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결론: 가족친화 지역사회 조성 정책 평가와 과제 ∙•• 81
본 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가족변화의 관점에서 현행 가족친화 지역사회 조성 정책을 재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가족변화와 욕구에 부응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제언을 제시하였다.
1. 가족변화의 관점에서 본 가족친화 지역사회 환경 조성 정책의 의의와 한계
가족정책의 토대에서 지난 10여년간 추진된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정책 은 가족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에 주목해 가족을 둘러싼 사회 전반의 환경을 새롭게 조성해야 할 필요성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가족친화 지역사회 조성 정책은 직장환경 조성 정책에 비해 구 체적인 청사진을 갖추지 못한 채 단발적인 사업들이 추진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명시적 정책으로서의 위상마저 약화 돼 지역사회 중심의 자녀양육 친화 환경 조성이나 출산 친화적 사회문화 조성과 유사한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향도 감지된다.
지속적인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현행 가족친화 지역사회 조성 정책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족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에도 지난 10년간 가족의 변화를 내밀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재생산과 자녀돌봄과 같은 기존의 가족 역할과 기능에 몰입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한계가 가장 크다. 따라서 정책과 가족 현실 사이의 정합성을 점검하고, 수정‧보완함으로써 정책 집행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트렌드 분석과 2040세대 집담회를 통해 가족 변화 의 모습과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향후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정책의 방 향성을 모색해 보았다. 연구결과 발견된 가족변화의 주요 특징과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정책의 재구성 방향을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족의 개념과 범위, 구성방식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전통적 기준 을 벗어나 심리적이고 주관적 관계를 중심으로 가족이 구성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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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보나파이드, 진정한 관계”가 주요한 가족 트렌드로 포착되었고, 집담 회 참가자들은 가족을 ‘나(개인)’를 중심으로 연결된 관계로 인식하며, 상 이한 모습으로 가족을 정의하였다.
이제 가족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관계 맺음이 촉발되고, 개인의 가치와 삶의 양식에 기반해 구성하는 가변적 ‘공간(場)’으로 변화하고 있 다. 또한 개인의 심리적이고 주관적 만족이 관계 구성의 중요한 축으로 작 용하면서 개인이 가족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기능도 개별 욕구와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구성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집담회 결과에서도 확인되는 데, 참가자들은 기존 가족에게 기대되었던 밀착된 정서적 연대나 가족구성 원에게 오롯이 부여되어 있는 돌봄의 역할에 대해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가족변화에 비춰볼 때 현행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정책은 유자녀 가족과 같은 특정형태의 가족을 정책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가족의 재생산과 돌봄의 기능 지원에 정책의 범주를 한정함으로써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가족들과 그들의 삶의 방식을 배제하며, 다양해지는 가족 욕구를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따라서 향후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정책은 정책의 대상과 범위의 제 한성을 벗어나 가변적으로 구성되는 가족을 포괄하고, 구성원의 욕구에 따 라 상이한 가족 기능을 지원하는 유연한 정책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둘째, 가족관계 안에서 개인이고자 하는 욕구의 발현은 주목할 만한 특징 이다. “초개인화”로 명명된 가족 트렌드에서도 이러한 경향성이 나타났다.
개인들은 가족공간에서도 나만의 시･공간을 분리해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각종 사회(시장)서비스의 발달은 가족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의 삶 의 양식 추구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집담회 결과에서도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싶은 개인들의 욕구는 강 하게 드러났다.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을 인정받고, 관계로 인해 본인이 만든 일상의 균형이 깨지지 않는 삶을 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공간을 확보하거나 주거를 분리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 안에서 개인의 삶을 보장받는 관계 질서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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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에서 이와 같은 개인들의 욕구 실현은 녹록치 않다. 집담회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가족 안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인정받고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다른 가족구성원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요할 뿐만 아니라, 물리적 자원과 경제적 여건에도 제약을 받는다. 이 모든 제약을 극복한다하더라도 이들의 자유로운 선택은 가족을 둘러싼 사회의 견고한 문화와 규범에 가로막히기도 하는데, 그 과정 에서 개인들은 크고 작은 갈등과 위협, 불쾌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한 트렌드 분석 결과 개인들이 자신의 욕구와 가족 공동체의 목표를 모두 중요하게 인식함에 따라 가족과 개인의 가치가 혼재되고 충돌하는 징후도 발견되었다. 이러한 경향성은 가족이 더 이상 고정된 단일체가 아 니며, 가족 내 개인은 다중의 욕구를 가진 복합적 존재임을 의미한다.
이제 가족은 개인과 가족의 가치가 경합하는 ‘공간(場)’이며, 가족 안에 서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는 관계 질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공간(場)’으 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집합적 단위로서의 가족과 단일 한 욕구를 지닌 개인을 전제한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정책이 개인으로 서의 가족구성원을 지원하고, 가족 안에서 개인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 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개인과 가족을 균형적으로 지원하는 정책 으로 재구성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2. 가족변화를 반영한 가족친화 지역사회 조성 정책의 재구성 방안
가. 새로운 관계맺음을 지원하는 법, 제도적 기반 구축
1)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 개정 본 연구에서 가족의 변화는 다양한 구성방식과 관계맺음, 개인의 발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가족이 개인의 선택에 따라 혈연을 벗어난 다양한 관계로 확장됨을 의미하며, 가족의 역할과 기능의 변화를 수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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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변화하는 다양한 가족에 친화적인 사회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먼저 현행 정책의 추진근거가 되는 ｢가족친화법｣이 새로운 가족의 양상과 욕구에 맞게 개정될 필요가 있다.
가) 가족에서 가족-개인의 공존과 새로운 관계맺음으로 개념 확장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현행 ｢가족친화법｣ 및 관련 정책은 유자녀 맞벌 이 가족을 보편적 가족유형으로 가정하고, 이들의 일-가족양립과 돌봄 책 임을 지원하는 시책들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수행한 트렌드 분석이나 2040세대 집담회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 나(개인)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선택되는 새로운 가족관계 에서 개인들의 욕구는 현행 ｢가족친화법｣이 규정하고 있는 전통적인 가족 돌봄이나 부양을 넘어 가족-개인 삶의 균형과 새로운 관계맺음과 같은 보다 포괄적인 내용과 범주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가족친화 사회환경 및 마을환경의 정의(제2조)와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기본계획의 수립 범위(제5조) 등에 가족관계에서 부각되고 있는 개인으로서의 가족구성원을 지원할 수 있는 정의와 시책을 검토함 으로써 단위로서의 가족뿐 아니라 가족 안의 개인의 권리와 선택이 균형 있게 존중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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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관계맺음을 지원하는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방향
◦ 가족친화 사회환경이란
- 가족구성방식의 선택성 증가에 따라 출현하는 다양한 관계맺음(혈연, 비혈연 공동체 등)을 포함하여
- 역동적으로 따로 또 함께하며, 서로 지지하고 갈등하는 가족관계를 지원하며 - 개인-가족, 가족-사회, 개인-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사회환경
◦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을 위한 주요 시책의 제안 - (가족의 돌봄, 책무의 분담) 아동, 노인 돌봄 지원 강화
- (가족구성원 개인의 자기돌봄 보장) 가족구성원이 독립적인 삶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기돌봄을 지원하는 제도 도입 및 관련 인프라 확충
･자기이해 및 관계형성, 요리/가사/재무관리/취미 등 스스로 돌봄을 실천할 수 있는 관련 교육 제공
･관계, 의무로부터 벗어나 개인의 시･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공유공간의 마련(힐링 공간, 작업공간, 놀이공간 등)
- (새로운 관계맺음 지원) 느슨한 관계맺음의 장으로 커뮤니티 공간 마련
･코워킹 스페이스, 오픈하우스, 공유부엌 등 유연하고 조정 가능한 공유공간의 마련을 통해 개인의 시간과 활동이 가족, 커뮤니티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
･코워킹 스페이스, 오픈하우스, 공유부엌 등 유연하고 조정 가능한 공유공간의 마련을 통해 개인의 시간과 활동이 가족, 커뮤니티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