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을 이용한 우리나라 제조업의 가격경쟁력 분석

문서에서 환율하락의 영향과 정책과제 (페이지 52-64)

이 재 랑(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4일 달러당 1,000 원 이하로 떨어진 이후 현재 달러당 950원 선을 위협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와 같은 환율의 하락에 따라 한국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도 계속 떨어지고 있으 며 최근 들어 하락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보다 구체적으로 환율변동에 따른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출가격 경쟁력 변화 를 실질실효환율을 이용해 계산해 보면 제조업 전체로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 쟁력이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2002년 12월과 2005년 12월을 비교해 보면 실질실효환율이 약 7.4퍼센트 정도 하락했다. 매년 12월 평균을 기준으로 보면 2002년에는 2001년보다 약 1.9퍼센트 하락했고, 2003년에는 약간 회복되어서 2002년보다 약 4.1퍼센트 상승했다. 그러나 2004 년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2004년 12월에는 2003년 12월보다 우리나라 제 조업의 수출경쟁력이 약 9.6퍼센트나 하락하였고, 2005년에도 1.5퍼센트 하락 하였다.

품질이 일정할 때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 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국내의 물가수준과 수출 경쟁 상대국의 물가수준이 어 느 정도의 차이인가와 둘째는 환율이다. 즉 우리나라의 물건 값이 다른 나라보 다 높으면 당연히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 또 환율이 내려서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면 원화로 표시한 가격은 변화가 없더라도 해외시장에서 그 나라 통화로 표시한 가격은 올라가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제조업 전체로 보면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데는 환율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02년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과 수출상품 의 가격경쟁력을 나타내는 지수인 실질실효환율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왔 다.

그렇지만 업종별로 나누어 보면 좀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00년대 들어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종은 수출가격 경쟁력이 많이 올랐다. 특히, IT업종 을 중심으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는데, 2000년부터 2004 년까지 평균적으로 볼 때 컴퓨터 및 사무회계용 기기는 7.1퍼센트, 전자관 및 전자부품은 6.4퍼센트, 통신 영상 음향 업종은 4.5퍼센트, 일반 기계장비는 2.7 퍼센트 정도 가격경쟁력이 올랐다. 이들 업종의 경우에는 환율요인보다 물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즉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해당 제품의 가격이 수출경쟁 상대국에서 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점이 뒷받침돼야 할까? 앞서 말한 대로 환율의 요인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도 경쟁상대국보다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어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원가절감, 기술 개발 그리고 생산성 향상을 이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IT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출 주력 업종에서 가격 경쟁력 이 높아진 것도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2000년대 들어오면서 수출가격 경쟁력이 수출물량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 90년대보다 약해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옛날처럼 가격만 가지고는 국제시장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사후관리 등의 서비스, 디자인 등을 통해 제품을 고급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환율이 낮아지더라도 적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질적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 다 하겠다.

□ 연구배경

-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의 업종별 추정을 통하여

ⅰ) 우리나라 제조업의 가격경쟁력이 최근에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그리고

ⅱ) 업종별로 수출물량이 가격경쟁력(실질실효환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해 볼 필요

□ 업종별 실질실효환율 추정

- 실질실효환율은 교역대상국별 실질환율을 종합한 지수로서 원화의 대외 실질가치, 즉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나타내는데 다음의 산식에 의하 여 업종별로 산출 가능

•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지수:

* c는 교역대상국(미국, 중국, 일본 등 12개국), i는 산업, E는 명목환율, Pi 는 업종별 물가, ωi는 교역가중치, 하첨자 0은 기준년(2000년), t는 비교 시점(월별)임

중국의 경우 공표된 시계열이 짧아 중국을 제외한 1991-2004계열과 중국을 포함한 1997-2004계열을 각각 추정

원화환율 추이1)

(12월 평균 기준)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06.13) 명목환율

(원/달러) (변동률, %)1)

1,499.4 (-44.0)

1,211.5 (23.8)

1,137.1 (6.5)

1,216.2 (-6.5)

1,291.9 (-5.9)

1,207.4 (7.0)

1,191.9 (1.3)

1,050.9 (13.5)

1,024.2 (2.6)

987.0 (3.8) REER

(200년=1) (등락률, %)2)

1,299.9 (43.8)

1.0207 (-21.5)

1.0184 (-0.2)

1.0517 (3.3)

1.0558 (0.4)

1.0358 (-1.9)

1.0774 (4.0)

0.9740 (-9.6)

0.9589 (-1.5)

0.9354 (-2.5) 주: 1) 절상(+), 절하(-), 2) 절상(-), 절하(+) 3) 2006년 1월 평균기준

명목환율과 실질실효환율1)

[외환위기 이전]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지수 추이1) (2000=1.0, 지수상승이 국제 가격경쟁력 상승을 의미)

코크스․ 석유제품 종이 ․ 펄프

섬유․ 의복

[외환위기 이후]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지수 추이1) (2000=1.0, 지수상승이 국제 가격경쟁력 상승을 의미)

주: 중국 제외, 무역가중치 기준임. 중국을 포함할 경우 각 산업의 실질 실효환율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기는 하지만 산업별 변동패턴은 중국을 제외한 경우와 유사함

주요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지수 변동 추이1)

(2000=1.0)

REER지수2) 등락률(%)3)

1991 1996 2004 '91~'96 '00~'04 컴퓨터 및 사무․

회계기기 - 0.8971 1.3938 - 7.11

전자관 및 전자부품 0.6640 0.7508 1.3611 2.59 6.43

통신․음향․영상 0.5931 0.7282 1.2426 4.25 4.55

일반기계장비 0.7233 0.8453 1.1737 3.24 2.75

코크스․석유 1.0584 1.0348 1.0252 -0.40 1.11

자동차․트레일러 0.6467 0.8513 1.0919 5.72 0.61

가죽․신발 0.8428 0.9019 1.0086 1.44 -0.64

통신 ․ 영상․ 음향

REER지수2) 등락률(%)3) 1991 1996 2004 '91~'96 '00~'04

고무플라스틱 0.8178 0.9026 1.0027 2.16 -1.00

음식료 0.8689 0.8701 1.0000 0.07 -0.54

펄프종이 0.9329 0.9503 0.9998 0.44 -1.72

화학 0.7934 0.8932 0.9756 2.51 -1.31

조립금속 0.7767 0.8791 0.9599 2.59 -1.66

1차금속 0.8422 0.9200 0.9330 1.88 -1.95

제조업 전체 0.8080 0.8765 1.0296 1.71 0.11

주: 1) 중국 제외, 무역가중치 기준 2) 연평균

3) 기간중 평균 등락률

최근의 실질실효환율지수 변동추이

2004년 12월1) 2005년 12월1) (잠정)

2006년 1월2) (잠정) 섬유ㆍ의복 0.9684 (-11.8) 0.9667 (-0.2) 0.9431 (-2.4) 조립금속 0.8866 (-16.4) 0.8219 (-7.3) 0.8039 (-2.2) 컴퓨터ㆍ사무기기 1.3164 (-16.4) 1.2661 (-7.6) 1.2339 (-2.5) 전기기계 1.0076 (-11.6) 0.9752 (-3.2) 0.9502 (-2.6) 전자관 및 전자부품 1.3288 (-3.0) 1.2874 (-3.1) 1.2544 (-2.6) 통신ㆍ음향ㆍ영상 1.1878 (-9.3) 1.1533 (-2.9) 1.1233 (-2.6) 자동차ㆍ트레일러 1.0597 (-8.3) 0.9893 (-6.6) 0.9640 (-2.6) 제조업 전체 0.9740 (-9.6) 0.9589 (-1.5) 0.9354 (-2.5) 주: (-)는 원화절상, (+)는 원화절하를 의미함

1) 전년동월 대비 등락률 2) 전월대비 등락률

□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의 변동 원인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지수 추이 (2000=1. 전체 수출입액을 가중치로 사용)

주: 굵은 실선이 전체 지수임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지수 추이

(2000=1. 업종별 물가지수와 무역가중치만을 사용한 지수)

코크스 ․ 석유제품

펄프 ․ 종이

통신 ․ 영상 ․ 음향

코크스 ․ 석유제품 펄프 ․ 종이

통신 ․ 영상 ․ 음향

비금속광물

업종별 실질실효환율지수 추이 (2000=1. 전체 생산자물가지수 사용)

□ 주요국 통화대비 원화환율 변동이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에 미치 는 영향

- 미달러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에 대한 원화환율 변동이 우리나라 수 출상품의 가격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 각 통화에 대해 원화환율이 10% 절상될 경우 우리나라 실질실효환율 은 미달러화에 대하여 2.5%, 일본 엔화에 대하여 2.3%, 중국 위안화 에 대하여 2.7% 절상

∙ 산업별로는 해당 통화 국가와의 교역비중이 큰 산업일수록 해당국 통 화에 대한 원화환율 변동이 가격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남

주요국 통화대비 원화환율 변화와 업종별 가격경쟁력의 관계

(실질실효환율 변동률, %) 달러1)

(-10%)

1) (-10%)

위안1) (+10%)

음식료 -3.05 -2.38 2.01

섬유ㆍ의복 -1.77 -1.00 4.87

가죽ㆍ신발 -0.79 -0.38 6.55

목재ㆍ나무 -1.28 -1.97 2.66

펄프ㆍ종이 -3.63 -1.54 1.51

코크스ㆍ석유 -0.55 -3.52 1.36

화학 -1.59 -2.31 3.44

고무ㆍ플라스틱 -1.86 -3.21 2.30

비금속광물 -1.56 -3.04 3.35

1차금속 -0.72 -3.21 3.32

조립금속 -2.99 -2.94 1.99

컴퓨터ㆍ사무기기 -1.83 -1.24 2.95

일반기계장비 -2.60 -2.99 2.21

전기기계 -2.06 -2.47 1.58

전자관 및 전자부품 -2.05 -2.44 1.10

통신ㆍ음향ㆍ영상 -2.83 -2.36 2.31

정밀기기 -1.97 -3.51 2.06

자동차ㆍ트레일러 -4.24 -2.08 0.67

기타운송장비 -3.63 -1.18 0.21

가구 -1.83 -2.11 4.18

제조업 전체 -2.54 -2.33 2.71

주: 1) (-)는 원화절상, (+)는 원화절하를 의미함

□ 업종별 가격경쟁력이 수출물량에 미치는 영향

분석모형: Rose and Yellen(1989) 등의 축약형모형

L X

* Xi는 산업별 수출물량, REERi는 산업별 실질실효환율지수, Y*는 외국의 소득을 의미

- 분석결과 2000년대 들어

ⅰ) 수출물량에 대한 가격경쟁력의 영향력이 낮아지고

   ㅇ 대부분 산업의 경우 실질실효환율이 수출물량에 미치는 효과를 나 타내는 계수(분석모형의 추정치)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의성이 현 저히 하락

ⅱ) 주력 수출산업을 중심으로 수출물량에 가격경쟁력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시차도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음

수출물량에 대한 실질실효환율의 영향

수출물량에 대한 영향 (값)

수출물량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개월)

1991~96 2000~04 1991~96 2000~04

음식료 2.43*** 0.93*** 0*** 1***

섬유ㆍ의복 0.13 0.16 2 7

가죽ㆍ신발 0.52 0.05 1 8

목재ㆍ나무 0.74 0.58 2 9

펄프ㆍ종이 1.01 0.25** 1 12**

코크스ㆍ석유 0.70 1.02 9 4

화학 1.06*** 0.14 1*** 8

고무ㆍ플라스틱 0.85** 0.28 1** 0

비금속광물 0.61 0.21 2 9

1차금속 1.33*** 0.28* 4*** 6*

조립금속 3.04*** 0.21 0*** 9

컴퓨터ㆍ사무기기 3.54** -0.26* 3** 11*

일반기계장비 0.78** 0.61* 10** 12*

전기기계 1.24* -0.28*** 7* 10***

전자관 및 전자부품 0.83* 0.39*** 3* 7***

통신ㆍ음향ㆍ영상 0.69*** 0.41** 1*** 5**

정밀기기 0.67* 0.22 8* 12

자동차ㆍ트레일러 1.34 0.52** 3 9**

기타운송장비 1.21* -0.22*** 0* 10***

가구 0.52 0.42 6 12

제조업 전체 0.59* 0.30* -

-주: *는 10%, **는 5%, ***는 1%의 유의수준에서 유의함을 의미함

□ 시사점

- 공산품 전체로는 2002년 이후 가격경쟁력이 낮아졌으나, 상당수 업종의 수출은 최근까지 호조 지속

ⅰ) 반도체, 음향ㆍ통신, 기계류, 자동차 등은 기술혁신, 생산성 향상의 영향으로 교역상대국에 비해 상대가격이 낮아 가격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데다 품질경쟁력까지 향상

ⅱ) 철강ㆍ금속, 화학제품 등은 가격경쟁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교역 상대국에 비해 품질경쟁력을 보유

∙ 반면 섬유류, 신발, 고무 등에서의 수출부진은 명목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을 품질경쟁력 등 다른 측면에서 상쇄하지 못한 데 기인

- 이는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이 환율에도 영향을 받지만 경쟁상 대국에 비해 보다 싼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에 크게 좌우됨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임

∙ 이와 함께 가격경쟁력이 수출물량에 미치는 효과도 과거보다 약화되 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환율을 수출증대 차원에서 운용하는 데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

문서에서 환율하락의 영향과 정책과제 (페이지 52-64)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