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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 운용상의 문제점

우리나라 공적연금의 경우 부분적립방식 및 DB플랜을 채택하고 있음에 따라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재원고갈의 문제이다. 공적연금과 관련

영위하는 세대가 납부하는 연금보험료로 현재의 연금 수령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 식을 가리키며, (ⅱ)의 경우는 현재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세대가 납부하는 연금보험 료를 적립․운용하여 후에 그 세대가 연금수령자가 되었을 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 을 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양 방식이 명확히 구분되지는 않고 있으며, 적립방식 의 경우에도 순수한 적립방식보다는 일부 부과방식적 요소가 가미된 부분적립방식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성훈 외, 전게서, 10면.

225) 동세대 운영체계란 동일 세대 내에서 연금이 운용되는 방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ⅰ) 확정급여형 플랜(defined-benefit plan: DC플랜)과 (ⅱ) 확정기여형 플랜 (defined-contribution plan: DC플랜)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먼저 (ⅰ)의 경 우는 근로자가 지급받을 퇴직급여 수준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어 근로자는 퇴직시 확 정된 퇴직급여를 연금이나 일시금형태로 수령하는 구조이다. 동 제도는 근로자가 근 로기간 중에 퇴직금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측면에서 보면 현행 퇴직금제도 와 유사하지만 퇴직급여의 사외적립이 60%이상 의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및 중도정산이 안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한편 (ⅱ)의 경우는 기업이 부담할 퇴 직급여 부담금이 정해져 있고 퇴직급여자산의 운용성과를 근로자가 가져간다는 점이 DB형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DC형의 경우 DB형에 비해 수급권이 완전히 확보되 는 반면 근로자가 자산운용을 직접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되는 측면도 존재한다. 정 연구, 전게논문, 37면 참조.

226) 실제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의 경우 지금 상태로 가면 2047년이면 재원이 완전 고 갈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여 잔여위험을 누가 부담하는가가 중요한 문제의 하나인데, DB플랜의 경우에는 현재 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연금보험료를 납부하는 연금 가입 자가 일차적인 잔여위험 부담자가 되게 된다.227) 연금펀드의 운용성과가 저조할 경우 이는 보험료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연금가입 자 뿐만 아니라 연금보험료의 일부를 사용자가 부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역시 잔여위험을 부담하게 되며, 법령에 의거하여 연금고갈시 정 부의 재정에서 충당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일반 납세자 역시 잔여위험 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228)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공적연금의 효율적인 운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공적연금의 경우 자산운용을 살 펴보면 대부분 채권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이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의 경우 2004년 채권에 대한 투자 비율이 84.2%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2004년에 채권수익률은 3.1%에 불과한데 동 기간 동안 물가상승율은 5.7%에 이르고 있는 상황 이다. 즉, 지금상태로 가면 재원고갈은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공적연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법제도적인 방안을 모색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제 3 절 공적연금의 효율적 운용방안

1. 공적연금 운용의 기본방향

상술한 바와 공적연금의 재원고갈을 막고 재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 용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의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자산운용의 방안은 주식투자이다. 기 금관리기본법의 개정으로 연기금의 주식투자가 원칙적으로 허용됨에 따 라 보다 적극적인 자산운용의 방안으로서 주식투자의 비중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공적연금의 성격상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 227) 이에 비해 DC플랜의 경우에는 저조한 연금펀드운용 성과는 수령하는 연금의 감

소로 연결되기 때문에 연금의 수령자가 일차적인 잔여위험부담자가 된다.

228) 조성훈 외, 전게서, 14면.

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안정성을 위해 물가상승률을 하회하 는 수익을 내고 있는 채권에 대부분의 자산을 투자하는 것은 결국 재원 이 고갈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공적연금의 주식투자 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공적연금의 전면적인 주식투자 허용에 대해 우려하는 견해도 상 당수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크게 우려되고 있는 부분은 공적연금 의 의결권행사에 관련된 문제이다. 개정된 기금관리기본법은 기금이 보유 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행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제3조 의 6), 공적연금의 투자규모를 생각할 때 공적연금은 대주주로서 기업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공적연금은 그 성격상 정부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공적연금의 의 결권행사는 결국 정부에 의한 인위적인 기업통제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실무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행 사를 법제도적으로 금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229)

그러나 증권시장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공적연금은 기관투자자로서 중 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증권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하나의 조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행하므로 시장의 건전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한 충실한 감시자로 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까지 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투자규모가 크지 않았으며 그 역할 또 한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 의 규모가 작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기관 투자자라 할 수 있는 공적연금의230) 주식투자가 활발하지 못하였던 것도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229) 이철용, 전게논문, 7면.

230)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라고 하면 은행, 증권, 보험, 투신, 연기금 등을 꼽을 수 있으나, 연기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는 영업상의 이익을 중시함에 따라, 기 업의 지배구조에 영향력을 미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등의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관 투자자의 역할을 행하는 것은 연기금이라고 할 수 있다. 박상수,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과 기관투자자의 역할 제고방안”, 「상장협」 제51호(2005. 3), 20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은 증권시장의 기관투자자의 역할과 위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 개정을 통해 연기금의 주식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며, 실제로 최근 증권시장에 서 기관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231) 이에 따 라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양대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주식시장 이 개인투자자, 외국인 투자자 및 기관투자자의 3자 구도로 정립되어 가 고 있는 상황이다.232) 더욱이 2005년 12월로 예정된 퇴직연금이 도입 될 경우 국내 증권시장의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것과 함께, 기관 투자자가 증권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 고 있다.233)

이처럼 공적연금의 주식투자는 그 자체의 수익률 제고측면 뿐만 아니 라 증권시장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증권시장에 서 공적연금 등이 기관투자자로서의 올바른 역할, 예를 들어 기업지배구 조 개선 등 본래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적극적인 의결 권행사가 필요하며, 공적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 지 않다. 물론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의 경우 기금납입자와 운영자가 달라 대리인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또한 정부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공적연금의 의사 결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 치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의결권행사 자체를 막는 것 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231) 기금관리기본법 개정 후 연기금이 2005년 5월에 3403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6 월에는 6309억원, 7월에는 833억원을 순매수하였다. 물론 8월에는 6599억원 어치를 순매도하기도 하였지만 9월에 다시 577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연말까지 연기 금의 순매수 규모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매일경제 신문, 2005년 9월 20일자 참조.

232) 이철용, “국민연금 주식투자 확대의 쟁점과 해법”, 「상장」 2005년 6월호(한국상장 회사협의회), 6면.

233)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중 하나인 ‘401K’의 도입에 따라 1982년 11월에 1000선을 돌파한 다우지수가 그 후 17년만인 99년 4월에 1만을 넘게 되는 등, 미국 증시가 80년대 말부터 90년대 말까지 비약적으로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401K 플랜의 영향 이 매우 컸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퇴직연 금의 도입에 따라 증권시장의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매일경제신문 2005년 11월 7일자 A21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