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안 배경
이전 장에서 논의했던 부동산 공익신탁에는 명확한 한계점이 존재했다. 바로 신탁 종료 이후 소유권 상실한다는 문제와 소유권 상실에 따른 보상 지급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개인 건물주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임대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을 회수하지 못한다는 점이 심리적 저항을 야기한다. 게다가, 부동산의 임대수익을 이익기부형으로 신탁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공익신탁에 참여하려는 동기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법인 건물주 입장에서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목표인데, 공익 신탁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의 개인/법인 건물주와 그 이해관계가 많이 다르다. 지자체 는 기업과 다르게 수익 창출이 최우선이 아니라 주민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이 최우선 가치이다. 헌법 제116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증진에 관한 사무를 처리”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있다. 주민의 복리를 증진하고 공공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지 역사회의 다양한 사무를 처리하는 곳이 바로 지방자치단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자 체는 일반 영리기업과는 다르게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지자체가 지역주민을 위해 추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은 주민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적절히 개발하고, 제공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자체의 재정이 모든 공간을 충분히 잘 개 발할 수 있을 정도로 풍족하지 않을뿐더러, 공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은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자체에서는 기존의 공유재산 중 충분히 활용되고 있지 않 은 유휴부동산을 신탁에 출연하고, 신탁사를 통해 전문적인 개발을 시행하는 것을 고려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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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신탁 을 활용 한 유휴 부동 산 이용 활성 화 방안
2) 신탁 설정 및 운영 원리
[그림 5-1] 공유재산 개발 공익신탁 구조도
먼저, 서울시가 소유 중인 유휴부동산을 개발하기 위해서 공익신탁에 출연한다. 서울시 측에서는 재정부담 없이 시민에게 필요한 공간을 개발하고 운영하도록 신탁에 부동산을 출연한다. 신탁의 형태에 따라 신탁기간이 달라지는데, 분양형은 최대 5년, 임대형과 혼 합형(분양형과 임대형을 결합한 형태)은 최대 30년이며, 최초 신탁기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신탁 방식과 신탁기간을 설정하고 나면, 소유권을 이전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탁기간은 신탁사에 소유권과 개발/관리할 수 있는 전권 을 맡기고, 지자체는 신탁 운용 소득을 정기적으로 수령할 권리를 가진다.
서울시에서 출연한 유휴부동산을 개발하는 부동산 신탁업자는 공공의 복리를 증진한다 는 목표를 가지고 부동산을 개발한다. 이런 공적 목표를 가진 부동산 신탁업자를 ‘준공 공형 부동산 신탁업자’라고 부를 수 있다. 준공공형 부동산 신탁업자는 별도의 부지 매 입비용이나 부대비용 없이 부동산을 이전받게 되며, 자율적으로 공간을 개발하고 운영할 권한을 갖는다. 신탁사는 공간공유 플랫폼 기업과 협업으로 양질의 공간 경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운영자를 선발해서 공간을 임대한다. 소상공인, 청년 기업, 사회적 경제주체 등 부동산 약자로 분류되는 그룹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적정 임대료만 지불 하고 장기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공간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 중 대다수는 공익신탁사업에 재투자된다. 단, 수익 중 일부 는 준공공형 부동산 신탁업자, 그리고 지자체에 귀속하도록 신탁 계약을 설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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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부동 산 공익 신탁 시범 사례 1 : 서울 시 공유 재산 개발 공익 신탁
공익신탁사업으로 장기간 공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지자체는 신탁사에 수익권을 양도한 다. 즉, 신탁사에 무상으로 공유재산을 이전한다. 하지만, 정기적인 사회적가치 영향평가 시행과 평가결과의 의무적인 반영 등 수익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 련한다. 위의 내용을 [표 5-2]로 정리할 수 있다.
공유재산 개발 공익신탁 임대
기간
최장 60년
(최초 계약 최대 30년, 첫번째 계약기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약 갱신 가능) 임대 가격 무상
소유권 신탁기간 신탁 소유 / 신탁 종료 이후 원 지자체 귀속 운영권 준공공형 부동산 신탁사
공간운영자 소상공인 / 청년 기업 / 사회적 경제주체
목적
- 장기간, 적정 임대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안심부동산 제공
- 안심부동산을 기반으로 도시의 창조적 역량을 향상시키고,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는 공간 서비스 / 콘텐츠 제작
-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하는 사회적경제 조직 육성
기타 사항
- 신탁사는 장기간 적정 수익률을 보장받는 대신 공익에 부합하는 부동산 개발을 실행한다.
- 필요하다면, 신탁사는 외부 협력사와 계약을 통해 신탁사업 수행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지자체는 신탁기간 수익을 신탁사에 양도하는 대신 공익사업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리감독 한다. 사회적가치 영향평가를 비롯한 관리감독 도구를 사용해 공익사업의 변질을 방지한다.
[표 5-2] 한국형 공유재산 개발 공익신탁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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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신탁 을 활용 한 유휴 부동 산 이용 활성 화 방안
3) 해크니 개발협동조합 사례로 본 공유재산 개발 공익신탁 모델의 의의
앞서 제시한 공유재산 개발 공익신탁 모델은 한국에서는 처음 제시하는 모델이지만, 영 국의 해크니 개발협동조합은 위와 유사한 모델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 다. 해크니 개발협동조합은 지역자산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유명한데, 그 기반이 되는 것 은 소위 ‘통후추알 임대’라는 지역정부와 지역주민조직 간의 부동산 계약이다.
조성찬 외 6명(2016)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1980년대까지도 전후복구가 제대로 이뤄지 지 않은 가운데, 중산층의 교외화, 이민자의 대거 유입, 빈곤율과 실업률의 증가 등의 사회적 변화에 직면했다. 게다가, 마가렛 대처 수상(1979~1990) 주도의 민영화 정책과 예산절감 정책 때문에 지역구 정부 주도의 지역사회 부동산 건설/관리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던 상황이었다. 이에 1976년 출범한 해크니주택협동조합을 주축으로 하는 지역 주민들이 구정부 소유의 부동산을 후추알 가격(약 1파운드)에 100년간 임대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982년 출범한 해크니 개발협동조합은 임대받은 부동산을 지역의 공동체이익회사 (CIC: Community Interest Company)12)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지역공동체 주도 의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 기업 활성화, 이민자 정착, 낙후지역 재생 등의 지역문제 해 결에 앞장서고 있다.
해크니 개발협동조합은 지역사회의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양 한 문제를 다루는 공동체이익회사에게 적정 비용으로 공간을 임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공익신탁 모델의 신탁사와 비슷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해크니 개발협동조합에서 볼 수 있듯이, 지자체가 주도해서 새로운 부동산 모델을 만드 는 데 앞장서는 것이 지역사회를 새롭게 바꿔놓을 수 있다. 지자체가 주도권을 지고 모 든 업무를 책임질 필요 없이 신탁사 및 협력사에게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하는 것이 필 수적이다. 보유하고 있지만, 방치되어있는 유휴부동산이 있다면 장기간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시민들에게 양질의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훌륭한 복지이다.
12) 강정혜(2014)에 따르면, 효과적인 자본조달이 가능한 동시에 투명한 운영에 강점을 지니며, 자산동결로 이윤이 사내에 유보되는 새로운 형태의 회사법적 조직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국의 사회적기업과 비슷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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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부동 산 공익 신탁 시범 사례 1 : 서울 시 공유 재산 개발 공익 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