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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의 디지털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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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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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곳곳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다. 과거 경영 관련 기사에서만 언급되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2020년 시작된 디지털 뉴딜이 본격화되면서 사회 모든 부문 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 부문에서도 SOC 디지털화는 2021년 한 해 동안 국토교 통산업에 기회와 숙제를 던져주었다.

이렇게 사회 전 분야에서 관심을 받게 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무엇이고, 이 전 환은 국토교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여러 정의 들이 있었으나, 가장 명료하고 체계적인 정의는 ‘Digitization, Digitalization, Digital Transformation’의 3단계로 전환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김경훈 2020).

첫 단계인 ‘Digitization’이란 아날로그 사물을 데이터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 털 전환 초기에는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분야에서 디지털 지도를 만 든 것(종이지도를 전자지도로 바꾸기 위해 수작업을 통해 좌표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현재는 다양한 센서나 AI 기술을 통해 Digitization이 상당 수준 자 동화되어 있다.

국토교통의 디지털 대전환

김현명 명지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khclsy@gmail.com)

그림 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단계 구분

자료: Maltaverne 2017의 내용을 김경훈 2020이 재구성.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변화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

Digitization

Conversion(Data)

Digitalization

S1 S6

기업 S5

S4 S2

S3

Adaptation(process)

Transformation

Creation(Business)

Digital Transformation 2.0

그레이트 리셋(생태계)

머리말

special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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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단계인 ‘Digitalization’은 구축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단계이다. 데이터를 활 용하는 기술의 개발은 Data-driven approach로도 불리며, 지난 10여 년간 주로 ① 사 람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 기술, ② 기계, 즉 Machine의 운용을 위한 무인화 기술개발 이라는 큰 방향성을 갖고 진행되어 왔다.

예를 들어 우버(Uber)나 그랩(Grab)이 이용자 데이터를 이용하여 운전자의 수익이나 승객의 편의성을 개선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우가 스마트 기술 개발 사례에 해당하며, 테슬라(Tesla)가 이용자 데이터를 이용해 자율주행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은 무인화 기 술에 해당한다. 최근 들어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Digitalization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Digital Transformation’ 단계가 되면 아날로그 사물이 완전하게 디지 털 사물로 전환되어, 기능이나 서비스는 유지하지만 아날로그 사물 의존도는 매우 낮아 지거나 사라지게 된다. 즉, 아날로그 사물이 현실에서 사라지는 무형화가 이 단계에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 차량으로 전환되면 신호시설은 필요 없게 되고, 신호 시스템이 자율주행 차량에 데이터로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대 표적인 무형화라 볼 수 있다.

그림 2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단계별 주요 내용

그림 3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달성 수준에 따른 전환유형 분류

•아날로그 사물에 변환기기나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화하는 것.

•디지타이징 대상인 오리지널 사물을 디지털 사물으로 변환해 사용하기 위해 데이터로 변환하는 단계 (Being Data).

Digitization

•오리지널 또는 디지털 사물 자체의 사용, 생산, 유통, 운영, 유지관리 등을 디지털화함.

•데이터화된 아날로그 사물을 디지털 사물로 재현해 사용하거나, 아날로그 사물의 생산 및 소비과정을 데이터를 이용해 효율화하는 것(Being Smart).

Digitalization

Digital Transformation

•사물 자체, 사물의 소비나 생산과정 자체를 최대한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

•오리지널 사물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으며, 가능한 디지털 기술을 최대한 동원해 운영 및 유지관리, 경영 등 모든 것을 통합 디지털화함(Being Digital).

자료: 김현명 2021.

자료: 김현명 2021.

아날로그 사물의 완전한 디지털화

가능(Digital2Digital, D2D)

불가능

생산, 제공, 사용과정의 디지털화 가능(D2A)

사물 및 서비스 제공과정의 디지털화만 가능(A2A)

완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용이 완벽한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 가능 제품을 제외한 최대한의 디지털화 정보 교환을 통한 사용 편의 극대화 플랫폼을 이용한 이용 편의 향상 목표 소비자 충성 유지전략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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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실의 모든 사물이 무형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사물의 사용과정이나 서비 스의 디지털 전환가능 수준에 따라 세 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공급과 사용 이 모두 디지털로 전환되어 완전 무형화가 가능한 사물, 즉 Digital to Digital(D2D) 관 계가 가능한 사물이다. 이러한 사물의 대표적인 예는 디지털 음원이나 디지털 동영상이 다. 이러한 D2D 사물은 전환 이익이 공급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매우 크고, 전환이 용이 하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대형 플랫폼 서비스 업체들이 이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공급이나 수요 중 한쪽은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한쪽은 전환이 불가능한 Digital to Analogue(D2A)인 경우이다. 예를 들어 우버나 나이키 (Nike)의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앱을 보자. 공급자는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을 두지만 이용자는 차량이나 신발 같은 아날로그 사물을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공급자는 디 지털로 전환된 상품을 이용자에게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소량으로 대규모 이용자의 동시 사용이 가능한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은 방식의 디지털 전환 이윤을 누릴 수 없다.

마지막으로 공급자와 이용자가 아날로그 사물 형태로 공급과 소비를 지속해야 하는 사물이나 서비스도 존재한다. 이러한 유형은 Analogue to Analogue(A2A)로 정의할 수 있다. D2A에 해당하는 나이키나 우버의 경우 아날로그 사물에 연결된 센서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디지털로 전환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A2A 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센서 등을 통해 직접이용 행태조차도 수집하기가 어렵다. 사용 대상도 디지털로 전환할 수 없고, 사용 행태도 디지털로 상세자료를 수집할 수 없는 식 음료가 대표적으로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A2A 유형의 사업자인 스타벅스(Starbucks)는 이용자 앱을 통해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기업으로 언급된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전략의 중요성을 이야기 할 때, 가장 전환 난도가 높고 전환에 따른 이윤이 크지 않다는 A2A 유형 기업인 스타 벅스가 선구자적인 디지털 전환기업이라는 점은 큰 시사점을 갖는다. 디지털 전환은 어 떤 분야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환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앞서 설명한 민간기업, 서비스 산업 중심의 디지털 전환사례가 공유되 면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이해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산업 에서 디지털 전환이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찾지 못 하는 듯하다. 국토교통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뉴딜에서 SOC에 디지털 센서를 다는 것이 SOC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식의 해 석은 SOC 디지털화를 잘못 이해한 사례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다리나 도로에 센 서를 설치해 유지·보수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사업은 D2A 유형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환 1단계 사업인 Digitization을 설명하는 내용일 뿐이다. 이 글의 나머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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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앞서 살펴본 디지털 전환의 정의를 통해 국토교통의 디지털 전환은 어떻게 진행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국토공간과 국토교통 서비스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논 의해 보도록 하겠다.

디지털 전환기술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하였지만 최근 디지털 전환이 화두로 떠오 르게 된 원인은 우리 사회와 경제체제가 On-Demand로 전환되고 있고, 사회경제체제 의 On-Demand화에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개념의 On-Demand 경제 시스템은, 18세기 국부론 이 후 세계를 지배해온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한 공급과 수요의 평형과는 매우 다른 형태의 경제 시스템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2년, 당시 IBM의 CEO였던 사무엘 팔미 사노(Samuel Palmisano)가 IBM의 차세대 비즈니스 전략을 설명하며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인 On-Demand Economy는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 언제 어디서나 고객 중심에 서 니즈를 해결해주는 것’을 말한다.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과 전략이 핵심 을 이루는 경제 시스템이다.

고전적인 경제시장의 경우 공급과 수요의 평형에 의해 가격 및 수요와 공급량이 스스 로 조절되는 데 반해, On-Demand Economy에서는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정 의된다. 이는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지만,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플랫폼 기반의 On-Demand Economy를 보면 결국 공급자가 수요자가 원하는 가 격에, 수요자가 원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팔미사노의 예언은 정 확했다고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모든 기업들이 빠르게 On-Demand로 전환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막대한 이윤이다. <그림 4>는 전통적인 시장 평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잉여의 크기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On-Demand 시스템하에서는 공급자가 소비자의 지불 의사에 대응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공급하기 때문에, 전통적 경제체제 에서 소비자가 누렸던 잉여는 모두 생산자 잉여로 흡수된다. 즉, 소비자가 지불하고 싶 은 만큼 요금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생산자는 소 비자의 모든 지불 의사를 흡수할 수 있다. On-Demand Economy는 결국 생산과 소비 에 따른 대부분의 잉여를 생산자가 가져가게 되고, 이 막대한 보상으로 인해 지난 20년 간 많은 기업들이 On-Demand Economy를 지향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지불 의사를 파악하기 위한 이용자 데이터의 중요성이 증가하 고 변동하는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공급체계가 필요했는데, 이를 가능케 한 것 이 플랫폼이다. 그리고 서비스가 플랫폼을 통해 탄력적으로 공급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On-Demand Economy가 크게 성장하고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분야는 플 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되는 디지털 콘텐츠 분야이다. 동영상 콘텐츠가 아날로그 비디

On-Demand의 일상화,

교통 서비스

기본전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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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서 디지털 데이터인 데이터 파일로 바뀌면서 비디오테이프 대여산업은 On-Demand 콘텐츠 산업으로 급속히 전환되었다. 비디오 대여산업도 상당 규모의 대여 프랜차이즈 들을 등장시켰지만, 현재 넷플릭스(Netflix)의 규모나 시장 가치와는 비교가 불가능하 다. 이와 같은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거래 대상인 콘텐츠가 디지털로 전환되었기 때문 인데, 이 사례는 디지털 전환 여부가 산업의 On-Demand화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국토교통과 관련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On-Demand 기술은 시장에 큰 변화를 일 으키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한 우버, 국내 최대의 모빌리티 기업이 된 카카오모빌리티 모두 On-Demand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다.

On-Demand 모빌리티 서비스는 이용자의 편의개선을 넘어 이제 교통산업과 공급체계 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호주의 DRT(Demand Responsive Transport) 산업의 성장 또한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주민들에 대한 평등한 이동권 제공을 목표로 시작된 호주 교외지역 버스의 DRT 전환은 이제 도시보다 더 편리한 대중교통을 교외지역에서 실현시키고 있다.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질 높은 대중교통의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20세기 대중교통의 기본 원칙이 DRT의 등장과 함께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렸다.

어느 지역에서나 호출 후 10분, 15분이면 On-Demand 대중교통수단이 도착하고, 지 역 내 어디로든 원하는 시간에 이동이 가능하다.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더욱 효율 적으로 움직이는 DRT의 특성은, 이제 과거에는 대중교통 취약지역이던 농어촌 지역을 질 높은 대중교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수혜지역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단순히 사람을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뿐만이 아니다. 물류의 이동도 혁명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달 플랫폼의 성장이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일부 요식업에 서만 볼 수 있던 배달 서비스였지만 이제 모든 상품에 대해서 가능해졌고, 이는 On-Demand 서비스를 상품 배달에 적용한 배달 플랫폼의 성과이다.

그림 4 전통적인 평형 시스템 그림 5 On-Demand 시스템

가격(P)

소비자잉여 (CS)

생산자잉여

(CS) 생산자잉여(CS)

소비자잉여(CS)

수요곡선(D)

공급곡선(S) 공급곡선(S)

재화량(Q) 재화량(Q)

P*

Q* Q1

시장균형가격 P1

가격(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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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모빌리티 기술의 발전과 서비스의 확대는 결국 모든 사람과 물류에 이동의 자유, 즉 Move ability를 부여할 것이다. 교통 취약지역은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이동 이 편리한 공간으로 변신할 것이고 이는 인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사회·경제의 성장과 도시의 발전은 교통 인프라와 공간 간의 관계, 물리적 인 거리와 유동인구가 결정해왔다. 그러나 On-Demand 모빌리티 서비스에 의해 지역 내 공간의 접근성은 평활화될 것이며, 사회경제 활동과 이에 참여하는 유동인구의 집중 역시 완화될 것이다. 이로써 대중교통축이나 역을 중심으로 집중되던 자본은 이제 보다 넓은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가속 화될 것이다.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으로 세상을 바꾼 것처럼, 자율주행은 모빌리티 혁명을 통해 21세 기 사회경제체제를 뿌리부터 흔들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주행의 완성이 운전할 필요가 없는 차량을 만드는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이는 그들 의 빈약한 상상력을 반영한다. 자신이 무엇을 만드는지 알지 못하는 아이와 같다. 원자 력을 발전시킨 공학자들이 그것이 무기가 될지,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지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자율주행은 모빌리티 혁명의 완성이다. Mobility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보면, Move+Ability의 합성어인 모빌리티는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이다. 즉, 움직이 지 못하는 모든 사물을 움직일 수 있는 사물로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모빌리티 기술이 며 모빌리티 서비스이다. 그리고 가장 편리하게, 가장 저렴하게, 가장 근본적으로 모든 사물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이 바로 자율주행이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기술과 이에 힘입은 모빌리티 혁명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 것인 가? 이렇게 바뀐 세상에서 플랫폼은 어떻게 세상을 On-Demand화할 것인가? 이를 이 해하려면 공간에서 플랫폼에 의해 연결된 소비자와 공급자, 그리고 서비스 연결자를 이

그림 6 호주의 모빌리티 혁신과정

2017년 2017~2018년 2018~2019년 2018~2020년

자료: 명지대학교.

부총리 및 교통부장관 선언

정부 보고서 및 국회 위원회 보고서

세계적 기업 + 지역 운수사 시범사업

신구 교통체계 협력 기반실용화 및 확산

IPART의 경영 악화 버스노선의 DRT 전환 제언이

DRT 도입을 가속화

자율주행의

실용화,

공간과 이동의

융합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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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해야 한다.

현재 존재하는 공간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이동 여부에 따라 크 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수요자는 고정된 위치에서 호 출하고 공급자가 서비스를 위해 수요자의 호출 위치로 이동하는 유형이다. 그랩이나 우 버와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On-Demand 서비스 특성이 강하지만 서비스를 위해서는 서비스를 이동시키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반대의 유형도 있다. 공급은 고정된 상태에서 수요자가 이동하는 경우이다. 전동 킥 보드(Personal Mobility)와 같은 서비스가 이에 해당하고, 큰 틀에서는 에어비앤비 (AirBnB) 역시 이용하는 사람이 서비스 위치로 이동해야 한다. 서비스를 위한 공급의 이 동을 사람이 담당하지는 않지만, 반대로 이용자의 이동이 필요한 것이다.

양측이 모두 이동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최근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 이 거래 양측에 이러한 중계를 담당한다. 마지막 유형은 수요와 공급이 모두 이동이 불 가능한 경우이다. 대표적인 예는 배달 관련 플랫폼이다. 이 On-Demand 플랫폼은 수 요 위치와 공급 위치 간 서비스를 중계하는 사람을 추가로 필요로 하며, 수요와 공급 규 모에 따라 이 중계자들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플랫폼의 효율성에 큰 영 향을 미친다.

여기서 우리는 현재 성공적으로 시장을 장악한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모두 수요와 공급 간의 연결을 위해서는 사람의 힘이 필 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은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우버나 그랩이 자율주행과 결합한다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24시간 On-Demand 모빌리티 서 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그림 7 공간 이동과 연결 유형에 따른 공간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구분

호출 이동

수요 공급 그랩 우버

이동 방문

공급

수요 PersonalMobility AirBnB

이동 이동

수요 공급 중고거래 플랫폼

고정 고정

수요 공급 배달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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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숙박 서비스 역시 완전한 자율주행 서비스가 실현되면 차량 을 숙박시설로 개조해 숙박을 원하는 이용자에게 스스로 이동해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 고, 원한다면 또 다른 목적지로 이용자를 이동시켜 줄 수 있다.

수요와 공급 모두 이동이 불가능해 중계자를 고용해야 하는 산업의 혜택은 더욱 크 다. 배달 요청이 오더라도 배송기사를 찾기 위해 추가 요금을 제시할 필요가 없고, 아무 리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로봇 배송을 통해 공급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모든 일들이 자율주행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떠한 세상을 맞이할 것인가? 자율주행 기술 실용화가 가져올 가 장 큰 변화는 플랫폼 기업이 네 가지 유형의 공간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이용자와 공급 자의 이동을 대행해주는 대가로 그들의 지불 의사를 이윤으로 저렴하게 흡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한발 더 나아가 고정된 위치에서 수요자를 기다려야 했던 산업들, 예를 들어 식음료나 요식업, 극장 등을 자율주행 기술에 의해 이동시킬 수 있게 된다면 On-Demand 서비스화되어 이용자들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박스 에 커피 로봇을 장착하고 스타벅스가 소비자의 호출 위치로 이동해 커피를 서비스하거 나, 자율주행 카페 차량으로 교통 서비스와 커피 서비스를 결합한 융합 서비스를 소비 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전체 비용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는 부동산 비용을 제거할 수 있고, 이용 자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수고가 없어지며, 이를 중계하는 모빌리티 플 랫폼은 막대한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자율주행 로봇이 상업 서비스를 소비자의 호출 위치로 이동해 제공하고, 수요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대응하는 세상. 이것 이 바로 필자가 생각하는 공간이 해체되는 부유경제(floating economy)이다.

부유경제의 등장은 유동인구가 공간의 가치를 만들고, 공간의 가격이 고밀도 개발을 유도하며, 고밀도 개발에 의해 인구유입이 증가하는 전통적인 공간발전 순환체계를 완 화할 것이다.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은 자유롭게 사회경제 활동공간을 이동시키고, 현재 도시의 유동인구 패턴이나 공간의 가치는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자 율주행과 결합한 모빌리티 플랫폼의 등장은 교통산업의 혁신을 넘어 국토공간의 혁명 을 유발할 것이다. 교통과 국토공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림 8 부유경제 서비스 예시

자료: 김현명 2020.

olli & TOZ Business

Mobility as a Working Service Mobility as a Dining Service olli & McDon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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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과 공간 간의 20세기적 문법은 이제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동의 변화가 공 간에 어떤 변화를 미치는지 간단한 예를 통해 살펴보자. 제주도에서 택시를 이용해 관 광지를 이동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30대 이상은 여전히 렌터카를 통 해 관광을 즐긴다. 렌터카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인구가 증가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택시를 타고 특정 관광지나 음식점을 방문하거나 주변의 카페, 편의시설을 이용하려 면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도보로 이동하는 것은 수백 미터 범위를 넘기 어렵다.

대신 불과 몇백 미터를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호출할 경우 호출 실패를 경험할 가능성 이 높다. 결국 택시 호출이 가능한 최소 거리 너머의 편의시설이나 관광지로의 점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택시로 이동하는 사람이 급증할 경우 관광지와 편의시설은 핵심 POI(Point Of Interest, 관심지점)를 중심으로 강하게 집적될 가능성이 높다. 렌터카의 경우 쉽게 수 백 미터를 이동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집적 동기가 완화될 수 있다. 또는 택시 하차가 집중되는 POI에 전동 킥보드와 같은 PM(개인형 이동장치)을 배치해 이러한 집중을 완 화시킬 수도 있다.

이 간단한 비교는 모빌리티가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 러나 이런 소규모의 변화가 아닌 자율주행의 완성과 모빌리티 혁명은, 20세기 공간과 이동 간의 관계를 완전히 해체할 것이다. 부유경제의 등장은 국민들의 생활을 변화시키 고 국토공간에 대한 수요를 바꿀 것이며, 결국 부동산시장에 상상할 수 없는 혼란을 가 져올 수 있다.

하지만 큰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와 함께 온다. 자율주행과 결합한 모빌리티 기 술, 그리고 부유경제의 등장은 지난 수십 년간 국토교통 분야의 큰 숙제였던 국토균형 발전, 부동산 문제, 도시의 교통혼잡과 탄소중립의 달성 등 많은 문제를 일시에 해결해 낼 수 있다. 백지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국토교통 뉴딜의 기회인 것이다. ‘모든 것이 움직일 수 있다(Everything can move)’라는 기본 전제에서 국토설계의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김경훈. 202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촉진을 위한 DNA 생태계 활성화 과제. AI TREND WATCH. 세종: 정보통신정책 연구원.

김현명. 2020. 모빌리티 혁명과 한국형 뉴딜, 도로 스스로의 가치 재평가가 필요하다. 도로교통 160호. 성남: 한국도로 협회.

______. 2021. 디지털뉴딜, D.N.A. 생태계와 데이터 활용(Being Data, Being Smart, Being Digital. 국가철도공단 강의 (2021-06-25) 자료.

명지대학교. 2021. 모빌리티 산업혁신과 데이터 활용에 대한 해외사례 연구. 서울: 국민경제자문회의.

Maltaverne, B. 2017. What is the Digital Transformation of Procurement Really About? https://www.

thedigitaltransformationpeople.com/channels/strategy-and-innovation/what-is-the-digital-transformation- of-procurement-really-about/ (2021년 12월 13일 검색).

맺음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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