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가족친화 사회환경 재구성을 위한 가족변화의 모습과 의미 조명 ∙•• 29
본 장에서는 앞서 2장에서 제기한 ‘가족을 어떻게 볼 것인가’, ‘가족친화 적 환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구해보고자 하였다. 이는 가족변화와 다양성에 기반한 새로운 가족친화 지역사회 조성 정책의 방향성 도출을 위 한 과정으로, 본 연구에서는 가족 트렌드 분석과 2040세대 집담회 운영 등 정책 수요자 입장에서 가족변화의 모습과 의미를 조명하는 접근법을 취하 였다.
1. 트렌드로 포착한 가족 변화의 모습
가. 분석방법
1) 트렌드 분석 개요
트렌드란 일정범위의 사람들이, 일정 기간 동안 동조하는 변화된 소비가 치에 대한 열망을 의미한다(김난도 외, 2009:239). 변화하는 사회와 그 구성 원의 삶의 모습을 다룬다는 점에서 트렌드라는 개념은 사회문화적 차원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사물(goods) 또는 행동양식 (activity)과 관련된 맥락에서 다뤄진다(김난도 외, 2009:244-247). 본 연구에 서는 트렌드 관점에서 가족 내 발생하고 있는 변화를 살펴보고자 다음과 같은 분석을 실시했다.
먼저 가족 관련 트렌드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환경 변화로서, 경제 적 환경(저성장), 인구통계적 환경(1인 가구), 사회적 환경(불안사회), 그리 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생활문화 변화(삶의 질 중심 태도)에 대해 살펴보았 다. 다음으로, 이러한 거시환경 변화를 바탕으로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트 렌드 현상 중에서도 최근 가족과 관련해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는 개념만을 발췌했다. 마지막으로, 수집된 개념을 유사한 소비가치를 공유하는 것끼리 분류함으로써 최종 3개의 가족 관련 트렌드를 발굴했다.
이렇게 발굴된 가족 관련 트렌드 키워드는 첫째, 공간적 차원에서 집의 변화 로서, 집이라는 거주 공간이 다양한 사회적 활동의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30 ••∙ ‘가족친화 지역사회 조성’ 정책 10년 평가와 과제
있다는 의미의 “플랫홈(Plat-home)”, 둘째, 혈연 중심의 가족 관계에서, 정서적 지지를 주고받는 의미 중심의 가족 관계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보나파이드, 진정한 관계(Bona fide relationship)”, 마지막으로 집단으로서의 가족이 아닌 가족 구성원의 개인적 가치를 중시하는 “초개인화(Hyper individual)”이다.
거시환경 변화 가족 트렌드
(경제) 저성장 기조 지속 (공간) 플랫홈
Plat-home 트렌드다이어리 641편
(인구) 1인 가구의 증가 뉴스, 잡지, 통계자료, 보고서
(관계) 보나파이드, 진정한 관계 Bona fide relationship
===================▶
(사회) 사회적 불안감 심화 공통 가치 추출
(생활) 삶의 질 중심 태도 확산 (주체) 초개인화
Hyper individual [그림 Ⅲ-1] 가족 트렌드 도출 과정
2) 트렌드 분석 방법
트렌드 분석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했다. 먼저, 분석의 1단계에서는 다양한 징후를 포착하고자 트렌드 분석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수집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기초 자료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1차 자료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헌터 총 142명이 2017년 3월부터 8월 까지 직접 작성한 트렌드보고서 ‘트렌드다이어리’ 총 641편을 활용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는 2004년 설립 이후부터 자발적으로 지원한 일반 직장인으로 구성된 트렌드헌터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일정한 교육과정 을 수료한 헌터들은 매년 3월부터 8월까지 한 달에 한 차례씩 직접 작성한 트렌드보고서인 ‘트렌드다이어리’를 제출한다.
Ⅲ. 가족친화 사회환경 재구성을 위한 가족변화의 모습과 의미 조명 ∙•• 31
트렌드다이어리는 정치･경제･대중문화･과학기술･패션･뉴스･유통･건강･통 계･해외이슈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발견되는 변화를 트렌드헌터 개인이 직접 관찰하고 작성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고유양식의 보고서로 서, ‘개인이 발견한 트렌드 현상’, ‘해당 트렌드의 발현 배경’, ‘이를 뒷받침 하는 근거 사례’, 그리고 ‘지속성과 영향력 예측’으로 구성된다. 둘째, 2차 자료로 통계자료, 각종 정부 연구소와 소비자조사회사의 보고서, 설문조사 결과, 분야별 잡지, 언론보도자료 등을 포함한 각종 간행물을 활용했다.
다음으로, 분석의 2단계에서는 수집한 자료에서 가족과 관련된 핵심 가치 를 추출하고 검증했다. 핵심가치 추출이란 1단계에서 발견한 사회적 징후 에 압축된 가치가 사람들의 삶과 시장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앞으로 얼 마나 빠른 속도로,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의 양식 으로 확산될 것인지 평가하는 과정이다(김난도 외, 2009:250). 또한 도출된 핵심가치의 중요성을 검증하기 위해 해당 가치의 성장가능성과 전략적 중 요성을 점검했다. 트렌드는 일반적으로 잠재기→전기확산기→후기확산기→
냉각기를 연이어 거쳐 변화한다(김난도 외, 2009:251). 따라서 검증단계에서는 트렌드 확산 이론을 적용해 특정 트렌드가 정치･경제･사회의 분야별 변동 가능성에 따라 어떠한 강도와 경로로 변화할 것인가를 예측한다.
마지막, 분석의 3단계에서는 도출된 트렌드를 명명했다. 만약 검증된 핵심 가치가 미래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된다면, 핵심가치에 적합한 이름을 붙여줌으로써 새로 탄생한 트렌드가 정확하게 소통･전달될 수 있도록 보조해야할 것이다.
트렌드의 명명은 트렌드에 대한 직관적 이해를 돕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트렌드에 담긴 가치의 특징을 요약할 수 있으면서도, 간결하고 쉽고 감각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김난도 외, 2009:252-253).
나. 거시환경의 변화
본격적인 가족 트렌드 발굴에 앞서,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환경을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거시환경은 특정 사회적 현상이 발현되는데 복합적
32 ••∙ ‘가족친화 지역사회 조성’ 정책 10년 평가와 과제
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부환경’을 의미한다. 기업의 경우라면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이 직접 통제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시장환경이 곧 거시환경에 해당된다. 거시환경 분석은 분석하는 외부 환경의 틀에 따라 여 러 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거시환경 분석인 ‘PEST 분석’은 분석 틀로서 정치(political), 경제(economic), 사회(social), 기술(technological)적 측면 을 활용한다. 또 다른 거시환경 분석인 ‘STEEP 분석’은 사회문화(socio-culture), 기술(technological), 경제(economic), 생태학적(ecological), 정책법률적(political&legal) 틀을 사용한다. 이러한 거시환경 분석 틀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경될 수 있다. 가령, PEST 분석은 법적(legal) 특성을 추가하여 ‘SLEPT 분석’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환경(environmental) 분야를 추가하여 ‘PESTEL 분석’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하위 단위 중 하나이므로, 가족 트렌드 역시 그 보다 상위차원인 거시환경의 영향력 아래 변화한다. 가족이라는 단위가 정 치･경제･사회･문화 환경을 직접 통제하기보다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시적 측면에서의 사회변화를 먼저 살펴본 후 미시적 단위인 가족 트렌드를 살펴본다면, 가족 트렌드의 생성배경과 향후 변화양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 에서는 가족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환경으로 경제적 환경(저성장 기 조), 인구통계적 환경(1인 가구의 증가), 사회적 환경(사회적 불안감 심화), 생활문화 환경(삶의 질 중심 문화)을 순서대로 살펴보았다.
1) 지속되는 저성장 기조
2010년 이후 전 세계 경제는 ‘저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경제 역시 연평균 3% 성장률을 넘지 못하며 지속적인 저성장세를 이어가고 있 다. 2017년 7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하반기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 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 중 2.8%를, 2018년에는 2.9%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사드 관련 무역 제한 조치 및 미국의 보호무역주 의 강화와 같은 교역 환경 악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
Ⅲ. 가족친화 사회환경 재구성을 위한 가족변화의 모습과 의미 조명 ∙•• 33
여건 악화, 그리고 북한관련 리스크 고조 등이 한국 경제를 둘러싼 위험요소 로 지적된다(한국은행 보도자료, 2017.7.13).
이러한 경제적 저성장 기조를 단순한 불황으로 간주하지 않는 이유는 저 성장의 발생 원인이 생산과잉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 다. 과거 몇 년 간 중국을 비롯한 저개발국들의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상 품･자원･자금･인프라･인력 등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 역시 급속하게 증가했 으나 2010년 이후 수요의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공 급의 과잉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의 경제 역시 생산한 제품이 모두 소비되 던 시대에서, 인구감소･소비부진･취업난으로 인해 내수가 부진하고, 해외 수출 역시 어려워지면서 생산된 제품이 팔리지 않는 저성장 추세에 진입한 것이다.
경제적 저성장 기조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직접적인 변 화로는 가계의 소비성향 축소에 영향을 준다.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 변화를 살펴보면, 한국 가계의 경우 2006년 63.83%
에서 2014년 59.76%로 약 4.07% 포인트 감소했다(박기백, 2017:80). 이처럼 일시적 불황이 아닌 장기적 저성장 기조에서는, 가계의 경제적 환경이 단시 일 내 개선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득 증가분이 곧 소비의 증가 로 이어지지 않는다. 가계 구성원의 개인소비성향은 축소되는 가운데, 불안 한 미래를 대비하고자 보험이나 연금과 같은 불안관리영역에 대한 소비만 증가해 결국 내수시장 침체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경제적 저성장 환경 에서는 사람들이 집 외부에서의 활동을 집 내부에서 대체하고자 하는 움직 임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2) 1인 가구의 증가
2) 1인 가구의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