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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활용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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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을 적용한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활용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은 지역의 역사성과 유적 발생 배경, 해방 후 쌓은 한국현대사의 더께(공간 의 계보학), 기존 근대유적, 보존환경 등 다양하다. 그러므로 이를 토대로 적합한 문화콘텐츠 구 축 및 활용 방안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활용 방안의 핵심은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사회가 공유할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활용의 첫 단계는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전수조사이 다. 큰 틀의 활용과정은 다음과 같다.27)

이러한 활용과정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은 역사 경험을 축적하고 축적된 경험을 다시 시 민의 역사교육으로 순환할 수 있을 것이다.

테사 모리스 스즈키(Tessa Morris Suzuki)는 『우리 안의 과거 - 미디어, 메모리, 히스토리』를 통 해, 역사문화콘텐츠를 일반 시민들이 역사와 만나는 창구로 설정했다. 일반인들은 학자처럼 사 료를 뒤적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해석하고 상상력이라는 필터(소설가의 말, 사진가의 렌즈, 만화가의 그림)로 걸러서 전달한 과거의 표현을 접한다. 그런 점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유 적 관련 역사문화콘텐츠는 역사의 진지함과 만나려는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앞에서 간략히 언급한 국내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활용 방안이라는 큰 틀을 토대로 문화콘텐츠 구축 방안을 제시해보도록 하겠다.

27) 정혜경, 『우리 지역의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활용 - 방안과 사례』, 도서출판 선인, 2017, 55쪽

그림 20. 금마산 고사포 진지 그림 21. 부영공원 지하시설

실태조사(전수) → 연구 → 기초 Map 작성 → 필드워크(워킹투어) → 계획 수립 → 활용 가능 대상 유적 선정 → 문화재 등록제도 활용, 적용할 문화콘텐츠 선정 → 다양한 콘텐 츠 구축 → 시민사회 공유 및 활용

< 국내 아태전쟁유적 문화콘텐츠 활용과정 >

첫 번째, 체계적인 활용방안 수립이다.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없으므로 정책적 차원에서 해야 한 다. 지자체에서 정책을 수립해 장기계획 아래 단계별로 추진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요소는 실 태조사(전수조사), 주민 공감대, 기획과 기록화 단계의 3종 세트이고, 출발점은 전수조사다. 전 수조사는 부평과 같이 구 단위 규모가 실시하기에 가장 적절하다. 현재 국내에서 전수조사를 실 시한 지자체는 찾을 수 없다. 이미 아태전쟁유적 활용의 선도적 역할을 해온 부평구가 전수조사 를 통한 성과를 거두기는 매우 유리하다. 또한 부평문화원의 토굴발굴사업에서 알 수 있듯이 전 수조사를 실시한다면 현재 파악한 아태전쟁유적보다 많은 유적을 찾을 수 있고, 안전성 여부도 판단할 수 있어 주민 안전예방 차원에서도 효과가 있다. 일본에서도 정부가 전수조사에 나선 큰 이유는 안정성 문제 때문이었다.

● 3종 세트 추진 과정 : 실태조사와 학술조사 수행 → 기획 [유적 활용 필요성 인식 및 방안 마련, 예산과 인력 확보방안 마련, 행정운영 방안 마련, 전문인력 확충 방안 마련, 주민의견 수렴] → 중 장기 계획안 수립[관내 유적의 역사적 배경 및 특성 고려, 기존 근대건축물 및 기억기관 등 역사문 화콘텐츠와 연계 가능성 고려] → 기록화 사업 발주[기초 지도(Map) 작성 → 현장 실사를 통한 필 드워크 대상지 선정] → 필드워크 실시[주민 공감대를 높이는 과정, 유적의 활용 방안 도출하는 과정]

No Rush! 이 과정에서 정책추진자가 기억해야할 점이다. 국내 아태전쟁유적 문화콘텐츠 구축은 간단해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토대 3종 세트를 추진하는 과정부터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예산이 있다 해도 수행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진정성으로 똘똘 뭉친 전문인력이 있어도 예산이 없으면 시작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단기간의 가시적 성과를 요 구한다면, 졸속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말아먹는 지름길’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충실하게 토대를 다지는 일이 결국에는 효율성을 가져다준다는 거시적 안목에서 추진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 해서는 먼저, 3대 기본 인식(‘현실성, 지속성, 시민사회와 함께’)이 필요하다.

두 번째, 전문인력의 확충과 적극적 활용이다. 앞에서 제시한 3종 세트는 가장 많은 기간과 예산, 전문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정성을 기울인 이상으로 성과를 가져다주는 보석이기도 하 다. 이 가운데 핵심은 전문인력을 키우고 적극 활용하는 일이다. 초기에는 외부 전문가가 기획이 나 실태조사에 자문은 할 수 있으나 내용을 채우고 추진하는 것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아는 이들이다. 인천시 부평구 소재 인천조병창의 역사에 대한 교양서인 『캠프 마켓』의 저자는 지역 언 론인이다. 현재 인천조병창 역사를 가장 잘 아는 이도 부평역사박물관 학예사와 지역 전문가이 다. 지역 문화원 구성원, 기억기관의 종사자(학예사, 문화해설사 등), 교사나 교수를 적극 활용함 은 물론, 지역 언론인이나 관심을 가진 시민들의 전문성을 강화해 전문인력을 배양해야 한다.

세 번째, 연차별 추진이다. 문화콘텐츠 구축 과정에서 가장 많은 기간이 소요되는 단계는 ‘기록 화’와 ‘장소 콘텐츠 구축’이고, 가장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단계는 ‘장소 콘텐츠 구축’이다. 일단

‘기록화(다큐멘테이션화)’가 완료되면, 예산 사정에 따라 선택적으로 다른 문화콘텐츠 구축 추진 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기록화 단계부터 구축까지 전 단계는 연차별로 추진해야 한다. 그 과정에 서 효율성을 도모할 방법을 고민해보자.

● 토대작업 추진 과정 단계에서 효율적 방법 : 실태조사를 연차별로 진행하면서 1차년도 결과물이 도출된 시점에서 ‘기획부터 기록화 사업 발주 까지’ 과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법

● 기록화 단계와 문화콘텐츠 구축 및 활용을 단계별로 병행 추진하는 방법 1단계 : 기록화 단계 추진, 장소 콘텐츠 구축 추진(기획), 웹과 모바일 콘텐츠 기획 2단계 : 웹 콘텐츠의 시스템 구축, 장소 콘텐츠 구축 공사(시설물 공사)

3단계 : 장소 콘텐츠 구축 완성. 웹 콘텐츠+장소 콘텐츠 연동 활용 가능

네 번째, 콘텐츠별 구축 및 활용 방안이다.

●사진·영상과 출판 콘텐츠 : 앞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역사박물관의 학술조사보고서는 우수 한 성과물이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학술서이다. 그러므로 다 양한 형태의 출판콘텐츠로 가공할 필요가 있다. 필드워크를 위한 가이드북을 포함해 사진집, 구 술집, 에세이집, 논픽션, 회고록이나 자서전, 인포메이션그래픽 등이 해당된다.

사진·영상과 출판 콘텐츠는 다른 콘텐츠로 활용도가 매우 풍부하며 디지털 콘텐츠와 호환도 가 능하다. 사진과 영상 콘텐츠는 물론이고, 출판 콘텐츠의 경우에도 전자책(음성책)으로 전환이 가 능하다.

●장소콘텐츠 : 일반적인 박물관의 형식을 취한다면 많은 예산이 수반되지만 임시 구조물이나 이동식 구조물을 활용하거나 현장성을 그대로 살린 뚜껑 없는 박물관 형태를 택할 수 있다. 임시 구조물이나 이동식 구조물은 파고라나 이동이 가능한 컨테이너 박스, 천막을 이용한 다양한 파빌 리온 방식이다. 현장성을 그대로 살린 뚜껑 없는 박물관 형태는 부평 지하호에 적용해 볼 수 있 다. 공원화한 유적(부평공원과 부영공원 등)은 QR코드를 부착한 표지석이나 임시 구조물(이동식 구조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들 공원에는 미쓰비시제강의 작업 공정을 알 수 있는 모형이나 이동식 구조물 내부에 동영상과 사진을 전시하는 방법만으로도 좋은 장소 콘텐츠로 기능할 수 있 다.

일부 잔존한 미쓰비시 사택의 경우에도 가옥 몇 채 만으로도 마을 공동의 역사기억공간을 만들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경기도 파주에는 ‘평화를 품은 집(https://www.

nestofpeace.com)’이라는 문화공간이 있다.

평화를 품은 집은 한국전쟁 포로수용소와 미군부대가 있었던 파주시 파평면 두포리 마을 뒷산 농 가를 개조한 곳이다. 작은 규모이지만 도서관과 출판사, 전시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 제노사 이드 역사자료관 등이 갖추어져 있다. 지역주민들이 북적이며 음식을 나누고 악기를 배우는 곳, 아이들은 도서관 한 가운데에서 밥상을 펴고 숙제를 하는 평화로운 공간이다. 출판사에서는 주로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 어린이용 그림책을 만든다. 아이들에게 전쟁과 평화를 가르치고 싶었으 나 적당한 그림책이 없어서 직접 출판사를 차렸다고 했다. 시내버스로 가기 어려운 구석진 곳이 지만 현재 전국에서 시민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 웹·모바일 콘텐츠 : 웹·모바일 콘텐츠의 출발은 장소콘텐츠에 만드는 QR코드이다. 적은 예 산으로도 가능한 쌍방향 콘텐츠이다. 한국인들에게 낯선 코카서스 산자락 아르메니아 산 속에 있 는 작은 수도원 설명판에도 부착되어 있다.

그림 22. 평화를 품은 집 내부(2016.11 촬영)

그림 24. 평화를 품은 집 내부

그림 23. 제노사이드 역사자료관

그림 25. 평화를 품은 집 뒷산의 산책길(평화의 길) 안내도

간단한 웹·모바일 콘텐츠로는 문화지도가 있다. 문화지도는 웹·모바일 콘텐츠의 일종이자 아 태전쟁유적 전수조사의 결과물을 가장 대중적으로 시민들이 쉽게 공유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첫 단계로 관광지도 차원의 간단한 단계에서 시작해 웹·모바일 콘텐츠 차원의 문화지도로 업그레 이드할 수 있다. 완성된 상태에서 공개하기보다 조사가 완료된 유적을 담은 간단한 형태의 지도 를 관광지도 형식으로 탑재하는 것에서 출발해 유적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문화지도는 해당 유적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탑재하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그림 14·15와 같은 웹·모바일 콘텐츠 구축이 가능하다. 웹·모바일 콘텐츠는 쌍방향이므로 이용자 가 부평구청 홈페이지나 역사박물관(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내용을 추가할 수 있는 역동성이 장점이다.

그림 26. 웹 콘텐츠 위원회가 구축한 ‘일본 내 조선인 재해재난 개요 및 유골보관 실태표’ 대문

그림 27. 항목이나 지도를 클릭하면 재해재난사고의 내용과 해당 장소의 그림 등 상세 정보를 볼 수 있고, 이용자가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

다섯 번째, 기존의 역사문화시스템(기억기관)과 적극적인 연계 추진이다. 기억기관은 역사박물 관, 사료관, 기념관 등을 의미한다. 기억기관과 연계 방안은 전시콘텐츠와 연계 방안, 프로그램 공동 운영 등이 있다.

먼저 박물관의 전시콘텐츠를 웹·모바일 콘텐츠와 연계하는 방안으로는 QR코드를 이용한 연계 와 아날로그 전시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방안이 있다. 아날로그 전시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방 안은 H-Gis와 인터랙티브미디어가 대표적이다. H-Gis는 아날로그 지도를 디지털화하는 전시 콘텐츠이고, 인터랙티브미디어도 아날로그 사진에 프로젝터를 통해 디지털화하는 전시콘텐츠이 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시콘텐츠이다.28)

프로그램 공동 운영은 아태전쟁유적별로 역사박물관 기획전시를 운영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 다. 기획전시 기간 중에 해당 유적의 필드워크, 대중강좌, 문화공연, 시민참여 프로그램 운영(어 린이용 팝업북29), UCC 공모30), 사람 책 도서관31), 역사보드게임 대회) 등을 접목하면 효과를 높 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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