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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해와 의사소통능력과의 관계

외국어를 배우는 목적은 그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과 그 나라 사람들 의 생활과 사상, 문학 등 문화내용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이때 의사소통능력과 문화내용의 이해는 따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온전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목표어의 문화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Shanahan(1998: 454)은 문화와 언어는 서로 상호작용을 함으로 원활한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1)

the intimate, fundamental relationship between language and culture would suggest that there is a reciprocal relationship between the affective side of language and the cultures which emerge out of language.

이처럼 언어를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사회 문화적 배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 진 존재로 인식하게 됨에 따라 언어 능력에 대한 개념은 달라지게 된다. 언어 에 대한 문법적인 지식을 중요시하는 종래의 언어 능력의 개념에서 확대된 개 념이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ve competence)으로 Hymes(1979: 19-24)는 이것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 Whether (and to what degree) something is formally possible;

(2) Whether (and to what degree) something feasible in virtue of the meaning of implementation available;

(3) Whether (and to what degree) something is appropriate (adequate, happy, successful) in relation to a context in which it is used and evaluated;

(4) Whether (and to what degree) something is in fact done, actually performed, and what is doing entails;

이처럼 Hymes가 제시한 의사소통능력은 문장의 내적인 체계에 대한 문법 지식뿐 아니라 언어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회 문화적 배경까 지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능력을 말한다.

인간은 문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배우고, 그 사람의 행동도 의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이미 학습된 것이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 문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의사소통 하는 방법, 언어패턴 유형, 비언어적 행위 들은 모두 문화적으로 결정된다. 문화가 다르면 의사소통 자체도 달라질 수 있 다. 결국 문화 이해는 좀 더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게 해 준다고 할 수 있다.

1) Shanahan, D. Culture, Culture and culture in foreign language teaching. Foreign Language Annals, (1998, p.454).

2.3.2 영․미 의사소통 관습 비교

영어와 한국어에 나타난 표현 방식의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일상의 대화

한국인들은 보통 거리에서 친구나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 “어디가세요?”

라는 질문을 한다. 한국인들이 이 질문을 할 때에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형식적으로 하는 일종의 인사말이다. 이 질 문은 상대방의 목적지를 묻거나 정확한 대답을 기대하는 질문이 아니다. 따라 서 대부분의 경우 이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정확하게 행선지를 밝힐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인에게 “Where are you going?”이라 한다면, 미국인 들은 자신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인의 경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남의 사생활에 많이 관여하는 경향이 있다. 하 지만 이는 종종 미국인들에게 큰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2) Yes와 No의 대답

우리는 상대방의 질문에 대하여 “yes, no”를 쓰지만 미국인의 경우는 상대 방의 질문보다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yes, no”를 선택한다.

<영어> <한국어>

A: Don't like pizza? A: 피자 좋아하지 않으세요?

B: No. B: 네. 안 좋아해요.

A: Don't like pizza? A: 피자 좋아하지 않으세요?

B: Yes. B: 아니오. 좋아해요.

영어의 yes/no는 대답하는 사람의 의견에 따라 결정되고, 한국어의 예/아니 오는 물어본 사람의 말에 대해 결정된다.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서 대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표현의 차 이는 미국인은 대체로 화자(말하는 사람) 위주의 사고방식이고 한국인은 상대 방(듣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국어와 영어가 서로 다르게 표현된다.

(3) 의복에 관한 차이

영어의 wear은 옷, 모자, 신발 등의 여러 종류의 물건들을 인간의 신체에 걸친다는 뜻이다. 한국어의 경우에는 어떤 물건을 어떤 부위에 착용하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 모자나 안경의 경우는 쓰다, 옷의 경우에는 입다, 신발과 양말의 경우에는 신다, 반지나 장갑의 경우에는 끼다 등으로 표 현이 다양하다.

(4) 시각문화와 청각문화

한국문화는 귀의 문화이고, 미국문화는 눈의 문화이다. 청각을 중시하는 한 국 언어는 정감이 있고, 시각이 발달한 미국문화는 논리가 있다. 그래서 청각 을 중시하는 한국문화에서는 “I know(알겠습니다)”라고 할 것이고, 시각을 중 시한 미국문화에서는 “I see”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표현방식이 달라 지는 것은 문화권에 따라 사고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간섭받기를 싫어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한다. 이에 반해 한 국인들은 집단주의를 우선으로 생각하여 자신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전체에 의 존하는 경향이 짙다.2) 결과적으로 우리는 개인보다는 집단 내에서의 인간관계 가 중시되며 집단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신성철, 박의제,

2) 박종호(1989), 한국인과 미국인의 의사소통 차이 : 언어와 문화를 중심으로, 현대언 어학회, 제6호, p. 204

1989: 158).

위에서 살펴본 영․미간의 언어표현은 두 국민의 의식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개인은 가족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원에 불과한데 반하여 미국에서는 가족 개념보다는 개인의 개념이 뚜렷이 부각되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인들은 I, me, my와 같은 표현을 즐겨 쓰는데는, 그들의 강한 주 체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자기와 다른 사람을 구별하는 이분법적인 성향을 잘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종종 영어로 말할 경우 우리의 언어에 따라 영어단어를 찾으려 한 다. 예를 들면 “그 사람 왔어요?”를 “Is he here?”라는 표현을 하기보다

“come”이라는 동사를 사용하려 하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school로 시작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Good bye”다. 공공기관이나 회사를 찾아온 손님을 기 다리게 할 때는 “Wait a minute”이 아니라 “I'll be right with you”를 써야 하는 것은 문법을 넘어선 문화에서 오는 문제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언어사용에서 언어문화의 틀로 지속되고 있는 관습 은 한 사회 공동체의 생활태도, 행동방식, 습관 등의 일상 생활 양식과 그들의 가치관, 사고 방식, 신념 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외국어 교 육에서 문화 이해를 배제한 언어 지도란 있을 수가 없다. 어떤 언어이든 한 사회에서 공용되는 언어에는 그 공동체 구성원의 사고 방식, 생활 양식, 신념, 가치관 등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언어의 문법적 구조를 잘 알고 있거나 단어 를 많이 외우고 있다 하여 그 문화권의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이룰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외국어 이해와 적절한 외국어를 구사하려면 목표어의 사회 관습적인 의미를 모르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외국어 이해 및 의 사소통은 불가능하다.

많은 미국인들은 구두에 의한 의사소통(verbal communication)이 특히 고용 주와 고용인,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는 비구두적 의사소통(nonverbal commu- nication) 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들은 언어적 의사전달이 비언어적 의 사전달보다 더 명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 과 감정을 앞서서 추측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자 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말로 나타내야 하는 것을 본인의 책임이라고 여긴다.

지금까지 영․미 양 문화의 의식구조의 차이와 생활양식 및 관습의 차이를 비교하여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다음에는 의사소통 양식 에 있어서 언어적인 의사소통 양식과 더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구두 언어 를 살펴보고자 한다.

(5) 비구두 언어(Nonverbal Language)의 비교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말로써 이루어지는 언어적 행위뿐만 아니 라 말이 아닌 비구두 언어 상호 행위(nonverbal interaction)로 이루어지는 부 분이 크다. 비구두 언어 의사 소통이란 말에 의한 의사전달 방식이 아닌 몸짓, 얼굴 표정, 눈의 움직임이나 눈썹 치켜올리기, 어깨를 으쓱하기, 오므린 입, 몸 자세의 변화 등 동작론(kinesics) 영역을 비롯해서 음질의 변화나 웃음, 미소, 하품, 투덜거리기 등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말이 아닌 준언어(paralanguage) 를 포함하여 피부 접촉, 피부 빛깔 및 민감도, 심지어는 의복 및 화장 등에 이 르기까지 말이 아닌 인간의 모든 의사 전달 방식을 말한다(조윤숙, 1998: 35).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감정을 솔직히 나타내지 않는 반면, 미국인들은 정 직하고 풍부하게 나타낸다. 즉 한국인들은 유교의 영향으로 희로애락을 잘 표 현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교육받아 왔기 때문에 대화할 때 무표정하며 감정

을 억제하려 한다. 반면 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풍부 한 감정을 나타낸다.

그러면 의사소통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와 같은 비구두 언어가 문화 가 다른 국민에 의해 서로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지에 대해 body language, paralanguage의 예를 통해 살펴보겠다.

(5.1) Body Language

신체 언어란 의미가 있는 신체의 모든 움직임을 말하며 이를 연구하는 학문 이 Kinesics이다. 여기에는 얼굴 표정, 눈, 머리, 어깨의 움직임, 손동작, 자세 등이 포함되는데 이러한 몸 동작이 나타내는 의사 전달적 의미 역시 문화권마 다 다르다.

예를 들면 우리나 미국 그리고 유럽인들에게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예”

를 의미한다. 그러나 에스키모인의 동작 체계에서 고개를 끄덕임은 “아니오”

를 의미하고, 옆으로의 흔들림은 “예”를 의미한다. 일본의 아이누족의 “예” 표

를 의미하고, 옆으로의 흔들림은 “예”를 의미한다. 일본의 아이누족의 “예” 표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