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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대한 기독교적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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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대한 기독교적 반성1

최 용 준 4. 문화의 발전

원시문화에서 현대문화로의 발전에 관해서는 이미 원시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있음을 언급했다. 각 민족이 아무리 원시적으로 보일지라도 그 나름의 복잡한 문화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현대문화와의 차이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비록 약점이 없지는 않지만

도여베르트의 ‘문화개현이론’이 기독교적인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 의하면 ‘개현과정(opening process)’이란 일반적으로 닫혀진 상태에서 열린 상태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시간내적 실재(temporal reality)는 이 과정 안에 있으며, 인간은 소위 ‘문화명령’을 받아 창조세계내의 모든 잠재력을 개현 시켜야 할 소명을 받았다. 이러한 개현과정은 개체구조 및 양상구조 모두에 일어난다. 개체구조의 개현이란 개별적인 사물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식물의 성장이나 아기가 자라 어른이 되는 것 또는 한 사회가 점점 분화되고 전문화되는 구조로 발전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양상구조의 개현이란 각각의 양상 또는 국면(도여베르트는 실재의 다양성을 15 개의 양상 - 수적, 공간적, 운동적, 물리적, 생물적, 감각(심리)적,

분석(논리)적, 역사(문화)적, 언어적, 사회적, 경제적, 미적, 법적, 윤리적, 그리고 신앙적 - 으로 나누고 있다)이 상호간의 영역 보편성(각 양상이 다른 양상을 회기 또는 예기하는 성질)에 의해 그 의미가 심화되고 개현 되는 것을 뜻하는데, 예를 들면, 공의로 재판하는 경우에도 윤리적 측면을 고려하여, ‘정상참작’을 하게 된다. 여기서 도여베르트가 특히 강조하는 점은 ‘규범적’인 양상(역사-문화적 양상에서 신앙적 양상까지)의 개현과정이다. 그는 역사-문화적 양상 이후의 모든 양상은 ‘규범적’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그 법칙적인 면이 인격적인 인간에 의해 실현(positivize)되어야 하고, 따라서 위반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각 규범적 양상마다 법칙면이 있는데 이것은 하나의 ‘규제적(regulative)’ 원리로

1 본 논문은 1993 년 ‘목회와 신학’ 12 월호에 실렸던 것을 다시 다듬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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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졌고 인간의 형성(formation)은 ‘구성적(constitutive)’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규범적 양상의 개현은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의 사명(task)이라는 의미와 같다. 규범적 원리에 대한 인간의 실증화(positivization)는 결국 역사적 양상으로 일어나므로 도여베르트는 이 양상을 문화적 개현의 기초적 양상으로 부른다.

이러한 개현과정을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데 하나는 시간의

‘선험적(transcendental)’ 방향이고 또 하나는 시간의 ‘기초적(foundational)’

방향이다. 도여베르트는 시간이야말로 실재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15 가지 양상을 연결(cohere)해 주는 것이라고 보는데, 전자는 신앙적 양상에서 그 앞의 양상 쪽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그 반대방향을 말한다. 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앞쪽의 양상들이 뒤에 오는 양상들에 의해 그 예기적 모멘트가 개현 되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마지막 양상인 신앙적 양상자체도 개현 되어야 한다. 따라서 개현과정은 궁극적으로 신앙적 양상에 의해 인도되며 이 양상에서 개현은 시간의 경계를 넘어 의미(시간내적 실재의 의존성, 피조성 및 비충족성을 강조하기 위한 도여베르트의 용어)의 총체성(meaning totality) 및 만유의 근원(Origin)을

지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의 기초적 방향으로 본다면, 한 양상의 개현은 그 이전 양상의 개현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규범적

개현과정에 있어 역사적 양상은 기초적인 기능을, 신앙적 양상은 ‘인도적’ 기능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도여베르트는 바로 이 신앙적 양상은 ‘종교적 기본동인(religious ground motive)’에 의해 개현될 수도 있고 폐쇄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결국 문화의 발전 또는 개현 방향을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종교적인 기본동인이라는 것이다. 만약 신앙적 양상이 참 하나님을 향하여

열려있다면 문화의 개현은 조화롭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배교적 방향으로, 즉 피조물의 어떤 것을 절대화하여 우상으로 섬기게 되어, 결국 부조화와 배율(antinomy)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여베르트는 서구 근대사회의 종교적 기본동인을 ‘자연-자유’로 분석하는데, 자연과학 및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은 모든 현상을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것은 결국, 다른 이상(ideal), 즉 인간의 무한한 자율적 자유를 강조하는 인격(personality) 이상을 위협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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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발전에 있어서의 판단규범, 즉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더욱 발전했다는 것을 구분 짓는 기준에 대해 도여베르트는 두 가지를 언급하는데, 하나는

역사적인 연속성이고 또 하나는 통합화(integration), 다변화(differentiation) 및 개인화(individualization)를 든다. 역사적 연속성이란 문화의 발전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입장과 진보적인 입장의 충돌이 불가피한데, 역사의 형성자들은 과거의 전통을 무조건 무시할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연속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란서 혁명에 대한 그의 비판적 입장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두 번째의 규범은 세가지 요소를 포함하는데 통합화란 역사적으로 많은 변천을 거치면서도 사회전체는 상호간에 조화로운 통합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며, 다변화 또는 분화과정이란 미분화된 제도적 공동체들이 서서히 분리, 독립하게 되는 것을 말하고, 개인화란 개인이 과거의 여러 제한에서 벗어나 법인, 기업체, 협회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됨을 뜻한다. 요컨대 역사적-문화적 발전이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계의 부요함을 드러내기 위해 시간내적 실체들의 모든 양상이 충분히 개현되어지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단지 인류의 문명이 계속 발전, 진보해 나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만을 취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또 그렇다고 해서 스펭글러와 같이 비관주의에 빠져서도 안 된다. 적어도

그리스도인은 ‘종말론적 관점’ 즉 하나님의 나라와 이 세상의 나라가 계속 긴장관계 속에서 영적인 전투를 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그리스도안에서 최후의 승리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적 문화관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아마도 ‘낙관적 비관주의’ 내지는 ‘비관적 낙관주의’라 할 수 있겠다.

비관적이라 함은 이 세상의 문화에 대한 태도를 의미하고 낙관적이란 하나님의 나라가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을 신뢰함에

근거한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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