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라. 민간재정 주체에서의 변화
3. 재정주체와 조세 및 재정의 원천 간의 상호관계
이글은 북한의 주요 재정주체로서 네 가지를 구별했다. 궁정기관, 특 수기관, 정권기관 그리고 민간재정 주체가 그것이다. 그리고 조세 및 재정의 원천으로서 일곱 가지를 설정했다. 첫째, 계획경제에서의 화폐 및 현물 형태의 조세, 둘째, 협동농장에서의 곡물 형태의 조세, 셋째, 각종 토목건설사업 및 각종 잡역에 대한 노동력 제공, 넷째, 각종 명목 으로 중앙 또는 지방의 당·정 기관 사업에 대한 현물 및 화폐납부, 다
138_이러한 활동에 의한 북한의 외화수입에 대하여 장형수, “북한 2000년대 외화수급 추정,” 뺷비교경제연구뺸, 제16권 2호 (한국비교경제학회, 2009)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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섯째, 각종 지방마다 광산물, 수산물, 임산물 등 1차 특산물의 수출로 부터 얻어지는 외화수입, 여섯째, 각급 관료의 뇌물 수입과 상납, 일곱 째, 수령경제 및 특수기관의 경우 해외 불법 활동을 포괄한다.
여기서는 재정주체와 조세 및 재정의 원천 간의 상호관계를 세 가지 측면에서 관찰한다. 첫째, 재정주체별 조세 및 재정 원천에 관한 것이 다. 둘째, 재정주체 간에 성립해 있는 위계적 관계이다. 셋째, 재정주체 별 영역의 상호 중첩에 관한 것이다.
가. 재정주체별 조세 및 재정 원천
첫 번째 주제인 재정주체와 조세 및 재정의 원천 간의 상호관계와 관련해서는 민간재정 주체를 제외한 다른 세 가지 준 공적 및 공적 재 정주체와 조세 및 재정의 원천 간의 관계를 서술한다. 이는 <그림 Ⅳ
-2>와 같다. 여기서 해외 불법 활동은 궁정기관과 특수기관의 재정에
만 관련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림 Ⅳ-2 기관별 재정 원천
계획경제 조세 (현금)
집단농업 곡물
각종 노력 동원
각종 현물외화
기부
1차상품 무역원천
상납 및 부패
불법 활동 정권기관
재정 특수기관
재정 수령기관
재정
118 북한에서 국가재정의 분열과 조세 및 재정체계
여기서 일곱 가지 조세 및 재정의 원천이 정권기관, 특수기관 및 궁 정기관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국가의 공적 조세체계 또는 계획체계에 부수하여 존재하는 조세체계 를 통해 징수된 국영기업의 국가이득금 등은 대부분 정권기관 재정으 로 흡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수기관이나 수령기관은 이러한 현 금 조세수입에 대한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북한의 현실에서 북한 원화 수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 조세 형태인 곡물, 전기, 철강 등 핵심 현물은 3개 기관이 행사할 수 있는 힘의 크기에 따라 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협동농장 이 생산하는 곡물의 최대수요처는 군대인 것으로 보인다. 황장엽에 따
르면, 1990년 북한 인민군대 150만 명이 소비하는 군량미는 약 500만
명의 북한농민이 소비하는 식량과 같다고 했다.139 전기의 경우를 보 자. 황장엽에 따르면, 1996년의 경우 전력이 190~200만 ㎾가 생산되 었는데, 이는 전체 경제 소요량의 20%에 불과했다. 200만 ㎾ 전기가 배분된 것을 보면, 190개에 달하는 특수기관에게 80만 ㎾가 우선적으 로 배정되며, 전력수송 중의 손실 20만 ㎾를 감안하면, 그 나머지가 경 제단위에게는 100만 ㎾만 배정될 수 있었다.140
세 번째 노력동원은 국가적 토목건설사업으로부터 시작하여 도로 보수 등 지방 각종 기관의 잡무, 수산물 채집 및 광산노동과 같은 특수 기관 외화벌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요구되고 있다. 노력동원 중에 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대와 돌격대가 담당하는 국가적 의미를 갖는 토목건설사업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노력동원은 가장 우선적으로 정권기관 재정에 대한 기여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노
139_황장엽, 뺷황장엽 비록: 어둠의 편이 된 햇볕은 어둠을 밝힐 수 없다뺸, p. 217.
140_위의 책, p.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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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동원은 ‘수령’의 특각 건설에도 활용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수령기 관도 수혜자이며, 외화벌이 원천 동원에 군인이 활용되는 경우 등은 특 수기관의 재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각종 지원이다. 이러한 지원은 다양한 목적과 주체를 대 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각종 지원은 앞서 설명한 돌격대 노력 동원을 보조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돌격대의 의식주를 보조하 는 것이다. 이밖에도 군대 원호물자, 파철 수집과 같은 꼬마계획 수행 을 통해 ‘충성의 외화벌이’에 이바지하는 경우 이는 수령경제에 대한 기여가 된다.
다섯 번째는 조세 및 재정의 원천은 외화벌이용 1차 상품의 채취, 가공, 수집과 유통이다. 해산물, 임산물, 광산물과 같은 외화벌이 원천 은 주로 수령기관(당 경제)와 특수기관에 의해 장악되고 있다. 정권기 관도 일부 참가하기도 하지만, 외화벌이 원천 할당이 권력관계에 의해 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참여 비율은 그다지 크다고 볼 수 없다.
여섯 번째는 뇌물상납이다. 수뢰와 상납은 광범하게 이루어지고 있 지만, 가장 큰 단위는 당 조직, 인민보안부와 국가보위부와 같은 사찰 및 감시기관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00년대 ‘이웃에서 부자로 사는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질문했을 때 ‘당 간부 및 법기관’ 사람이라고 대 답한 비중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141 이밖에 도 상업적 거래의 단위가 큰 경우에 뇌물도 클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군부 무역회사가 가장 번성했던 것을 보면 군부 상층에 도 상당 규모의 뇌물이 집중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일곱 번째는 불법 활동이다. 불법 활동의 가장 큰 고전적 주체는 궁
141_장용석, “북한사회의 시장화와 소득분화,” 뺷김정은 1년, 북한주민의 의식과 사회변동:
120 북한에서 국가재정의 분열과 조세 및 재정체계
정기관 그리고 국가보위부인 것으로 보인다. 궁정기관은 무기수출, 마 약, 위폐 등의 생산과 유통과 관련이 있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부와 같은 경찰기구도 불법적인 큰 거래에 참 여했다.
나. 재정주체 간의 위계적 관계 그림 Ⅳ-3 재정주체 간의 위계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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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Ⅳ-3>은 재정주체 간의 위계적 관계를 보여준다. 위계적 관
계는 수령기관-특수기관-정권기관-민간재정의 4개의 주체로 구성되 어 있다.
최상단에는 수령기관이 존재한다. 수령기관은 특수기관, 정권기관, 민간재정에 대해 가장 우월한 위치를 점한다. 수령기관은 특수기관을 와크 배분권을 통해 지배·통제하며, 와크 배분에 상응하는 상납을 확 보한다. 수령기관은 설비와 자원을 정치적으로 탈취하거나 오용하는 것을 통해 정권기관을 장악한다. 정권기관은 수령기관의 경제 활동이 유지될 수 있는 기초적 인프라 유지를 담당한다. 수령기관은 민간재정 주체도 장악 및 통제한다. 수령기관은 특히 수출 원천을 채취·수집·유 통하는데서 계획경제 바깥에 존재하는 상업적 활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수령기관이 외화 원천을 동원해야 할 필요가 민간이 상업적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한편, 수령기관은 민간 상업 활동 주체와 권한을 선택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령기관은 민간 상업 활동을 지배하고 통제한다. 반면 민간 상업 활 동은 수령기관에 수출 원천을 제공한다.
특수기관은 수령기관으로부터 지배·통제당하는 한편, 정권기관과 민간재정 주체를 지배·통제한다. 그 방식은 수령기관이 정권기관과 민 간재정 주체를 지배·통제하는 방식과 다를 바 없다.
정권기관은 수령기관과 특수기관에 의해 동일한 방식으로 지배·통 제받는다. 정권기관이 민간재정 주체를 통제하는 방식은 각종 인허가 권을 행사하여 민간재정 주체에게 차별적으로 상업적 기회를 부여하 는 것을 통해 나타난다. 정권기관에 속한 기관이나 기업소는 각종 인 허가권 행사를 통해 상업적 기회를 제공하고 그 이득금의 일부를 취하 거나, 공적 설비와 노동력을 민간업자에게 대여하는 대신 그 비용을 징
122 북한에서 국가재정의 분열과 조세 및 재정체계
수하는 방식을 취한다.
해외 불법 활동에는 수령기관과 특수기관이 참여한다. 이러한 불법 활동의 주체와 수익 원천 사이에는 다양한 관계가 존재한다. 무기판매, 위폐생산의 경우처럼 수령·특수기관 자체에 의해 수행되기도 한다. 마 약 및 가짜 담배 생산은 수령·특수기관이 민간재정 주체를 매개하는 시장적 생산과 유통을 활용한다.
이와 같은 전체 과정은 이러한 체계에서 최상위 독점자인 ‘수령’에 의해 포괄적으로 관리된다. ‘수령’은 초 집중화된 정치권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수령기관-특수기관-정권기관-민간재정 주체 사이에 서 경제적 특권 및 이득의 재분배를 규정할 수 있다. 물론 ‘수령’이 아 무리 절대적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경제의 흐름을 완전히 자의적 으로 조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령’은 경제의 흐름에 편승하고 개입 하면서, 궁극적으로 최상위 독점자인 ‘수령’의 소득이 극대화될 수 있 는 방향으로 경제의 구성과 흐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령’은 수령기관-특수기관-정권기관 사이에서 와크 배정을 변경시 킬 수 있다. 또한 ‘수령’은 주기적으로 무역회사의 통폐합과 대형화를 유도하여 감시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령’은 하부 기관의 수익 상태에 대한 투명성을 증가시키고 적절한 상납이 수행되도록 관 리·감독한다. ‘수령’은 또한 필요에 따라 시장을 억압하고 국가부문의 강화를 도모하는 또는 그 반대 방향의 정책을 통하여, 그 때 그 때 ‘수 령’에게의 상납분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간섭 및 조정할 수 있다. 물론
‘수령’이 이러한 모든 시도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령’ 은 다른 기관에 대해 권력 상으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