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칙은 학교 구성원들의 질서 있는 생활을 돕기 위한 규범이다. 학생들 은 교칙을 인지하고, 이 교칙이 시대적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적합한 교칙인지를 스스로 평가하고, 자발적으로 준수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학생들은 상·벌점과 관련된 교칙만 부분적으로 알고 있으며, 교칙이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고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교 칙에 대해 잘 알고 능동적으로 행동하기보다 교사, 학부모의 강압과 제지 로 인해 수동적으로 교칙을 준수하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교칙 태도가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학생들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교칙태도 함양을 위해
‘학생 참여 교칙 제·개정 모형’을 구상하였으며 그것을 적용하였다. 모형의 효과 검증을 위해 교칙태도는 사회심리학의 태도 개념을 바탕으로 인지 적, 정서적, 행동적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법의식 및 교칙과 관련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인지적 영역에서는 교칙이해도, 교칙에 대한 지식, 정서적 영역에서는 교칙신뢰감, 교칙 제정 절차 신뢰감, 행동적 영역에서 는 교칙효능감, 교칙 준수의지의 여섯 가지 요인을 교칙태도의 하위 변인 으로 선정하였다.
본 모형의 진행은 ‘사전 회의(학생, 교사), 학부모 의견 수렴→ 교칙 제·
개정 위원회 회의→ 학교 운영 위원회 심의→ 교장의 교칙 공포→ 참여 경험 정리’로 진행되었다. ‘학생 참여 교칙 제·개정 모형’은 모든 학생들이 교칙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토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본 연 구의 주요 가설은 다음과 같다.
주가설 : 교칙 제·개정 참여 모형은 학생들의 교칙태도에 긍정적인 영 향을 준다.
하위가설 1. 참여 모형은 교칙태도의 인지적 영역(교칙이해도, 교칙에 대 한 지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위가설 2. 참여 모형은 교칙태도의 정서적 영역(교칙신뢰감, 교칙 제정 절차 신뢰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위가설 3. 참여 모형은 교칙태도의 행동적 영역(교칙효능감, 교칙 준수 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설을 검증하는 실험은 서울 강북에 위치한 S중학교에서 약 두 달 간 실시되었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 362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배부하여 모형 적용 전의 사전 검사, 적용 후의 사후 검사로 교칙태도를 측정하였 다. SPSS 20.0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대응표본 t-test를 실시하였으며, 부 가적으로 통제변인들이 교칙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상관관 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설문조사에 따른 통계 결과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이 제출한 소감문과 제·개정된 교칙을 결과 해석에 활용하였다.
학생 참여 교칙 제·개정 모형의 적용 전과 후에 학생들의 교칙태도를 분석한 결과, 교칙태도의 모든 변인이 p<.00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 미한 상승을 보였다. 따라서 본 논문의 주가설 및 하위가설은 채택되었다.
교칙태도의 인지적 영역인 교칙이해도와 교칙에 대한 지식의 변화를 분 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교칙이해도의 평균 점수가 향상된 것은 학생들 이 교칙을 상과 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질서유지와 학교생활을 돕기 위한 것으로 인지하게 되었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시대적 상황과 학교의 사정 에 따라 교칙을 변경 가능한 것으로 인지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교칙에 대한 지식의 평균 점수 향상 정도는 교칙태도를 구성하는 변인들 중 가장 높았다. 학생들이 교칙을 제·개정하면서 교칙을 읽어보게 되었고 어려운 용어 및 모호한 부분을 개정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교칙 제·
개정에 학생들이 참여함으로써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교칙의 용어가 개선되며 그 내용이 명확해진다는 쉼멜(Schimmel, 2003)의 연구와 일치하 는 것이다. 또한 교칙에 대한 지식의 문항을 구성하는 자가 평가와 실제 교칙에 대한 지식의 평균 점수를 비교해보았을 때, 사전·사후검사 모두 실제 교칙에 대한 지식의 평균 점수가 자가 평가의 점수보다 낮은 것을 확인하였다. 학생들이 스스로 교칙에 대해 알고 있다고 평가하는 정도보 다 실제 교칙의 내용을 모르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교칙태도의 정서적 영역인 교칙신뢰감과 교칙 제정 절차 신뢰감의 변화 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교칙신뢰감의 평균 점수가 향상된 것을 통해 학생들이 교칙을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정도가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교칙이 가지는 공정성이 높아졌음을 뜻한 다. 하지만 교칙신뢰감은 교칙태도를 구성하는 변인 중에서 교칙 준수 의 지 다음으로 평균 점수의 향상 정도가 낮았다. 학생들이 교칙 제·개정 과 정에서 가장 관심을 보였던 치마 길이를 완화하는 것과 실내화로 슬리퍼 를 허용하는 것이 교칙으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교칙 중에서 현실적으로 준수하기 어려운 부분을 제·개정 하는 데 참여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이 일부 교칙으로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교칙신뢰감의 점수가 다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윤용규(2004)는 교칙에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과 학칙의 현실 괴리 간에 부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하였다. 학생들의 의견을 교칙에 반영하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 진 학교규칙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도 학생들이 교칙 제·개정에 참여함으로써 학교생활과 동떨어진 교칙을 현실과 적합하 게 개정하여 교칙신뢰감의 평균 점수가 향상되었다. 교칙 제정 절차 신뢰 감의 평균 점수가 향상된 것은 학생들이 본 연구에서 제안한 학생 참여 교칙 제·개정 모형을 이전에 교칙을 제·개정하는 절차보다 공정하다고 평 가한 것을 나타낸다. 페팃(Pettit, 1997)은 준법에 관한 연구에서 법이 만 들어지는 절차가 공정한지의 여부가 준법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인용하 였다(Pettit, 1997, p.246). 선행 연구에서 법을 제정하는 절차의 공정성이 법을 준수하는 정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밝혔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인 교 칙 제정 절차 신뢰감이 향상된 것은 교칙 준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미루
어 예상할 수 있다.
교칙태도의 행동적 영역인 교칙 준수 의지와 교칙효능감의 변화를 분석 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교칙 준수 의지의 평균 점수가 향상된 것은 학생 들이 교칙을 보다 잘 지키려는 의지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교칙을 제·개정하는데 학생들이 참여함으로써 교칙에 정당성 을 부여하여 자기 규제력이 상승한다고 보았던 쉼멜(Schimmel, 2003)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교칙효능감이 향상된 것은 학생들이 교칙 제·개정 과정에 스스로 참여할 수 있다는 신념 수준이 높아진 것을 말한다. 학생 들의 의견이 실제적으로 교칙에 반영됨으로써 교칙효능감이 향상된 것으 로 판단한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학생 참여 교칙 제·개정 모형은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교칙태도를 함양하는데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본 모형은 송성민 (2013)이 제안한 형성적 법교육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라 할 수 있으며, 커윈 등(Curwin et al, 2008)이 개발한 학생들의 존엄성을 존중해주는 책 임 모형에 가깝다. 학생 참여 교칙 제·개정 모형을 적용한 결과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교칙 제·개정에 참여한 학생들의 교칙태도는 인지적, 정서 적, 행동적 영역이 모두 유의하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이처럼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교칙태도를 갖추는 것은 규칙과 법을 중요시하는 민 주사회에서 꼭 필요한 자세이다. 쉼멜(Schimmel, 2003) 또한 학생들이 교 칙을 제·개정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시민성 교육으로 이어진다고 보 았다.
둘째, 학생 참여 교칙 제·개정 모형은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여 공적인 문제를 토의할 수 있는 유용한 제도이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참여 제도는 그 한계점으로 운영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본 모형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학교생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토의를 하고, 교칙 개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참여한 결과 가 실제적으로 교칙에 반영되었다. 본 모형의 절차를 활용하여 모든 학생 들이 실제적인 참여를 경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