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위원회,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Korean J Gastroenterol Vol. 74 No. 3, 127-129 https://doi.org/10.4166/kjg.2019.74.3.127 pISSN 1598-9992 eISSN 2233-6869

EDITORIAL

Korean J Gastroenterol, Vol. 74 No. 3, September 2019 www.kjg.or.kr

다양성위원회,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김용성^1,2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원광소화기질환연구소¹, 좋은숨내과²

How Should the Diversity Committee Work?

Yong Sung Kim^1,2

Wonkwang Digestive Disease Research Institute, Wonkwa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¹, Iksan; Good Breath Clinic², Gunpo, Korea

Article: Importance of a Diversity Committee in Advancing the Korean Society of Gastroenterology: A Survey Analysis (Korean J Gastroenterol 2019;74:149-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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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저자: 김용성, 54538, 익산시 익산대로 460,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원광소화기질환연구소

Correspondence to: Yong Sung Kim, Wonkwang Digestive Disease Research Institute, Wonkwa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460 Iksan-daero, Iksan 54538,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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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Digestive Disease Week에서는 미국 소화기 관련 4대 주요 학회인 미국소화기학회(American Gastroenterological Association, AGA), 미국간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AASLD), 미국소화기병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ACG) 및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 (American Society for Gastrointestinal Endoscopy, ASGE) 회장에 모두 여자 의사가 선출된 바 있다.¹이는 오래 전부터 미국 소화기 관련 학회 내에서 성적 균형을 포함한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로 생각된다.¹국내 의료 계에서도 다양성이나 성차의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처음으로 대한소화기학회에서 2019년 3월 다양 성위원회가 임시위원회로 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생각된다.

조직 내에서 성별, 연령별, 직무 등 여러 가지 다양성이 안정 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면 개개인과 조직의 창의성이 높아지 고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²또한 다양성은 조직 전체의 지속적 인 혁신을 가능케 해주는 요인으로 알려지면서 그 중요성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²다양성은 인종, 민족, 성별, 사회경제적 조건, 연령, 종교, 신체적 능력, 정치적 신념, 사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될 수 있으나 그 우선순위는 각 국가나 집단의 역사, 문화, 및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인종 문제가 중요한 미국 에서는 2004년 미국의학대학협회(the 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가 일반 인구 집단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의학계에서 그 수가 적은 인종이나 민족을 underrepresented in medicine, 즉 “의료계 내에서의 소수 집단”이라고 정의하여 의과대학생 선발에 고려하도록 하였 다.³또 각 학회에서 underrepresented in medicine 문제 해결 을 위하여 다양성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나 미국 의료 계에서는 소수 집단의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⁴ 세계적으로 공통된 다양성 이슈로는 성별 불균형 문제 로 미국소화기학회의 경우 다양성위원회 외에 여성위원회가 조직되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⁵ 대한소화기학회에서 이러한 세계적 추세와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발족한 다양성위원회는 여의사, 40세 미만의 남녀 의사의 육성 등 다 양한 목표가 있다. 그 단기 미션은 1) 대한소화기학회 여자 회원 간의 협동과 상호작용 강화 리더십 육성, 2) 소화기 질환 의 성차의학의 인지, 이해 및 연구, 3) 내과 의사들에게 소화기 학 전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소화기 전임의 기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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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Fig. 1. Equality vs. equity.⁷

멘토십을 지원하는 것이며, 장기 미션은 1) 소수 그룹(minority group)에 대한 학회 지원 프로그램 개발, 2) 장애인, 외국인 등의 소화기 질환 연구이다. 향후 다양성위원회의 활동 우선순 위에 대해서는 회원들의 요구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Kim 등⁶이 소화기내과 의사와 일부 전공의 및 학생을 대상으로 대한소화기학회 다양성위원회의 필요성, 주요 활동 대상, 목표, 활동 내용, 기대 효과 등에 대한 설문조 사를 시행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이 연구는 다양성위원회의 향후 활동 방향을 제시하는 매우 중요한 연구라 생각된다. 이 번 조사에서 다양성위원회의 활동 대상과 목표에 관하여 성차 의학 및 다양성에 대한 연구라고 대답한 의견이 가장 많았으 며, 이는 대한소화기학회의 입장과 동일하게 일반 회원들이 느끼는 국내 의료계에서의 우선순위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설문 참여자의 성별에 따라 분석을 해보면 다양 성위원회의 목표나 활동 내용에 대한 우선순위가 다르게 나타 났다. 이는 다양성의 각 요소 간, 즉 집단 간 이해와 요구가 다를 수 있다는 현실적 문제와 함께, 다양성이 강조되면 오히 려 조직 혁신에 부정적 측면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²을 고 려하여 향후 다양성위원회 활동에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적으로 학회에서는 다양성의 당위성과 필 요성을 사전에 조사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성차 문제는 여자 의과대학생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과거에 비하여 수적 균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학 회가 관여하지 않아도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현황을 보면 내과 전공의의 43%가 여자이지만 실제 활동하는 소화기 의사 중에서 여의사의 비율 은 16.4%로 낮은데, 이는 역량 있는 여의사들이 소화기내과 의사로 성장하지 않음을 시사한다.¹이러한 현상은 그대로 두

면 한국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생각되므로 학회 차원에서 관심 을 가지고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다양성이라는 목적을 위하여 단순히 산술적 균형을 맞추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질적 다양 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작점이 다른 각 집단에게 단순하고 획일적인 균형을 맞추는 것(equality)이 아니라 그 시기의 상 황에 따른 질적 균형(equity)을 추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효율적 조정 역할이 필요하다(Fig 1).⁷미국에서는 적극적 평 등 실현 조치(affirmative action)를 위하여 대학 신입생 선발 에 인종을 고려하는데, 이것이 역차별이라는 이의가 제기되면 서 그동안 수차례 법률적 논쟁이 되어 왔다.^3,8,9 2003년 단지 백인이라는 이유로 대학 입시에 탈락했다고 주장하며 미시건 대학을 상대로 제기된 두 건의 소송에 대하여 미국 법원에서 는 서로 다른 판결을 내렸다. 한 사건에서는 획일적으로 인종 에 따른 가점을 배정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하였지만,⁸ 다른 사건에서는 전체적인 평가 과정에서 상황에 따라 인종을 하나 의 평가 요소로 사용하는 것은 합헌으로 인정하였다.⁹이 판결 의 재판부는 25년 후에는 이러한 인종 고려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즉,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균형 정책은 절대적 기준이 아니고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단지 숫자를 맞추어 자리를 배정하는 것 이 아니라 자리에 걸맞은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과 동시에 동 일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소화기학회 다양성 위원회의 성공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상황에 따른 정책의 유연 성과 이에 대한 합의뿐만 아니라 학회 내에서 다양성과 연관 된 갈등 발생시 조정 가능한 원칙이 필요하다.

대한소화기학회 다양성위원회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또 다 른 이슈로는 젊은 의사들에 대한 지원과 차세대 리더 육성이 다. 미국소화기학회의 경우 한 명의 펠로우가 동료들의 입장 을 대변하여 다양성위원회에 정식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위 원회 활동에 대한 투표권도 가지고 있다.¹⁰ 이외에도 현재 주 요 미션은 아니지만 향후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에 기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의료계 내의 다양성 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 가 있다. 예를 들면, 의료계 내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 한 수도권과 지방 의료기관의 불균형, 주요 대형 병원과 중소 병원 간의 불균형 그리고 의과대학 입학생들의 특정 교육기관 편중 등도 의료계 내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11-13

마지막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학회의 질적 발전과 함께 환자에 대한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소화기학회 다양성위원회의 미션에는 각 인종이 섞여 있는 환자 집단에 대하여 문화적/언어적 다양 성을 유지하여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려고 하는 것임을 천명하 고 있다.^4,10이렇게 목표와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함과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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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논란거리인 성 혐오나 성 정체성 같은 주제가 아니라 는 것을 분명히 해야 다양성위원회의 활동에 대하여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불필요한 논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직군에서의 충분한 숫자를 대상으로 다양성위원회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추가 연구와 함께 우리 나라에서 증가하고 있는 외국 이주자의 질환군 중 우리나라에 서 보기 힘든 질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소화기 학회 내에서 다양성에 대한 기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다 양성위원회의 성공적인 활동을 이루는 근간이 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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