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우리나라의 합법 사행산업은 1922년 경마 도입을 시작으로 1947년 복권, 1994년 경 륜, 2000년 카지노(강원랜드), 2001년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 토토), 2002년 경정, 2011 년 소싸움 도입(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14)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 대되어 왔다. 합법 사행산업 시장의 확대는 사회 내 사행심리를 만연시켜 불법 사행산 업을 동시에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 도박 을 비롯한 불법 사행산업의 확산은 가속화되었다. 이와 같은 합법 및 불법 사행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최근 집중 조명받고 있는 사회문제가 도박중독이다. 도박중독이란 도박 으로 인해 본인, 가족 및 대인관계의 갈등과 재정적ㆍ사회적ㆍ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로 도박 행위를 조절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도박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http://www.kcgp.or.kr). 도박중독에 대 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그로인해 발생되는 문제가 중독자 개인을 넘어서 가족, 친 구, 직장, 사회 복지 체계까지 광범위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15년 우리나라 사행산업 매출액은 합법 사행산업 20조 5천억 원, 불법 사행산업이 약 83.8조 원(평균 기준)으로 추정된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16a; 사행산업통합감 독위원회, 2016b). 합법 사행산업과 불법 사행산업 매출액을 합산하면 많은 액수가 나 오는데 이러한 액수는 도박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 역시 많을 것임을 추측케 한 다. 이러한 추측은 우리나라 도박중독 유병률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2015) 보고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5.4%
로 2013년 7.2%, 2010년 6.1%보다 감소한 수치이지만, 2011년 기준 영국(2.5%), 프랑스 (1.3%), 미국(3.2%) 등 주요 국가의 도박중독 유병률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또한 이 보고에 의하면, 도박중독 Help-Line 상담 전화 ‘1336’으로 도움을 요청한 상담사례 는 개통 첫 해인 2014년 8,879건, 2015년 11,549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한국도박 문제관리센터 본부 및 지역센터 상담 사례 건수도 2012년 18,126건, 2013년 22,888건, 2014년 23,092건, 2015년 36,98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들 상담 사례 중 20대 비율의 증가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2011년 10.5%였던 20대 상담 사례가 2012년 11.5%, 2013년 13.2%, 2014년 25.9%, 2015년 30.3%로 급격히 증가 하였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16a). 선행연구에서도 20대에 속하는 대학생의 높은 도박 참여율과 도박중독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보고(권복순, 김영호, 2011; 장정임, 윤인 노, 김성봉, 2014; 최용석, 이영호, 2014; 한국마사회, 2009)되고 있다. 이는 대학생들이 도박 경험이 많으며, 이로 인해 도박중독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집단임을 시 사한다. 또한 만성적이고 재발률이 높은 중독의 특성과 ‘진행성 질병’이라는 도박중독 의 특성(이흥표, 2002a; 임성범, 박영준, 2013)은, 대학생 도박문제가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병적인 도박중독으 로 발전하기 이전 단계들을 보다 의미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이는 대학생 도박행동 에 대한 예방적 개입의 중요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예방적 개입 측면에서, 도박중독 이전 단계에 주목하고 도박중독 폐해 감소에 효과 적인 접근방법으로 공중보건 관점(public health perspective)을 들 수 있다. 이 관점은 도박중독을 이분법적인 개념(중독/비중독)이 아닌 연속적인 개념으로 인식한다. 즉 아 무 문제없이 도박을 건강하게, 책임지는 범위 내에서 하는 사람들(사교성 도박자)에서 부터 문제 도박을 심각하게 하는 것이 만성화된 사람(병적 도박자)에 이르기까지 도박 문제 예방과 감소를 위한 단계별 개입을 강조한다. 대학생들의 도박행동 역시 전혀 도 박을 하지 않는 경우에서부터 호기심으로 도박을 하는 경우, 정기적으로 도박을 하는 경우, 나쁜 결과를 수반하는 지나친 도박을 하는 경우 등 전반적인 수준에 걸쳐서 나 타난다(조성희, 2011). 도박중독을 연속적 개념으로 본다면, 일부 고위험 도박자를 대상 으로 하는 행동주의적 접근보다는 다수의 저위험 도박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중보건 관 점이 도박중독 폐해 감소에 더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접근(Shaffer, 2003)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공중보건 관점을 대학생 도박행동에 적용한다면, 대학생 도박중독 예방을 위한 단계별 개입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공중보건 관점의 효율적인 적용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현재 대학생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개입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도박문제 예방과 치유를 위해 적용되고 있는 개입들이 단계별(1차, 2차, 3차)로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 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사행산업의 통합적 관리ㆍ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인 국내외 도박중독 예
방 및 치유 프로그램을 토대로 대학생 도박문제와 관련한 단계별 개입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에서 적용하고 있는 개입들을 살펴보면, 도박중독으로 어 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도박중독 만성 화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3차 예방의 성격을 띤다. 또한 대학생 도박문제를 해 결하고자 2010년 대학생 도박중독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2011년을 시작으로 전국 대학교를 대상으로 “대학생 도박문제 예방활동단”을 선정하여 프로그램 및 예산을 지 원하고 있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10a). 이 프로그램은 전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1차 예방활동으로, 도박중독에 대한 정보 제공을 통해 도박문제가 일어나지 않도 록 미리 방지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처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는 대학생들의 도박문제 예방과 치유를 위해 1차, 3차 예방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도박행동을 하지만 일상생활과 역할 기능에 큰 지장이 없고 폐해가 발생하지 않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 는 2차 예방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둘째,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인 도박중독 예방 및 치유 프로그램들(강성군, 2009; 김 영혜, 2009;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09a;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09b; 사행산업 통합감독위원회, 2009c;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중독예방치유센터, 2009; 이흥표, 이재 갑, 김한우, 2007; Raylu & Oei, 2010/2015)을 살펴보면, 문제ㆍ병적 도박자를 대상으로 한 치유 프로그램과 일반 성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예방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도박을 심각하게 하는 병적 도박자를 대상으로 하는 3차 예방과 도박 문제 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1차 예방으로, 도박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험집 단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예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중보건 관점의 효율적 적용을 위해 대학생에게 적용되고 있는 개입들을 살펴본 결 과, 개입 내용과 개입 대상 모두 1차 예방과 3차 예방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2 차 예방은 미흡한 실정이었다. 공중보건 관점에서는 단계별 개입을 강조하기 때문에 2 차 예방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도박중독 발생가능성이 높 은 위험집단을 대상으로 중독으로 발전하기 이전에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예방 프로 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2차 예방에 대한 필요성은 선행연구들과 연구자들에 의해서도 부각되고 있다. 선행 연구(김교헌, 권선중, 김세진, 이순묵, 2011; 권복순, 김영호, 2011)에서 자신이나 가족
및 지역사회에 일상생활과 역할 기능의 폐해를 초래하는 ‘병적 도박자’보다는 재미나 사교 목적으로 도박행동을 하면서 일상생활과 역할 기능에 큰 지장이 없고, 폐해가 발 생하지 않는 ‘위험수준 도박행동’을 하는 대학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2차 예방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게다가 이미 병적 도박 상태 에 이른 개인을 대상으로 치료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장기적인 측면에 서 위험집단을 대상으로 한 예방 프로그램 적용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데 많은 연 구자들이 동의(권선중, 김교헌, 강성군, 2007; 김교헌, 성한기, 2003; Orford, 2001)하고 있어, 2차 예방을 통한 개입이 대학생 도박문제 감소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도박중독 상담 개입 전략으로 다양한 접근들이 사용되어 왔다. 이와 관련하여 도박치료 선행연구 가운데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참가자를 무선 할당한 11개 연구를 선택하여 효과를 분석한 메타연구(Toneatto & Ladouceur, 2003)에서, 도박치료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이 인지행동 치료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Toneatto 와 Ladouceur(2003)의 연구에서 인지행동 치료가 도박중독에 대한 인지적, 행동적 개 입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중도 탈락과 재발의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도 탈락과 재발률은 도박자들의 변화동기가 치료 과정에 균등하게 유지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행동 변화에 대한 양가감정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에 대한 적절한 개 입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독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행동의 변화와 관 련한 동기의 문제(Miller & Rollnick, 2002)와 양가감정 해결(Shaffer, Hall, &
Vanderbilt, 1997)이라는 측면에서 범이론(Transtheoretical Model; TTM)과 동기강화 상담(Motivational Interviewing; MI)이 최근 중독 영역에서 영향력 있는 치료 접근방 법으로 사용되고 있다(Jang & Kim, 2015).
실제로 치료 장면을 찾는 도박중독자들의 심리적 특성은 도박행동 변화에 대한 양가 적인 태도와 비자발성이다. 도박중독자들은 자신의 도박문제에 대해 한편으로는 문제
실제로 치료 장면을 찾는 도박중독자들의 심리적 특성은 도박행동 변화에 대한 양가 적인 태도와 비자발성이다. 도박중독자들은 자신의 도박문제에 대해 한편으로는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