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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적 생략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54-57)

앞 절에서는 생략의 유형을 문맥에 의존하는 경우 즉, 문장 단계에서의 생략을 고찰해 보았다. 이 절에서는 선행하는 문맥 속에 반복되는 항목이 없는 경우로 문 맥의존 생략과는 달리 동일성조건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적 생략을 고찰하고 자 한다. 이러한 유형의 생략은 생략된 요소의 복원이 선행하는 문맥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특수 상황이라는 비언어적, 상황적 문맥을 통하여 가능한 형태이다.

이와 같이 사회적 상황으로 복원이 가능한 상황적 생략은 담화문이나 광고문, 표 지어 등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4.2.1 담화문에서의 생략

담화문의 경우는 생략현상이 문장의 첫머리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며, 격식적인 언어사용에서보다 비격식적인 언어활동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이때 생략 되는 요소들은 주어 또는 동사를 포함한 문두의 요소들이 대부분이다.

(127) a. You keep quiet.

b. ∅ keep quiet.

(127)은 명령문으로서 비반복 생략요소인 주어 ‘You’가 표층구조상에서 생략되어 있다. 명령문은 목전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요구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명령을 받고 행동을 하는 주체는 너무나 명백해지므로 명령문이 사용 되는 사회적 상황으로 보면, 심층구조상의 주어 ‘You’는 표층구조상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그것의 의미를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주어 ‘You’는 비반복 요소이지만 생략되어 있고, 이것을 동일성 조건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일반적으로 친숙한 사람끼리의 의사소통에 있어 그 표현이 격식적에서 비격식적

인 형태로 변해 버리기 때문에 언어표현 과정에서도 두 대화자간의 신분이나 지위 에 관계없이 주어진 환경에 따라 표현 방법이 다르게 된다.

(128) a. ∅ Told you so.

b. ∅ Want some?

생략된 ‘I’와 ‘Do you’는 문장 속에 반복 사용되는 동일 요소가 있어서 ‘언어내적 맥락’에 의해 생략된 것이 아니라 이 말들이 생략되어도 어색함이 없는 사회적인 특수한 상황 즉, 친숙한 분위기의 사회적 상황이라는 ‘언어외적 맥락’에 의한 것이 다.

이외에도 대화상의 인습으로 인하여 생략이 일어난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앞서 생 략의 발생동기 중에 인습과 빈번한 사용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4.2.2 광고문, 표지어, 호칭 등에서의 생략

(129) a. Do not pass other cars.

b. Do not pass ∅.

(129b)는 고속도로나 차도상의 표지판으로 이와 같은 경우에 ‘other cars’가 생략 된 것은 (129b)의 표지문이 동일한 의미로 통용될 수 있는 고속도로나 차도라는 사 회적 특수상황 하에서 의미 전달상 생략되어도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기 때문 이다.

(130) a. Mix well this medicine before using it.

b. Mix well ∅ before using ∅.

(130b)는 약병에서 볼 수 있는 표지문으로 상표가 붙은 병 자체에서 지시대상이

‘this medicine’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며 생략되어도 의미상의 혼란을 초래하 지 않으므로 상황 속에서 추출할 수 있는 지시대상이다.

(131) Can John have an ice-cream, Daddy?

(131)에서 ‘Daddy’는 호칭으로 사용된 용어이다. 이 경우, ‘Daddy’대신에 ‘I am calling you daddy’를 사용한다면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담화문이나 광고문, 표지어, 호칭 등 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상황적 생략은 ‘언어외적 맥락’에 의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생략된 요소의 복원은 문맥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 표현이 통용될 수 있는 사회적 상황을 통하여 가능한 경우의 생략의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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