예방접종이란 한 아이가 예방주사를 맞아 전염병에 걸리는 것을 미연에 예방 하는 효과는 물론 많은 아이들이 예방주사를 맞음으로써 그 지역 내에서 전염병 이 발생하여 유행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한 지역이면 지역, 국가면 국가에 속해있는 구성원 모두가 접종을 함으로써 군집면역력을 유지하여야 그 집 단이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노력하 는 전염병 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예방법의 하나로 집단인구의 건강관리 방안으로 널리 사용하는 공중보건사업이다. 예방접종은 한 개체 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깨끗한 물과 쓰레기 처리 등의 환경위생관리 다음으로 전염병 예방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Lesile 등 1998; Plotkin 등 1994)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학의 발달로 전염성질환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도 인간에게 위협을 주는 전염병은 남아있고 또 새로운 전염병이 발견되고 있다. 2000년이 시작되면서 세계보건기구 는 이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 다 라는 사명선언을 하였다. 지구상에는 매년 1억 3천만명의 신생아가 새로 태어 나며 이 중 9천만 명은 빈곤국가에서 태어나고 있다. 이들 중 약 3천만명은 기본 예방접종 조차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중 3백만 명은 예방접종을 하면 걸리지 않

을 전염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만약 후천성면역결핍증, 결핵, 급성호흡기감염, 설사 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백신이 개발된다면 수백만 명의 생명을 더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 인식을 배경으로 세계보건기구는 백신개발을 위한 기술혁신, 예 방접종시스템 개선, 예방접종 사업의 가속화 등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손영모, 2001).

그 결과 1960년대 이후 현대적인 백신이 개발되면서 많은 백신이 소아에게 접 종되기 시작하였고,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백신 접종이 보편화되고 접종자수가 수십만 수백만 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접종자의 증가는 희귀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확률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백신은 생물학적 제재로 부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백신에 대한 공포와 백신에 대한 안 전성에 대한 관심은 1880년 영국 라이체스터(Leicester)지역에서 발생하였던 최초 의 백신인 제너의 천연두 백신(Jenner's smallpox vaccine)에서 시작되었다. 백신 에 대한 공포는 국가의 강제의무접종을 반대하는 시위로 나타났으며 예방접종 반 대 운동으로 까지 퍼졌나갔다. 그 후 1933년 백일해 백신(Whole cell Pertusis) 접 종 48시간 이후에 심각한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건(Madsen, 1933), 1948년 DTwP 예방접종 후 뇌혈관질환 발생(Byers 등, 1948), 1955년 Salk 백신으로 200명 이상 의 소아마비 환자발생(Nathanson 등, 1963)등이 발생하였다. 특히 1970년대 중반 백일해 백신을 필두로 부작용에 대한 논쟁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영국에서는 접종률이 80%에서 30%로 떨어지는 등 스웨덴, 일본 및 다른 지역에서도 접종률 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예견했던 것처럼 바로 이어 백일해 발생률이 급등하면서 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이 수백만 명이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다(Grabenstein, 1996;

Gangarosa 등, 1998; Nicoll 등, 1998).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이래 백신 접종 후 여러 건의 사망을 비롯한 심각한 부 작용 사례가 발생하였다. 홍역, 볼거리, 풍진, 일본뇌염 백신을 접종 한 후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사망하거나 후유증을 나타낸 수명의 소아가 발생하였는데, 1994년 5 월에 일본뇌염 백신 예방접종을 맞은 두 명의 아이가 뇌사상태에 빠지는 사건보 도(동아일보, 1994년 5월)를 시작으로 1998년 7월에 생후 2개월 된 아이가 DTP 백신을 맞고 사망하는 보도가 있었다(MBC 뉴스데스크 보도, 1998). 2001년 5월

중학생들에게서 홍역예방접종을 한 이후 집단이상반응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백신 과 예방접종사업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

이 사건의 원인에 대해 단순 히스테리성 발작이라고 하는 정부의 입장과 백신 자체의 문제이거나 보관이나 유통과정 상에서 발생된 문제라고 보는 등 사건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었다. 정부나 보건당국의 공식견해가 있긴 했지 만 원인에 대한 일관되고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방접종 당사 자인 부모들은 예방접종이 정말 안전한 것인지, 예방접종을 계속 해야 하는지 혹 은 보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곤란을 겪어야 했다. 사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채 국가에서 일제예방접종 실시를 강행하는데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명하는 사례1)도 있었다. 이런 사례들 모두가 백신 접종과 직접적 인 인과관계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되지는 않았지만 언론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전 달되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되었고 국민들은 백신접종을 기피하는 현상 까지 발생하였다.

예방접종 당사자들이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한 채 막연히 부작용으로 인하여 접종을 거부하게 되면 예방접종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으로까지 확대될 우려가 있다. 과거 1970대에 백신보급으로 백일해와 다른 전염병에 기인한 사망률과 질병발생률이 눈에 띄게 감소하였고(Coulter 등, 1991) 따라서 낮은 접종 률이 전염병질환의 재출현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향후 전염병 재 유행이라는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높은 예방접종률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예 방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와 백신 부작 용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수반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손영모 등, 2001). 그러 므로 백신 공급자 뿐 아니라 수혜자인 국민들이 백신과 백신 부작용에 대해서 무 엇을 알고 있고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반 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다.

1) 주간신문의 한 인터뷰에서 홍역예방접종을 한 이후 24명의 집단이상반응 발생자가 있었던 학교의 한 학생은 “홍역에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앞으로는 절대 주사를 맞 지 않겠다” 고 함(조선일보, 2001년 5월)

우리나라 ‘전염병예방법’ 제12조에서도 국가나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하다 면 국가공권력을 이용하여 예방접종을 시행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으나 지속적 으로 높은 예방접종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국가 차원에서의 강제명 령에 의한 것이 아닌 자발적 동의에 근거한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일부국가들에서는 위 해도 의사소통(risk communication)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위해도 의사소통은 충 분한 정보공유와 설명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하고 또한 긍정적인 방 향으로 위해도 인식 변화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임을 여러 연구에서 보여주 고 있다(Smith 등, 1997; Boney 등, 1999; Gerrard 등, 1999). 예방접종에 대한 위 해도 의사소통 과정은 일반인들이 접종의 이득과 손실의 모든 측면에서 판단할 때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예방접종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위해도 정보를 통한 위해도 의사소통이 위해도 인식을 변화 시키는데에 효과적일까? 전염성질환에 대한 위해도 의사소통이 효과적이기 위해 서는 보건의료전문가들이 위해도 인식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왜곡된 형태로 확산 되어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Glanz 등, 1996). 2001년 5월 홍역예방접종을 받은 중학생들의 집단이상반응 사건과 관련한 백신 부작용에 대한 발생보도는 사회적 으로 큰 문제가 되었고, 사회적 불안으로 예방접종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등 보건학적 차원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들이 백신과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고 어떻게 믿고 있는지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백신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의 위해도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2), 부작용과 관련한 신문보도를 접한 이후에 직.간접적 으로 영향을 받았을 위해도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위해도 의사소통을 통해 과연 긍정적 방향으로 위해도 인식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자 연구를 수행 하게 되었다.

2) 2001년 ‘1차 위해도 인식 조사’에서 조사됨

위해도 의사소통은 과거 20년 전에 건강위해도에 대한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위한 방법들의 필요성에 의한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위해도 의사소통

에 관한 연구들은 인지이론, 사회심리학, 의사결정과 같은 분야 등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핵무기 반응(Fischoff, 1983), 화학공장이나 라돈(Bostrom 등,

에 관한 연구들은 인지이론, 사회심리학, 의사결정과 같은 분야 등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핵무기 반응(Fischoff, 1983), 화학공장이나 라돈(Bostrom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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