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납세의무가 발생하여야 한다는 점, 과세의 부과 징수를 곤란하게 하여야 한다는 점은 국가별로 차이가 없 다. 조세포탈죄를 고의범으로 보고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조세포탈의 고 의를 요구하는 점도 같다. 다만 조세포탈의 실행행위를 어떻게 규정할지
에 관하여는 국가별로 납세환경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 다.
주요국의 조세포탈처벌규정 가운데 구성요건의 명확성 측면에서 가장 예측가능성이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입법례는 독일의 조세기본법이다.
독일의 경우 조세포탈의 구성요건에 추상적 포괄적인 문구를 사용하지 않아 납세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위가 조세포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문만 보고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 국세기본법은 기본적 으로 고의에 의한 단순무신고 내지 단순허위신고를 형벌권 발동의 기준 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사전소득은닉행위를 필수요건으로 삼고 있는 우리 조세포탈죄의 해석기준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한편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국의 입법례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조세포탈죄의 실행행위가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그 밖 에 세금을 줄이려는 행위들과의 명확한 구별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
결국 비교법적인 분석을 통해서는 조세포탈죄의 ‘부정한 행위’를 판별 하는 명확한 기준을 찾을 수 없다.
제5장 해석론적․입법론적 개선방안
제1절 개선방향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관한 대법원의 해석론은 부정한 행위 의 외연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수범자의 입장 에서 대법원의 문구만 봐서는 어떠한 행위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답할 수 없다. 입법자는 이와 같은 불명확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0. 1. 1. 조세범처벌법 제3조 제6항을 신설하여 대법원의 해석론을 수 용하는 동시에 부정한 행위의 의미를 구체화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같은 항 제7호에서 규정한 일반조항(부정한 행위)이 지나치게 추상적․포괄적 이고, 위 일반조항이 제1호 내지 제6호에 규정된 예시들을 포괄하는 기 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상, 조세포탈죄 실행행위의 불명확성 문제는 여 전히 남아있다. 나아가 비교법적 검토를 통해서도 조세포탈죄의 실행행 위, 즉 ‘부정한 행위’를 판별하는 명확한 기준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조세포탈죄도 일종의 형법이므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으로 돌아가 그 해석기준을 모색하여야 한다. 즉 조세범처벌법에서 조세포탈 죄로 처벌하고자 하는 부정한 행위가 무엇인지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 세금을 적게 내려고 하는 행위가 부정 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국가형벌권 발동의 기준으로 되고, 국민의 기본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162) 이는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입법자는 이미 2010. 1. 1. 조세범처벌법을 전면개 정하면서 제3조 제6항에서 예시적 입법형식을 통하여 부정한 행위의 의 미를 보다 구체화하고자 노력하였고, 제1호 내지 제6호에서 판례에서 축 적되어 온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인식되는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열 거함으로써 수범자들이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보다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부정한 행위의 해석기준은 조세범처벌법 제3조 제6항 제7호를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세범처벌법 제3조 제6항 제7호의 문구는 같은 항 제 1호 내지 제6호를 포괄하면서 한편으로는 위 각 호에 포함되지 않지만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 행위가 무엇인지에 관하여도 구체적인 기준을
162) 특히 포탈세액이 연간 1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특정범죄 가 중처벌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연간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같은 항 제2호)까지 처해질 수 있다.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