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논의 및 결론
1. 논의
연구문제에 따른 논의로 들어가기에 앞서, 본 연구의 기술통계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점복 추구 경험이 상담 추구 경험에 비하여 더 높았지만(표 Ⅳ-2 참 조), 앞으로의 추구 의향은 상담이 점복에 비하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Ⅳ-3 참조). 이 결과는 아직까지는 점복 추구가 상담 추구에 비하여 흔히 이루어 져 왔으나, 제주도민의 상담에 대한 욕구와 인식이 점복에 비하여 부정적인 편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심리, 치유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대 중매체의 보도와 각종 교육 등 상담을 알릴 수 있었던 기회가 늘고 사회문제의 대두로 인한 그 필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원인을 추측할 수 있다. 한편, 점복 추구 행위는 미개하다거나 무지하다는 인식 때문에 단순 질문으로는 정확한 답 변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어(박은경, 2008), 조사를 통해 알려진 수치보다 실
제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점복에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점복 추구 의향이 있는 분야와 상담 추구 의향이 있는 분야를 각각 살펴 보았는데, 점복에 있어서는 가족, 경제, 택일·작명·풍수, 직업, 이성 순으로 높았 고, 상담에 있어서는 가족, 정신건강, 경제, 대인관계, 자기이해 및 성격 순으로 높았다(표Ⅳ-4. 참조). 제주사람은 친족 공동체에 대한 의식이 강하고 가문에 대 해 남다른 관심이 있는 제주도민의 특성(현길언, 2001)이 반영되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는 결과다. 제주도 내 상담전문가들은 가족상담의 전문성을 키울 필요성 이 있을 것임을 나타낸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제’가 점복에서 2위, 상담에 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은 경제 상황이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을 가능성, 한편으로는 절약정신이 두드러지고 현실적인 것을 가장 중요시하는 제주 도민의 특성(현길언, 2001)이 반영되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한편, 직업 문제(점복 77 > 상담 63), 이성 문제(점복 46 > 상담 32), 학습 문 제(점복 17 > 상담 13) 모두 상담 추구 의향이 점복 추구 의향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위 세 가지 분야 모두 자신에 대한 이해가 전제될 때 보다 현명하고 자 신에게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으므로 단순한 미래 예측, 조언, 궁합보다 상담을 통해서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음을 홍보하고 교육함이 필요할 듯하다.
이어서 본 연구의 연구문제에 대한 논의로 들어간다.
연구문제 1. 점복에 대한 태도와 상담에 대한 태도의 관계는 어떠한가?
본 연구에서는 점복이 상담과 같은 역할을 해온 문화임에도 점복에 대한 태도 와 상담에 대한 태도는 다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두 변인 간 상관관계 검증을 진행하였다. 점복에 대한 태도와 상담에 대한 태도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고 나타났다. 이는 점복에 대해 호의적인 집단과 상담에 대해 호의적인 집단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하고 그것은 곧, 점복에 대해 기대하는 바와 상담에 대해 기 대하는 바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두 태도 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과에 대해 논의할 점을, 상담을 직접 찾아온 내담자와 아직 상담을 찾을 의향이 없거나 찾지 않는 잠재 내담자에 대한 것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상담을 찾은 내담자에 대한 것이다. 선행 연구에서는 상담자들이 내담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명목 하에 또는 대등한 관계라는 인식
하에 명료화 또는 반영이라는 기법을 주로 사용하면 내담자는 오히려 실망하여
담자의 조언을 설득시킨 후 끝내게 되지만(김계현, 1992), 공감적 태도로 내담자
숙고하여 결정내릴 수 있도록 상담의 진정한 비용과 이점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Vogel, Wester & Larson, 2007에서 재인용) 상담에 대한 오해와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고 효과와 필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경험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여 상담으로의 진입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잠재 내담자들로의 접근을 위해 결국은 점복에 대한 태도와 상담에 대한 태도 에 차이를 형성하는 근본적 특성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게 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자기성찰’ 변인이 바로 각각의 태도에 대해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음의 연구문제 2에 대한 논의에서 계속된다.
연구문제 2. 점복에 대한 태도 및 상담에 대한 태도에 대한 자기성찰의 영 향은 어떠한가?
자기성찰 정도가 낮을수록 점복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이며 자기성찰 정도가 높을수록 상담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성찰 정도가 낮은 이들은 상담을 추구할 가능성이 낮고, 자기성찰이 높을수록 상담 추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나라, 특히 제주도에서는 예로부터 신당 등을 통해 자신의 일을 알리고 고민을 털어놓는 문화가 전통적으로 있어왔다(유홍준, 2012).
또한 점복은 제주도민의 관혼상제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점집을 방문하여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함께 증가한다. 그렇기에 고민이 생길 때 별다른 반성적 사고 없이 습관적으로 점복을 찾게 되는 것을 자 기성찰이 낮을수록 점복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이 되는 이유로 가정해 볼 수 있 다. 또한 점복은 외부귀인적이고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특성(장성숙, 2005)을 지 니므로 자기성찰이 낮을수록 점복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기가 쉬울 것이다. 점복 에 대한 태도와 정적 상관을 이루는 변인들인 외부통제,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 력, 통제소재(박은경, 2008) 또한 자기성찰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요 인들이다.
반대로, 점복과는 달리 사람들이 상담을 찾을 때에는 자기성찰이 높은 상태에 서 문을 두드리게 됨을 추측할 수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자기성찰에 대한 노 력을 지지하고, 자신이 보는 스스로에 대해 확인받거나 보다 깊은 탐색을 하고자
하는 내담자에게 전문적인 사례개념화와 탐색 및 통찰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
있도록 방향제시가 필요하다.
이러한 주장은 제주도의 전통문화와 고유 생활방식을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받 을 수 있다. 점복은 제주도민의 강한 무속신앙이 반영된 대표적 분야로, 제주사 람의 생활을 지배하여 온 것이 무속임에는 틀림이 없다(현길언, 2001). 그러나 문 화를 이해하고 보존하는 것과 비합리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다르다.
현길언(2001)은 ‘문화를 계승하는 목적은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
라고 하며, 우리 과거의 삶이 어우러져 있는 문화현상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우 리를 성찰할 수는 있지만 불필요한 것을 이어갈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상담 전문가들은 점복 문화 배경의 내담자들을 위한 접근으로 물리적 환경이나 외적 요소를 변화시킬 수는 있지만 인간의 잠재력을 믿고 성장을 돕는다는 상담의 고 유한 속성 자체를 변화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