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개발을 위한 공공미술정책의 성공요인에 관한 연구
- 2008 서울시 도시갤러리프로젝트 사례를 중심으로 -
정철현*․안경화**
1)
Success Factors of Public Art Policy for Regional Development - A Case Study of the 2008 Seoul City Gallery Project -
Cheol Hyun Jeong*․Kyunghwa Ahn**
요약:이 연구는 서울시가 창의문화도시계획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3년간 실시한 도시갤러리프로젝트 의 성공요인을 분석하였다. 도시갤러리 사업 중 ‘황금시장 황금시대’, ‘무쇠구름: 청계아카이브관’, ‘2008 동네예술가’, ‘○○시장과 움직이는 ○○가게’, ‘느티나무 형제, 마루공원’, ‘북아현동에서 잃어버린 마르티 스 여아를 찾습니다’, ‘꽃피는 화양리’의 7개 사례를 선정하고, ‘지역성’, ‘지역참여와 교육’, ‘협업구조’의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역개발을 위한 공공미술정책의 성공요인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소외지역의 공 공미술정책은 실질적 지역개발정책과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성과 주민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예술가와 주민 간의 상호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셋째, 서울시, 도시갤러리 추진단, 구청, 동사무소, 대학, 참여예술가, 주민의 협업구조가 중요하다. 넷째, 단기간의 일과성 사업이 아니라 충분한 예산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지역기업의 후원을 유도한다. 여섯째, 소프트웨어 지원을 위한 조직이 보강되고, 도시갤러리 사업을 통해 축적된 인적, 물적, 지적, 행정적 자원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일곱째, 하드웨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리, 아카이브 구축, 모델 전시장 등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결국 지역개발을 위한 공공미술정책은 민ㆍ관ㆍ산ㆍ학의 협업구조가 작동하고 다양한 방법 으로 재원이 마련되고 지속적으로 전개될 때 성공을 기약할 수 있다.
주제어:공공미술정책, 서울시 도시갤러리프로젝트,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 문화정책, 지역개발
ABSTRACT:In 2007, Seoul initiated a three-year public art policy known as the “Seoul City Gallery Project.” The project-the first of its kind in Korea-could be interpreted as a test-drive of Suzanne Lacy’s concept of “New Genre Public Art.” This paper illustrates seven success factors of the Seoul City Gallery Project by analyzing seven cases found within the project. The standard for measuring such success factors was based on the three criteria: regionality, participation and education, and collaboration structure. As a result, the analysis reveals seven policy implications: 1) public art policy in under-developed areas of the city should be run in tandem with regional economic development policy; 2) artists and residents must cultivate an environment of mutual understanding; 3) the government, project agencies, colleges and residents must cooperate with one another; 4) public art policy should be implemented using long-term planning and budgeting; 5) local companies must
*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Public Administration, Yonsei University), 교신저자(E-mail: [email protected], Tel: 02-2123-2968)
**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Doctoral Student, Department of Art History, Ewha Women's University)
support public art policy in order for it to be effective; 6) software should be developed to further analyze the gains in human resources, material resources, intellectual capacity and public administrative resources acquired through the Seoul City Gallery Project; and 7) hardware infrastructures such as databases, archives, exhibition buildings, etc., should be constructed.
Key Words:Public Art Policy, Seoul City Gallery Project, New Genre Public Art, Cultural Policy, Regional Development
I. 서론
미술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이 문제는 1860년 대 영국에서 현안이 되었으며, 많은 논평자가 별 쓸모가 없다는 답을 내놓았다. 영국을 최고의 나 라로 만든 것은 철로와 운하의 산업기술이지 미술 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미술은 이런 산업의 특질을 약화시킨다고 한다(정영목 역, 2005). 그 러나 후기소비산업사회에서 미술은 사회조직을 만들고 재창조하는 데 기여하고, 사회적 네트워킹 을 위한 기회를 증대시키며, 사회적 자본을 운영 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뿐 아니라 1970 년대 이후에는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을 발전시키 자는 전략이 지속적인 흐름으로 나타났다. 즉 도 시기획자는 공공미술을 매개로 건물과 매립지 등 다양한 지역의 물질적 혁신 방안을 기획하고, 공 공 공간의 활용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공공미술을 중심으로 지역가치의 증대방안에 관심을 기울였 던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었고 최 근 서울시 ‘창의문화도시계획’으로 구체화되었다.
서울시는 디자인을 강조하고, 문화를 중심으로 부 가가치를 창출하는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를 도시발전의 핵심전략으로 채택하고(라도삼, 2008)1),
‘디자인 수도 서울’이라는 하위목표를 설정한 후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설립하여 세부사업을 전개 하였다. ‘디자인 수도 서울’의 대표적 사업은 ‘2008 서울시 도시갤러리프로젝트’(이하 도시갤러리)인 데,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의 “도시가 작 품이다”를 슬로건으로, 도시 자체가 작품이 되는 서울시 디자인 프로그램이다. 창의도시와 문화도 시를 위한 문화정책, 도시공간정책, 생활정책을 도시미학으로 통합하고, 도시를 작품으로, 삶을 예술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서울다운 장소 만들 기’와 ‘활력 넘치는 공동체 만들기’의 공공미술정 책인 것이다.
공공미술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지역발전에 공 헌할 수 있을까? 공공미술 연구는 미술, 예술경영, 도시공학, 건축, 조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루고 있지만, 문화정책과 관련한 연구는 아직 활발하지 않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문화정책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 환하면서(정철현, 2008), 지역 주민의 참여를 중 시하는 공공미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공공미술정책과 관련하여 ‘건축물 미술장식품’으로 불리는 공공조형물정책 관련 연 구가 있었지만(신운경 외, 2008; 김갑수, 2005; 김 종원, 2005; 황선일, 2004; 김도경, 1995; 장인태,
1)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는 서울시가 문화와 경제를 융합하여 서울을 성장시키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1992), 문화정책적 관점보다는 미학적 관점에 치 중하였고 그 수도 많지 않다.
이 연구는 공공미술의 문화정책적 성격에 주목 하여 서울시 도시갤러리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발 전을 위한 공공미술정책의 성공요인을 분석하였 다. 우선 공공미술의 이론적 배경으로서 지역공동 체를 기반으로 하는 공공미술 개념의 변화를 살펴 보고, 서울시 공공미술정책을 공공미술의 특성에 맞춰 시기별로 정리하였다. 사례연구를 위해서는 2008년 도시갤러리 사업 중 7개를 선정하고 Sacco et al.(2009)의 분석틀로 분석하여 공공미술정책 의 성공요인을 도출하고 정책제언을 하였다. 공공 미술정책의 이론적 배경을 위해서는 국내외 문헌 을 참고하였고, 도시갤러리 사업의 사례연구를 위 해서는 2008년도 도시갤러리 ‘결과보고도록’을 중 심으로 7개 사업과 관련된 문헌 및 온라인 자료를 참고하였고, 사업지역 방문과 관계자 인터뷰를 실 시하였다. 이 외에도 서울시에서 발간한 사업보고 서, 결과보고서, 보도자료와 도시갤러리추진단(이 하 추진단), 디자인서울총괄본부, 서울디자인재단 의 사업소개 자료를 참고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공공미술의 개념 변화
공공미술은 공권력이 후원하는 미술, 공공장소 에 위치하는 미술,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술, 공공의 이슈를 다루는 미술, 공공이 제작한 미술 등 ‘공공성(publicness)’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념 으로 설명된다(김세훈 외, 2008). 일반적으로 공 공미술은 공공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 전시되는
작품을 지칭하는 것으로(박삼철 역, 2000), 19세 기까지 전쟁의 승전, 국가의 번영, 교회의 영광을 위한 기념물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도시의 발전과 함께 공공미술은 도시의 공간 을 장식하는 역할을 담당하였고, 20세기 후반부터 는 관람자와 직접 소통하는 사회적인 활동으로 확 대되었다.2)
시기 내용
1930년대
-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연방정부가 예술가 를 고용하여 벽화, 공공조각, 다큐멘터리 사진 등 의뢰
1960년대
- 1963년 연방정부 공공시설청(CSA)의 ‘건 축 속의 예술 프로그램’으로 연방정부 건 물 신축 시 건축비의 0.5%를 공공미술에 할애
1970년대
- 1967년 NEA의 ‘공공장소 속의 미술 프로 그램’으로 지자체나 민간 공공미술 프로 젝트 비용 일부 지원, 공원ㆍ광장 등 공공 공간 활성화
1980년대
- 지방자치단체별로 ‘미술을 위한 퍼센트법’
을 제정, 도시계획에 미술가가 참여하는 공공미술이 도시디자인이 되는 ‘도시계획 속의 미술’ 시행
1990년대 이후
- 1970년대 미국 주민벽화운동과 1980년대 시카고공공미술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공 공영역에서 작가와 관객이 다양한 방식으 로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장르의 공공미 술' 등장
<표 1> 미국 공공미술의 위치 변화
공공미술 개념의 변화는 미국에서의 공공미술 위치의 변화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표 1>은 미 국에서 공공미술이 시대의 흐름과 정책의 변화, 새로운 유형의 지속적인 개발에 따라 어떻게 변화 했는지를 보여준다. <표 1>에서 주목할 것은 1990 년대 이전과 이후의 공공미술의 차이이다. 즉
2) 공공미술의 스펙트럼은 대단히 넓다. 예를 들면 광장에 세워진 기념상부터 비물질적인 결과물을 산출하는 지역공동체 운동을 모두 포함한다.
1990년대 이전이 도시계획적 지역개발을 위한 것 이라면 1990년대 이후는 공동체적 지역개발을 위 한 것이다. 특히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은 미술가 와 관람자의 새로운 관계 설정과 역할 변화를 통 해 공동체 중심의 공공미술(Community-based Public Art)을 주장하였다(이영욱ㆍ김인규 역, 2010).3) 공동체 중심의 공공미술에서 미술가는 공동체 속에서 그 구성원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미술가는 창조자이자 구성원의 협 력자로서 함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장 르 공공미술'을 수행하는 미술가는 창조적 예술가 이면서 동시에 교육가, 행동주의자, 상담가, 치유 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유정아, 2005).
2. 서울시의 공공미술정책
서울시 공공미술정책의 시작은 해방 이후 미 군정시기부터 1970년대까지 집중적으로 진행된 역사적 위인의 동상건립 운동과 한국전쟁 관련 기 념물의 설립에서 비롯되었다. 예를 들면 1946년 장충동 공원의 안중근 의사 동상건립 발기회와 1948년 미군정의 충무공 동상건립 기성회 등이 대 표적이다(조은정, 1999). 제3공화국에서는 ‘애국 선열조상건립위원회’4)를 중심으로 1968년 세종로 의 충무공 동상건립을 비롯하여 신라시대 무관, 조선시대 문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 항일 운동 가의 기념동상 총 15기를 건립하였다.5) 이처럼 1960년대는 동상을 비롯하여 기념비, 기념탑 등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로 기념물을 건립하는 시기 였다.6)
정부가 주도하던 서울시의 공공미술정책이 민 간 차원으로 이행한 것은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 에 근거한 건축물 미술장식 제도의 실행 이후이다.
건축물 미술장식 제도는 도시문화 환경개선과 미 술창작 활동 진흥을 위해 면적 1만㎡ 이상의 건물 신축 및 증축 시 건축비용의 1%에 해당하는 금액 을 회화, 조각, 공예 등 미술장식에 사용하도록 규 정하였다. 1972년부터 1994년까지 권장사항이었 던 건축물 미술장식 제도는 1995년 전국 설치가 의무화되었다.7)
비록 정부의 공공미술정책이 민간에게 넘어 왔 지만 이 제도는 시행 초기부터 많은 문제점을 내 포하고 있었다. 민간 건축물에 대한 미술장식 설치 의무의 정당성, 공공조형물 리베이트, 대행사의 난 립, 건축물 이외 공간의 미적용 등의 단점이 드러 났고, 특히 건축물에 대한 개별적인 접근방식으로 지역 단위 또는 도시 전체를 고려한 종합적 접근 에 한계를 보이며, 작품이 제작되기 이전 실행 단 계에서의 리서치가 최종 작품을 대신하거나, 조형 물 이외의 방식으로 제작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서울시 공공미술정책의 특징은 도시계획 차원 에서 계획된 조각공원의 형식 또는 특정 지역의 랜드마크(Landmark)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올림픽 조각공원은 서울올림픽의 부대 행사 인 ‘국제야외조각 초대전’을 모태로 하는데, 이 전 시는 삭막한 공원을 장식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3) 관람자는 도시에 거주하는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에서 Lacy(1995)는 미술가의 위치를 경험자로 서의 미술가 → 보고자로서의 미술가 → 분석가로서의 미술가 → 행동가로서의 미술가로 구분하였다.
4) 당시 여당인 민주공화당 의장 김종필 총재가 정부 소유의 서울신문사와 공동으로 역사적 위인의 기념동상을 건립하기 위해 조직하였다.
5) 이 중 13기는 서울 시내, 그 중에서도 특히 남산일대에 집중적으로 세워졌다.
6) 특히 기념탑의 경우 1963년 한 해에 <유엔자유수호참전기념탑>, <3ㆍ1독립선언기념탑>, <4ㆍ19학생기념탑> 등이 서울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7)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에 설치된 미술 장식품은 총 8,598점(설치비 총 4,700억원)이고, 1996년부터 2008년 사이 서울시에 설치된 작품 수는 총 2,519점에 달한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publicart.or.kr 참조
조형물을 한데 모아 영구 설치하려는 것이었다.8) 또한 청계광장의 복원을 기념하여 2006년 세워진 클라스 올덴버그(Claes Oldenberg)의 ‘스프링 (Spring)’은9) “하늘로 솟아오르는 물과 샘의 원 천, 흘러내리는 한복의 옷고름, 도자기, 청계천에 살던 다슬기에서 영감”을 받은 “인간과 자연의 조 화를 상징”한다는 작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청 계천 복원의 함축적 의미와 서울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최혜원, 2009). 이는 미술작품이 예술가의 주관적인 가치 가 우선시되던 미술관을 떠나 미술관 밖으로 나온 이래 계속되고 있는 공공미술의 논쟁이다.10)
한편 서울시에서 조형물의 형식이 아닌 공공미 술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미디어시티 서울 2000’이라는 디지털과 미디어를 키워드로 하는 전 시의 형식을 빌어서였다. 전시 중 하나인 ‘지하철 프로젝트’는 2호선 환승역을 중심으로 13개의 지 하철역에 벽화, 조각, 설치 등의 미술작품을 전시 함으로써 더 많은 시민의 예술향유 기회를 확대시 켰다. 서울 시내 42개 전광판을 통해서 국내외 유 명 작가의 영상작업을 상영하는 ‘시티 비전’은 공 공영역에서 행해지는 미술의 형태가 비물질적, 비 영구적, 이동성을 띤다는 점에서 ‘새로운 장르 공 공미술'의 개념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다. 또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된 ‘아트 인 시티(Art in City)’ 사업은 전국의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생 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형태의 작업을 지원하여
‘생활 속의 예술’을 실현하였다.11)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을 실천한 최초의 사업 은 서울시의 도시갤러리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 건축, 디자인, 조경, 인문학 분야의 전문가 15인으 로 구성된 공공미술추진회, 실무를 담당하는 서울 시 추진단, 서울시 문화정책과의 주관 아래 2007년 시작되었다. 목표는 창의적인 공공미술을 공공장 소에 설치해 서울다운 멋과 이야기를 만들고, 시민 에게 일상 속에서 예술에 대한 향수의 기회를 제 공하는 것이었다.
Ⅲ. 연구방법 1. 사례 선정
2007년도 사업은 시범사업으로 프로젝트의 전 체적인 얼개가 갖추어지지 않았고, 도시 곳곳에 수 준 높은 미술작품 설치로 도시경관의 향상과 생활 공간에서 예술적 체험의 향유를 위한 조형물 및 설 치미술 중심으로 이루어져(서울시 도시갤러리, 2008)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2008년도 사업은 보여주는 예술에서 참여하는 예술로, 시민의 예술 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하여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개념을 실천하였다는 점에서 공공미 술정책의 성공요인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 대상과 일치하였다. 2009년도 사업은 결과보고도록이 발 간되지 않았고, 홈페이지나 기타 자료만으로는 개 별 사업의 성격을 구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8) 전시에 출품되었던 66개국 총 204점의 조각 작품은 2004년 올림픽 공원 내 소마미술관이 건립되면서 ‘평화의 문’을 비롯한 8점의 조형물과 함께 조각공원으로 완성되었다. 1986년 9월 발행한 「월간 말」 제13호의 “우리는 왜 세계현대미술제를 반대하는가”를 참조
9) 높이 20미터, 폭 6미터, 무게 9톤의 규모로 기념비적인 랜드마크 성격을 띤다.
10) 예술성을 비롯한 모든 논점에 대해서 시민은 각기 다른 가치기준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공공영역에 놓인 작품이 장소의 문맥과 어울리는지, 예술성이 높은지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시민 간에 존재할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논란이 작품의 존폐 여부로까지 확대되기도 하는 것이다.
11) 특히 이 사업은 예술을 향유하기 어려운 소외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예술과 복지가 결합된 형식이다.
2008년 실시된 제2차 도시갤러리 사업은 크게 특정 장소의 상징물을 조성하거나 외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는 ‘서울다운 장소 만들기’
와 예술가들이 재래시장, 상가, 마을 등의 문제점 을 직접 탐색하고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해결 책을 모색해 보는 ‘활력 넘치는 공동체 만들기’로 구분된다. 도시갤러리 최종보고도록에 수록된 총 24개의 사업 중 서울디자인올림픽 행사의 일환으 로 기획된 5개 사업은 조각공원과 같이 ‘공공장소 의 미술’ 개념에 의한 것으로 ‘새로운 장르 공공미 술’의 개념에 적합하지 않다. 나머지 19개 사업을 사업목적, 기획자의 글, 사업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 하면 예술가와 지역주민의 참여를 중시하는 ‘활력 넘치는 공동체 만들기’에 해당되는 사업은 7개로 축소된다.12) 따라서 최종 분석 대상으로는 ‘황금시 장 황금시대’, ‘무쇠구름: 청계아카이브관’, ‘2008 동네예술가’, ‘○○시장과 움직이는 ○○가게’, ‘느 티나무 형제, 마루공원’, ‘북아현동에서 잃어버린 마르티스 여아를 찾습니다’, ‘꽃피는 화양리’가 선 정되었다.
2. 분석방법
연구의 분석틀은 Lacy(1995)의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개념과 Sacco et al.(2009)의 ‘전시스 템적 문화지구(system-wide cultural district)’의
개념을 결합하여 재구성하였다.13) 이상적인 ‘전시 스템적 문화지구’는 경제, 기술, 산업 등이 문화와 결합하여 지역발전에 공헌한다는 측면에서 지역 개발을 위한 문화정책의 고려 요인을 12가지로 규 정하였다.14) 그러나 도시갤러리 사업의 경우 다 양한 지역과 기관, 예술가와 주민을 대상으로 하 는 만큼 전시스템적 문화지구의 12가지 요인 모두 의 자료를 수집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 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Lacy(1995)의 ‘새로 운 장르 공공미술’의 개념에 일치하는 도시 갤러 리 7개 사업에 적용 가능한 요인을 5가지로 추출 하였다. 즉 지역특성의 개발, 지역사회 교육, 지역 사회 참여, 내부 네트워킹, 외부 네트워킹의 요소 이다. 그런데 도시갤러리의 ‘활력 넘치는 공동체 만들기’의 사업 특성상 지역사회 교육과 참여를 구분할 수 없었고, 내부 네트워킹과 외부 네트워 킹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워 최종적으로 3기준 으로 통합하였다. 즉 지역특성의 개발을 지역성으 로, 지역사회 교육과 지역사회 참여를 지역참여와 교육으로, 내부 네트워킹과 외부 네트워킹을 협업 구조로 통합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다. 7개 사업의 사례분석을 위해서 는 도시갤러리 최종 결과보고도록을 중심으로 관 련문헌과 온라인 자료를 이용하였고, 현장방문과 관계자 인터뷰를 병행하였다.
12) 이 가운데 대학과 결합한 3건의 사례 중 ‘북아현동에서 잃어버린 마르티스 여아를 찾습니다’와 ‘MOMA 겸손한 미술관’ 2건은 진행과정이 유사하여 전자 1건만 선택하였다.
13) Sacco et al.(2009)의 ‘전시스템적 문화지구(system-wide cultural district)’의 내용은 예술이 경제적, 사회적 재개발의 촉매자로서 문화적 공급이 후기산업사회의 여타 생산 네트워크와 전략적으로 상호 보완하는 모델이다. 문화는 지역 유무형의 재산에 영향을 미치고 지역의 경제 적, 사회적, 환경적 차원을 고양시킨다. 따라서 지역발전은 문화투자와 문화활동에 크게 좌우된다.
14) 지역개발을 위한 문화정책은 문화 공급의 개선(Quality of Cultural Supply: QCS), 지역정치의 개선(Quality of Local Governance: QLG), 지식생산의 개선(Quality of the Production of Knowledge: QPK), 지역기업의 발전(Development of Local Entrepreneurship: DLE), 지역특 성의 개발(Development of Local Talent: DLT), 외부기업 유치(Attraction of External Firms and Investments: AEF), 외부재능 유치 (Attraction of External Talent: AET), 사회적 위험요소 관리(Management of Social Criticalities: MSC), 지역사회 교육(Capability Building and Education of the Local Community: CBE), 지역사회 참여(Local Community Involvement: LCI), 내부 네트워킹(Internal Networking:
IN), 외부 네트워킹(External Networking: EN)의 12가지 요인이 고려되어야 한다.
Sacco et al.(2009) 전시스템적 문화지구
Lacy(1995)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
⇩ ⇩ 도시갤러리
•지역특성의 개발
•지역사회 교육
•지역사회 참여
•내부 네트워킹
•외부 네트워킹
⇩
활력 넘치는 공동체 만들기
•지역성
•지역참여와 교육
•협업구조
<그림 1> 연구의 분석틀
Ⅳ. 사례 분석 1. 황금시장 황금시대
1) 사업개요
2008년 도시갤러리 사업에 ‘동화시장: 세상의 모든 의류부자재 동화에 있다’를 기획, 진행했던
‘플래닝미도’가 다시 재래시장을 거점으로 전개한 사업이다. 동화시장에서의 프로젝트가 벽화, 아트 벤치, 쉼터 조성 등의 하드웨어를 시각적으로 미화 하는 결과를 도출했다면 ‘황금시장, 황금시대’는 수 다방 설치, 이주여성 음식모임, 재래시장 견학과 같은 커뮤니티 주민 간의 소통에 중점을 둔 세부사 업으로 구성되었다.
2) 지역성
추진단의 목표는 대형마트와 차별된 재래시장 만의 문화적 가치를 개발하여 인지도와 접근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상인이 시장과 주변 지역
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시장의 주체로서 변 화하는 것이었다. ‘플래닝미도’는 시장의 유휴공간 에 다문화적 공간(요리, 외국어, 문화교류)을 운 영하여 지역성을 구축하였다.
3) 지역참여와 교육
지역시장의 다문화적 공간을 통해 시장에 오지 않는 주민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시장 상인 간의 공동체 의식을 고양시키고자 하였다. 상인회의 역 량을 강화하고 시장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공간 토크 워크숍과 모범시장 답사 프로그램, 상인의 소 속감 강화를 위한 캐릭터 제작, 앞치마 및 가게 CI 작업, 황금시장 인물지도 제작 등이 진행되었다.
또한 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이주민의 참여를 유도 하는 음식모임, 벼룩시장 개최, 어린이 및 여성이 참여한 주민공방 지원으로 황금시장을 홍보하고 시장이 문화적 장소의 역할을 수행하여 주민이 참 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인지시켰다.
4) 협업구조
건축가, 도시환경디자이너, 미술가, 아마추어 밴 드, 사진가, 출판편집자, 댄스그룹으로 구성된 예술 가 집단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온/오프라인의 시장 홍보에 적극적이었지만, 상인은 소극적이거나 참 여를 거부하였다. 상인은 정부 지원금이 시장의 경 제적 활성화나 장사에 직접 도움이 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발적 참여보다는 예술가가 주 민을 계몽하고 주민대표자를 통해 주민참여를 강 제하는 구조로 진행되었다(남미영ㆍ남기범, 2009).
5) 평가
시장 내 시설의 미화작업에 그치지 않고 상인 과 예술가가 시장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이 지역개발과 관련된다. 그러나 적 극적인 예술가와 달리 상인과 주민의 소극적 참여 로 사업은 성공적이지 못하였다.15) 4개월이라는 제한된 기간에 서로가 충분히 소통할 수 없었 고,16) 상인이 실질적 다문화적 공간을 운영하기 에는 무리가 있었으며,17) 사업이 회계연도 내에 종료해야 하는 관계로 장기적인 계획 및 진행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2008년도 이후 예산 이 없어 주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예산과 사업 지침이 서울시와 추진단을 거쳐 예술가와 주민에 게 전달되는 하향식이어서 참여를 이끌지 못하고, 지역기업의 재정적 후원을 얻기 어려웠다.
2. 무쇠구름: 청계아카이브관
1) 사업개요
이 사업의 목적은 미술관 밖으로 나간 공공미 술을 다시 미술관 안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2003년부터 청계천 일대의 노점상과 공구상가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영상인터뷰, 사진, 다이어그램, 건축모형 등으로 가공하여 아 카이브하였다. 주관업체 플라잉시티는 특히 청계 천 금속공방에서 생산하는 기구와 도면, 설명문 등을 아카이브하고 전시 내용을 단행본으로 발간 하였다.
2) 지역성
청계천 복원사업과 도심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일터가 사라질 공구상과 노점상이라는 특정 집단 의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티아트 사업이다.
따라서 청계천의 소규모 금속가공업체가 어떻게 생성되고, 어떻게 외부 변화에 적응하고, 어떻게 변모하는지에 특히 관심을 갖는다(플라잉시티, 2009).18)
3) 지역참여와 교육
이 사업은 이미 5년 전부터 예술가와 주민이 호 흡을 맞춰 70여 업체가 참여했다. 일부 상인은 적 극적으로 나서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다른 상인 의 참여를 독려하였다.
4) 협업구조
혐오시설 철거라는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와 특 수산업단지에 대한 추진단의 종합적 계획이 플라 잉시티에 의해 구체화된 사업이다. 플라잉시티는 공장과 기술에 대한 재조명과 더불어 이들에게 희 망과 자부심을 불어넣는 커뮤니티 아트를 기획하 여 상인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5) 평가
공공미술은 행동의 변화를 추구한다. 예술가와 주민의 상호신뢰 없이는 행동을 변화시킬 수 없 다. 플라잉시티는 다년간 공공미술사업과 도시화 연구를 병행하였기 때문에 이 사업에서 리서치와 작품이 통합된 완숙한 결과물을 제시할 수 있었 다. 플라잉시티는 상인이 단순히 문화향수 측면에
15) 인터뷰 결과 많은 주민이 사업에 부정적이었다. 주민 문○○ 씨는 “뭐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저러다 말겠죠. 우리 상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되잖아요”라고 하였다.
16) 사업기간이 1년도 되지 않는 사업에서 지역커뮤니티의 특성 개발, 상인의 의식변화, 접근성 강화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17) 사업의 불투명한 지속가능성으로 상인이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고 단순 참여자 수준의 흉내만 내는 실정에서 인근 주민 및 타 지역의 주민을 끌어들이는 다문화적 공간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18) 특정 집단의 발생과 정착, 쇠퇴, 이동이라는 리듬을 통해 도시화 과정을 고찰한다.
서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생비자(prosumer)로서 적극 참여하게 하고, 주민의 교육에 앞서 공공미 술을 수행하는 작가가 공공미술, 도시화, 경제구 조, 사회적 현상 등을 선행 학습한 것이 사업 성공 의 비결이었다.
3. 2008 동네예술가
1) 사업개요
지역사회의 현안을 예술가가 스스로 발굴하고 조명할 수 있도록 기획된 사업이다. 2007년 사업이 낡은 건물의 외관을 장식하거나, 주민의 물건을 수 리하는 환경미화 사업이라면(서울시 도시갤러리, 2009), 2008년 사업은 예술가와 주민의 삶이 결부 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워크숍의 사 업이다. 예를 들면 예술가가 주민과 함께 텃밭을 조성하고,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이 들 어서는 수도원에서 지역작가가 레지던스 프로그램 을 진행하였다.
2) 지역성
사업의 성격상 이해당사자, 즉 구청, 동사무소, 재래시장, 수도원, 주민 간의 견해가 상충되므로 단시일 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3) 지역참여와 교육
노년층에게는 무료진료 프로그램으로, 여성에 게는 김장축제, 대안생리대 만들기, 탭댄스, 기타교
실 등을 통해 참여를 유도했지만, 소외지역의 특성 상 생활고에 쫓기는 주민에게 프로그램 참여를 독 려하기가 쉽지 않았다. 교육사업으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술로 다가가기, 목공 프로그램, 애니메 이션 퍼포먼스 등을 진행하였다.
4) 협업구조
지역현안에 관한 이해당사자의 상충된 견해로 협업구조는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추진단은 예술 가가 지역 현안을 연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공공미술 모델의 기록자, 행동가, 문화교육자이기 를 원하였지만, 구청과 동사무소는 예술가가 지역 문제를 쟁점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서울시 도 시갤러리, 2009), 주민은 예술가가 노후시설의 재건 축 또는 개보수의 실질적 도우미이기를 원했다.19)
5) 평가
이 사업은 낙후된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미술정책의 한계를 보여준다. 이해당사자 간 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예술가가 해결방법을 제시하더라도 행정적 권한을 확보하기는 어렵 다.20) 실질적인 재보수와 재건축이 필요한 소외 지역에서 예술가가 한시적 가림막을 제작하는 것 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소득 가정을 대 상으로 하는 무료예술교육도 한정된 예산과 기간 이 지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결국 소 외지역의 공공미술정책은 실질적인 지역재건축 사업과 함께 고려되어야만 한다.
19) 예술가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대한 인터뷰에서 주민 김○○ 씨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저런 것을 한다고 밥이 나와요?
떡이 나와요?”
20) 추진단은 행정권이 없으며 서울시 문화정책과, 디자인서울총괄본부, 서울디자인재단의 하위부서이다. 추진단은 2007년 2월 설립 당시 서울시 문화정책과 소속이었지만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거쳐 2008년 12월 서울디자인재단의 DDP(동대문디자인파크)사업부 소속으로 변경되었다.
4. ○○시장과 움직이는 ○○가게
1) 사업개요
‘예술가가 달려갑니다’ 사업으로 디자인그룹 노 네임노샵과 문화로놀이짱이 공동기획한 사업이 다.21) 기획자와 작가 1명이 팀을 이루어 총 9개의 작은 가게를 만들고, 이 가게가 함께 시장을 형성 하는데, ‘2008 동네예술가’와는 지역주민 참여방식 에 있어서 차이를 보인다.22)
2) 지역성
이미 형성된 지역의 특성과 방식을 자연스럽게 흡수한 경우이다. 이미 성공적인 지역공동체 사례 로 평가받고 있는 성미산마을 주민의 참여로, 개 인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도서관, 공방, 동 네방송국, 공작가게 등을 만들 수 있었다.
3) 지역참여와 교육
예술가가 주민의 요구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와 공구를 갖추고 방법을 알려 줌으로써 주민의 직접적 참여를 유도하였다. 예술 가의 도움으로 독특한 형식의 가게를 공원에 차리 고 개인 특성에 따라 공방을 만들었다. 공원과 성 미산 학교에서 진행된 워크숍에는 교육의 지속가 능성을 염두에 두고 허브차 만들기, 자전거 고치 기 등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강습을 진행하 였다.
4) 협업구조
이 사업은 지역 주민의 특성을 파악하고 실현 가능한 지점에서 지역공동체와 협업을 추구하였 다. 비록 예술가가 지역의 현안을 찾고 그 해결책 을 제시하는 것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이미 확립 된 지역 특성을 토대로 예술가의 공공미술 의지가 주민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실현되었다.
5) 평가
지역성이 확립된 지역이고 예술가가 직접 컨설 팅하고 교육하여 주민의 참여가 확대되었다. 예술 가가 기획한 워크숍에 주민이 참여하고, 공방이 공공장소에서 주민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새로 운 장르 공공미술'의 개념을 어느 정도 수용하였 으나 공방의 지속가능성이 문제가 되었다. 예술가 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게의 수익 저조로 가게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23)
5. 느티나무 형제, 마루공원
1) 사업개요
400년 이상 된 나무를 마을의 상징물로 설정하 고 나무 주변에 데크와 벤치를 설치하여 주민의 사 랑방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한 사업이다.24)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의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주민의 소 속감을 강화하고자 인근 초등학교 학생과 연계한 편지쓰기, 마을역사 수업, 주민 인터뷰, 마을 사진 촬영, 마을역사 만들기, 마을축제 등을 기획하였다.
21) 노네임노샵은 가구디자인, 방과후수업, 전시기획, 공공미술 등 디자인과 미술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온 디자인그룹이고, 문화로놀이 짱은 폐가구를 이용한 가구제작 및 워크숍을 진행해 온 단체이다.
22) 예술의 공공성은 “개인이나 집단으로 환원하는 것이 아닌 예술과 예술적 감성이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고 그것이 최소한의 물적 토대의 확보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구현된다(서울시 도시갤러리, 2009).”
23) 기획자 안○○ 씨는 “가게의 수익보다는 주민이 방문하여 새로운 삶, 새로운 직업,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24) 2008 도시갤러리 사업 중 서울디자인올림픽(잠실주경기장 인근 개최)과 연관된 4개의 사업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한강 남쪽 지역에서 기획 된 사업이다.
2) 지역성
아파트 단지에 밀려 사라지는 오래된 마을을 보존하고 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한다는 측면 이 있지만, 사업지구인 염곡동과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는 못하였다.
3) 지역참여와 교육
마을 어르신들을 인터뷰하고 어린이들은 마을 역사 수업을 받게 하여 참여를 독려하였다. 또한 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마을 가꾸기를 위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주민 참여를 독 려하였다.
4) 협업구조
서울시, 구청, 동사무소, 예술가, 주민 모두 이해 관계가 없는 사업이라 협업구조에 어려움은 없었 다. 예술가와 주민이 협력하여 마을을 정비하고 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교육을 시킨다 는 점에서 주민의 호응도가 높았다.
5) 평가
마을의 오래된 큰 나무에 대한 존재를 문화적으 로 재조명하고, 이를 통하여 마을사람이 나무 주변 으로 모일 수 있는 공간 창조를 목적으로 했다. 그 러나 기존의 서울시 정자마당사업과 민간단체의 비슷한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적 데크와 벤치로 나무 주변을 치장하는 것은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새로 운 장르 공공미술’의 지역개발은 단순한 가꾸기 이 상으로 지역공동체 의식 함양, 마을 역사와 기억 만들기 등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이 사업은 예 술가가 아니더라도 지역주민이 주도하여 실질적 나무 보존과 함께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6. 북아현동에서 잃어버린 마르티스 여아를 찾습니다.
1) 사업개요
추계예술대학의 수업과 연계하여 학생에게 공 공미술에 대한 수업과 함께 직접 기획자이자 예술 가로서 학교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역사성, 정체 성, 뉴타운성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2) 지역성
오래된 주택이 밀집한 아현동의 역사 탐구나 공 동체로서의 정체성, 뉴타운과 관련된 현안 등을 작 품화하였으나, 예술가가 어린 학생들이어서 충분 한 지역성을 특징짓고 표현하기는 어려웠다.
3) 지역참여와 교육
학생이 기획의 주체이고 예술가라는 점에서 지 역참여와 교육의 의미는 반감된다. 통학하는 학생 을 지역주민으로 간주한다면 이 사업은 ‘새로운 장 르 공공미술'에 대한 참여와 학습의 장이 될 수 있 지만, 이 경우에도 지역주민은 참여하지 않으면 관 객일 수밖에 없다.
4) 협업구조
대학의 인적자원이 지역 공간 속에서 주민과 만나고, 지역의 현안을 공공미술정책으로 풀어간 다는 점에서 ‘예술가가 달려갑니다’의 대학 버전 이다. 거리미화, 공연, 퍼포먼스, 주민과의 합창, 마을 걸어 다니기와 같은 커뮤니티 미술의 기초적 프로그램으로 대학이 지역과 소통하는 계기는 되 었지만, 대학 이외 구청과 동사무소 그리고 지역 주민은 관객으로만 존재한다.
5) 평가
많은 대학이 재정상태 및 학제상의 문제로 공 공미술 과목을 새로 개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다. 추계예술대학은 이 사업을 통해 공공미술 과 목을 개설하고, 이후에도 자체 재원으로 지역미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록 지역주민을 참여시키 지는 못했지만 학생들에게 공공미술 교육의 중요 성을 일깨운 공헌은 있다.25)
7. 꽃피는 화양리
1) 사업개요
부정적 이미지의 화양동 카페골목의 거리 풍경 을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학교와 지역을 연결한 사업으로 상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가게에 적합한 간판, 쇼윈도, 셔 터, 외관 등을 디자인하였다.
2) 지역성
지역의 특정 이미지를 지향하기보다는 화양동 카페골목의 환락가라는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꾸 는 데 주력하였다.
3) 지역참여와 교육
주로 지역 상인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와 문화 특강을 개최하였다. 특히 외관의 장식에 있어 지 역 상인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홍보를 통해 지역 상인의 참여를 독려하였다.26)
4) 협업구조
예술가는 지역의 현안을 해결한다는 ‘새로운 장 르 공공미술'의 목표와 일치하였지만, 구청의 옥외 장식물 정책과 연계되지 않았고, 예술가의 심미성 보다는 상인이 요구하는 것을 그대로 들어주는 방 식으로 진행되어 협력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예를 들면 가게 벽 외관의 경우 예술가의 의지보다는 상 인의 의견을 반영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5) 평가
이 사업은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을 위해 방법 론에 있어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강조할 수 있 는 건물 외관 가꾸기를 택한 것이 문제였다.27) 건 물 외관의 장식이 예술가의 심미성을 표현하지 못 했을 뿐 아니라 일부 작업의 경우에는 기존의 외 관 장식물과 시각적으로 충돌하였다. 또한 외관을 밝은 이미지로 꾸미기 위해 채도가 높은 다양한 색상의 꽃문양을 모든 장식물에 공통적으로 사용 하였는데 이는 오히려 골목을 어수선하게 만들어 지역성을 희석시키고 공공미술 사업의 참여를 반 감시키는 부작용이 있었다.
V. 결론: 정책적 함의
공공미술은 ‘건축 속의 미술’에서 ‘공공장소에 서의 미술’로 다시 ‘공공공간으로서의 미술’로 발 전하였다. 또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은 지역공 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예술가가 지역공동체 의 현안을 직시하고 주민과의 협업을 통해 문제를
25) 인터뷰에서 대학생 이○○ 씨는 “북아현동 이야기를 찾으러 다니면서 예술과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요. 학교 수업보다 신선한 것 같아요.”라고 하여 공공미술교육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26) 인터뷰에서 상인 김○○ 씨는 “아 우리야 고맙죠. 공짜로 해준다니까…”라고 하여 금전적 인센티브가 중요함을 시사하였다.
27) 이는 주민의 공통적인 합의를 단기간에 도출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의 도시갤 러리 사업은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시험대라 고 할 수 있는데, 이 연구는 도시갤러리 7개 사업 의 사례분석을 토대로 지역발전을 위한 공공미술 정책의 성공요인으로서 다음의 7가지 정책적 함 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소외지역과 낙후지역의 공공미술정책은 실질적인 지역개발정책과 병행되어야 한다. ‘2008 동네예술가’에서와 같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 을 공공미술에 참여시키기는 힘든 일이다. 미술의 영역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산적해 있으 면 지역특성을 개발하거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 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재건축 또는 재보수, 장 기적인 일자리 창출 등과 연계된 복합적 공공미술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성과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예술가와 주민 간의 상호이해가 필 수적이다. ‘꽃피는 화양리’와 같이 예술가를 외관 장식을 돕는 일꾼으로 취급하거나 ‘황금시장 황금 시대’와 같이 주민을 억지로 참여시키는 하향식 행정으로는 공공미술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28) 예술가와 지역주민의 공감대가 형성되려면 공공 미술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우선되어야 하고, 예 술가와 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29) 예를 들면 ‘무쇠구름: 청계아카이브관’의
경우 예술가의 선행학습과 상인의 교육이 상호신 뢰로 이어지고 사업의 성공을 이끌었던 것이다.
셋째, 공공미술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서울시, 추진단, 구청, 동사무소, 대학, 참여예술가, 주민의 상호이해를 토대로 한 협업구조가 중요하다. ‘무 쇠구름: 청계아카이브관’, ‘○○시장과 움직이는
○○가게’, ‘느티나무 형제, 마루공원’의 경우는 서 울시, 추진단, 예술가, 주민의 네트워크가 작동하 여 지역성을 살린 공공미술정책을 펼칠 수 있었 다. 그러나 일방적인 관의 주도나 예술가의 의욕 만으로는 공공미술이 성공할 수 없다.30)
넷째, 공공미술정책은 단기간의 일과성 사업이 아니다. 충분한 예산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도시갤러리 사업은 모두 단기간에 일회성 예산으로 진행되면서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31) 예를 들면 성공적이라고 평가 되는 ‘○○시장과 움직이는 ○○가게’ 사업 역시 공방들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제기되었던 것이다.
사업이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면 주민의 호응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다.32) 공공미술정책은 행정적 지원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일과성과 전시 성 행사로 끝날 수밖에 없다.33)
다섯째, 공공미술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기업의 후원이 필요하다.34) 공공미술정책이 지역 기업의 발전과 외부기업의 유치에 공헌함을 깨달
28) 예술가의 입장에서도 공공미술의 개념에 대한 왜곡된 견해를 갖기 쉽다. 협업해야 할 공동체 구성원을 계몽의 대상으로 간주하면서 가난, 범죄, 실업, 폭력의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내적 성장과 변화의 문제로 축소할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영욱 외 역(2003), 257∼302 참조
29) 지역주민의 공공미술에 대한 인식은 결국 예술가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변화 또는 형성가능하다.
30) 때로는 법적 문제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주민요구에 따른 일방적 외관 장식으로 구청의 옥외장식물 정책과 상충되기도 하였다.
31) 서울시는 6ㆍ2 지방선거 이후 경제, 복지, 교육 부서를 확대하는 반면, 도시갤러리 사업은 통폐합을 거쳐 문화관광디자인본부 디자인기획 팀으로 축소하였다.
32) 일과성 사업이라도 소득이 있었다면 ‘북아현동에서 잃어버린 마르티스 여아를 찾습니다’를 들 수 있다. 이 사업으로 추계예술대학은 공공미 술 과목을 개설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서울시 소재 대학에 공공미술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예비 공공미술가 를 위한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 2008년도에 시행된 ‘대학 및 지역공동체 프로젝트’를 확장하거나 심화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33) 현재 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문화재단 등은 다년간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34) 공공미술 특히 지역공동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미술에 대해서는 기업의 후원이 인색하다.
아야 한다(Sacco et al., 2009).35) ‘무쇠구름: 청계 아카이브관’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70여 개의 업체가 비슷한 사업에 참여한 만큼 사업의 성공도 가 높았다. 지역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려면 동참 기업에게 세제혜택이라든가 행정편의를 제공하는 등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공공미술정책의 성공 을 위해서는 예술가와 주민의 네트워크에 지역기 업이 동참하고 사회적 기업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공공미술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위한 조 직이 보강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추진단은 지난 3년간 서울시 문화정책국, 디자인서울총괄본부, 서울디자인재단 도시갤러리팀으로 축소되었고, 2010년 마지막 사업이 끝나면 조직이 해체될지도 모른다. 사업을 통해 축적된 인적, 물적, 지적, 행 정적 자원은 귀중한 지식으로 이를 유지하고 발전 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미술정책은 단기 간에 끝나지 않는 호흡이 긴 사업이다. 공공미술 은 다양한 의미의 형식이 존재하므로 이를 지원하 는 조직 역시 축적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더하 여 공공미술정책의 조직은 행정적 권한을 갖도록 해야 한다. 단순한 행정지원이 아니라 구청과 동 사무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행정권한을 가져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일곱째, 공공미술정책에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하드웨어의 구축도 필요하다. 특정 장소에 설치된 공공미술 조형물에는 지속적인 보수가 필요하다.
지역공동체의 공공미술 작품 유지 및 발전을 위해 서는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리, 아카이브 구축, 전시장 등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공공미술 하드웨 어를 위한 재원은 현재의 지원금 방식으로는 충당 하기 어렵다. 공공미술 하드웨어의 구축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속적인 관리, 지원, 유지 체계를 만들기 위한 기금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미술장식품 설치 시 기금으로 출현할 수 있도록 한 문화예술진흥법을 개정하여 공공미술기금으로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공공미술정책의 성공은 공공미술과 지역개발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 지역공동체의 발전 이라는 목표 아래, 민ㆍ관ㆍ산ㆍ학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방자치단체, 기업, 주민, 예술가의 협 업구조가 작동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이 마련 되고, 장기간 지속적으로 전개될 때 성공을 기약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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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고 접 수 일 : 2011년 1월 17일 1차심사완료일 : 2011년 2월 15일 최종원고채택일 : 2011년 3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