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전략적 측면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1

Share "전략적 측면"

Copied!
3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65

과학기술 융합 ODA 사례 1 : 케냐 KAIST 설립

Science & Technology Policy

l 과학기술정책 포커스 : 과학기술 융합 ODA

64

케냐과학기술원(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 ence & Technology) 건립사업은 우리 정부의 케냐 지원 ODA 사업 중 최대 규모로 기획재정부의 아프 리카 차관 양자유상원조 사업이다. 2014~2015년 타 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2017년 11월 정부 간 차관 체 결 후 2018년 11월 본 사업 컨설팅 용역 계약과 함께 2019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3년간의 캠퍼스 건설과 대학 설립을 동시에 추진하는 과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냐 KAIST 사업은 직업교육훈련이나 단기연수, 장 학지원, 개별 교수 혹은 학과 협력 차원을 넘어 마스 터플랜 작성, 인프라 구축, 인력 양성 등 전략적 측 면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측면을 모두 아우르는 전 형적인 융합형 과학기술 ODA 사업이다. 아래에서는 각 측면에서 케냐 KAIST 사업이 당면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융합형 과학기술 ODA 사업에 시사하는 바 를 정리하였다.

전략적 측면

케냐 KAIST 사업의 과업 범위에서 대표적인 전략적 요소는 타당성 조사를 비롯해 관련 법・제도 체계를 마련한 부분이다. 특히 법・제도 마련에 있어서는 케 냐 KAIST의 법적 지위에 대한 논의가 타당성 조사 때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아래 살펴보듯이 케냐 의 제도적・현실적 여건을 감안한 사업 추진이 요긴 한 상황이다.

1971년 개교한 KAIST는 1970년 8월 공포된 「한국 과학원법」에 근거해 설립되었는데 당시 별도의 특별 법을 제정하게 된 배경은 현재 KAIST의 정체성과 케 냐 KAIST 사업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 를 제공한다.

1966년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기술 종합연구소로 설

립된 KIST는 재미 귀국과학자 중심의 연구원 충원이 한계에 봉착해 부설 이공계 대학 설립을 추진했으나 당시 문교부와 대학교수들의 거센 반대로 실패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시 과학기술처는 정근모 박 사가 미국국제개발처(U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USAID)에 제출한 <한국과학원 설립 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과학원(가칭) 설립계 획>을 작성하고 1969년 4월 대통령 주재 월례 경제 동향보고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했다. 동 회의에서도 기존 대학의 입장을 대변한 문교부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으나 경제기획원과 과학기술처는 한국과학원 설 립을 대학교육 사업이 아닌 경제개발 계획의 일환으 로 규정하면서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와 함께 USAID 차관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한국과학원 설립은 문교부가 아닌 과학기술 처의 소관으로, 기존 이공계 교육체계 바깥에서 한국 의 산업 발전에 필요한 고급과학기술 인력을 공급하 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특별법 제정의 의미는 기존 교육법이나 교육공무원법의 제약에서 벗어나 정부출연금, 국유재산 양여 등 전폭적인 국가적 지원 을 제공함으로써 과학원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운 영을 도모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었다.1) 이와 같은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케냐 KAIST 사업 역시 기존 고등교육 체제를 뛰어넘는 과감한 학사・연 구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 타당성 조사 때부터 특별 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두 가지 제도적・현실 적 차이로 인해 현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2) 첫 번째 차이는 우리나라와 달리 케냐의 소관 부처 는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된 교육과학기술부라 는 점이다. 현재 교육부로 명칭이 변경되었지만 케냐 KAIST 사업 담당 부서는 교육부 내 대학교육연구부

김소영 KAIST 교수

(2)

66 67

(State Department of University Education and Research)로 고등교육과 함께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 발도 맡고 있다.

두 번째 차이는 케냐의 대학들이 원래 각자 개별법 을 가지고 우후죽순으로 설립된 까닭에 케냐 정부는 교육 근대화 일환으로 2012년 <대학법(Universities Act)>을 제정해 개별법을 없애고 기존 대학을 포함해 대학의 법적 인가과정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현재 49 개 대학 중 9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2000년대 개별법 으로 설립된 학교들이다.

따라서 교육부가 과학기술 분야를 관장하고 있고 고 등교육 현대화 차원에서 개별법을 하나의 법으로 통 합한 상황에서 70년대 한국과 같이 별도 부처에서 특 별법을 통해 케냐 KAIST를 설립하는 것은 현실적으 로나 제도적으로 쉽지 않을뿐더러 당시 한국 상황과 같은 효과를 낼지도 미지수이다.

다행히 <대학법>에 특별 학위수여 혹은 연구기관에 관한 조항을 담고 있는데 국가전략적 중요성을 지 닌 기관의 경우 “specialized degree-awarding or research institution”이라고 하여 인가 절차나 거버 넌스와 관련해 특별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여지 를 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케냐와 한국의 사업 관계자들 사이에 서는 특별법이 없는 한 KAIST와 같이 전폭적 지원하 에 국가 산업발전에 직접적 기여를 창출할 수 없다는 일종의 비관론과, 현지 법적 규제 틀 안에서 특별기관 의 지위라도 제대로 추진하는 게 현실적인 성공이라 는 약간의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하드웨어적 측면

케냐 KAIST 사업은 캠퍼스 건설과 교육연구 기자재

Science & Technology Policy

l 과학기술정책 포커스 : 과학기술 융합 ODA

공급으로 물적 자원 지원에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다. 전체 사업비용 중 건설과 기자재 공급 등 직접 비 용이 71%를 차지하는데 캠퍼스 건설과 기자재 공급 에는 각각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먼저 캠퍼스 건설의 경우, 정부 간 차관으로 진행되는 1단계에서는 교육연구 2동, 행정 1동, 기숙사 1동, 기 혼학생/직원 아파트 1동, 교수아파트 2동을 짓는데, 신규 혁신도시에 건설되는 까닭에 상하수도, 전기, 광 통신망 등 기본적 인프라가 제때 혹은 제대로 구축되 지 못할 경우 건설 과정에서 많은 난항이 예상된다.

다음으로 교육연구 기자재 공급은 크게 세 종류로 학 교 공용 시설장비, 대학 ICT 인프라, 학과별 기자재인 데, 복잡다단한 구매와 검수 과정도 힘들지만 기자재 목록 확정도 매우 어려운 과업이다. 개도국에 개발원 조로 세워지는 학교나 훈련시설에는 종종 포장도 뜯 지 않은 기자재가 쌓여있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기자재 목록 작성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서 구입하고도 방치되기 때문이다.

현실과 맞는 기자재 목록을 마련하는 게 일견 당연하 지만 사실 쉽지는 않은 일이다. 일례로 케냐 KAIST 에는 고가・민감 장비를 구입・운영하고 관련 기술훈 련을 제공하는 학교 공용 연구시설센터(Center for Research Facilities, CRF)를 마련할 예정인데, 목록 초안 중 핵자기공명분광기(nuclear magnetic res- onance spectrometer, NMR)를 둘러싼 논쟁을 소 개한다. NMR은 분자의 물리적, 화학적, 전기적 성질 파악을 위한 분자 분광법의 일종으로 대표적으로 여 러 유기 화합물 분석과 합성을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웬만한 유수대학은 갖고 있는 장비이지만 종류 및 성 능에 따라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NMR을 설립 초기 단계에 도입하면 포장도 뜯지 않거나 사용자 없

교과과정 설계는 현재 케냐의 사회경제적 수요에 부 응하면서 미래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 선도적인 연구 및 교육 분야를 선정하는 작업이 핵심으로, 컨설팅 사 업 1단계에서는 타당성 조사 당시 선정한 6개 학과 (기계공학, 전기및전자공학, ICT공학, 토목공학, 화 학공학, 농생명공학)의 구체적인 교과과정 안을 마련 하였다.

타당성 조사에서는 중점연구 및 교육 분야 선정에 있 어 현재 수요와 미래 니즈, 기초와 응용, 경제성장과 사회발전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 기본 방향 을 두고 많은 논의와 분석이 이루어졌다. 본 사업에 서는 학과별 교과과정 안을 마련하면서 그러한 균형 점을 찾기 위해 각 학과별로 케냐의 관련 산업현황 과 케냐 내 유사 이공계 대학원의 교육 수준을 파악 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학과별로 4~5개 중점 연구 이 매년 유지비용으로 수천만 원을 써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두되었다. 반대로 이런 장비가 있 어야 우수 연구자를 유치할 수 있고 타 기관과의 공 동활용으로 연구협력도 증진되기 때문에 이 정도는 구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팽팽했다. 결국 최종 목록에는 제외되었지만 이 논쟁의 핵심은 케냐 KAIST에 대한 기대치와 현실의 간극을 잘 드러낸다.

소프트웨어적 측면

케냐 KAIST 설립은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고등교육 이 융합된 사업으로 정부 간 차관으로 진행되는 1단 계 사업에서 소프트웨어적인 과업으로 교과과정 설 계, 학교 운영계획, 교수진 훈련, 산학협력 계획이 작 성되는데 이는 모두 컨설팅 컨소시엄 주관기관이자 교육설계 담당인 KAIST가 맡는다.

캠퍼스 조감도

교육연구동 및 행정동 전경

기숙사 및 교직원 숙소

(3)

68 69

분야를 선정하고 교육 역시 연구 분야와 맞추어 조정 (align)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일례로 ICT 공학과 의 경우 기술적 도약(technological leapfrogging) 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케냐의 모바일 결제시스템 M-Pesa처럼 핀테크 관련 기술 연구가 포함되었다.

한편 조직, 예산, 거버넌스 등 대학 운영계획 수립에 있어서는 단기간에 케냐 KAIST에 우수 교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과감한 인건비 책정과 함께 영국식의 명예직-실질 총장 체제인 chancellor-vice chan- cellor 체제 대신 미국식 단일 총장(president) 중심

Science & Technology Policy

l 과학기술정책 포커스 : 과학기술 융합 ODA

[그림 1] KAIST와 케냐 KAIST의 산학협력 모델

의 거버넌스를 제안하였다. 단일 총장 체제의 장점은 책임과 권한의 집중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 여 혁신적인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지 만, 대학 인가 과정에서 상기 언급한 특별 학위수여 기관으로 설립되더라도 이러한 거버넌스 구조가 인 정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산학협력은 KAIST와 케냐 KAIST의 공통점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요소이다. KAIST가 대덕연 구단지(대덕이노폴리스) 핵심기관으로 직접적 연구 협력 혹은 인력 배출을 통해 ICT 강국의 초석을 놓 은 전전자교환기(TDX),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개발에 기여한 사례처럼, 케냐 KAIST 역시 콘자혁 신도시의 중추기관(anchor tenant)으로 산학연 협 력을 기관 고유 미션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모든 학 과 설계에 구체적인 산학협력 유망 분야와 파일럿 프 로젝트를 제시하였다.

융합형 과학기술 ODA에 대한 시사점

케냐 KAIST 사업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 ODA 사업 중 드물게 사전 타당성 조사를 비롯해 법・제도, 교육설계, 대학운영 및 산학협력 계획, 캠퍼스 구축, 기자재 공급 등 전략-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모두 포괄하는 융합형 ODA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 수원국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단계별로 이 세 가지 유형을 융합해 추진하는 과학기술 ODA 가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고 하는데, 현재까지 케냐 KAIST 사업의 추진 과정을 비추어 볼 때 융합형 과학 기술 ODA에 대한 세 가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융합형 과학기술 ODA 사업의 성공은 전략적,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측면이 얼마나 유기적으 로 연계되었는지에 달려있는 만큼, 시스템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앞서 서술한 것처럼 ‘고급과학기술 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을 통한 국가 산업발전 선도’라는 미 션은 단순히 전략적 선언이 아니라 법적, 제도적 장 치 마련, 캠퍼스 건축 설계와 기자재 구매, 교과과정 설계가 모두 연동되어 유기적으로 추진되어야만 성 공할 수 있다. 즉 각 요소가 개별적으로 성공한다 해 도 전체 시스템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반드시 실패하 게 되어있다.

둘째, 융합형 과학기술 ODA 사업은 전략적 마스터 플랜이나 물적 지원, 교육역량 강화 등 개별적 ODA 사업에 비해 준비와 실행 기간이 훨씬 오래 소요되므 로 불확실성이 높다. 즉 타당성 조사 등 기획 단계에 서 구상한 계획이 수정될 여지가 크고, 각 사업 단계 마다 돌발 요인이나 외부적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일종의 예비계획(contingency plan)을 통 해 중단기적 사업 환경이나 조건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융합형 과학기술 ODA 사업은 소요되 는 총 재원이 개별 유형의 ODA 사업보다 평균적으 로 크기 때문에 공여국과 수원국 모두에 상당한 의지 (commitment)와 자원 투입을 요구한다. 또한 의지 만 있다고 현실적인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게 아니므 로 융합형 과학기술 ODA 사업은 각 과업이나 단계 에 역량이 충분히 검증된 기관이 수행해야만 성공 가 능성이 커질 것이다.

1) 한국과학기술원(1996). 「한국과학기술원 사반세기 : 미래를 향한 끊임 없는 도전」.

2) 이하 사업 관련 내용은 「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

Technology Feasibility Study」(EDCF 2015) 및 「Final Design Reports: Volume I – Education, Volumne II - Architecture」

(KAIST-SAMOO-SUNJIN Consortium 2019) 참조.

3) 김왕동 외(2019). 「과학기술 ODA 실태 분석 및 전략적 추진방향」. 과학

기술정책연구원. 26쪽.

참조

관련 문서

일본국제협력단(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JICA)은 WB, 국제미작연구소(IRRI), 아프리카미작센터(ARC), USAID, IFAD 등과 공동으로 ‘아프리카 쌀

외국출신대학이 UNESCO IAU(International Association of Universities) 의 에 등재되어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University’Worldwide Database. 있을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집합투자업자·신탁업자·증권금융회사·종합금 융회사

신청자와 해당 세대구성원 전원은 국토교통부 주택소유확인시스템을 통하여 주택소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14] OECD International Energy Agency, World Energy Outlook 2017, OECD Publishing, Paris (2017). [15] OECD International Energy Agency, World Energy Outlook 2014, OECD

[14] OECD International Energy Agency, World Energy Outlook 2017, OECD Publishing, Paris (2017). [15] OECD International Energy Agency, World Energy Outlook 2014, OECD

‘화인지법’은 당 이전의 중국인의 서법인 것이다. 원교가 의도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해석은 우리 후인의 몫이다. 원교의 복고적 서론에 대한 조선중 화적

※ Key Words : Japan's 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MDGs (Millenium Development Goals), JICA (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ODA lo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