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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농업과학기술

문서에서 북 한 농 업 동 향 (페이지 79-84)

허성기 ・ 노태환 ・ 정진교(국립식량과학원)

1 병해충과 잡초에 의한 일반적인 식량작물 감수 예상

북한에서 병해충에 의한 식량작물 생산량 손실에 대한 자료는 거의 보고된 적이 없다. 따 라서 북한의 작물 피해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추세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식량작물 재배에서 방제를 전혀 하지 않으면 병해충 및 잡초에 의한 생산량 손실은 70%

까지 이른다고 보고되고 있다1). 그 중 잡초에 의한 손실은 34% 정도로 예상되고 동물과 곤 충에 의한 피해는 23% 그리고 병원균에 의한 피해는 18% 정도로 예상한다.

농약 등에 의한 방제 효과는, 잡초의 경우 74%로 가장 효율이 좋고 병원균 방제 효과는 32% 그리고 동물과 해충에 의한 방제 효과는 39% 정도로 예상한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경우는 다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경우 방제 효과는 5% 정도로서 그 효과는 매우 낮다(그림 1).

그림 1 병해충 및 잡초에 의한 삭량작물 감소 및 방제 효과 (Oerke C. 2006)

1) Oerke. C. 2006. Centry review Crop losses to pests. J. Agri. Science 144:31-43

2 북한에서 가장 문제되는 식량작물 병해충

북한이 겪고 있는 병해충의 정확한 정보는 구하기 어렵다. 북한의 병해충 백과사전과 관 련 논문 등을 참조하면 최근 북한에서 문제되는 작물 병해충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표 1>에 개략적으로 소개하였다. 북한의 작물 병해충에서 가장 피해가 클 우려가 높은 것 으로 멸강나방을 들 수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최근 봄철 고온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병해충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남부나 동남아시아에서 기류를 타고 날아오는 비래 해충들에 의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 최근 몇 년 사이 남한에서도 5월부터 멸강나방 비래 해충에 대한 예찰을 철저히 하고 있다. 북한에서도 올해 7월 멸강나방 대발생 지역 곳곳에 병 예찰예보 체계를 철저히 하고, 이미 발생한 지역에 살충제를 집중 분무하여 방제를 철저히 할 것을 지도한 바 있다2).

- 멸강나방은 중국에서 비래하여 국내로 유입되는 해충인데, 보통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 까지 대량 비래하는 경향이 있으며 6월 말부터 7월중에 유충에 의한 피해가 최대에 달 한다.

- 멸강나방은 벼, 보리, 밀 옥수수, 조, 수수, 귀리 등 모든 벼과식물에 큰 피해를 입히 며, 먹이가 없으면 콩과식물도 공격한다. 이 해충은 잎, 줄기, 이삭까지 완전히 먹어치 우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식물은 며칠 내에 뿌리 근처의 줄기만 앙상하게 남게 되는 피해를 입게 된다.

- 남한의 멸강나방 농약은 잘 개발되어 있으며 효과도 좋다. 그러나 화학농약 확보에 어 려움이 많은 북한에서는 식물 농약이나 미생물 농약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방제를 하고 있다. 평안남도의 경우 ‘쑥우림액’과 ‘감자순착즙액’ 등 생물 농약을 대용농약으로 사용 하고 있다.

2) 병해충피해막이 대책을 빈틈없이. 2019. 노동신문(7월13일)

표 1 북한의 주요 식량작물 병해충 목록

작물 주요 병 주요 해충

도열병(벼열병)*, 목도열병, 깨씨무늬병(벼깨알잎 마름병),

잎집무늬마름병벼무늬마름병), 이삭누룩병, 이삭 마름병, 세균벼알마름병,

흰잎마름병

벼멸구(밤색깡충이), 흰등멸구(흰등깡충이),

벼물바구미(벼물코끼리벌레), 혹명나방(벼잎말이벌레), 벼잎물가파리(벼잎파리), 이화명나방(벼대벌레), 벼잎벌 레(벼돼지벌레)

옥수수

깜부기병(강냉이가루깜부기병),녹병(강냉이녹병), 잎집무늬마름병(강냉이무늬바름병), 그을음무늬 병(강냉이매문병)

조명나방(강냉이대벌레), 멸강나방(늦벌레)

바이러스병, 불마름병, 들불병,

점무늬병, 검은뿌리썩음병(콩뿌리썩음병), 콩자주 무늬병(콩보라색얼룩병)

진딧물류, 바구미류, 콩줄기굴파리(콩줄기파리), 씨고자 리파리(종자파리), 노린재류

감자 역병, 겹둥근무늬병, 바이러스병 등

큰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감자큰28점무당벌레), 참검정 풍뎅이(검은풍덩이),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감자28점무 당벌레), 누런방아벌레(쇠줄벌레)

맥류 붉은곰팡이병, 줄무늬병, 깜부기병(밀보리가루깜 부기병)

노란다리긴가슴잎벌레(추정)(밀돼지벌레), 거세미나방(밀 밤나미), 보리수염진딧물(밀진딧물)등

주: 남한의 이름 뒤에 다르게 사용하는 북한의 이름을 괄호로 표기하였음.

그림 2 멸강나방 비래해충 발생지역 그림 3 멸강나방 애벌레에 의한 피해

3 북한의 생물 농약

화학농약 원료 조달이 부족한 북한에서는 원료 공급과 생산이 비교적 용이한 생물농약을 적극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생물농약이란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생산한 농약이 아닌 식물 성 농약, 미생물 농약, 천적 등을 말한다. 북한의 인민군 산하 농약 연구소인 ‘평양생물기술 연구원’은 작물 병해충 방지를 위한 생물 농약을 연구・개발하여 생산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과학원 산하 ‘고려생물약센터’에서는 식물성 농약인 ‘명록’ 등을 개발하여 널리 보 급하고 있다.

북한의 생물학 논문을 보면3) ‘명록 1호’는 생당쑥의 쿠마린과 탄닌을 주 성분으로 하고 여기에 여러 가지 보조제를 배합하여 만든 식물성 농약으로 ‘오이진딧물’, ‘배추청벌레’, ‘사 과붉은진드기’ 및 ‘벼잎말이벌레’를 90% 이상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멸 강나방 애벌레 방제에 사용되었던 ‘감자순착즙액’의 경우 산림해충인 송충이 등의 구제에도 효과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4). 생물학지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감자순착즙액은 싹이 난 감 자를 압착하여 즙을 내고 디젤유와 계면활성제를 혼합하여 제조하였으며 소나무의 송충이 외에 감나무 ‘흰털벌레’, ‘굼벵이’ 등의 방제에 99% 정도의 높은 방제효과를 보았다고 보고 하고 있다.

한편, 북한에서는 천적을 이용한 해충 방제 연구도 활발하다. 식물학 연구소가 연구・개발 한 ’붉은눈알기생벌‘은 조명나방(강냉이대벌레)에 대한 살충성이 75% 정도 되며, 1990년대 후반 이후 전국적으로 보급되어 사용되고 있다.

2015년에 농업과학원 식물보호학 연구소에서는 ‘강냉이대벌레(남한의 옥수수 조명나방)’에 의한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천적인 ‘붉은눈알기생벌(Trichogramma sp., 남한의 쌀좀알 벌과 같은 속)’을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 출원 및 등록을 하였고5), BT세균(Bacillus thuringiensis)을 분리하고 유전자를 이용한 저항성 형질전환 식물체도 개발한 바 있다6).

1997년에 건설된 ’애국복합미생물 쎈터‘에서는 무독성 미생물농약 ’아베르멕틴‘을 개발하 여 보급하고 있다. 아베르멕틴(Avermectin)이란 물질을 생성하는 토양방선균(Streptomyces sp.)을 찾아7) 인체에는 전혀 독성이 없고 과일 채소 등 모든 농작물에 안전한 해충 방제재 로 사리원 미곡협동농장, 재령 삼지강 협동농장, 고산 과수농장 등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으 며 수출도 하고 있다고 보도되기도 하였다.

3) 주요 농작물해충에 대한 식물성농약 <명록1호>의 살충효과. 2016. 생물학 유선옥, 허인철, 김인철 4) 감자순착즙액의 제조방법과 산림의 주요 해충구제효과에 대한 연구. 2010. 생물학 윤혜숙

5) 조선붉은눈알기생벌 종자벌생산방법. 2014(출원), 2015(등록) 농업과학원 식물보호학연구소. 리제옥, 곽해인, 변영철, 최현준,

6) 대벌레저항성 강냉이계통 412-Bt의 형태생물학적 특성과 조합력 평가에 대한 연구. 2016. 생물학 리금혁 7) 방선균 Streptomyces avermitilis subsp. 의 아베르멕틴 생합성에 미치는 몇가지 영향. 2018. 생물학 리성산, 한

태성

4 북한의 병해충 예찰기술개발 및 남북협력 가능성

북한 노동신문은 농업연구원 식물보호학 연구소에서 기상수문국 과학자들과 함께 기상병 해충 예보체계를 수립하였다고 보도하였다8). 이를 통해 주요 병해충과 우발적인 병해충의 발생과 발육상태 예보 자료를 컴퓨터망을 통하여 보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고 하였 다. 병해충은 기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기상변화에 따른 병해충의 생태 변화를 연 구하면 병해충의 밀도 변화를 예측할 수 있고 방제효과도 높일 수 있다. 현재 보도된 바로 는 ‘벼대벌레(이화명충)’와 ‘늦벌레(멸강나방)’에만 국한되어 있으나, 북한에서 이러한 병해충 예찰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인지하여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남북 협력에 긍정적 요소 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에서 2013년부터 NCPMS(국가 농작물 병해충 관리시스템) 운영을 통해 병해충의 예찰, 예측, 진단 및 관리 정보를 농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농민들의 핸 드폰을 연계하여 병해충 경보 등을 직접 제공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중국과 협약을 맺 고 기류를 타고 이동 가능한 병해충들을 꾸준히 예찰하고 있다. 남한의 비래 병해충에 대한 정보는 남북 협력을 통하여 북한과 공유할 수 있다. 이 협력이 성사되면 북한도 식량작물 병해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구하여 조기에 방제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8) 병해충 예보의 정보화, 과학화수준을 높여. 2019. 노동신문(8월18일)

북한의 대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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