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에서 주로 살펴본 사항은 정책적인 차원과 연계해서 추진할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그 내용을 채워가자면 다음의 질 문들에 대한 해답을 함께 모색해야 하며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 이다.
- 누가 살고 싶은 곳이어야 하나?
⇒ 지금 농촌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 살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
- 도시민 유입은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와 긍정적 관계가 있나?
⇒ 새로운 사람 유입이 없이는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
- 어떤 것이 살고 싶은 농촌인가?
⇒ 최소한의 기준으로 기초적인 컨테이너는 중앙정부가 공급한다. 그러 나 콘텐츠를 채우는 것은 지방의 몫이다.
○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위한 중앙정부의 정책 통합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일은 아직도 남아 있는 과제이다.
- ｢삶의 질 향상 특별법｣이 정책 통합성과 다양성을 조화시킴으로써 시너 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제정되었고, 조정 권한이 삶의 질 향상 위원회에 있다고 법에 명시되었음에도 그와 별도로 유사한 성격의 조정 체계를 확 립하려는 움직임은 중앙정부 부처 간의 이기주의적 관행, 혼란의 소지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 ｢삶의 질 향상 특별법｣에 따른 대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삶 의 질 향상 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위원회의 운영을 체계화하 기 위한 사무국 신설 등이 조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 농촌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농림부가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위한 어떤 시책과 정책사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정책의 영역과 추진 방식 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내는 일도 필요하다.
-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와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는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상호 보완적 접근의 영역이니만큼 정부의 한정된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 를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추진 가능한 사업 메뉴를 제시하고 세부 사업 내용 결정과 추진은 지방의 자율로 맡기는 것이 농촌정책의 큰 원칙이 되어야 할 것이다.
- 그러나 전국 어디서나 기초적인 서비스 수준(service standard)을 일정한 정도로 제공토록 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기본적인 임무이자 그것이 살
고 싶은 농촌 만들기의 출발점이다. 그러자면 농촌의 생활 여건 등 삶 의 질 지표 실태에 대한 면밀한 조사 작업이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 다.21
- 또한 장기적인 농촌의 변화와 미래상을 감안하여 신규 사업 수요를 발굴 하고22 장기적인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역할을 중앙정부에서 지속 적으로 담당해야 할 것이다.
○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창의성도 보다 확 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방 스스로 의 기획과 책임이 더욱 중요하다.
- 도시의 경우는 특정 문제나 사안을 두고 주민 주도로 사업을 벌이는 방 식의 쟁점별 네트워크(issue network)에 의해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를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농촌의 경우는 자치단체와 리더의 동기부 여에 의해 폭넓은 분야에 걸쳐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방식의 정책 네트워크(policy network)에 의해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추진할 수밖 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조건하에서 지자체의 자구 노력은 불 가피하다.
- 지방 공무원의 역량 증대와 책임성 강화, 주민의 실질적 참여와 기여를 위한 자기 진단과 학습의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 한 과정을 통해 그 지역만의 창의적인 테마가 창출되고 역량이 결집될 수 있다.
21 참고로 영국의 경우를 보면, 매년 ｢The state of the countryside｣를 발간하는 농촌청 (Countryside Agency)에서는 각종 서비스 시설에 대해 적정 이용권에 속해 있는 정 주 단위 비율이 어느 수준에 이르는지를 소규모 마을(Hamlet)과 외따로 떨어진 독 립가옥(isolated dwellings)까지 조사하고 있다(송미령 외, 2006).
22 주민의 생활양식 및 농촌의 공간구조 변화를 반영하여 시‧군별로 면급 중심지를 선 별 육성한다든지, 농촌 경관 관련 신규 정책을 개발한다든지 등의 필요성이 최근 자주 논의되고 있다.
․ 특히 제4장의 몇몇 사례지역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추진하고자 하는 지역에서 중요한 준거로 삼아야 한다.
- 마을 단위, 읍면 단위, 시․군 단위 등 다양한 공간단위별 구상과 활동 실 현이 가능하도록 실천적인 프로그램도 기획하여 실험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도 많은 사례들이 예시되었지만, 부록에 제시되고 있는 일본의 여 러 노력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위한 한국형 참여 주체의 양성과 개방형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하는데 농촌이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사람의 문제이다. 일단, 양적으로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 양한 이해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절대 부족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 라도 실천에 옮기는데 참여할 사람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 전문가 집단과 지방의 실질적 네트워크 형성 지원
- 농촌뿐 아니라 도시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 등 이 농촌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 형성(일본의 NPO, 유럽 LEADER 프 로그램의 Local Action Group, 영국의 Groundwork 등)
- 특히 농촌에 필요한 복지와 기초적인 공공서비스의 경우 지자체 차원의 전달체계를 어떻게 개선하느냐는 과제가 신규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 이 상으로 중요하다. 여기서 전통적인 공공 주도의 서비스 제공 방식만을 고 수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이나 일본의 NPO 같은 대 안적인 조직들에게 적극적인 활동 공간을 마련해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참고> 영국의 Groundwork 활동
○ 그라운드워크란 1980년대 초에 영국에서 시작한 새로운 환경운동의 총칭으로 주 된 특징은 행정, 기업, 주민의 파트너십에 의한 환경 가꾸기이다. 원래 전원지역위 원회(Countryside Commission)라는 국가기관이 실험적으로 시작한 그라운드워크 활동은 1992년에는 전국에 32개의 그라운드워크 트러스트로, 1995년에는 50개 로 확대되었다.
○ 그라운드워크운동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이 환경 가꾸기 에 참여하는 「파트너십」 개념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지역에서 만들어 계획대 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 「그라운드워크 트러스트」라는 민간의 공익단체가 설 치된다는 점이다. 이 트러스트의 개시 후 6년간은 국가(환경성)와 지방자치단체가 핵심 스텝(전문가)의 인건비와 사업 제경비의 일부를 부담해 조직을 육성한다.
○ 각 지역의 트러스트에는 지역에서 고용된 환경 가꾸기 전문가가 지역 현안의 문 제를 주민과 하나 되어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주로 식수, 야생 지의 조성, 주택단지의 환경 개선, 산책로와 공원, 자전거도로의 정비, 기업부지 환경 개선, 농가 자문, 환경감사, 학교에서의 협력, 환경교육 등 환경을 테마로 폭 넓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 이러한 그라운드워크는 정부기관과 주민의 현장을 연계한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는 국가의 정책이 현장에 가장 빨리 도입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국가의 정책에 반영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 문이다.
○ 그라운드워크를 번역하면 「도시근교 농촌의 지역관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 에서도 1995년 11월에 「일본 그라운드워크협회」가 발족되어 전국적으로 활동 하고 있다.
<참고> 일본의 NPO 활동
○ NPO(Non Profit Organization)는 말 그대로 비영리단체로서, 경상이익을 분배하지 않으면서 공익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1998년 <특정비영리활 동촉진법>의 시행을 계기로 1999년 1,724개였던 일본의 NPO는 2006년 2월 현재 25,682개에 달한다.
○ NPO는 비영리단체이므로 수익사업을 하거나 이익의 분배를 하는 기업적 조직은 아니지만 대표와 소수 정예의 스텝, 정회원, 자원봉사자 등 계층적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고 대표와 스텝에게는 최소한의 보수가 주어진다.
○ NPO의 운영은 기본적으로는 회원의 회비와 자원봉사자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 지만 특정 사업의 경우는 정부의 보조금도 주어진다. NPO의 활동 분야는 공익적 활동에 해당하는 17개 분야로서 주로 도농교류, 환경, 복지, 교육, 의료, 자원 관 리,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 농촌에 절실한 일들을 포괄하고 있다.
○ NPO의 활동에 의한 가장 큰 효과는 NPO가 활동하는 농촌의 경우 도농교류를 통한 소득사업이 활성화되고 복지, 교육, 의료 등의 생활 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 는 점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농촌에 풍부한 자원을 매개로 교류하면서 새로운 생활 속의 도농교류 시스템을 구축해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되었다는 점이다.
자료: 송미령(2006c)
제
6
장결 론
○ 살고 싶은 농촌에 대한 개념이나 이미지는 각자가 처한 입장이나 철학에 따 라 모두에게 다를 수 있다. 경제적으로 잘 사는 곳, 환경과 경관이 수려한 곳, 독특한 문화가 숨 쉬는 곳 등 꽤 많은 조건들이 쏟아질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조건의 전제로서 국민이 도시와 농촌, 국토 어디에 살든 최소한의 정주 여건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
○ 살고 싶은 농촌에 대한 개념이나 이미지는 각자가 처한 입장이나 철학에 따 라 모두에게 다를 수 있다. 경제적으로 잘 사는 곳, 환경과 경관이 수려한 곳, 독특한 문화가 숨 쉬는 곳 등 꽤 많은 조건들이 쏟아질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조건의 전제로서 국민이 도시와 농촌, 국토 어디에 살든 최소한의 정주 여건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