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서전 쓰기 단계 제안

본 연구의 마지막에서는 균형 있는 디지털 자서전 쓰기를 위한 3단계 과정 을 제안한다.

1단계는 글쓰기 전 단계(pre-writing)로 나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는 중요 하고 핵심적인 과정이다. 미해결된 갈등의 기억을 주제로 평가, 종합하는 인생회 고 단계이다. 인생회고를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미해결된 갈등으로 먼저 회귀하 게 된다. 그 지점은 인생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이뤄야 하는 과거와 현재의 자아 가 만나는 지점이자 이후 의지적으로 기억코자 하는 기억의 중심이다. 또한 글감 을 준비하고, 관련 자료를 모아보는 단계이다. 인생회고는 전인생을 다뤄야 하므 로 정확한 기억에 도움이 될 자료를 수집하고 분류, 배치, 저장하는 과정을 거치 게 될 것이다.

수집된 자료가 유의미한지 분석하는 과정에서 미해결된 갈등을 일으킨 사건 에 대한 기억과 경험, 당시 상황과 주변 인물에 대해 보다 자세히 기억할 수 있 게 될 것이다. 이때 기억은 개인적인 것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정신생리학 적, 사회문화적, 역사적 맥락 등이 포함된 역동적인 과정이므로 사회문화적 사건, 역사적 사건도 함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연대표를 활용하여 중요 사건 위주로 정리하거나, 자서전 쓰기를 도와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자료를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환경을 이용하여 온라인 자료를 활용, 수집 정리하는 것도 뒤의 글쓰기 작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림 11> 디지털 자서전 쓰기 단계

2단계(during writing)에서는 본격적인 글쓰기를 통해 앞 단계에서 종합 정 리한 인생의 의미를 자서전 플롯으로 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플롯에 맞춰 원형 스토리를 먼저 구성해 본다. 이 단계에서의 플롯 구성은 1단계보다 좀 더 구체적 으로 사건을 전후 관계를 살펴 재구성하여 내적구조를 만드는 단계이다. 이 과정 에서도 1단계에서 시작된 인성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2단계와 3단계 사이를 본고에서는 2.5단계라고 칭하고자 한다. 이 단계는 전통적 자서전 쓰기 단계와 크게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디지털 자서전 형태나 어떤 매체를 쓸 것인지 기획하고, 필요한 자료를 수집, 재정리하도록 한다. 이 때 이야기의 형태는 디지털 자서전의 형태에 따라 서 분량, 서술방식,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글쓰기는 구조적인 글쓰기 방식을 이용하여 저장, 복사 등을 이용하여 수정과 편집을 쉽게 할 수 있 다. 이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까지 어떤 활동이 필요한 지 <그림 12>에서 좀 더 살펴본다.

<그림 12> 자서전의 형태 선택

2.5에 이어 마지막 단계는 이야기를 디지털로 표현하는 것이다. 디지털 환경과 매체를 통한 자신이 발견한 인생의 의미를 원하는 대로 표현하고자 디지털 자서 전 결과물을 제작하는 단계이다. 자서전 형태를 선택, 결정한 뒤에는 가지고 있 는 원천 소스를 확인해서 추가 작업을 하거나 편집을 해야 한다.

2, 3단계의 플롯과 결과물은 1단계에서 나온 주제와 내용에 따라 한 가지 이 상으로 구성이 가능하다. 이 단계는 앞으로 매체 변화와 기술변화에 따라 함께 변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1, 2단계는 그 원리를 지켜야만 디지털 자서전의 역할 과 의의를 살릴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자서전의 확장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하나의 매체를 여러 매체의 유형으로 쓰는 OSMU(One source multi-use)를 이용하여 여러 형태의 디지털 자서전을 기획, 구상할 수 있다. 또 한 디지털 매체와 창작 아이디어가 결합되어 복합예술의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내 인생은 의미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기존의 자 서전 쓰기에서는 어렵고 부담을 주는 것이었다면 3단계로 구성된 디지털 자서전 쓰기의 과정은 보다 쉽고, 즐겁고, 창의적인 여정이 될 수 있으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