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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집이 공공화 된 작가가옥미술관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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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_2019.10.10 심사기간_2019.11.01-14 게재확정일_2019.11.15

예술가의 집이 공공화 된 작가가옥미술관 고찰 A Study on the Artist’s House Museum

김보라(제1저자)_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성북구립미술관 관장

Kim, Bora_Ph D, Student, Dept. Studies in Visual Arts, Graduate School of Ewha University, Director, Seongbuk Museum of Art

차례 1. 서론

2. 미술관 개념의 변화와 확장

3. 작가가옥미술관의 현황

4. 작가가옥미술관의 필요성

5. 건립 프로세스 및 운영방안

6.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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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집이 공공화 된 작가가옥미술관 고찰 A Study on the Artist’s House Museum

김보라(제1저자)_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성북구립미술관 관장

Kim, Bora_Ph D, Student, Dept. Studies in Visual Arts, Graduate School of Ewha University, Director, Seongbuk Museum of Art

요약 본 연구의 목적은 예술가의 집을 미술관화 한 작가가옥미술관의 개념과 현황을 살펴보고 그 필요성을 고찰해 보고자 함이다. 미술관은 기원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개념의 변화를 겪어왔다. 수집개념이 중요했던 초기 형성기 를 지나 시민사회가 도래하면서 공공의 미술관으로 정착했다. 그러나 근대적 미술관은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 기도 하고 예술작품이 본연의 맥락에서 분리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대중을 위한 유희적 요소의 미흡함을 드러 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미술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과 특정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에코뮤지엄, 하우스뮤 지엄 등 확장된 개념의 미술관이 생겨났다. 작가가옥미술관은 이러한 유형의 새로운 미술관 중 하나로 하우스뮤 지엄이 작가미술관과 절충된 형태로 기능하게 되었다. 유럽 등 미술문화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예술가의 집을 보 존하고 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그러한 건립 및 운영 사례가 많지 않고 연구도 아직 시작단계에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외 작가가옥미술관을 직접 답사하고 조사한 사례를 유형별로 구분하고 연 구자가 미술관 현장에서 추진해온 작가가옥미술관의 경험적 사례를 연구 기반으로 활용하였다. 이에 작가가옥 미술관의 필요성으로 1) 예술가 연구기반 조성 2) 현장성 중심의 시간과 공간적 맥락의 복원 3) 예술성과 대중 성의 절충 4) 지역문화자원 발굴 및 활성화 등을 도출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전쟁과 식민지라는 근대사를 겪 으며 수많은 문화유산을 잃었고 그 보존 노력이 최근에서야 시작되었다. 작가가옥미술관은 예술적 자산을 지키 고 공동의 기억을 형성하기 위한 기반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작가가옥미술관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1) 뚜렷한 업적을 남긴 예술가의 선정, 2) 행정가와 전문가의 지속적인 협력 3) 장소적 특수성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 등 이 중요하다. 본 연구를 시작으로 지역의 문화유산을 수호하고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며 일상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서 작가가옥미술관이 미술관 문화를 정립하도록 논의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The object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concept and current state of the artist’s house museum, an artist's house converted into an art museum and to consider its necessity. Since its inception, the art museum has undergone a variety of changes in its concept. After an early formative period it has settled into the concept of a public art museum with the advent of civil society. All the same, the modern art museum was utilized as a political tool. This led to a result in which an artwork was separated from its own context and was less sufficient in bringing any amusement to the general public at the museum. An expanded concept of art museums, such as the echo-museum based on a specific region or area and the house museum has emerged for the purpose of overcoming the usual limitations of an art museum. An artist’s house museum is one of the new types of eclectic museums. Unlike art culture in advanced countries including Europe where artists’ houses have been preserved and refurbished into art museums, Korea has no great experiences of their establishment and management and research pertaining to this is still in its beginning stages. This study classifies surveys and case studies of the artist’s house museum both in Europe and Korea by types, tapping into the researcher’s field experience of the artist’s house museum on the spot of an art museum as a research base. As a result, the needs for an artist’s house museum include 1) research foundation formation, 2) the recovery of temporal and spatial contexts primarily on the spot, 3) a compromise between artistry and popularity, and 4) the excavation of local cultural resources and its vitalization. Korea has lost its innumerable cultural heritage, going through its modern history fraught with wars and colonial experiences but recently launched its efforts to preserve them. An artist’s house museum will work as the base for preserving cultural heritage and forging common memories. What matters in managing an artist’s house museum are 1) the selection of an artist who has made prolific achievements, 2) a constant collaboration between administrator and artist, and 3) development of programs utilizing the distinct characteristics of locality. This study is expected to serve as an opportunity to discuss the establishment of a museum culture as a place where local cultural heritage is preserved, a sense of cultural pride is enhanced in the hearts of local residents, and they are able to enjoy art and culture in their everyday lives.

중심어

작가가옥미술관 현장성 보존 문화유산 공공화 지역성

ABSTRACT Keyword

artist’s house museum liveness

preservation cultural heritage publicity locality

(3)

1. 서론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과거의 흔적이 담긴 장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후대에 영향력을 미쳐 왔다. 그 곳이 역사적인 인물이 살았던 곳이거나 그와 연관된 이야기가 얽혀 있는 장소일 경우에 는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인물에 대한 지식과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 간접적인 학습과 비교했 을 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은 이해의 폭을 확장시켜 준다. 따라서 세계 곳곳에는 역사적인 인물이 거주했거나 관계했던 공간들이 다양한 형태로 보존되어 개방되고 있다. 이러한 공간들 중 예술가가 살았던 집은 근래에 와서 미술관1)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술관은 그 역사를 살펴보면 시대와 장소에 따라 개념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초기의 미술 관은 진귀한 작품의 수집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왕족이나 귀족 등 특권층이 향유하는 곳이었 다. 유럽에서 시민 혁명을 겪으면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미술관은 공공성을 띄게 되었다.

방대한 예술 작품들은 대규모 미술관에 소장되었고 전시를 통하여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인류 의 예술적 자산을 특권계층이 아닌 국가가 소유하게 되고 일반인이 향유하게 되면서 미술관의 공공화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유럽뿐 만 아니라 미국, 아시아 등지에 대규모 미술관이 건립되 고 미술관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미술관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함께 생겨났다. 작품이 기존에 있었던 역사 및 장소에서 분리되는 탈맥락화 현상, 미술관이 국가 선전의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는 문제, 또한 미술관과 예술 작품을 경제적 논리에 입각하여 바라보는 시각, 일반 대중과 미술관의 거리감 형성 등이 그것이다. 미술관에 대한 반성적 고찰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개념 의 미술관이 등장하는 배경이 되었다. 지역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뮤지엄의 형태로 오픈에어뮤지엄, 에코뮤지엄, 리빙뮤지엄, 하우스뮤지엄 등이 생겨났다. 이러한 뮤지엄 들은 지역의 특수성과 주민들의 생활을 고려한 새로운 개념을 부여 받았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대상은 작가가옥미술관2)이다. 작가가옥미술관은 확장된 미술관 개념 중 하나인 하우스뮤지엄이 특정한 예술가를 다루는 작가미술관과 절충된 형태로 접근해 볼 수 있다. 보다 넓은 범위로는 지역성을 그대로 보존한 에코뮤지엄의 유형으로도 볼 수 있겠 다. 이는 예술가의 집을 대상으로 하고 미술관 시스템을 따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작가가옥미술관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이 많지 않다. 전반적으로 새로운 뮤지엄 개념에 관한 연구는 물론이고 가옥미술관에 관한 이론적 연구도 아직 시작 단계에 있다. 그러나 유럽 등 문화유산에 관한 인식이 뿌리내린 곳에서는 예술가의 집을 보존하여 미술관으로 운영 하는 곳이 많으며 작가의 스튜디오뮤지엄(Artist’s Studio Museum)3)이라는 명칭으로 통합하 여 그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예술가의 집을 보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 필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는 추세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작가가옥미술관이 생겨나게 된 미술관의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겠다. 그리고 작가가옥미술관의 개념과 현황, 필요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과거를 기억하는 공간으로서 작가 가옥미술관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과 미래에 어떠한 가치로 작용하게 될지 파악하는 것은 예술가의 집이 공공의 산물로서 보존되고 공유되기 위한 당위성과 연계된다. 아울러 예술가의 집이 작가가 옥미술관으로 건립되는 프로세스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탐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근현대 예술가들이 거주했거나 의미가 담긴 공간을 미술관으 로 공공화하는 것이 우리 미술의 연구기반을 확장하고 미술관 향유계층을 넓히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필요성을 미술관 현장에서 절감하면서 시작되었다. 또한 연구자가 실제로 예술가의 집을

1) 우리나라에서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미술관은 박물관의 한 분류로 미술박물관을 의미한다. 그러나 영어의 museum이나 불어의 musée는 박물관 혹은 미술관을 의미하며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미술박물관을 중심으로 다루는데 용어의 혼선을 피하기 위하여 이를 ‘미술관’으로 통칭하고 포괄적인 개념의 박물관을 지칭할 때는 ‘뮤지엄’으로 표기하기 로 한다.

2) 작가가옥미술관(Artist’s House Museum)은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역사적인 인물 중 예술가의 집이 미술관으로 운영되는 곳을 칭한다.

3) Artist’s Studio Museum Network는 유럽을 중심으로 작가미술관(single-artist museum), 가옥미술관(house museum), 아틀 리에미술관(studio museum)을 연계하여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홍보하며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www.artiststudio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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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미술관으로 추진하면서 고려되어야 할 인식적 기반과 제도적 문제들이 신중하게 검토되고 이론적으로 확립되어야 할 시기에 직면했다고 판단되었다. 본 연구를 시작으로 작가가옥미술관 이 정립되어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의식과 미술관 문화를 성장시키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2. 미술관 개념의 변화와 확장

미술관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 의미와 역할이 변화되어 왔다. 미술관은 예술작품을 소장한 아름 다운 건물 그 이상으로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적 맥락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4) 초기 미술관은 수집하는 장소로 왕족과 귀족 등 특권층의 개인적 취향을 담은 컬렉션이 중심이 되었다. 미술관의 기원은 고대 무제이온5)과 중세 수도원의 보고6)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후 르네상스에 이르러 우피치의 갈레리아(galleria)7) 등 미술관의 직접적인 시원이 나타나 게 되고 유럽 곳곳에는 캐비넷(cabinet)8)으로 불리던 수집 및 전시 공간이 생겨났는데 유럽 곳곳에 이와 비슷한 형태의 전시실이 등장하게 된다. 과거의 유산과 만나는 곳으로서 미술관에 부여된 기억의 장소라는 의미는 현재까지 미술관의 중요한 개념으로 이어지고 있다. 17세기 영국에서는 개인 소장품이 기증되어 미술관이 개관하는 사례가 나타났다.9) 초기의 미술관은 물리적 공간이나 기관의 의미 보다는 컬렉션의 개념에 가까웠고 그러한 어의는 미술관의 기본 적인 개념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19세기에 이르러 미술관은 공공의 장소로서 모든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된다. 역사적으로 시민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도래하고 전쟁을 겪으면서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고가 부여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미술관에도 영향을 미쳤고 미술관이 더 이상 특정한 장소가 아닌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되었다. 특권 계층이 소장했던 예술작품을 일반 에게 공개한다는 미술관 개념의 기원은 1793년 개관한 루브르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공공성에 관한 인식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미술관은 근대적 기관으로서 전시와 교육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확대되어 갔다. 1852년 영국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1858년 미국의 스미소니언 등의 근대적 미술관이 개관하기에 이른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1814년 캘커타에, 일본은 1871년에, 중국은 1924년에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뮤지엄을 일반에게 공개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관은 1938년 일반에게 공개된 이왕가미 술관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미술관이 건립되고 미술관은 근대적 기관으로 위치하게 된다.

이렇게 19세기를 지나면서 개인의 소장품이 국가에 귀속되고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미술관을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었다. 그러나 미술관의 수적 팽창과 함께 19세기 후반부터는 미술 관에 대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시각이 등장하게 되었다. 미술관은 공공을 위한 미술관을 표명했 지만 실제로 대중의 일상과는 분리된 또 다른 특권적 장소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실제로 미술관 은 작품의 수집 및 선별과 배치 등을 통해 예술작품에 특정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캐롤 던컨은 미술관을 지배 권력의 이데올로기가 작용하는 정치적인 공간으로 보았는데10) 관람 자는 권력을 가진 주체가 의도한 미술사적 배치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미술 관을 국가가 주도하여 운영하게 되면서 미술관의 미학적 정서적 역할보다 사회적 교육적 역할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에 미술관이 국가권력의 일부로서 기능한다는 비판이 생겨나게 되었다.

또 다른 부정적인 시각은 미술관이 수많은 예술작품을 본연의 맥락에서 분리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미술관은 흔히 작품의 묘지로 비유되곤 한다. 존 듀이는 예술의 본연의 가치

4) Eliean Hooper-Greenhill, 『Museum and the Shaping of Knowlwdge』, London and New York: Routeledge, 1992, p.1 5) 무제이온(Museion)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예술과 철학의 여신 뮤즈(Muse)에게 바치는 신전을 의미하였고 후에 서적을 장

기 보관하는 장소로 그 의미가 발전되었다. 김형숙, 『미술, 전시, 미술관』, 예경, 2001, p.10

6) 중세에는 종교적인 목적으로 교회에서 진귀한 유물들을 수집하였는데 그 수집품들은 드물게 학자나 귀족들에게 공개되기도 했다.

7) 메디치가 소유의 우피치에 있었던 수집 공간

8) ‘캐비넷’은 16-17세기초를 대표하는 미술관 개념으로 18세기까지 예술작품과 다양한 오브제들이 소장되고 전시되는 곳으로 발전 되었다. Bazin, G. 『The Museum Age』, New York: Universe Book Inc., 1967, pp.129-139

9) 애쉬몰이라는 컬렉터가 자신이 수집한 고대 예술품과 자연의 희귀물들을 옥스퍼드 대학에 기증하여 1683년 설립된 애쉬몰리언 뮤 지엄이 그러한 사례이다. 이때의 ‘뮤지엄’이라는 명칭은 기관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소장품들의 모음, 즉‘컬렉션’을 의미했다. 미술 관의 이러한 어의는 19세기까지도 지속되었다. 전진성,『박물관의 탄생』, ㈜살림출판사, 2004, pp.38-39

10) Carol Duncun, 『Civilizing RitualL Inside Public Art Museums』, Routledge, 1995, pp.6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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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삶과의 연관성 속에 존재한다고 보았다.11) 듀이는 미술관과 같은 제도가 예술이 삶에서 자연스럽게 향유될 수 있는 기회를 축소시키고 일상적 경험과 미적 경험을 단절시킨다고 보았 다. 즉 미술관은 예술작품이 원래 존재했던 삶의 현장으로부터 분리시켜 그것을 보관하고 전시 함으로써 삶과 예술의 관련성을 단절시키는 작용12)을 하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술작품이 미술관에 놓이게 되면 고유한 미적 가치를 획득하게 되지만 관람객과는 일정한 거리감을 형성 하게 된다. 특히 예술가의 삶으로부터 작품이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문학적 서사적 요인들이 상실되고 이와 관련 지식을 확보하기 위한 관람객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큰 규모의 미술 관들은 수많은 예술가들과 주요 작품들을 수집하여 일정한 분류 기준을 세워 그에 따라 배치한 다. 이러한 미술관은 작품을 관람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미술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유희의 부재에 관한 문제이다. 다시 말해 미술관이 지식을 강요하는 곳으로서 즐거움이 부재한 불편한 장소가 되었다는 비판이다. 폴 발레리는 [뮤지엄의 문제](1923)에서 미술관이 분류, 보존과 공익성 개념은 정당하고 명백하 지만,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13) 인류의 예술적 자산을 보유하는 곳으로 현대의 미술 관은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예술에 대한 일상적인 향유가 가능하게 된다면 미술관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이 여전히 대중들에게 다가서기 힘든 곳으로 각인되고 있음에 이를 극복하고자 미술관 관련 종사자들이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 노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들에 대한 반성적 고찰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미술관을 바라보는 시각 을 변화시키고 확장되도록 이끌었다. 실제로 근대적인 미술관 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는 국제박물관협의회(ICOM)14)의 뮤지엄 정의를 따르고 있는데 시대적 인식의 변화는 뮤지엄의 정의도 변하게 했다. 가장 최근 정의로 ICOM은

‘뮤지엄은 사회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비영리의 항구적 기관으로서 공중에게 개방하고, 교육과 학습, 위락을 목적으로 인류와 인류의 환경에 관한 유형·무형의 유산을 수집·보존·연구·

교류·전시한다.’15)고 규정하였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미술관의 소장품이 무형의 유산으로 까지 확대되었고 점점 우리 생활과 가까워지고 있으며 향유에 있어 교육적 효과는 물론이고 즐거움까지 중요시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토니 베넷은 미술관이 과거의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 던 분석적 지식에 반하여 갈수록 경험과 감각의 기억을 드러내는 데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16) 고 말한 것과도 연관된다. 최근 ICOM은 뮤지엄의 새로운 정의를 표명17)하고 2019년 총회를 추진하면서 그 의견을 모으고 있어 머지않아 뮤지엄의 개념이 또다시 변화 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관은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고 이끌어가기도 한다. 특권층의 작품 수집에서 시작된 미술관 은 시민사회의 도래를 계기로 공공화 되었고 국가의 정책적 주도로 그 권위를 세우게 되었다.

이제 그 주체는 미술관을 향유하는 개개인에게 옮겨지고 있다. 미술관은 개인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도록 다양한 모색을 해야만 한다. 현대의 미술관은 결국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미술관은 삶과 분리될 수 없는 곳이며 예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체험을 통하여 세계를 이해하는 곳이 되었다. 이러한 인식적 변화는 결국 우리가 현재

11) John Dewey, 『The later Works of John Dewey 1925-1953 10』 (1935/ Art as Experience), SouthernIllinoisUniversityPress, 1987 PP.13-15

12) 최정은, 「미술관 회의론을 극복하기 위한 단초로서의 존 듀이의 경험으로서의 예술」, 『예술과 미디어』, 한국영상미디어협회, 2018, pp.191-192

13) 도미니크 폴로, 김한결 역, 『박물관의 탄생』, 돌베개, 2014, p.153

14) ICOM은 1946년에 파리에서 출범한 유네스코 협력기관이다. 뮤지엄에 관한 ICOM의 정의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는 것은 미술관의 개념 변화를 고찰하는 기반이 된다. ICOM이 처음으로 내린 뮤지엄에 대한 정의는 1951년 7월로 다음 과 같다. ‘뮤지엄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예술품·역사유물·과학유물이나 기술유물·식물원이나 동물원·수족관 등 을 보존하고 연구하여 가치 있게 하며, 대중의 교육과 여가를 위해 그 문화적 가치를 전시할 의무를 갖는 모든 상설 기관’을 의 미한다. 그 후 1974년 재정의를 내 놓았는데. ‘뮤지엄이란 사회와 그 발전을 위하여 대중에게 공개된 비영리적 상설 기관으로, 인간과 환경의 물질적 기록들을 연구·수집·보존·공유하고, 학술, 교육 및 여가의 목적으로 이를 전시할 의무를 가진다.’고 했다.

본문에 명시된 가장 최근의 정의는 2007년에 재정되었다. ICOM 홈페이지 https://icom.museum 15) 최종호, 「박물관 개념의 전파와 뮤지엄 정체성의 변화」, 『박물관학보』, 한국박물관학회, 2015, p.321 16) 폴로, 앞의 책, p.280

17) ICOM 홈페이지 https://icom.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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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에 보다 큰 의미를 두게 하였다.

이러한 관점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지역의 특수성을 중심으로 생활기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오픈에어뮤지엄과 에코뮤지엄이 생겨났다. 오픈 에어뮤지엄은 19세기 북유럽에서 본격화된 뮤지엄 형태로 사라져가는 지역의 역사, 생활, 문화 적 유산 등을 그대로 활용하며 지역공동체와 주민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성을 지닌다.

에코뮤지엄18)은 20세기 후반에 프랑스에서 출발한 뮤지엄 형태로 오픈에어뮤지엄의 의미가 확 장되었다. ‘에코’는 생태를 뜻하는데 이는 거시적으로 자연환경뿐 아니라 지역 안의 다양한 문화, 유무형 지역유산, 시설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에코뮤지엄은 지역의 환경, 생태 등 전체를 뮤지엄화 한 것으로써 주민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새로운 의미의 뮤지엄19)이다.

또 다른 새로운 개념으로 리빙뮤지엄과 하우스뮤지엄이 있다. 리빙뮤지엄은 역사적 기록을 수용 하는 다양한 형태, 즉 가옥과 건물, 장소, 풍습, 자연, 전통적 행사 등 유무형 형태를 모두 보존하 되, 대상과 연관된 모든 기록과 역사, 기억, 행태 등을 재연함으로써 과거의 역사를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면서 역사를 상기하도록 하는, 즉 살아있는 역사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념이 다.20) 이는 특정한 환경에 대한 시간과 공간의 모습을 보존하고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면서 다양 한 작용을 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경험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과거의 기억과 역사가 의미 를 갖도록 한다. 즉 리빙뮤지엄은 장소성을 갖고 역사를 맥락화하여 공간을 유산화 하도록 한다.

하우스뮤지엄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물들을 보존해서 뮤지엄의 개념과 운영방식을 도입해 일반대중에게 공개한 시설을 말한다. 역사가옥이 뮤지엄의 범주로 들어오게 된 것은 19세기 말 여러 채의 건축물과 인공시설, 자연물을 포함하는 일정 구역을 지정하여 보존하는 에코뮤지 엄 개념이 생긴 이후로 볼 수 있는데21), 19세기 중반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그 사례들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우스뮤지엄은 소장품을 역사적 맥락에서 분리시켜온 뮤지엄의 비판적 시각을 회복할 수 있는 개념이다. 1988년 ICOM의 분과로 역사가옥뮤지엄 국제위원회(DEMHIS T)22)를 만들고 역사가옥뮤지엄(Historic House Museum)을 뮤지엄의 한 유형으로 인정하였 다. 역사가옥뮤지엄 중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거나 사회의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 과 관련된 집을 보존하고 뮤지엄으로 운영하는 것이 역사인물가옥뮤지엄23)이다. 역사인물가 옥을 보존할 때 가장 직접적인 동기는 인물에 대한 기억의 보존이다. 역사인물과 관계성, 역사 인물가옥에서 한 경험이 그에 해당한다.24)

마지막으로 전문미술관으로서 작가미술관에 대한 언급을 할 필요가 있다. 작가미술관은 특정 작가의 소장품과 유품을 기반으로 작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연구하고 공개하는 미술관의 한 유형이다. 작가미술관은 작가의 고유성을 기반으로 미술관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적 가치 와 미술사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지역 특성과 연관 지어 지역 주민에게는 여가를 통해 문화예술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25)

이러한 뮤지엄 개념의 확장은 사회적으로 미술관을 해석하는 인식이 변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미술관이 단순히 분류학적 지식의 전달이 아닌 공감적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 로 접근하게 되었고 지역의 고유성을 담아내는 장소로서 인식하게 되었음을 확인해 준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작가가옥미술관은 이러한 뮤지엄 개념들이 절충된 미술관의 한 유형 으로 지역적 특수성을 기반으로 역사적으로 보존해야 할 예술가의 집을 다룬다.

18)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가 구상한 뮤지엄 개념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집단적 기억을 중요시 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폴로, 앞의 책, pp.58-59

19) 최병식, 「오픈에어뮤지움, 에코뮤지움의 지역유산 활용과 지역사회 연계 사례」, 『조형교육 No.34』, 2009, p.6 20) 박신의, 『문화예술경영』, 이음스토리, 2013, p.228

21) 신현요, 「에코뮤지엄의 발전과정과 개념적 특징에 대한 연구」, 청주대학교, 2005, p.9

22) 프랑스어 역사가옥 demerues historiques의 약자, ICOM 분과 DEMHIST 홈페이지, http://demhist..icom.museum 23) 김홍남, 「역사가옥뮤지엄과 컬렉션」, 2004 서울세계박물관대회 개최 10주년 기념 학술대회, 2014.

24) 송지영, 「역사인물가옥 박물관의 현황과 활용 방안」, 고려대학교, 2016, p.14

25) 김미정, 「지역 문화자원으로서의 작가미술관 건립 계획에 관한 연구」, 단국대학교, 2014지역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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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가가옥미술관의 현황

본 연구의 대상인 작가가옥미술관은 “예술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기고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 인물이 생활한 집을 보존하여 미술관으로 공공에게 개방하며 그 인물과 관련된 기억과 작품 및 자료를 수집·보존하고, 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기관”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역사적 으로 중요한 예술가의 집을 보존해서 미술관의 개념과 운영방식을 도입해 일반 대중에게 공개 한 시설을 총칭하는 개념이다.26)

작가가옥미술관은 앞서 설명한 역사가옥뮤지엄과 작가미술관이 절충된 미술관이다. 다시 말 해, 사적 공간인 예술가의 집을 공공화한 미술관으로 하우스뮤지엄의 한 유형이다. 또한 특정 작가를 다루고 그와 관련된 소장품을 보유하고 활용 한다는 점에서 작가미술관과 공통점을 갖는다. 예술가의 집은 무형적 가치를 포함한다. 무형적 가치는 예술가가 그 집에서 활동했던 삶과 작업에 대한 모든 의미 있는 활동을 말한다. 이는 그 집의 건축적 가치, 보유한 소장품 등 유형적 가치와는 별개로 예술가의 집을 보존하고 공공화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예술가를 기념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술관은 효과적인 운영체계다. 보존과 수집이 가능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전시와 교육으로서 일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 미술관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예술가의 집이 갖고 있는 유형적·무형적 가치가 영구적으로 공유될 수 있다는 점도 작가가옥미 술관의 중요한 존재 이유가 된다.

이처럼 작가가옥미술관은 일반적인 미술관과는 달리 예술가의 집을 보존한 공간을 미술관으로 사용하는 특성을 갖는데 이 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어떤 예술가를 대상으 로 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미술사적으로 뚜렷한 업적을 남긴 예술가를 선별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다음으로 미술관으로서 건립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미술관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집의 보존 상태와 향후 미술관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내외부적 요인들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가가옥미술관이 그 지역과 어떠한 연계성을 갖고 확장될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작가가옥미술관의 경우 지역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술가의 집을 보존한다는 것은 확장된 의미로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보존 노력은 내셔널트러스트와 서울시미래유산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27) 운동은 도시 발전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추진되었다. 대상지를 매입하거나 소유자에게 기증받아 보존지를 확보하여 사라지 는 전통적인 풍경을 보존해오고 있다.28) 1990년대 시작된 우리나라의 내셔널트러스트는 시 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조성된 기금으로 문화유산을 매입하여 영구 보존하는 민간 주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보존된 첫 번째 가옥이 최순우옛집(혜곡최순우기념관)29) 며 권진규아틀리에, 고희동 가옥 등 예술가의 집을 지속적으로 보존해오고 있다.

서울시미래유산 사업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대상으로 서울사람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온 공동의 기억을 후대에게 전하고자 제정되었다. 특히 급속한 사회의 변화와 함께 근·현대 서울 시민의 모습이 담긴 문화유산이 훼손되고 있어 시민의 이해와 참여를 바탕으로 시민 스스로가 서울의 문화와 유산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문화유산 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30) 미래유산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근대문화유산 보존을

26) 김홍남. 「역사가옥의 보존과 박물관화가 왜 필요한가?」, 『뮤지엄 리뷰』, 서울역사박물관, 2015, p.9

27) 사회운동가 옥타비아 힐과 로버트 헌터가 주택개발에 반대하여 주거지 보존 운동을 벌였으나 실패한 뒤 소유권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을 시도하게 되었다. 산업화로 급격히 자연이 망가지고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상지를 매입하거나 소유자에 게 기증 받아 보존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영국의 전통적 풍경들이 사라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역사적 명승지 및 자연 경관지를 위한 국민 신탁’(National Trust for places of historic interest or natural beauty) 사업이 시작되었다. ‘내셔널 트 러스트’(National Trust)라는 약어로 더 잘 알려진 이 비영리단체는 1895년에 조직되어 유언 증여나 기부를 받아 유적지나 기념 물을 사들일 권한을 인정받았다. 송지영, 앞의 논문, p.27

28) 폴로, 앞의 책, p. 148

29) 1930년대 지어진 근대 한옥으로 최순우가 1976년부터 1984년 작고할 때까지 살았던 집이며 2002년 시민문화유산 1호로 보 존함.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5길 9에 위치. 2006년 등록문화재 제268호, 서울시 박물관 제29호로 등록.

http://www.choisunu.com

30) 서울시미래유산 홈페이지 http://futureheritage.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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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소유주나 관리자가 반대하면 미래유산으로 지정할 수 없고, 지정 후에 현상변경을 하더라도 제재를 가할 수 없다. 또한 지금까지는 인물의 사후 공간을 보존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현존한 문화예술 분야의 인물과 관련된 공간이 보존 대상지가 되기 도 한다.31) 이러한 문화유산 보존 노력은 예술가의 집을 미술관화 하는데 당위성을 부여한다.

본 연구에서는 작가가옥미술관을 그 성격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특성별로 국내외 몇몇 사례를 들어보기로 한다.

우선 한 명의 예술가의 전반적인 삶과 예술적 업적을 다루면서 포괄적 개념의 작가미술관으로 활용되는 경우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이러한 유형은 작가의 주요 소장품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한 작가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프랑스 파리의 들라크루아미술관(Musée National Eugène Delacroix)은 들라크루아가 1857년부터 1863년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살았던 집을 국가미술관 으로 운영하고 있다.32) 이 집은 한때 파괴될 위기에 있었으나 모리스 드니와 폴 시냑 등이 들라크루아 협회를 만들어 집을 보존하였고 1954년 미술관 건립을 조건으로 국가에 헌납하였 다. 이 후 미술관 조건을 충족하여 1971년 국립 들라크루아 미술관이 되었고 2004년에는 루브 르미술관의 부속 시설화 되어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들라크루아미술관은 소장품이 1,300 점에 달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작가가옥미술관으로 들라크루아라는 프랑스 미술사에서 중요 한 위치를 차지하는 화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연구하는 확고한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 러 들라크루아가 실제로 살았던 집과 아틀리에, 정원은 파리 중심의 쉼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 기존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과는 차별화 된 관람을 할 수 있다.

프랑스 최초의 작가가옥미술관은 파리에 있는 귀스타브 모로미술관(Musée Moreau)이다.33) 이곳은 모로가 1852년부터 살았던 집으로 작가가 직접 생전에 미술관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모로는 1895년 건축가 알베르 라퐁을 고용해 직접 미술관으로 구성하였고, 전시실을 포함해 가족의 삶이 기억될 수 있는 개인사적인 미술관을 만들고자 하였다. 1895년 모로는 친구인 앙리 뤼프를 재산 수유자로 지정하였고 1898년 모로가 사망한 후 뤼프의 노력으로 미술관과 유증품은 국고로 귀속되었다. 향후 국가는 운영비를 부담하기로 결정하였고 1902년 기탁 절 차가 승인되어 국립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을 개관하게 되었다. 초대 관장은 조르주 루오가 맡아 1928년까지 임무를 수행하였다. 모로 미술관은 1,200점의 유화 및 수채화, 1만 3,000천 점의 데생이 소장되어 있다. 이 미술관은 앙드레 브루통, 조르주 바타유 등에게 영감의 원천을 제공했고 후에 초현실주의자들에 의해서 모로가 재평가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일반적인 작가미술관의 기능을 하면서 작가의 주요 소장품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가옥 미술관으로 프랑스 파리의 로댕미술관(Musée Rodin), 자드킨미술관(Musée Zadkine), 부르 델미술관(Musée Antoine Bourdelle), 영국 허트포드셔의 헨리무어미술관(Henry Moore Studios and Gardens), 독일 뉘른베르크의 뒤러미술관(Dürer House),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루벤스미술관(Rubenshuis) 등이 있다. 뒤러미술관은 가장 오래된 작가가옥미술관 중 하나로 뒤러가 1509년부터 1528년까지 살았던 곳으로 1871년 개관하였다. 여기서 주목해 볼 것은 조각가의 경우 집과 정원을 활용한 미술관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이는 조각과 설치작품 의 특수성 때문인데 보존과 이동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고 공간과의 관계가 중요한 장르의 특성 에 기인한다. 로댕미술관(Musée Rodin)은 로댕이 1908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작업실로 사용 했으며 죽기 1년 전에 작품들이 기증되어 1916년에 미술관으로 설립되었다. 현재 그의 작품이 실내와 야외 정원에 전시되고 있는데 특히 18세기 로코코 양식의 건축물이 당시 걸작으로 꼽히고 있어 건축적으로도 중요하다.34) 우리나라에는 박노수미술관, 변종하미술관 등이 이에 속한다. 박노수미술관은 공립미술관으로 작가가 기증한 집과 작품을 중심으로 지자체에서 운 영하고 있다. 변종하미술관은 사립미술관으로 유족이 직접 설립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집의 보존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화가 변종하가 1980년부터 작고 때까지 살던

31) 송지영, 앞의 논문, pp.20-23

32) 들라크루아미술관 홈페이지 http://www.musee-delacroix.fr 33)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홈페이지 https://musee-moreau.fr 34) 최병식, 『뉴뮤지엄의 탄생』. 동문선, 2010, pp.26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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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작가가 직접 설계와 건축에 참여하여 화실 공간을 마련하고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작가 생전인 1996년 석은미술문화재단을 만들어 작품과 미술관 보존의 기틀을 만들었다. 사 후 유족이 생활하며 전시실을 열었고 2013년 보수 공사를 마치고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이 밖에 김세중미술관, 전혁림미술관 등의 미술관은 작가의 집터를 활용하여 기존 건물 대신 새롭 게 건축하여 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음으로 설명할 작가가옥미술관 유형은 예술가의 특정한 시기를 집약적으로 조망하여 보다 세분화된 미술관으로 운영하는 곳들이다. 이러한 작가가옥미술관은 예술가가 그 장소에서 활 동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공간이 연출되거나 그 시기의 특정 소장품을 중심으로 미술관을 구성 하게 된다. 대부분 작가가 잠시 살면서 스토리가 있거나 의미 있는 활동을 했던 곳으로 주로 도심이 아닌 지역에 위치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미술관은 특히 각 지역을 대표하는 장소성 을 획득하며 그 지역을 예술가의 마을로 활성화하는데 역할을 하기도 한다. 프랑스 발로리와 앙티브의 피카소미술관(Musée Picasso), 카뉴쉬르메르의 르누아르미술관(Musée Renoir), 르카네의 보나르미술관(Musée Bonnard), 파리의 자코메티미술관(The Giacometti Institute), 밀리라포레의 장콕토미술관(Maison Jean Cocteau), 스페인 마요르카의 미로미술관(Fundació Pilar i Joan Miró), 톨레도의 엘그레코미술관(Museo del Greco),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렘 브란트미술관(Rembrandthuis), 이탈리아 빈치의 레오나르도다빈치 생가와 미술관(Museo Leonardiano), 우르비노의 라파엘로 생가미술관(Casa Natale di Raffaello), 벨기에 브뤼셀의 마그리트미술관(René magritte Museum), 영국 런던의 터너미술관(Turner's House) 등이 있다. 피카소의 두 미술관은 각각 작가의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발로리의 피카소미술관은 지역의 특성상 피카소가 도자 작업을 했던 곳으로 당시 피카소의 삶과 작업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인근 앙티브에 있는 피카소미술관은 작가가 짧게 살았던 곳이지만 당시 작업실을 활용하 여 그 현장에서 그린 작품들 위주로 전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술가의 삶과 서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이 있다. 이러한 작가가옥미술관 은 예술가의 소장품 보다는 작가의 생애와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자료가 중심이 되고 문학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작가가옥미술관으로는 프랑스 액상프로방스 의 세잔의 아틀리에(Atelier Cézanne), 오베르쉬르우아즈에 있는 고흐의 라부여인숙(Auberge Ravoux), 지베르니의 모네의 정원(Giverny), 스페인 말라가의 피카소 생가미술관(Museo Picasso Málaga), 카다케스의 달리미술관(Salvador Dalí House-Museum), 벨기에 몽스의 고흐의 집(Maison Van Gogh) 등이 있다. 고흐의 집은 고흐가 화가가 되기 직전인 1879년부터 1880년 무렵 거주했던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는 고흐의 작품이 거의 없지만 화가의 길로 들어 서는 청년 고흐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고흐가 삶을 마감한 오베르쉬르우아즈의 라부여인숙에서는 한 예술가의 비극적인 마지막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 이는 고흐의 강렬 한 색채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예술가의 삶을 돌아볼 수 있어 작품을 정확히 이해하는데 도움 이 된다. 이러한 장소성을 가진 미술관에서는 특정 지역이 예술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살펴 볼 수 있으며 작품의 배경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권진규 아틀리에, 고희동 가옥, 장욱진 가옥 등도 이에 속한다. 홍성의 이응로의 집은 작가 생가 터에 집을 복원하고 기념관을 조성하였고, 서울의 백남준기념관은 작가가 유년기를 보낸 곳으로 그 터에 있던 한옥 을 매입하여 기념관으로 조성하고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예술가들이 태어난 곳, 오래 거주했거나 잠시 머물렀던 곳, 다양한 의미가 담긴 곳 등을 보존하는 사례가 적지 않으며 이는 수 백 년이 된 작가의 집에서부터 근현대작가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작가가옥미술관이 빈약하다. 이는 전쟁과 식민지 시대, 도시화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집이 사라졌고 보존에 관한 인식이 최근에서야 생겨 났기 때문이다. 점점 보존되고 있는 작가들의 집은 공립 혹은 사립미술관으로 운영되거나 기념 관 혹은 아틀리에 등으로 개방되기 시작하였으나 아직 미흡한 상태다.

여기서 국내외 사례로 든 작가가옥미술관은 연구자의 실제 답사를 기반으로 하고 향후 보다 세부적으로 고찰하여 작가가옥미술관의 유형과 효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과제로 남겨둔다.

작가가옥미술관은 시대가 예술가들을 기억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생활 현장을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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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하면서 예술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관람이 가능하다.

이러한 작가가옥미술관의 특성에서 비롯된 필요성을 다음 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겠다.

4. 작가가옥미술관의 필요성

본 연구에서는 작가가옥미술관의 필요성을 크게 네 가지로 설명하고자 하는데, 예술가 연구기 반 조성, 현장성을 중심으로 한 시간적 공간적 맥락의 복원, 미술관의 예술성과 대중성의 절충, 지역문화자원 발굴과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작가가옥미술관이 예술가의 연구기반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첫째, 예술가의 삶과 예술적 가치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공동의 기억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예술가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게 되면 잊히는 예술가들을 새롭게 조망하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된다.

예술가에 대한 경험이 증가하면서 보다 확장된 정보를 요구하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순환적으로 예술가들에 대한 지식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나게 된다.

우리나라의 근대미술은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는 연구 기반이 취약하고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최근 국공립미술관을 중심으로 근대 작가의 발굴과 연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회성 전시나 교육만으로는 부족하여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 조성 이 절실하다. 근대 미술의 연구 기반으로서 작가가옥미술관은 해당 예술가는 물론이고 그 시대 에 함께 활동했던 관련 인물들까지도 연구 대상으로 확장할 수 있다. 결국 미술의 역사를 정립 하고 기반을 넓히기 위한 근원으로서 작가가옥미술관은 기능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작가가옥미술관은 하우스뮤지엄의 주요 특성인 현장성을 지닌다. 뮤지엄의 진정한 임무는 분류학적 지식의 전달이나 논리적인 설명이 아닌 직관과 시각적 인식을 통해 취향과 감수성에 더 다가가게 하는 것에 있다.35)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은 작가가 옥미술관이 일반 미술관과 차별화된 특성이다. 예술가들이 살았던 장소는 그들이 한 인간으로 서 생활했던 모습을 유추할 수 있게 하여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 따라서 논리적인 설명을 통한 이해를 능가하는 생생한 소통과 체험이 가능하고 결국 예술가의 삶과 연계된 맥락에서 이해하도록 한다. 이는 기존의 미술관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우리가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은 순수한 미학적 감동과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석의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36) 작가가옥미술관은 현장성이 가장 핵심으로 감동의 효과 를 높일 수 있고 이러한 경험이 결국 지식의 확장에도 효율적이다. 예술가를 자연인으로 만나 는 곳이 작가가옥미술관이고 작품이 탄생되거나 영감을 안겨준 장소로서 관람객에게 의도되 지 않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장소적 맥락에서 분리된 작품은 결국 삶과 단절되어 그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작가가옥미술관은 예술작품을 그것이 탄생된 현장이라는 예술가와 관련된 맥락에서 해석하도록 하는 긍정적 기능을 갖는다.

예술이 본래 갖고 있는 엘리트적 특성이나 탁월성을 강조해야 하느냐 아니면 예술이 사회 혹은 대중들과의 관련성 속에서 발휘할 수 있는 세속적이며 민주적인 관점을 강조해야만 하느냐는 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인37)이다. 전자의 입장을 엘리트주의라 한다면, 후자의 입장은 대 중주의로 정의되고 있다.38) 미술관은 예술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대중성을 충족해야만 하는 공공기관이다. 미술관은 작가와 작품을 다루는 곳으로 전문적인 영역이 필히 확보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 이해하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작가가옥미술관은 예술 성과 대중성의 충족이라는 이원화된 논리를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용이한 조건을 갖는다. 모든 미술관은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예술가들이 살았던 집이 미술관으로 운영되는 곳은 이러한 관점에서 보다 수월하게 사람들의 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 한 명의 예술 가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장소적 기반이 생긴다는 것은 그 예술가를 보다 깊게 연구하 고 널리 알릴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관람객들은 그 곳에서 예술가의

35) 지안루카 카네스, 「19세기부터 오늘날까지의 역사가옥박물관」, 『뮤지엄리뷰』, 서울역사박물관, 2015, pp.23-24 36) 폴로, 앞의 책. p.64

37) 박일호, 「블록버스터 전시의 의의와 과제」, 현대미술관 연구 제11집, 2007, p.292

38) 박일호, 「공적자원으로서의 국립미술관의 역할과 위상」, 『현대미술관연구 제15집』, 국립현대미술관, 2004, pp.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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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보다 다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예술작품을 보다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다. 대중은 과거와는 다르게 전문성을 가진 집단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콘텐츠가 필요 하다. 따라서 미술관의 대중성은 오히려 콘텐츠 자체의 대중화보다는 수준 있는 내용을 어떻게 향유하게 할 것인가라는 방법의 문제가 더 중요해 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작가가옥미술 관을 통한 현장에서의 전시와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 제공이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미술관은 이제 찾아가는 곳이 아닌 일상 속에서 향유하는 생활 속의 공간이 되었다. 이러한 미술관 개념의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미술관이 속한 지역이다. 미술관이 지역과 어떤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가는 미술관의 존립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작가 가옥미술관은 지역에 살았던 예술가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지역 문화기관으로서 역할을 하 게 된다. 예술가와 같은 마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한다는 유대감을 생성한다. 따라서 지역의 문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지역이 발전하는데 있어 경제 및 사회의 발전과 함께 문화적 요인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문화는 지역의 이미지를 만들어 주고 개선을 통해 지역적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다.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이후 지역의 특수성을 키우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하 게 되었다. 미술관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이전에 국가나 수도 중심으로 건립되었던 미술관이 이제는 도, 시, 군, 구 등의 지역 차원에서 활발히 건립되고 있다. 그러한 궁극적인 목적 중 하나는 지역 주민들이 문화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보다 세심 하게 미술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작은 지역단위의 미술관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지역미술 관은 주민들이 그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만족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차원에 서 미술관은 문화향유와 교육, 일상적 여가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공간 으로 그 의미가 변하고 있다. 미술관은 사회 및 문화적 조건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변화되어 더 이상 연구, 보존, 전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이 참여하고 이끌어가 는 교류와 소통의 장소로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39)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지역에서 미술관을 건립해야만 하는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미술관을 단지 문화 경쟁력을 위해서 건립하는 건 지양해야 할 것이다. 미술관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지속적인 운영이 보장되어야 하는 장기적인 사업이다. 따라서 미술관을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충분히 건립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은 중요하다. 따라서 지역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예술적 연구가치가 있으며 오랜 시간 그 지역의 주민으로 살아왔던 예술가를 대상으로 미술관을 건립 하는 것은 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작가가옥미술관은 지역에 영속적으로 위치하면서 지역민들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 속에서 체 험할 수 있는 미술관으로 기능할 수 있다. 지역 문화 발전의 매개체로서 문화적 향수를 불러일 으키고 궁극적으로 지역민들의 문화 예술적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아울러 기존 미술관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시각 중 한 부분이 경제적인 비효율성에 관한 것인데 이 부분도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다. 우선 작가가옥미술관은 기존 건물을 활용하기 때문 에 상대적으로 미술관 건립비가 적게 든다. 미술관은 투입된 예산을 고려했을 때 즉각적 혹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아 지출 대비 수입창출 효과로 사업 중요도를 평가하는 우리 사회 구조상 미술관을 위해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작가가옥미술관이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미술관이 정착되면 서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소비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특정 작가와 관련된 문화 사업을 개발할 수 있고 확장된 콘텐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는 미술관 을 방문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혜택이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작가가옥미술관 은 보다 작은 영역의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문화기반으로 작가가옥미술관을 건립 및 운영하게 될 때 경제성만 부각시키 지 말고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한 내부적인 요인들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부분 작가가옥

39) 성완경, 『민중미술 모더니즘 시각문화』. 열화당, 1999,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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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주거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웃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이처럼 작가가옥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보존 노력은 폭넓은 작가 층을 보유하도록 하고 지역의 예술적 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확장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예술가의 마을 로 인식된 지역은 소속된 사람들에게 문화 예술적 자긍심을 고취시킨다. 결국 작가가옥미술관 은 과거를 기반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래 의 문화적 자산을 지켜내는 근원지가 된다.

5. 건립 프로세스 및 운영방안

본 연구자는 공립미술관에 종사하면서 작가가옥미술관을 직접 추진해오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윤중식 가옥의 미술관 추진은 2017년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친 상태다. 조각가 송영수 가옥은 작가 사후 50주년을 앞두고 있음에도 그대로 보존되어 유족이 거주하고 있어 소통을 지속하며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비교적 늦게 시작된 최만린 가옥은 작가가 생존해 있고 지역에 서의 활동이 주요했던 이유로 공공화를 위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2020년 개관을 앞두 고 있다. 이러한 경험적 내용을 바탕으로 작가가옥미술관의 건립 프로세스를 살펴보고자 한다.

작가가옥미술관을 추진하는데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어떤 작가의 집을 보존할 것인가 의 문제다. 이는 충분한 자문과 조사연구를 통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선정된 대상이 되는 작가 혹은 유족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수집이 가능한 소장품을 확보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하는데 이는 미술관 건립 타당성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타당성 검토 시에 운영방안, 예산, 인력문제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립미술관으 로 추진할 때 행정적 주체의 적극성도 중요한 부분이 된다.

대상이 선정되고 타당성 평가가 완료되면 가옥의 매입을 추진하게 된다. 즉 개인의 소유에서 공공의 소유로 이전되는 절차를 밝게 되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제도상 문화유산을 국가에 기증하거나 위탁할 때 혜택이 거의 없다. 따라서 국가는 작가나 유족의 강한 의지로 기증을 원하지 않는 이상 국가의 예산을 확보하고 감정평가를 통해 매입을 추진하게 된다. 그러나 대상 가옥이 작가나 유족 소유가 아닌 제3자의 소유일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밟아야 하는 절차가 늘어나게 된다.

가옥 매입절차가 완료되어 소유권이 관으로 이전되었다면 다음으로 설계와 시공 단계에 접어 들게 된다. 이러한 건축단계에서는 문화재 보존, 미술관 건축 등에 조예가 깊은 건축가가 필요 하다. 특히 일반적인 집을 미술관으로 전환하면서 필요한 수장고, 전시 공간, 사무 공간, 주차 장, 편의시설 등이 어떻게 기존 예술가의 집에 조화롭게 안착될 수 있는지 미술관 전문가와의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미술관 개관과 운영에 필요한 요소들을 알고 있는 전문가와 해당 예술가에 대한 전문가 도 미리 투입되어야 한다. 개관 이후에 운영될 전시와 교육 등 프로그램 기획자도 처음 단계부 터 함께 진행하면서 미술관의 개관을 준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중장기 운영 계획, 지속적인 예산의 확보, 전문 인력의 채용 등 행정 절차를 밟아 가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 다. 예술가의 특징, 예술가의 작업 및 활동내용, 대상 가옥에 관한 특이사항을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작가가옥미술관을 건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되는 것은 인식적 공유다. 작가가옥미술관 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개의 주체가 필요하다. 대상이 되는 작가 혹은 유족, 전문가, 그리 고 행정가이다. 우리나라의 공립미술관은 관료 중심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술관 선진 국이 미술관을 평생 교육기관으로서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는 여전히 미술관을 하나의 시설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주체의 인식적 이해와 적극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체들의 인식적 공유는 물론이고 작가가옥미술관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 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필요성을 공유하는 것도 선행되어야 할 사항이다. 주민들의 일상적 삶의 터전에 공공기관이 들어서는 것은 타당성 검토를 통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작가가옥미술관이 건립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존 과 기증의사를 가진 소유자에게 부여되는 혜택 문제이다. 상속세, 증여세, 재산세 등의 감면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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