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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안보와 관련해서 2001년도에 가장 중요한 사업은 경의선 철도 복원과 도로공사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자간의 대화였다. 양측 군대의 합의하에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도로와 철도를 놓는다는 것은 군사 적 의미 못지 않게 남북관계 전반에 미치는 상징적 효과가 큰 사업이 었기 때문이다.

남북 양측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협상을 연초에 제4차 군사 실무회담(1. 31)과 제5차 군사실무회담(2. 8)을 개최하고 협상을 진행 해 나갔다. 특히 제5차 실무회담에서는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철도 와 도로 건설작업을 위한 “DMZ 공동규칙안”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 었다. 하지만 북한의 미온적인 반응으로 인해 후속 실천조치나 추가적 인 합의가 없는 상황이다. 제5차 장관급회담 이후 남측은 군사실무회 담을 다시 제의(10. 6)했지만 북한에 의해 거부되었다. 2001년 말까지

남한은 DMZ 남방한계선까지 경의선철도 연결 관련 기초공사를 완료 한 상태지만 북한은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 전반적인 남북 관계가 경색국면에 접어들었음을 감안할 때, 북한당국이 당분간은 경 의선 철도와 도로 개설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2001년 한해는 남북간의 정치적 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군사안보분 야의 관계도 문제의 해결보다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 지속 되었다. 북한 경비정이 두차례 북방한계선을 침범(4. 9, 11. 18)하는 사 태가 발생했고, 북한 선박도 북방한계선을 침범했다(6. 24). 급기야 북 한군이 비무장지대에서 아군에 총격을 가하는 사건(11. 27)이 벌어지 기도 했다.

또한 2001년은 군사안보분야의 사건이 정치적 대화에 커다란 장애 가 되는 과거의 남북대화 패턴을 답습하는 해이기도 했다. 9‧11 테러 사태에 대응해서 남한이 비상경계태세를 발동한 것이 빌미가 된 것이 다. 북한은 비상경계태세에 따른 안전을 이유로 제6차 장관급회담을 금강산에서 개최할 것을 고집했다. 지루한 공방 끝에 금강산에서 개최 된 제6차 회담에서 북한은 비상경계태세가 북한을 겨냥한 것이므로 즉각 해제할 것을 요구했고, 남한은 주한 외교사절을 보호하고 국내치 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북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제6차 장관급회담은 결국 비상경계태세에 대한 남북한의 상이한 인식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아무런 성과도 없이 결렬되었다.

한편 북한에게 있어서 2001년은 러시아와의 군사안보협력관계를 다지는 한 해가 되기도 했다. 북

러간에 “방위산업 및 군사장비 분야 의 협력협정”과 “2001년도 군사협력협정”이 체결(4. 27)된 것이다. 아 울러 김정일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시 발표 된 모스크바선언(8. 4)에서 양국간에 정치, 경제, 군사 등 다방면에서 상호협조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향과 조치에 합의하고 관

련 협정이 체결된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2002년도에는 미국에 대한 비행기 납치테러와 세균테러 사건을 계 기로 남북간 군사대화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북한이 테러 행위의 전력을 갖고 있고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러 한 예측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정부는 테러근절과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간 회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예 상된다.

하지만 정치적 관계가 정체되는 상황에서 군사적 측면에서 관계진 전을 이루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한반도의 군사문제를 미국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바꿔서 남북군사회담에 임하 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간의 정치적 관계가 어느 정도 무르익고 신뢰 가 조성되어야 한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남북군사대화의 물꼬를 2002년도에 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남북국방장관회담이나 기타 군사회담의 개최가능성도 그렇게 크지 않 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테러에 대한 명시적인 입장전환을 하지 않는 한 남북 한의 관계도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다. 남한은 “테러반대 남북선언”과 같은 가시적인 합의를 도출해내려고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정 치‧군사적 분야의 당국간 대화에 미온적일 것임을 감안할 때, 성사가 능성은 불투명하다.

2002년도 남북군사대화에서 테러문제와 함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사안이 북한의 화학

‧세균무기 보유문제이다. 사실 남한은 지금까지 북

한의 생화학무기 위협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내 에서 발생한 탄저균에 의한 테러사건으로 생화학테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므로 향후 남북대화에서 이 문제를 어떤 형태로 든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