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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 Recovery Considering the Spatial Characteristics of Shanty Tow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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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혼자 살던 팔순 노인 사망 15일 만에 발견’, ‘혼자 살던 70대 노인 숨진 지 보름 만에 발견’, ‘어버이날 80대 노모 ‘자식 짐 되기 싫다’ 자살 숨진 채 발견, ‘60세 이상 자살률 10년 전의 3배 (1999)’, ‘노인 하루 7명꼴 자살(2003)’, ‘투병 노인 투신자살 잇따 라’, ‘100일간 6명이... 어느 영구임대아파트의 자살 행렬(2012)’,

‘임대아파트 입주자 3년간 125명 자살.(2014)’ 이러한 제목의 신 문기사들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도 매년 반복되는 기사 제목들 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들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반복적으로 발견된다. ‘도심 속 외딴 섬 영구임대, 그 속에서의 또 외딴 삶’, ‘임대세대 어린이는 놀이터 사용 금지 논란’, ‘차별에 상처받는 임대아파는 주민들’, ‘빈부 격차 ‘주홍글씨’ 된 임대아파 트’, ‘임대아파트 애들은 안 돼, Y초 학부모 비뚤어진 자녀 사랑’,

저소득층 주거지 공간적 특성을 고려한 공동체 회복

Community Recovery Considering the Spatial Characteristics of Shanty Towns

신행우

1 ․ 김영욱2

Haeng-Woo Shin1 and Young-Ook Kim2

(Received April 11, 2016 / Revised April 28, 2016 / Accepted April 29, 2016)

요 약

급격한 산업화와 개발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가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고, 각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해 온 ‘이웃’의 문제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안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현대 도시에서 전통적 개념의 ‘마을’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최근 우리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서울시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마을공동체사업은 주민 간 네트워크 형성에 목적을 두고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긍정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려는 노력에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공간적인 접근을 통한 공동체성의 회복이다.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작지만 큰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가시적 접근성이 높은 공동체 공간은 주민들의 소통과 교류의 공간으로써 큰 효과를 보이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급격한 사회변화를 거치면서 사라지거나 외면해 온 ‘소통과 생활공간으로서의 골목길’과

‘마을’이 가지고 있었던 공간적 형태, 그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공유하고 살았던 마을 사람들의 관계망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러한 공간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주거 공간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와 실험 등을 통한 공동체 회복 노력이 필요하다.

주제어 : 판자촌, 공동체, 공간네트워크, 사회적 관계망, 임대아파트

ABSTRACT

It has recently become a major concern for us contemplating could regain the advantage with a 'village' concept of the traditional in a modern city. The village community recovery project which is one of the flagship projects of seoul is being actively conducted with the aim to form a network between residents and have even appeared positive results. Among the many efforts to recover community, spatial approach may be one solution. To secure a space for people to easily access, may bring about a small but significant effect. Community Space with high visual accessibility has a large effect as a space of communication and exchange of residents. Socio-economic efforts to restore the community has a limit. In some cases of poor village, Spatial relationship network was found to be a large influence on the formation of the socio-economic relations network.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how people lived and formed a relationship within the space of traditional forms and space disappeared from rapid social change process. The community recovery efforts are needed through research and experiments for the residential network can reflect the spatial characteristics.

Key words : Shanty Towns, Community Space, Spatial Network, Social Network, Rented Apartment

1) 세종대학교 한국스페이스신택스연구소 연구원(주저자: [email protected]) 2) 세종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교수(교신저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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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 들어서면 집값 떨어진다는데’ 등등. 이러한 현상은 왜 계속 반복되는가?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나타나는 범죄와 사회 적 병리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하는 것이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이 말은 고대 아프 리카에서부터 전해 내려져 오는 속담이다. 이 속담은 비단 교육에 관한 것뿐 아니라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라 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우리에게도 ‘두레’나 ‘품앗이’같은 것이 있어서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즐기기도 했던 풍습이 있었다. 경제생활의 형태가 바뀌면서 대부분 사라졌지만 우리나라 공동체 생활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두레’

와 ‘품앗이’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으며, 한 아이를 잘 키우는 데는 조부모의 재력과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이라는 말까 지 유행하기에 이르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안타까운 범죄들, 현대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우리 이웃들에게 왜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인가?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여러 이유 중에 우리가 주목한 것은 현대 도시에서의 사람들 사이 의 공동체와 ‘우리 마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거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에 관하여 지금까지 여러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다. 판자촌을 비롯한 도시의 빈곤층 혹은 저소득층 주거지에 대한 연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으나 단편적인 접근만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적할 만하다. 즉, 커뮤니티의 해체나 여러 가지 사회적 병리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밝히는 데 있어서 주로 사회적 영향 요인이나 경제적 요인을 찾는 데에만 주로 관심을 갖고 있다. 공간적 시각에서는 저소득층 주거 지의 환경 실태를 조사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저소득층 주거지에서 발생하는 자살 등 사회적 병리현상이 발생하는 원인 규명은 주로 경제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을 중심으로 밝혀지고 있 으나, 공간적 요인에 관한 분석은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다. 임대 아파트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사회적 배제 및 정책적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노후화된 주거환경에 대한 리모델링 방안 제시가 주를 이룬다. 따라서 저소득층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병리 현상을 공간적 관계망 속에서 이해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 공간적 방법론을 찾는 것이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속적이며 현실 적인 대안을 찾는 데에 필요한 것이라 판단된다.

우리는 그동안 오랜 시간을 거쳐 간직해 오던 ‘마을’들을 밀어 버리는 길을 택해왔다. 가난하지만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았던

‘마을’들을 대체한 것은 ‘00 아파트’이다. 스러져가는 판잣집, 단 칸방, 양철지붕은 깨끗하고 튼튼한 아파트들이 대신했다. 서울에 서 그 많던 판자촌, 달동네들은 이제 거의 다 사라졌지만, 사라진 것은 단지 판자촌, 달동네뿐만이 아니다. 우리들의 ‘이웃사촌’들 도 함께 사라졌다. 가난하지만 이웃들과 함께 하던 삶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기쁨과 슬픔,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의지할 사람들

을 잃고 견고한 콘크리트 성에 갇혀 소외되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와 개발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가 애써 외면하 며 살아왔고,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해 온 ‘이웃’의 문제들을 어떻 게 할 것인가? 그 속에서 파생되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파트를 헐고 다시 판자촌, 달동네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현대 도시에서 ‘마을’이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을 되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최근 우리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2. 난곡의‘국수클럽’

‘난곡’은 1960년대부터 서울시 도심 정비사업 등으로 인해 쫓 겨난 철거민들이 집단으로 이주하면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저소득 층 주거지이다. 주민들 대부분 단순 일용 노동직, 노점상 등으로 살았다. 대부분 생활형편이 어려웠지만 난곡마을 사람들은 한집안 사람들처럼 살았던 것 같다. 물론 가난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문을 열어 놓아도 도둑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 ‘난곡마을 사람 들’은 그들 나름대로 사회적 유대감을 갖고 살았다.

1970년대 이후 난곡지역에는 여러 단체들이 난곡마을 사람들 을 한데 묶어내고 공동체를 만들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공부방과 야학, 자활 사업단, 집수리 공동체, 간병 인 공동체 등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76년 시작된 ‘난곡 희망의료협동조합(난협)’이다. 협동조합이라는 개념조차 희박하 던 당시에, 118가구로 시작된 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은 10년 만에 난곡 주민 대부분이 포함된 2,200 가구가 모인 공동체가 되었다.

주민들이 매달 내는 적은 돈으로 운영되었던 협동조합은 많은 난 곡 주민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협동조합은 또한 아이들을 위한 여름학교도 운영했다. 함께 공 부도 하고, 놀기도 하며, 자원봉사를 나온 대학생 선생님과 소풍도 다녔다. 당시 난곡에는 부모가 일하러 나가 자녀들의 공부를 돌볼 여력이 없는 집이 대부분이었다. 협동조합은 아이들에 대한 걱정 을 여름학교를 통해 도와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난곡희망의료협 동조합의 다양한 활동은 난곡마을 사람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였다.

그림 1의 사진은 1970년대 초 난곡 꼭대기에 살던 20~30대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국수클럽’의 모임 모습이다

1)

. 힘들게 일하며, 애들 돌보느라 엄마들은 점심을 먹을 틈도 없었다 고 한다. 사소한 음식이지만 국수 한 그릇을 함께 먹었던 시간들은 엄마들에게 어쩌면 유일한 낙이었을 것이다.

국수클럽 모임은 엄마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스트레스 를 푸는 시간이기도 했다. 주민들 중 한명이 공장에서 일하다 다쳐 입원했다가 퇴원한 날에는 함께 국수를 나눠먹고 춤도 추면서 함 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1) 국수클럽에 대한 사진과 내용은 ‘우리 동네, 난곡’(http://blog.ohmynews.com/

nangok)을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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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과 국수클럽 등 1970~80년대 난곡의 다 양한 공동체 활동은 가난하지만 정다운 이웃사촌들이 함께 살았던 난곡을 기억하게 한다.

난곡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은 주거지의 형태적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난곡지역은 1967년 도심 철거민들의 이주 지역으로 결정 되면서 대지를 10m×10m 크기로 분할하여 조성한 곳이다. 대지는 다시 5m×5m 크기의 4개로 나누어 집을 짓고 살았다. 도로는 넓게 는 2.5~3m, 좁게는 1m정도로 형성되었다. 이러한 주거지 형태는 당시 철거민들을 집단으로 이주하여 정착시킨 주거지의 공통적인 특징이었다.

집단 이주 정착지에서의 삶의 가장 큰 특징은 주거지 도로에서 나타난다. 주거지 내부의 도로는 통행을 위한 기능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이나 세탁물 등을 놓아두는 생활공간의 연장으로 이용된 다는 사실이다.

경사가 가파르고 좁은 주거지 내부 도로들은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좁은 대지는 자연스럽게 도로까지 생활의 영역으로 포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5㎡ 안팎의 1인당 점유면적,

한 지붕 세 가족이 보편화 된 밀집도 높은 공간적 환경은 필연적으 로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거리를 좁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3. 남아있는 저소득층 주거지에서의 공동체 회복 노력

공동체를 회복함으로써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 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최근 마을 만들기를 통한 공동체 회복이 하나의 대안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마을 만들기를 통한 공동체 회복은 수동적이고 인위적인 측면 에서 단순히 마을을 가꾸고 만든다는 개념보다는 마을이라는 공간 에서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주민자치를 실현 하고 마을주민들 간의 공동체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서로 혜택을 주고받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시 성북구 장수마을은 서울 서민주거지 형성의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한국전쟁 이후 서울로 모여든 대규모 저소득층 서민들이 저렴한 주거공간이나 임시거처가 필요 해지면서 1960년대에 무허가 판자촌으로 형성된 마을 중의 하나 이다. 1960년대 말 정부의 양성화 정책 이후 소규모 다가구 주택이 공급되면서 주거 밀집지역으로 성장하였다. 장수마을은 서울시 그림 2. 국수클럽 모임

그림 3. 난곡지역 주택 진입부의 살림살이들과 빨래 건조

그림 1. 1970년대 초 난곡지역 국수클럽 모임 모습

* 출처: http://blog.ohmynews.com/nangok/172324

그림 4. 난곡지역 가로망도, 1986년 조사

* 출처: 양윤재, “서울시 저소득층 불량주거지의 공간구조와 형태적 특성 : 구로4동 및 금호3가동을 중심으로”, 󰡔불량주택 재개발론󰡕, 나남,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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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성과정에서 나타난 역사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 회·문화적 측면에서 보존가치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수마을은 2008년 대안개발연구모임 구성을 통해 장 수마을 주거재생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주민 참여 주거 재생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장수마을 주민협의회를 구성하고 주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장수마을 만들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장수마 을은 주민들이 모여 밥상을 나누고, 문화를 공유하며 주민협의회 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자치 역량을 강화해 나갔다. 마을기업(동네 목수)을 통한 일자리 제공, 노후 불량주택의 개보수, 소식지 발행, 벼룩시장 운영 등 마을 만들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수마을의 공동체 회복을 위한 마을 만들기에서 주목할 것 중의 하나는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형성했다는 점이다.

장수마을 사람들은 여러 형태의 소모임을 만들고 주민들 간에 소 통과 상호 교류를 가지면서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소모임을 비롯한 다양한 상호 교류활동은 ‘작은까페’에서 진행되 었다. ‘작은까페’는 단순히 음료를 판매하고 수익을 얻는 곳이 아 니라 다양한 주민모임과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진행되는 소통의 장소가 되고 있다. 작은까페뿐만 아니라 장수마을은 공가 등을 활용한 마을박물관, 사랑방, 작은 미술관 등을 조성하였고 쓰레기 가 쌓이던 공터를 복합 기능을 담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하 였다. 이러한 공간의 조성은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 의 적극적인 참여와 다양한 프로그램의 제공, 여러 형태의 주민모 임의 형성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함을 보여주 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성북동의 북정마을도 장수마을과 함께 서울성곽 부근에 위치한 마지막 달동네라고 할 수 있다. 북정마을은 2009년부터 시작된 월월축제와 마을환경 개선, 우리 마을 재주꾼 찾기, 전통장 담그기 등 마을의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공동체를 회복해 나가고 있다.

노원구의 대표적인 집단이주정착지인 희망촌은 뉴타운 지구의 지정과 해제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주민들 간 커뮤니티가 대부분 해체되었다. 장수마을, 북정마을과 같이 마을 만들기 사업이 진행

되는 것은 아니지만, 희망촌 주민들은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도 그들만의 소중한 커뮤니티를 지켜나가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 인을 위해 함께 밥을 해서 먹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의 외상값 을 대신 갚아주기도 한다. 구멍가게 집 할아버지는 주민들 집 위치 를 정확히 알고계시기도 한다. 희망촌 주민들은 서로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지낸다는 점에서 행복하다고 얘기한다. “가난하지 만 외롭지는 않아. 그거 하나는 좋아. 동네 사람들이 다 친척이나 매한가지니까.” 희망촌에서 40여 년을 살아온 한 주민의 얘기는 짧지만 많은 얘기를 들려준다.

4. 영구임대아파트 현황과 문제점

저소득층 주거의 대표적인 형태인 영구임대아파트는 1989년부 터 주택 구입능력이 없는 생활보호대상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 입되었다. 영구임대주택은 세대별 거주공간이 12~14평으로 매 우 협소하다. 또한 한 동에 200~300세대까지 거주하고 있어 다수 의 사람들이 시설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설 노후화와 노인세대 증 가, 차량의 증가 등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물리적 환경이 따라가지 못하는 등의 한계가 있다. 특히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공공 공간 배치로 가뜩이나 부족한 부대 복리시설로 인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입주자의 대부분이 노령화되어 어린이들이 거의 없는 단지의 경우에도 세대수에 비례하여 어린이 놀이터를 배치하 고, 테니스장 등의 체육시설들도 단지 주민들보다 오히려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어서 위화감만 조성되는 등 노인들을 위한 공간은 거의 없고 입주자의 특성과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단지 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는 입주자의 상당수가 독거노인, 장애(정 신, 지체, 알콜 중독 등)가 있는 가족이 있거나 하루하루 생계유지 가 목적인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다. 영구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은 사소한 문제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입주자 스스로 지역공동체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하 여 일정 부분 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있으 나 관심부족과 지원방안 부재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모든 영구임대단지에는 사회복지관을 설치하여 열악한 주거공 간으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도록 계획되었으나 주민 편의보다 기관 생존을 위한 수익사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복지관에 확보되어있던 주민회의실, 독서실 등도 어느 사이 수익사업을 위 한 프로그램실로 개조되어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 간이 줄어들고 있다.

저소득층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야심차게 시작된 영구임대

아파트 사업은 실제로 지금까지 주민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립’은 실제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

를 야기하고 있다. 주변의 불편한 ‘시선’으로 인한 ‘고립’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서울시의 첫 영구임대아파트인 마포구 상인동의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의 경우 주민 5명 중 1명이 ‘자살 위험군’에

그림 5. 길에 평상을 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노원구 희망촌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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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병리현상 중 하나인 자살의 문제를 공간적 관점에서 상관관계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아직 관련 연구를 더 진행해야 하지만, 주목할 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거주 유형에 따라 자살률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는데, 상대적으로 개별 주호의 독립성이 강한 공동주택이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 단독주택지(저소득층 주거지)에서는 골목 길이라는 요소가 주민들의 통행 기능뿐 아니라 생활공간, 커뮤니 티 공간으로 활용되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으로 해석되며, 공공의 성격을 갖는 골목길과 바로 연결되는 개별 주호는 상대적으로 그 독립성이 낮고, 가시적 접근성이 높은 공간구조를 갖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공동주택의 경우 각 주호 간 독립성이 강하고 공공공간인 단지 외부공간으로부터 각 주호에 이르는 공간이 접근 이 어렵고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공간구조를 갖기 때문이라고 판단 된다. 물론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공간적 요소 외에 인문·

사회적 측면도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공간적 측면에서 사회적 병리현상의 요인을 찾는 시도를 하여 주목할 만 한 연구 결과를 찾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5. 공간적 접근을 통한 공동체 회복 노력 필요

최근 분양아파트 등 일반 공동주택에서 활발하게 일어나는 공 동체 회복운동, 또는 마을 만들기 형태 등으로 다양하게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운동가 외 주민의 참여율이 낮은 등의 한계는 지적되기도 한다. 또한 저소득층이 밀집된 공공임대아파트, 영구임대아파트 등에서는 이러한 노력조 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단지 리노베이션 등을 통한 외부 공간 활용 방안들이 꾸준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판자 촌, 달동네 등과 구조가 다른 아파트라는 공간에서는 물리적 특성 상 그 실효성을 얻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례에서는 물리적인 환경의 제약을 극복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출입구의 형태나 소재만 바꾸는 작업을 한 것만으로도 주민 공동체가 살아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2000년에 입주를 시작 한 송파구 거여동의 거여 3단지라는 589가구가 모여 사는 공공임 대아파트에서다. 보통의 임대아파트처럼 공동체 활동이 없었던 단지가 입주자들 간의 활발한 커뮤니티가 가능해진 것은 작은 공 간의 형태를 바꾸면서부터이다. 방치되어 있던 체력단련실과 도서 실 출입구를 철문에서 유리문으로 교체한 것이 출발이었다. 철문 으로 되어 있어 출입이 꺼려지던 곳이 개방감을 갖게 되면서 주민 들 스스로 ‘내 손으로 꾸며보자’라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렇게 해서 낙후된 시설물이 쌓여있던 체력단련실은 주민들이 활발하게 이용하는 공간이 되었고, 청소년 탈선장소로 이용되던 도서실은 방과 후 자율학습과 많은 서적을 갖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자생적으로 시작된 이 임대아파트 단지의 커뮤니티는 마을 주

민들 스스로 재능기부 등을 통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에는 지자체의 지원까지 더해져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잡음도 없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어려운 이웃 주민의 일자리도 지원하는 등 커뮤니티가 활발히 일 어나는 대표적인 단지가 되고 있다.

서울시의 주력 사업의 하나인 마을공동체사업은 주민 간 네트 워크 형성에 목적을 두고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긍정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사례에서도 보는 바와 같이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는 노력에서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공간적인 접근을 통한 공동체 회복이라는 것이다.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작지만 큰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6. 토론 및 제언

저소득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연구들이나 사업들의 경우 주로 제도나 정책, 사업적 측면, 그리고 양적인 공급 측면에 서 접근했기 때문에 저소득층에서 발생하는 자살을 비롯한 각종 사회적 문제와 공동체의 해체 과정에 능동적인 대처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공동체의 회복과 제반 사회적 병리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저소득층 주거지에 대한 사회공간적 측면에서의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진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주거지 내에서의 사회연결망 조사, 공간 구조, 공간 이용 행태와 공간의 기능간의 적합성, 기능별 시설의 배치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분석과 진단은 새로운 주거 모델을 개 발하고 공급하는 데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양적인 공급 과 쾌적한 주거환경 제공에 그쳤던 저소득층의 주거 공급 정책은 공동체 회복과 사회병리현상을 감소시키기 위한 새로운 주거모델 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급격한 사회변화를 거치면서 사라지거나 외면해 온 ‘소통과 생 활공간으로서의 골목길’과 ‘마을’이 가지고 있었던 공간적 형태, 그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공유하고 살았던 마을 사람들의 관계망

그림 6. 영구임대아파트의 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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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러한 공간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주거 공간 네트워크 및 새로운 주거 모델 개발에 대한 연구와 실험 등을 통한 공동체 회복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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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정석(1999), 「마을단위 도시계획 실현 기본방향(1): 주민참여형 마 을만들기 사례 연구」, 서울연구원.

10. 조은, 조옥라(2013), 「도시빈민의 삶과 공간: 사당동 재개발지역 현 장 연구」,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11. 한국도시연구소(1998), 「철거민이 본 철거」.

12. 우리 동네 난곡, http://blog.ohmynews.com/nangok.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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