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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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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P Original Article 精 神 分 析 :第 14 卷 第 1 號 2 0 0 3

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Vol. 14, No. 1, page 65~71, 2 0 0 3

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적 이해

兪 載 學

*

Psychoanalytic Understanding of Social Phobia Jaehak Yu, M.D.

*

서 론

타인을 의식하여 생기는 창피한 감정 등에 의해, 이러한 감정이 생기는 대인관계나 사회적 상황에 대해 공포를 느끼 는 것을 사회공포증이라고 하며, 이러한 공포에 의해 어떤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받게 된다. 이런 환자들은 타인 앞에서 말하기를 꺼려하거나, 특히 이성의 앞에서는 거 절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말하기를 꺼려하고, 타인 앞에 서 면 홍조를 나타내고, 타인 앞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는 경 우도 있고, 글을 쓰지도 못하며, 공중화장실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글은 이러한 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적 이해를 돕기 위 하여 쓰게 되었는데, 정신분석의 기본입장이라는 것이 환자 의 전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그 환자를 돕는 과정이라는 생 각을 한다면,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 적 이해가 얼마나 그 환자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사회공포증에 대한 치료자의 이해로 인하여 얼마나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됨이 사실이다. 즉, 정신분석의 입장은 전체적인 환자의 이해이지, 부분적인 사회공포증의 증상의 이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 하고 싶다. 단면을 봄으로서 전체를 이해할 수도 있다는 말 로 이 의구심을 잠재우고 이 글을 쓰게 된다.

사회공포증을 증상으로 보느냐 질병으로 보느냐 하는 견해

Gabbard(1992)는 DSM-Ⅲ(1980)에서 가장 큰 변화의

하나는 신경증의 진단을 없애고, 신경증을 몇 개의 불안장 애 즉, 공황장애, 공포증, 강박신경증, 외상후증후군, 그리고 범불안장애로 대치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변화로 불안 은 여러 가지 무의식적 갈등에 의해서 결정되는 증상이기보 다는 생물학적 요인이 깊이 관여하는 하나의 질환(illness or disease)으로 간주하게 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정신과의사 들은 이러한 신경증적 증상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있어 서 정신역동적인 방법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사회공포증을 비롯한 불안장애의 원인으로 생물학적 요인이 관여한다고 해서 정신역동적 원인을 경시 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와 같이 DSM-Ⅲ에 처음 그 이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사회공포증을 하나의 질병으로 생각하는 견해는 실지로는 지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사회공포증의 동반 증상에 대한 연구에서 잘 나타 난다. 즉 사회공포증은 자살, 불안, 우울, 식욕감퇴(anorexia), 알코올 및 다른 물질남용문제, 정신증적 공황(psychotic panic), 광장공포, 다른 대인관계의 장애 등을 동반하며, 이 러한 동반질환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견해가 있 다. 즉, 사회공포증은 어떤 질환 -주로 신경증- 혹은 상태에 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들의 하나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사회공포증을 특정한 사회공포증(specific social phobic)과 일반화된 사회공포증(generalized social phobic) 으로 구분하는 견해, 공포증을 한 축의 끝에 놓고 다른 한 축 의 끝에는 phobic character trait로 보는 견해, ego-dys- tonic한 사회공포증의 심한 형태는 결국 ego-syntonic한 경 향이 많은 회피성 인격장애 및 의존성 인격장애일 것이라는 견해, 특정공포증(simple phobia), 사회공포증, 공황 및 광장 공포증은 실지로 같은 질환으로서 그 정도의 차이에 따라 특 정공포증이 가장 경미한 증상을 발현하는 것이고 공황과 광 장 공포증이 가장 심한 증상을 발현할 것이라는 견해 등을

*서울시립은평병원 정신과 및 클리블랜드 정신분석연구소

Depatment of Psychiatry, Seoul Metropolitan Eunpyeong Hos- pital, Seoul, Korea & Cleveland Psychoanalytic Center, Cleveland, Ohio,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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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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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안할 때, 사회공포증은 하나의 증상이며, 이것이 질병으로 취급 받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실지로 남아있는 프로이드의 증례 중의 하나는 프로이드 가 자유연상법의 정신분석적 치료기법을 처음 시행한 Frau Emmy von N의 증례인데, 이 환자는 그의 증상의 하나로 낯 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타인에 대한 두려움(dread of strangers and of people in general) 등의 사회공포증 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 환자는 다른 여러 증상 들 즉 달가닥 소리를 내는 증상(clacking), 틱장애(tics), 동 물을 무서워하는 증상, 죽음과 상실에 몰두해 있는 경향, 식 욕감퇴(anorexia), 가족구성원에 대한 혐오감 및 후회 등을 호소하였으며, 이러한 여러 가지 정신과적 증상으로 말미암 아 이 환자를 사회공포증 환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 각된다.

즉, 사회공포증의 증상은 환자가 발현하는 여러 증상들 중 의 하나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 는 바인데, 이 말은 사회공포증의 증상을 배타적으로 발현 하는 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환자에게는 다른 여러 증상 들이 잠재해 있을 수 있고, 이것을 찾아내려는 정신과의사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노력은 환자들의 증상에 대한 연 구 뿐 아니라 환자들 자체에 대한 연구-궁극적으로는 환자 의 이해-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사회공포증 환자에 관한 역전이

사회공포증이 정신과적으로나 정신분석학적으로 그리 주목 을 받아 오지 못한 경향이 있다. 그리고 현재도 사회공포증 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경향 에 대해 Zerbe(1994)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정신과의사의 환자에 대한 역전이 현상을 그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정신과의사는 증상의 정도가 심각한 정신분열병, 그 리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우울증이나 식욕감퇴증(anorexia) 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사회공포증의 증상은 다른 이러한 심각한 정신과적 증상에 비해 그 정도가 경미하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둘째, 사회공포증의 증상을 모든 사람들이 어 느 정도는 모두 가지고 있는 창피함에 대한 두려움(fear of humiliation)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나도 그런 경우가 있었어요, 잘 해보시오”하는 식이다.

셋째, 상기의 두 번째 경우와는 상반되는 경우인데, 우리 자 신에게도 자신들이 잘 모르는 사회공포증의 증상이 있기 때 문에 무의식적으로 이런 환자들의 호소를 무시하게 될 수 있 다는 설명이다. 넷째, 예전에는 사회공포증의 치료방법이 확 실치 않았기 때문에 환자의 사화공포증에는 의사가 주목하

지 않았다는 점을 들기도 하였다.

그는 상기의 이유 등으로 해서 정신과의사는 사회공포증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한 감정이입(empathy)을 못해 왔다고 지 적한다. 구미의 의사들의 이러한 경향은 창피한 감정(shame) 을 경시하는 서양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 진다. 그러나 환자는 이러한 사회공포증으로 인하여 심각한 대인관계의 문제도 가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매우 심한 고 통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정신과환자의 이해는 객관적인 환자의 증상뿐만 아니 라 환자의 주관적인 고통을 이해하는 데서 이루어진다.

사회공포증의 기질적, 환경적 원인

Engel(1980)은 모든 정신과적 문제뿐 아니라 모든 질병 을 생물학적, 정신역동학적, 사회 문화적 관점의 혼합물로 이해하는 bio-psycho-social model을 제안하였다.

사회공포증도 이러한 접근이 타당하리라 생각되는데, 프 로이드 자신도 불안신경증의 원인으로 이러한 생물학적 요 인과 심리학적 요인이 함께 관여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 었다. 어린 시절의 만성적 스트레스나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 읜 경험 등의 심리학적 요인이 생물학적인 뇌의 변화를 가 져올 수 있다는 연구 뿐 아니라, 수줍은 성격을 가지고 태어 난 아이들과 같이 생물학적 요인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발 달하면서 겪게 되는 심리학적 측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사회공포증은 이러한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학적 요인이 합쳐 져 있는 질환의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Gabbard(1992)는 주장하였다.

사회공포증의 원인으로서 생물학적인 기질(temperament) 이 어느 정도 관여할 것이라는 증거가 있다. 즉 태어나면서 수줍고, 억제된 성격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비교 된다는 것이다. Kagan 등(1988)은 이러한 기질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행동의 억제가 사회공포증의 원인의 하나가 된다 고 주장하였다.

또한 사회공포증의 환경적 요인으로서 나이 많은 형제로 부터 창피한 감정이나 비난을 많이 받은 것, 부모의 말다툼 이나 싸움, 부모의 죽음, 부모로부터의 이별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가정도 있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의 부모는 덜 보살피고(less caring), 좀더 거절적이며(more rejec- ting), 좀더 과잉보호하는(more overprotective) 경향이 있 다는 보고가 있다. Kagan 등(1988)은 또한 이러한 환경적 스트레스가 기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줍은 성격을 활성화 시켜서 사회공포증을 야기한다는 주장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적 혹은 사회적 요인이 실지로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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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것인지, 아니면 환자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요인이 환

경적 요인을 조정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은 것 같이 여겨진 다. 즉 정신질환의 원인으로서 어린 시절의 심리적 충격에 의 한 결과라는 trauma theory와 정신질환의 원인으로서 어린 아이의 욕동(drive)과 상상(fantasy)이 중요하다는 fantasy theory가 특히 최근에 갈등을 겪는 것처럼 여겨진다. 프로이 트의 고민을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Freud, 1925).

나는 나의 환자 치료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 나의 오류를 언급해야겠다. 대부분의 환자는 아동기에 그들 이 어른들로부터 성적으로 유혹 받은 장면을 기억하였 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를 믿었고, 결과적으로 아동기 에 성적유혹의 경험에서 차후에 신경증의 뿌리가 되 는 요인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는 결국 이러한 성적 유혹의 장면이 결코 일어나지 않았고, 환 자가 만들었거나 혹은 나 자신이 아마도 그들에게 강요 한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 었다. 그러나 나는 나의 발견으로부터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즉, 신경증의 증상이라는 것이 실제 사건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신경증 환자들의 소망(wish)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적 원인

사회공포증을 포함한 공포증의 증상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무의식적 욕망과 이것의 발현을 막으려는 방어기제의 활동 에 의한 타협형성(compromise formation)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상기의 표현은 매우 일반적인 이야기처럼 들려서 좀더 구체적인 면을 언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이러한 취지에서 1) 창피한 감정의 경험, 2) 반복적인 외상, 상실, 및 분리의 경험, 3) 공격적 욕망, 4) 자기애적 성향 등 을 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적 원인으로 고찰하려 한다.

간단히 이야기한다면, 사회공포증은 대상 상실에 대한 지 나친 두려움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1. 창피한 감정의 경험

사회공포증의 증상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유아 기의 창피한 감정의 경험을 들 수 있다. 성적 욕망이 되었건 공격적 욕망이 되었건- 자세히 이야기한다면- 부모에게로 향한 성적 및 공격적 욕망, 자존감(pride), 경쟁(competition), 의존(dependency), 자기애(narcissism) 등- 어린 아이에게 는 이러한 무의식적 욕망의 충족이 매우 중요하게 되며, 상 대편, 주로 부모의 반응을 기다리게 된다. 이 때 상대편의 반응이 거절적이라면, 어린아이는 매우 창피한 감정을 느끼

게 된다는 것이다. 이 창피한 감정은 어린아이로 하여금 본 인이 결정적인 결함이 있고(basically defective), 무능하고 (incompetent), 부족하다는(deficient) 본인에 대한 내적 상(image, mental representation)을 형성하게 만든다. 환 자는 이러한 본인에 대한 내적 상의 형성에 의해서, 차후의 대인 관계에 있어서도 다른 사람이 자기가 결정적인 결함이 있는 부적절한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게 된 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창피한 감정을 어려서 경험한 아이 는 창피한 감정과 이로 인한 본인의 부정적인 상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창피한 감정을 발현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피 해 버리게 되는데 이것이 사회공포증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창피한 감정은 심한 경우에 자존심의 결여(lowe- red self-esteem) 및 자신을 미워하는 감정(self-hatred) 으로 발달 할 수 있다는 것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창피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commu- nication) 매우 어려운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사회공포 증을 나타내는 환자의 치료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이 러한 창피한 감정이 생기게 된 배경과 어떤 것이 창피하게 느껴졌는지 이해하고 이를 말로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라고 하였다(Lynd, 1958).

창피한 감정은 대상이 있을 때 느끼는 것인 반면에, 죄책 감은 대상이 있거나 없거나에 상관없이 느껴지는 감정일 것 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다음은 저자 자신의 경험으로 창피한 감정과 사회공포증 의 연관을 잘 나타내는 예라고 생각된다.

나는 초등학교 때 매우 수줍은 아이였는데, 매우 창 피하다는 기억 하나를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할 때, 나는 공부는 제법 잘하는 아이였는 데, 운동하는 것도 시원하지는 않았고, 나는 그렇게 대 인관계가 많은 아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3 ~ 4학년이 되면서 다른 남자아이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여자아이들을 못살게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대인관계가 증가하는 때가 있었던 것 같다. 교실에서도 매우 활발 하게 되었고 너무 활발한 나머지 아마 선생님은 나에 대해 무슨 문제가 있다고 느낀 것 같다.

하루는 담임선생님이 나를 교무실로 불렀다. 그리고

하는 얘기가 요즈음 교실에서 너무 눈에 뜨이는 행동

을 한다고 하며 야단을 치는 것이다. 그 정도까지는 괜

찮았던 것 같은데 담임선생님은 약간 악의에 찬 목소

리로 집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학교에서 관

심을 얻기 위해 매우 엉뚱한 행동을 한다는 이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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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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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고 나에게 얘기하였다. 나는 그 순간 매우 심한 창 피한 감정을 느꼈고, 얼굴이 정말 빨개져서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그리고 일생 내내 그 선생님을 싫어하 게 되었다.

2. 반복적인 외상, 상실, 분리의 경험

생의 초기에 반복적인 외상과 상실을 경험한 아이는 대상 에 대한 부정적인 상(image, mental representation)을 가 지게 되고 이로 인하여 대상을 피하게 되는 사회공포증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설명을 할 수 있다. 무의식적 욕망 을 대상-주로 부모-을 통하여 얻으려는 유아의 욕구가 자 주 거절되면, 그리고 부모의 말다툼이나 싸움, 또는 신체적 학대나 정신적 학대 등의 정신적 외상에 노출되게 되면, 그 리고 부모와의 이별 혹은 사별 등의 사건은 자신에 대한 창 피한 감정과 더불어, 어린아이에게 좌절감, 상실감 등의 감 정을 느끼게 하고 이는 어린아이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상 을 형성하는 이외에도,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상을 형성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상이 생의 후기에 그의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투사되어 이런 사람들을 피하게 되는 결과 를 가져온 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려는 정 상적이고 자율적인 노력이 부모의 사랑을 잃어버린 경험과 연관되어 두려운 것이다.

이러한 외상과 상실, 및 분리가 있었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애도 반응(grief reaction)이 있었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상과 대상에 대한 상의 교정으로 사회공포증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반복적인 외상, 상실, 분리의 경험은 상기의 창피한 감정 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 즉 창피한 감정은 본인의 욕구가 거절되었을 때 본인의 부정적인 상의 형성과 밀접하게 관련 이 있다면, 반복적인 거절, 정신적 외상 및 상실의 경험에서 오는 좌절감, 상실감, 실망감 등은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상 을 형성하게 만든다는 것으로 구분 지어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창피한 감정, 좌절감, 실망감, 상실감 등의 구분이 쉽지 않고 이로 인한 자기 자신의 상이나 대상에 대 한 상의 결정도 이러한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3. 공격적인 욕망

어떤 환자의 경우, 공격적인 욕망과 이로 인한 죄책감이 사회공포증의 증상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고 여겨지고 있다. 즉, 이 부류의 환자들은 본인에 대한 완 전한 주의집중(complete attention)을 원하기 때문에 본인 의 경쟁자는 모두 겁을 주어 쫓아 버리거나 죽여버려야 하 는 공격적인 욕망을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공격적인 욕망

에 대한 반작용으로 죄책감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죄책감으 로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사회공포증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격적인 욕망과 사회공포증의 증상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즉 대인관계에서 무의식적인 공격 적 욕망이 주를 이루는 사람은 이 공격적인 욕망을 인정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그것보다 덜 두려운 창피한 감정(humi- liation)을 택하여 대인관계의 밀접함을 피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거절을 당하면 창피한 감정이 생기고, 이러한 창피한 감정을 처리하는 과정이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욕망 으로 대치된다고 생각하는, 즉, 공격적 욕망은 창피한 감정에 대한 이차적인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4. 자기애적 문제

자기애적 성향이 누구에게나 있고 이러한 자기애적 성향 이 타인에 의해서 인정받지 못했을 때, 창피한 감정, 좌절감, 실망감 등을 느낄 수 있고, 이러한 감정이 전술한 대로 사회 공포증의 증상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자기애적인 면과 사회공포증의 증상의 관계를 설명하는 다른 관점은 타인에 의해 본인의 무의식적 소망이 거절되었 을 때 느끼는 창피한 감정(shame)을 애써 피하기 위해 반동 형성을 하는 것이 자기애적인 태도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이 것은 최근의 서양사회가 자기애적 사회라고 불리는 것 등에 대한 정신분석적 해석인데, 다음의 사회공포증의 문화적 측 면에서 자세히 다루어 질 것이다.

사회공포증의 문화적 측면

사회공포증의 문화적인 측면을 간단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사회공포증의 발현에 있어서 어떤 면의 차이를 만드는가의 문제이다.

Okano(1994)는 동양사람이 서양사람에 비하여, 창피한

감정(feelings of shame)을 더 느끼고, 일반적으로 수줍으며,

자신을 감추려고 하고, 사과하려는 경향이 많고, 사양하는 경

향이 많다고 하였고, 이로 인하여 동양 사회는 shame cult-

ure로 불리기도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동양사회의 창피한

감정을 강조하는 특징으로 그는 사람을 바로 직시하는 것

은- 특히 노인이나 선배를 대할 때- 무례한 행동으로 여기

는 점, 말을 너무 단정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자기의 의견을

너무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적당치 않은 사회적 태도라고

여기는 점, 자기의 자신감을 너무 심하게 나타내는 태도 혹

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심을 나타내는 태도도 적당치 않은 것

으로 여기는 점, 창피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낯두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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兪 載 學

69 운 사람이라고 경시하는 풍조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러한 동양의 사회 풍조가 개인적으로 볼 때 적어도 두 가지 기능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즉, 한 개인이 능력이나 우위를 보임으로써 초래할 수 있는 부러움(envy) 이나 경쟁 심을 제거할 수 있고, 또한 자신의 장점과 단점 모두를 감추 어서 다른 사람이 본인을 헤치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러한 창피한 감정을 강조하는 동양의 사회풍조로 인하여 개 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양사회 에서는 바로 이 사회 풍조로 인해서 사회공포증이 서양보다 많은 것 같이 볼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에 반하여 서양사람은 자신을 나타내려 하고, 사과나 사 양이 적고, 수줍어하는 것은 피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서양사회는 사람을 바로 쳐다보는 것이 더 예절을 지키는 것이며, 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행동은 부도덕 하고 거짓이 있을 수 있으며, 자기의 의견을 정확히 표현하 고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덕목으로 되어 있 다고 하였다.

Lasch(1979)는 그의 저서 The Culture of Narcissism 에서 서양 사람들의 이러한 자기애적인 특징이 현대사회의 긴장과 불안을 제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라고 여겨져서 최근에 더욱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고 하였다. 그 러나 이러한 자기애적 서양사회의 풍조도 창피한 감정이나 열등감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되고 있다. 즉, Lewis (1971)는 bypassed shame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서 양의 자기애적 사회의 기능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자기애 적이고 과대망상적인 상을 만들어 창피한 감정을 회피하려 는 counter-phobic attitude와 비슷하다고 하였고, Nath- anson(1987)은 서양사람들의 특징으로 진정한 가치나 숨 겨진 것의 뜻을 찾는 대신에 보이는 것, 확실한 것을 추구하 는 점이 자기애적 서양사회의 특징이라 하였는데, 이것이 서 양사회에서 창피한 감정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이유가 된다 고 하고 있다.

즉 창피한 감정이라는 것은 동서양의 차이 없이 모든 사 람이 느끼는 universal affect의 하나이며, 동서양을 통해서 창피한 감정으로 인한, 문제가 되는 사회공포증도 같은 비 율로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즉, 동양 사회에서 는 창피한 감정을 느끼는 것을 허용하는 사회 분위기로 사회 공포증이 서양보다 많을 수는 있으나, 문제가 되고 사회생활 에 지장을 주는 사회공포증 환자는 서양 사회에 비하여 크 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Okano(1994)의 주장이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동양사회 뿐 아니라 서양 사회에서도 이러한 창피함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 는데 한 임상 증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40세 후반의 백인 남자는 출생시 감자분만의 영향 으로 뇌성마비를 앓게 되었고, 걷는데 지장이 있고, 팔 의 운동이 자유롭지 않고, 말을 더듬는 증상은 있었지 만 다행히 지능은 정상으로 유지되고 있는 환자였다.

이름이 J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환자는 몇 달 전부터 잠들기 전에 들리는 물소리 같은 환청현상 때문에 나 를 찾아왔다.

나는 이 환자가 다른 정신과 의사에게도 갔었고, 그 가 가지고 있는 환청증상이 입면시 환각 증상으로 치 료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설명을 들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환자는 어머니의 보살핌에 매우 의존하고 있 었는데, 나는 현병력을 조사하며, 환자의 주소가 어머 니가 신장 문제 때문에 내과병동에 입원을 한 후 생겼 다는 것을 알아내게 되었고, 환자에게 걱정이 많이 되 었겠다고 말해주었다. 나도 처음에는 약을 쓸 계획이 없었으나, 환자는 그래도 약을 먹기를 원하였고, 환자 가 follow-up하며 계속 증상이 심해진다는 얘기를 듣 고, 환자는 무엇인가 나에게 지지를 원하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olanzapine을 아주 소량 처방하였다. 환자는 그 후 많은 호전을 보였다.

환자는 언제나 70대 말의 어머니와 같이 나를 방문 하였는데, 하루는 어머니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가 “ 우 리 J는 Dr Yu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 는 것이었다.

나는 J에게 “ 뮈 내가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는 것 같

은데, 나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느냐 ” 고 물어

보았고, J는 다음과 같은 얘기를 떠듬거리며 대답하였

다.“Dr Yu하고 있으면 내가 편해요, 말도 천천히 해주

고, 내가 잘 대접 받는 것 같아요. …” 그리고는 수줍

은 듯이 아무 말이 없었다. J의 어머니가 옆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눈물을 약간 글썽거리며 나에

게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해 주었다. “ J는 어려서부터

수줍음도 많이 타고 자신감이 없는 아이였지요. 어려

서 지금까지 거의 매달 병원에 다니다시피 했는데, 어

렸을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며 병원에 갈

때마다 가기 싫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자기를 담당하

는 의사들의 얘기가 너무 빠르고 복잡해서 자기는 도

저히 알아들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바쁜 의사를 붙잡

고 자기가 떠듬거리는 실력으로 다시 물어볼 수도 없

고(창피해서) 해서 언제나 본인은 자기는 전혀 끼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Dr

Yu하고는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더라구요. ” 나는 나의 서투른 영어로 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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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적 이해

70

평소에 창피한 감정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환자가 바로 그 서투른 영어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이야 기를 들으니 정말 고맙게 느껴진다고 J에게 얘기했다.

J의 눈에도 약간의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이 환자는 그 후 2년여 follow-up이 되었고, 내가 미 국서 정신과의사를 하는 동안 몇 번 받지 못한 선물 중의 하나를 준 환자로 기억되었다.

결 론

이 글은 독자에게 사회공포증을 정신분석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쓰여졌다.

사회공포증을 하나의 증상으로 볼 것인지, 하나의 질병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에서 사회공포증을 하나의 질환이라 고 하기보다는 어떤 다른 질환이나 상태의 한 증상으로 파악 하는 것이 환자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사회공포증의 인식이 지금까지 미진했던 이유가 될 수 있 는 정신과의사의 사회공포증 환자에 대한 정신분석적 역전 이(conutertransference)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는 치료자가 환자의 문제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는 것 뿐만 아니라 환자 의 주관적인 어려움을 이해하여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었다.

사회공포증의 원인으로서 기질적, 환경적 요인은 분명히 있 는 것으로 여겨지나, 이러한 요인들이 독립적으로 사회공포증 의 증상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환자의 심리학적, 혹은 정신 분석학적 요인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서 작용할 가능성이 강조되었다.

또한 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학적 원인으로서 창피한 감정 의 경험, 반복적인 정신적 외상, 상실, 분리의 경험, 공격적 욕 망, 그리고 자기애적 문제에 대해 고찰하였다.

즉, 어린 시절 환자의 욕동(drive)을 충족하려는 시도가 대 상에 의해 거절될 때 창피한 감정 및 좌절감, 상실감, 실망감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 감정들은 본인 자신과 대상

에 대한 부정적인 상(image, mental representation)을 형 성하며, 차후 대인관계에 있어서 창피한 감정 및 좌절감, 상 실감, 실망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과, 본인 및 대상에 대한 부 정적인 상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피해 버리게 되 는데, 이것이 사회공포증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회공포증을 보는 시각에 관련된 문화 적 차이에 대해 언급하였는데, 창피한 감정이라는 것은 동 서양의 차이 없이 모든 사람이 느끼는 universal affect의 하 나이며, 이로 인한 문제가 되는 사회공포증의 증상도 동서양 의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결 론을 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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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兪 載 學

71 ABSTRACT

Psychoanalytic Understanding of Social Phobia Jaehak Yu, M.D.

The author wrote this article to provide a psychoanalytic understanding of social phobia. The author begins by discussing whether social phobia is a symptom or a disease. In this discussion, he concluded that seeing social phobia as a symptom rather than a disease would be helpful in more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patients. He also discussed countertransference issues of psychiatrists toward social phobic patients as a possible reason why the recognition of social phobia was not so prominent until recently. In this discussion, he emphasized the role of therapists, which is to understand not only the objective symptoms of social phobia but also the subjective comp- laints of social phobic patients. He also discussed the temperamental and environmental causes of social phobia, which could influence psychological and psychoanalytic causes of social phobia. Mainly the author discussed 1) the shame experience, 2) repeated experiences of trauma, loss, and separation, 3) aggressive drive, and 4) narcissism, as possible psychoanalytic causes of social phobia. In this discussion, he concluded as follows: when a child failed to fulfill different kinds of drives by objects, he tended to experience feelings of shame, frustration, and loss. Then, through these negative feelings, he would make negative images of himself and others. Due to these negative images and experiences of negative feelings, later he tried to escape all situations that could induce these negative feelings and negative images. This trial of escape was expressed as social phobia. Lastly, the author discussed the cultural differences of Eastern and Western cultures in viewing the phenomena of social phobia. In this last discussion, he concluded that the feelings of shame seemed to be a universal affect and that similar numbers of problematic social phobic patients existed in both Eastern and Western cultures.

KEY WORDS

: Social phobia·Psychoanalysis·Shame.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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