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는 환경세와 더불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표적인 경제유 인수단이다. 배출권거래제는 직접규제 방식과 달리 각 기업에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이하 배출권)를 부여하고 기업들은 시장원리에 따라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배출권 거래를 통해 이 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저감하려는 유인이 생긴다. 또한 정 부는 비용 효율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기업의 한계저감비용에 대 한 정보를 얻을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배출권에 대한 수요와 정부가 정한 총할당한 배출권(공급)과 총수요에 의해 배출권 가격이 정해지고, 시장원리 에 의해 형성된 배출권 가격을 토대로 기업은 자신의 한계저감비용에 따라 배출권을 매입하거나 매도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3) 예컨대 상대적으로 한계저감비용이 작은 기업은 배출권을 매도하려고 할 것이며, 한계저감비용 이 큰 기업은 배출권을 매입하려고 할 것이다. 배출권시장이 완전경쟁시장 이라면 배출권 가격은 각 기업의 한계저감비용과 동일한 값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정부는 비용 효율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4)
한편 배출권거래제는 목표관리제에 비해 오염저감기술을 개발하거나 사 용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목표관리제하에서 기 업의 온실가스 허용배출량이 [그림 Ⅱ-3]에 제시된 로 결정되었다고 가정 하자. 또한 이 기업이 오염저감기술 개발로 인해 한계저감비용이 A에서 B 로 하향 이동하였다고 가정하자. 이때, 오염저감기술 개발로 인해 기업은 [그림 Ⅱ-3]의 △abc만큼 오염저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목표
3) 배출권에 대한 수요 곡선은 배출권 시장의 모든 기업들의 한계저감비용 곡선의 수평적 합을 의미하며, 정부가 정한 총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과 수요 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배 출권 가격이 결정된다.
4) 배출권거래제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모형은 Titenberg(1984)에 의해 소개되었다. Titenberg (1984)의 이론적 모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Hanley et al.(2007, pp. 144-148)을 참고하 기 바란다.
관리제하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가적으로 감축하여 수준 이하로 온 실가스를 배출할 유인이 없다. 반면 배출권거래제하에서는 배출권 거래를 통해 추가적인 이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수준 이하로 배출할 유인이 존재한다. 즉, 동일한 배출권 가격이 주어졌을 때 기업은 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이런 경우, 오염저감기술 개발로 인한 기업 의 비용절감효과는 직접규제 제도의 경우보다 △acd만큼 더 크게 나타난다 (Field & Field, 2002, pp. 268-270). 다시 말해, 친환경 온실가스 저감기술을 사용하거나 개발할 경우에 비용이 발생하지만, 배출권거래제하에서는 배출 권의 거래를 통한 이익이 비용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목표관 리제 보다 배출권거래제하에서 기업들은 오염저감기술을 사용하거나 개발할 유인을 가진다(Hanley et al., 2007, pp. 162-164; Milliman & Prince, 1989;
Jung et al., 1996).
하지만 새롭게 개발된 오염저감기술에 대해 다른 기업들의 무임승차(free ride)가 가능할 경우에는 배출권 거래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기업들로 하여금 새로운 오염저감기술 개발의 인센티브를 저하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Hanley et al., 2007, pp. 162-164; Requate & Unold, 2003).
또한 배출권거래제는 사회적으로 비용 효율적인 경제유인수단이지만 시 장원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배출권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닌 경우, 즉 시장이 독과점이거나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배출권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배출권거래제의 실효성이 저하될 수 있다(Hanley et al., 2007, pp. 151-153).
b a
d
c
배출량(톤) 금액(₩)
한계저감비용 A
한계저감비용 B
P
[그림 Ⅱ-3] 오염저감기술 개발 등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자료: Field & Field(2002) Figure 13-4, p. 269.
나. 제도 특징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정부는 2012년에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시행하였고, 같은 해에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후,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 제를 시행하였다. 목표관리제와 달리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기능을 이용한다. 정부는 일정기간 동안에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 총배출허용량을 정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들에게 허용 가능한 온실 가스 배출량을 할당하게 된다. 이때, 기업들마다 허용 배출량과 실제 배출량 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정부는 배출권 거래시장을 만들어 허용 배출량이 실제 배출량보다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허용 배출량, 즉 배출 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의 특징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배출권거래제의 적용대상 기업은 목표관리제 적용대상 기업 중 최근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을 기준으로 연평균 총량이 각각 125ktCO2eq 이상인 기업이거나 25ktCO2eq 이상인 사업장을 가진 기업으로 규정한다(<표 Ⅱ-3> 참조). 이는 목표관리 제의 적용대상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상인 기업들에게 한 정하여 배출권거래제가 운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뿐만 아니라 배출권거 래제의 적용대상 기업의 기준을 만족하지 않지만 기업이 자발적으로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기를 원할 경우에도 이를 허용해주고 있다. 이때, 배출권거 래제의 적용대상 기업으로 지정된 경우에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앞서 살펴본 목표관리제 적용대상 기업 수를 살펴보면, 대 부분의 목표관리제 적용대상 기업이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구분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
2015.1.1. 부터
업체 125
사업장 25
자료: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
<표 Ⅱ-3> 배출권거래제의 적용대상 업체 지정기준
(단위: ktCO2eq)
배출권거래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어떻게 기업들에 게 할당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정부는 계획기간마다 온실가스 배출 기업이 할당받을 온실가스 총배출권을 규정하고 계획기간 내에 각 연도별로 배출권을 할당한다. 여기서 계획기간은 현재 제1차, 제2차, 제3차 계획기간 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는 각각 2015~2017년, 2018~2020년, 2021~2025년 을 의미한다(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 배 출권 할당방법은 크게 무상할당과 유상할당으로 구분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배출권거래제 도입 초기에는 국내 산업의 국제 경쟁력 등을 감안하여 배출 권의 100%를 무상할당으로 공급하되, 제2차 및 제3차 계획기간에는 유상할 당의 비율을 증가시키도록 계획되어 있다(<표 Ⅱ-4> 참조). 하지만 제3차 계획기간의 유상할당 비율조차 10%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산업경 쟁력 확보를 위해 무역집약도와 생산비용발생도(또는 탄소 집약도)에 따른
탄소누출 업종을 선정하고 이 업종에 대해서는 배출권을 100% 무상으로 할
의해 결정된다.6)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각자의 온실가스 감축비용을 고려하여 온실가스 감축량을 결정하고 거래소에서 배출권을 거래한다. 기업 들은 할당받은 배출권을 이월하거나 이행 연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한 도 내에서 배출권을 차입할 수 있다.7) 또한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통해 이행연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외국에서 시행된 온실가스 감축사업 의 경우에는 5%) 한도 내에서 배출권을 획득하여 배출권 거래소를 통해 거 래를 할 수 있다.8)
이행 연도 종료 후 할당대상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 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때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배출권을 작게 제출할 경우 에는 정부가 그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이산화탄소 1톤당 10만원의 범위 안 에서 해당 이행 연도 배출권 평균 가격의 3배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제33조).
다. 제도 현황
환경부 보도자료(2014a, p. 7)에 따르면 현재 배출권거래제는 5개 부문 즉, 전환(발전·에너지), 산업, 건물, 수송, 폐기물에 속한 23개 업종에 대해 시행되고 있다. 배출권 할당대상 기업들은 최근 3년간 업체 전체적으로 연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12만 5,000톤 이상이거나 보유한 사업장의 배출량 이 2만 5,000톤 이상인 곳이다. 해당 기업들은 총 526개로 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의 약 66%를 차지한다(환경부 보도자료, 2014a, p.
6) 온실가스 과거 배출실적을 토대로 배출권을 할당하는 방식을 소위 그랜드파더링 (grandfathering)이라고 부른다. 정부는 배출권 할당량을 결정할 때 조기감축 행동으로 인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할당된 배출권 수량의 일정 비율(예: 2.5%)만큼 조기감축실 적으로 인정한다. 또한 상쇄배출권이란 외부사업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배출 권으로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제29조).
7) 이행 연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할당대상 기업이 환경부에 제출해야 하는 배출권을 의미한 다. 할당대상 기업은 이행 연도 종료일부터 6개월 이내에 주무관청으로부터 인증 받은 실제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주무관청에 제출해야 한다(「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제27조).
8)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통해 획득한 배출권을 상쇄배출권이라고 부른다.
2). 업종별로 할당대상 기업 수를 살펴보면, 석유화학 업종이 84개(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