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뢰와 경제성장의 관계와 기존의 연구결과
가. 신뢰와 경제성장 간의 관계
이제는 신뢰와 경제성장 간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를 살펴 보기로 한다
.
사회적 자본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회적 자 본이 경제성장을 가져오는 또 다른 요인의 하나라는 점을 실증 분석을 통해 밝히고 있다. Fukuyama
(1995)는 신뢰는 경제적 성 과를 결정하는 본질적인 요소라 하였다.
한 나라의 복지나 경제 적 능력은 한 사회가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신뢰수준에 의해 결 정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은 공공재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 어서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데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사 람들도 사회적 자본을 통해 이득을 얻게 된다.
더 나아가 사회 적 자본은 더 많은 구성원들이 사회적 자본에 참여하고 더 많이 이용할수록 개인과 사회의 효용은 더 커지게 되므로 정의 외부 성을 가진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의 특성으로 인해서 사회적 자 본을 축적한 국가는 정보비용,
거래비용의 절감을 통해서 더 나 은 성장을 자져올 수 있다. Whiteley
(2000)은 사람 간 신뢰가 경 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첫 째로는 거래비용 절감을 통한 경제성과의 개선이다.
고신뢰 사 회에서는 저신뢰 사회에 비해 계약의 감독,
집행,
보호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춤으로써 보다 많은 산출을 가져올 수 있다
.
상 호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사람들 간에 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들 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많이 지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들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여도 변호사 없이도 이런 문제를 해 결할 수 있다.
둘째로는 고신뢰 사회에서는 경제 행위자들의 집 단행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용이하다.
고신뢰 사회에서는 신뢰를 통해 집단행동의 문제를 경제행위자 간에 풀 수 있다.
고신뢰 사회에서는 무임승차(free-rider)문제를 해결하기가 용이 하다.
셋째로는 고신뢰 사회에서는 주인-
대리인 문제가 적게 발 생할 수 있다.
이 문제는 고신뢰 사회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기업가가 파트너,
피고용자,
부품공급자의 불법행 위를 감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기업가는 신상품 개 발,
공정 혁신에 쓸 시간을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 한 사용자가 피고용자에게 의존하여 과업을 달성하려는 고용계 약은 감시하기가 어렵다.
따라서Fukuyama
(1995)는 고신뢰 사 회는 고용계약이나 법적 규제에 의존하지 않는다.
기업 내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서로 믿으며,
이것이 기업의 비용을 줄 여준다.
또 다른 측면에서 신뢰는 인간자본,
실물투자를 증대시 킴으로써 간접적으로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고신 뢰 사회에서 교육투자에 대한 수익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신뢰 사회는 덜 리스크 회피적이어서 실물자본이나 인간자본에 대한 투자할 인센티브가 더 커진다.
혁신이나 새로 운 기술의 확산이 고신뢰 사회에서 더 빠르다는 것도 잘 알려 진 사실이다.
반면
,
신뢰가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가설도 최 근 대두되고 있다.
23) 첫째로Olson
은 집단행동과 경제성과의 관계를 반대되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집단행동(collectiveactions)은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개혁과제들을
수행하는 국가의 힘을 제약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
안정 된 사회는 담합을 조장할 위험이 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집 단행동의 조직화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예 컨대 한 국가가 노동시장 개혁을 하려고 할 때 그 사회는 고용 자의 권리는 감소되고 값싼 노동력을 갖는 산업으로 채워지게 되고 노동시간은 확대되고 실업 혜택과 노동자 지원에 대한 사 회적 지출은 노동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감소되어야 할 것이다.
단결력이 강한 사회는 쉽게 국가의 개혁노력에 반대하고 집단 행동을 통해 그러한 개혁 어젠다를 중지시키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할 가능성은 줄어들 게 될 것이다.
다음 절에서 논의하게 되겠지만 한 사회가 특수 한 이익집단으로 기능하는 많은 조직을 가지고 있다면,
경제 효율성이 감소하고,
소득은 그들이 활동하는 이익집단으로 모 이게 되고,
정치활동은 보다 알력을 초래하게 되어 경제성장은 어렵게 된다.
시민연대(civic association)와 대인신뢰의 축적은 상 호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강한 유대관계를 맺는 그룹은 높은 대인 신뢰를 형성하지만,
이것은 경제성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23) Olson(1982), Roth(2009) 등 참조
나. 기존의 연구결과
신뢰와 경제성장 관계를 분석한 기존 연구결과는 대체적으로 사회적 신뢰가 경제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비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
신뢰가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실증분석은Knack and Keefer
(1997), Zak and Knack
(1998) 등에 의해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최근 사 회적 신뢰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 논쟁이 증가하 고 있다.
사회적 신뢰가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 준 대표적인 연구는
Knack and Keefer
(1997)이다.
24) 이 연구는1980
~1981
년과1990
~1993
년 조사를 포함하는29
개 시장경제 국가에 대해Barro
형의 투자 및 성장회귀식 분석결과,
신뢰가 경 제성장에 양의 영향을 준다는 실증결과를 발견하였다.
초기GDP,
초등교육,
중등교육 및 투자가격 수준 및 대인 신용변수등을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
성장회귀식에서는 분석기간이 길어 질수록 신뢰와 경제성장 간의 관계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 다.
또한Zak and Knack
(1998)은 낮은 신뢰가 투자와 경제성장 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실증분석은Knack and Keefer
(1997)의 모델에서 사용된 표본을 확장하여 분석한 것이다. Knack
(2001)은1970
~1992
년 기간의 자료를 이용하여 신뢰가 경 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하였다.
이 분석에서 초기1
인24) Knack and Keefer(1997), La Porta et al.(1999), Whiteley(2000), Zak and Knack(2001), Beugelsdijk et al.(2004)는 사회적 신뢰와 경제성장 간에 양의 관계에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연구결과들이다.
당
GDP,
교육연수,
투자재 가격, GDP
대비 투자비율로 통제하 고 난 이후 사회적 신뢰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 로 유의한 양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실증분석에서 위계적 종교 (hierachical religion)를 도구변수로 사용하여2
단계 최소자승법 (2SLS)을 이용하여 추정하였다. Whiteley
(2002)는 신고전파 성장모 델을 이용하여 신뢰와 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 분 석은1970
~1992
년 기간에1
인당GDP
성장률을 종속변수로 하 여34
개 국가의 횡단면 자료를 이용한 분석으로 신뢰지수 모두 가 경제성장에 양의 영향을 주며,
경제성장에 인간자본의 영향만 큼이나 큰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최근 들어 신뢰와 경제성장 간에 관계에 대한 보다 많은 연 구들이 진행되어 많은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고 이들 연구 들은 그동안의 연구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하였던 방법론을 사용 하여 새로운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
우선Berggren et al.
(2008)의 연구는 신뢰와 경제성장 간 관계의 견고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 도하고 있다.
이들은Zak and Knack
(2001)연구와Beugelsdijik et
al.
(2004)의 연구 표본을 비교하여 분석하고 있다. 1990
~2000
년 기간 중 소표본은39
개부터 시작하여 대표본은63
개로 하여 분 석해 본 결과 소표본의 경우 추정계수의 절대값이 작아지고 유 의성도 낮아진 반면에 대표본의 경우 유의성은 다른 연구와 마 찬가지로 나타나고 있으나 추정계수의 절대값은 떨어지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Roth
(2009)는1980
~2004
년간의129
개의 관찰치를 이용한 고정효과 분석 결과,
신뢰와 경제성장 간 음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낮은 신뢰수준에서 신뢰의 증가는 성장을 증가시키지만
,
초기 신뢰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는 대인 신뢰 수준의 증가는 성장률의 하락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Heliwell
(1996)은1960
~1992
년간의17
개OECD
국가 자료를 이용하여 신뢰와 생산성 간에 음의 관계에 있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는 횡단면 분석을 통해 신뢰-
생산성 간의 음의 관계를 보여준 연구결과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그 동안의 장기간의 평균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에 대한 계량경제 학적인 의문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와 경제성장 간 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추정모형 및 자료
가. 추정모형
신뢰가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다
.
즉 세계가치조사에 포함된 국가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Cross-country
실증분석을 통해 신뢰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
신뢰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결정요인인 모형을 설 정하고,
이 모델을 이용하여 신뢰가 경제성장에 어느 정도의 영 향을 미치는가를 추정하기로 한다. Barro
(1991, 1996)에 따라 그 이후 신뢰와 경제성장 간의 실증분석25)에서 많이 사용되어 온 모형은Durlauf, Johnson and Temple
(2005)에 의해 정리된 다음25) Knack and Keefer(1997), Whiteley(2000), Zak and Knack(2001), Beugelsdijk, et al.(2004), and Berggren, et al.(2008)를 참조
과 같은 모델이다
.
26) 즉,
∆
(1)
여기서
,
∆ 는
1
인당 실질GDP
증가율,
는 초기1
인 당GDP,
는Solow
성장모형에서 제안이 되었던 성장요인 들,
즉 투자,
정부지출,
인적자원 등을 나타내는 변수의 집합이 며,
는Solow
의 원래 이론에서 제기되지 않은 성장요인들 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에는 현재의 연구에서 고려하는 신뢰수 준 또는 이익단체 등이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1
인당 실질GDP
증가율 변수와 신뢰수준 간에는 내생성(endogeneity)이 존 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적절히 통제하기 위한2
단계 최소자승법(2SLS) 등 계량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검증해 볼 필요
가 있다
.
나. 자료
이 연구에서는 신뢰수준의 측정은 세계가치조사 자료에 기초 를 두었다
.
세계가치조사는1981
~2008
년까지1981
~1984
(21개 국), 1989
~1993
(43개국), 1994
~1998
(53개국), 1999
~2004
(70개국), 2005
~2008
(57개국) 등5
차례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한국은 조 사에1982, 1990, 1996, 2001, 2005
년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이 분석에서1981
~1984
년 세계가치조사 결과는 제외하고 분석하26) 본문 중 식(1) 도출과정에 대해서는 Durlauf, Johnson and Temple(2005)을 참조
였다
.
이 웨이브의 조사대상 국가는 다른 웨이브보다는 매우 적고 또 기존의 조사와 시간적으로 긴 시차를 두고 조사되었기 때문이다.
이 분석에서는
64
개 국가182
개 관측치를 가지고 신뢰수준과 경제성장 간의 관계를 실증분석하였다.
이 분석에서1989
년에 서2008
년 기간의 데이터를 신뢰조사가 이루어진 기간별로 평 균한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27) 따라서4
개의 웨이브와64
개 국 가에서 총256
개의 관측치가 추정에 사용되어야 하지만,
현재 의 자료는2
회 이상 조사가 이루어진 국가를 분석대상으로 하 였다.
또한 경제성장률 분석에 사용되는 독립변수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 있어서 이를 제외하면 총182
개의 관측치가 실증분석에 사용되었다.
이것은 소규모 국가의 경우 세계가치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다른 통제변수에서 많은 결측치 가 발견되어 실제 분석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제 경제성장률 추정에 있어서 독립변수로 사용되는 변수의 측정문제를 논의하기로 한다
.
우선
1
인당 실질GDP
증가율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이 연구에 서 사용하고 있는 신뢰변수(TRUST)는 다음과 같이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세계가치조사 데이터는 다섯 차례에 걸쳐 서 전 세계의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행하였다.
국가 별,
시기별로 설문의 구성은 다소 다르지만 사회적 신뢰를 측정27) 이 같은 분석방법론은 이미 Beck and Levine(2004)이 경제성장과 금융 발전 간의 관계를 분석할 때 사용하였던 방법론으로 신뢰분석에서는 Roth(2009)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사용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