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간 사
성희롱 용어가 도입된 지 어언 20년이 흐르고 있지만, 성희롱에 대한 문제인식 이나 법적 구제의 효율성 평가는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성 희롱은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한 불법행위입니다. 성희롱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성 적 굴욕감이나 혐오감 무력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근로의욕이나 능률을 저 하시켜 업무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사회적 해악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러한 문제의식에 심각성을 더하는 사안이 성희롱을 방지해야 할 고용주 내지 사업 주 등이 성희롱 발생사실을 신고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하여 오히려 불이익한 조치 를 취하는 경우입니다. 최근에 문제된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불이익 조 치는 매우 다양하고도 교묘하게 행해지고 있으며, 이 경우 개인의 무능력이나 태 만 때문에 받는 인사상 조치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희롱 문제 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 될수록 고용주 등의 이익추구라는 측면에서 이를 외부에 공개하거나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형태의 조치들도 함 께 발전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에 본 연구원에서는 최근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는 이들 성희롱 피해자에 대 한 불이익한 조치를 둘러싼 문제를 범죄피해자 관점에서 다시 한번 재검토하고 가 능한 법적 대응방안이 무엇인지를 강구해보고자 본 연구과제를 수시과제로 선정 하여 연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성희롱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는 사업주 책임의 근거 와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함과 동시에 그 이행방안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성희롱 피 해자에 대하여 가해지는 유·무형의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도 이를 억지할 구체적인 법적 대응방안이 매우 중요합니다. 본 연구는 특히 그동안 간과되어 왔던 사업주 등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비교법적 자료와 현행 법제의 문제점 등을 제시하고, 다시 한번 사업주 등의 책임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성희롱 피해자보호를 위한 정책자료로 매우 귀중하게 쓰일 것으로 기 대됩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를 수행하는 데 수고해주신 연구진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드 립니다.
2014년 10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목 차
국문요약··· 9
제1장 서론(박미숙)··· 21
제1절 문제의 제기 ··· 23
제2절 연구의 방법 및 범위 ··· 25
제2장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관련 사례 및 쟁점 검토(박미숙)··· 27
제1절 직장 내 성희롱 개념 및 그 특성 ··· 29
1. 현행법상 직장 내 성희롱 개념 ··· 29
2. 직장 내 성희롱의 본질과 특성 ··· 31
제2절 직장 내 성희롱 현황 및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사례 ··· 33
1. 직장 내 성희롱 현황 및 실태 ··· 33
2.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 사례 ··· 34
제3절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관련 법제와 문제의식 ··· 38
1. 관련 법제 및 권리구제기관 ··· 38
2. 피해자 구제를 위한 사후조치 및 불이익조치 금지 ··· 40
3.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의 문제의식 ··· 41
제3장 성희롱 피해자 구제 관련 각국의 대응방안(박미숙・안경옥)··· 47
제1절 성희롱관련 입법동향 ··· 49
제2절 미국의 성희롱법의 발전과 규제의 의의 ··· 50
1. 민권법상 차별금지규정과 성희롱 규제 ··· 50
2. 미국의 직장 내 성희롱의 유형 ··· 53
3. 미국의 직장 내 성희롱과 판례의 태도 ··· 55
4. 미국의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징벌적 배상 ··· 60
제3절 EU 및 프랑스의 성희롱 법제 ··· 71
1. 성희롱에 대한 EU의 태도 ··· 71
2. 프랑스의 성희롱법 ··· 73
3. 프랑스 및 미국 성희롱법 비교 검토 ··· 77
제4절 독일의 직장 내 성희롱의 내용과 사업자의 피해자 보호의무 ··· 82
1. 개요 ··· 82
2. 관련 규정 ··· 83
3. 주요 판결 및 법원의 태도 ··· 98
4. 개정방안을 위한 시사점 ··· 106
제4장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의 실효화 방안(박미숙)··· 109
제1절 정책의 토대 ··· 111
제2절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금지의 실효화 입법방향 ··· 114
1. 비교법적 검토의 시사점 ··· 114
2. 사용자의 책임강화로서의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입법방향 ··· 116
제5장 결론(박미숙)··· 121
제1절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규정의 재검토 ··· 123
1.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명문화 ··· 123
2. 사업주의 입증책임 ··· 124
3. 사용자의 사후조치 의무 인정 ··· 125
4. 성희롱 피해자 보호절차 ··· 126
5. 불이익조치시 제재로서의 징벌적 배상 ··· 126
제2절 남녀고용평등법상 사업주의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의 개정방안 ··· 127
참고문헌··· 129
Abstract··· 133
표 차례
<표 3-1> 미국의 직장 내 성희롱 개념과 기업의 책임에 관한 판례 ··· 59
<표 3-2> 미국의 직장 내 성희롱과 징벌적 배상 ··· 64
국문요약
1. 문제제기 및 연구의 목적
성희롱 문제는 여성 노동문제와 관련해서도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되는 영역일 뿐만 아니라 형사정책상으로 피해자 보호라는 관점에서도 도외시될 수 없는 문제 영역이다.
따라서 직장 내 성희롱관련 법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성희롱 개념이나 요건 을 구체화하고 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사후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의 성희롱 피해신고 이후 이들에게 다 양한 형태의 불이익조치들이 가해지고 있다. 이들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 치는 그 심각성이나, 차별적이고도 폭력적인 직장문화를 확대·재생산한다는 측면 등에 비추어보면 그 억제 및 구제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본 연구는 최근 일련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기업의 불 이익조치에 대하여 그 구제방안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검토하는데 그 기본목적이 있다.
2.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관련 사례 및 쟁점 검토
가.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내 성희롱 개념 및 그 특성
‘직장 내 성희롱’(Sexual Harassment)이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 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하며, 이는 국 제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행법상으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
에 관한 법률(2007.12.21.;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일컬음)은 이러한 개념정의를 채택하고 있다(동법 제2조 제2호). 특히 고용영역에서의 남녀평등을 실현한다는 목 적 하에 성희롱 예방교육과 행위자에 대한 제재 및 피해자의 보호에 관하여 규정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은 본 연구의 대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직장 내 성희롱은 통상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의 본질과 특수성을 갖는다.
첫째, 먼저 직장 내 성희롱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고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을 하여 상대방의 정신적, 신체적, 심리적 위해를 초래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피해자에게 맡겨져 있다. 즉 성희롱은 성적인 굴욕감 또는 혐오 감을 느끼게 했는지 여부는 행위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게 원칙이 다. 즉 성희롱 해당여부의 판단에 있어서 입법자는 피해자 관점을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성희롱 판단기준으로서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 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어떠 한 행위가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이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의 기준에서 납득이 가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성희롱의 성립과 사실인정에 있어서 관련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 법원, 남녀차별개선위원회 등 기관에 따라서 그 판단기준과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있으며, 판단시 고려하는 요소도 사례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다.
둘째, 통상 직장 내 성희롱은 주로 가부장적이고 퇴폐·향락적인 남성중심의 직 장문화를 재경으로 하여 여성의 능력, 지위, 인격, 감정을 무시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속에서 남성의 성적 발언이나 행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직장 분위기를 즐겁게 하기 위한 가벼운 것으로 관대하게 수용된다.
반면 성희롱을 문제삼는 여성에 대하여는 조직생활의 부적응자로 낙인찍을 위험 성이 항시 도사리고 있다.
셋째, 통상 근로환경이 남성이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지 위를 이용하거나 수적으로 우세한 경우가 많으며, 이는 고용에 있어서 남녀간 불 평등한 위계구조나 상황에서는 초래된다.
넷째, 직장 내 성희롱은 고용이나 업무능력과 상관없이 성적관계의 요구나 성적 인 언동의 수용 등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게 되므로 남 녀고용불평등을 초래한다.
다섯째, 직장 내 성희롱을 방치할 경우 기업은 생산성과 효율성의 저하, 피해근 로자의 치료 및 소송비용 등 다양한 형태의 비용을 치르게 된다.
이러한 직장 내 성희롱은 통상 1회에 그치는 경우도 있으나, 일정한 기간에 걸 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성희롱은 우발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으며, 그 행위 정도가 성희롱을 넘어 강제추행까지 이르는지를 엄격히 판단 해야 한다.
나. 직장내 성희롱 현황 및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사례
본격적인 성희롱에 대한 논의와 법제화 등이 이루어지면서 직장 내 성희롱사례 연구는 적지 않게 축적되어 있으며, 성희롱 발생사건에서 사용자의 책임유무를 다 투는 법적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즉 사용자의 성희롱 방지의무를 점차 폭넓게 인 정하고 사용자가 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사업장에서 성희롱이 발생한 경 우에 사용자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판례와 결정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여성민우회의 2013년도 상담사례에서 두드러지는 점이 성희롱 피해자 에 대한 사업주의 불이익조치 사례들이다. 불이익조치는 위 상담사례 중 총 79건 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직장 내 성희롱 상담 중 35.6%에 달하는 수치이다. 직 장 내 성희롱 발생시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할 경우 대부분 기업 측은 성희롱 원인 과 사실관계를 밝히기 보다는 문제제기를 한 자를 조직문화배반자, 조직의 이미지 를 실추시킨 자 등으로 낙인찍고 괴롭히거나 피해자에 대한 입막음 등으로 상황을 덮어버리고자 한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성희롱 사례들을 보면 성희롱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요 구하였다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거나 직장 내 부서이동 등의 2차 피해를 당하는 등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 성희롱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 관련 쟁점
(1) 법제도상의 문제점
현재 성희롱 성립여부에 대한 판례와 결정례 등이 상당수 축적되어 있기는 하지
만, 실제 성희롱관련 사건처리에 있어서 사업주의 방지의무를 이행하는 데에는 혼 란도 있고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처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하여는 그 특성과 문제를 중요시하여 UN과 ILO, EU 등에서 회원국가와 사용자에게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실시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나아가 본 보고서의 핵심문제의식인 성희롱의 주된 행위 자이면서 성희롱의 예방과 사후처리를 할 지위와 권한을 가진 사용자의 성희롱에 대한 문제인식과 사업장의 자율적인 성희롱방지대책 등이 매우 중요하다.
현행법상으로는 사업주의 성희롱 방지조치와 관련하여서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예방교육(법 제13조) 및 위탁(법 제13조의2) 규정, 2014.7.1. 개정·시행되고 있는 여성발전기본법상 성희롱 방지(법 제17조의2)와 성희롱 실태조사(법 제17조 의3) 규정, 2015.7.1. 시행되는 양성평등기본법에서는 성희롱 방지(법 제30조), 성 희롱 예방교육 등 방지조치(법 제31조), 성희롱 실태조사(법 제32조)등이 있다. 또 한 여성발전기본법으로서는 제17조의2 제5항에서 성희롱의 방지규정을 두고 있는 데, 특히 “국가기관 등에서 성희롱 사건을 은폐한 사실”(제1호), “성희롱에 관한 국가기관 등의 고충처리 또는 구제과정 등에서 피해자의 학습권 근로권 등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한 사실”(제2호)에 대하여는 여성가족부장관은 국가인권위원 회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관련자의 징계 등을 그 관련자가 소속된 국가기관 등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 법적용상 실효성 미흡
현행법상 성희롱 피해자 구제는 남녀고용평등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가 능하지만 실효성은 낮다. 남녀고용평등법에는 가해자가 직장 동료일 경우의 처벌 조항이 아예 없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성희롱이 인정되면 고용주에 게 가해자 징계 등 시정조치를 권고할 수 있지만 구속력은 없다. 그나마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처리한 성희롱 진정 가운데 피해를 인정받은 ‘인용’ 건수는 34 건(14%)에 그쳤다.
(3) 현행 구제방안의 실효성 미흡
성희롱 발생시 조치와 관련하여서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에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을 두고 있는데, 즉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 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하고 있다. 만일 사업주가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 한다(법 제37조).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해 사업주에게 가해자를 징계할 것을 명한 입법취지는 피해 자의 근로할 권리를 가해자로부터 보호하는 데 있으며, 따라서 가해근로자가 해고 되지 않은 채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자의 고용환경을 수 인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것인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 에서 성희롱 조사 및 시정권고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피해자 및 성희롱 발생을 주장하는 자에게 불 이익을 주는 경우에 사업주에 대한 벌칙을 적용하고 있을 뿐이며, 별도의 구제절 차나 방안은 두고 있지 않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가 직장 내 성희롱 등의 고충을 신고하였을 때 노사협의회 등에 고충처리를 위임하는 등 자율적인 해결을 도모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을 기본전제로 하여 노사간 자율적 분쟁해결방안을 도모(법 제25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제에 서 있는 것으로 이 해된다.
(4) 불이익조치금지규정의 개념 및 내용상 흠결
문제는 2007년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하면서 사업주에 대한 벌칙규정을 도입하 면서 성희롱 피해자 등에 대한 사업주의 불이익조치의 성격이 무엇이며, 그 범위 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 치의 성격이나 그 범위에 대한 문제의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불이익조치 사례는 어느 정도 축적되어 있으나, 이들이 법적으로 다투어진 예가 거의 없다. 이는 여전히 남녀고용평등법상 사용자의 성희롱방지의무가 우선 하고 이러한 의무는 피해자가 고충을 신고하였을 경우에 자율적 해결을 위해 노력
한다는 근로환경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불이 익조치의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도 법적으로 아무런 규정이 없다. 사업주가 성 희롱 피해주장을 한 피해자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도 불이 익조치 금지규정에 해당하는가? 이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아무런 논의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은 실제 사례에서 거의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의 문언대로라면 성희롱 피해 주장이 ‘사실’이라는 확인을 하기 전까지는 사업주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에도 이는 불이익조치에 해당 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매우 크다.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사업주의 사후조치 의 무는 없기 때문이다. 성희롱 피해자 보호는 성희롱 발생의 진실 여부와는 별도로 이미 그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을 다양한 형태의 불이익으로부터 보호할 때 그 실 효성이 있다.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 등에 대한 불이익조치에 대하여 형사제재를 규정한 것 은 사업주로 하여금 법이행에 대한 강력을 의지를 갖게 하기 위해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데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남녀고용평등법상 불이익조치 금지규정 위반에 대하여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이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과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이 기업의 성희롱 방지 및 법규정 이행의지를 강제하기 위하여 충분한가 하는 점에 대하여 좀더 신중한 논 의가 필요하다. 이 정도 수준의 제재로서는 사업주로 하여금 의무 이행을 강제하 기 어렵다는 입장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이행담보 수준의 제재가 요 구된다.
3. 비교법적 검토 및 시사점
비교법적으로도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 등에 대한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은 별 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미국의 경우에는 성희롱 그 자체로 인한 피해나 이들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로 인한 제2차 피해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다. 민권법 제7편의 성희롱 금지와 관련하여서는 성희롱 및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사법주의 조치가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일 뿐이다. 그리고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이로 인한 2차 피해 예컨대 해고, 좌천 등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구제는 기 본적으로 민권법 제7편의 차별금지조항의 위반여부에 따라 이루어지며, 이 모든 구제는 민사적 구제이다. 그리고 징벌적 배상으로서 성희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이 매우 크다는 점을 경고함으로 기업에 대하여 그 예방과 구제를 위한 노력을 하 도록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 다만 기업에 대한 징벌적 배상은 형벌의 형태가 아닌 민사상 피해에 대한 처분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또한 미국의 경우 통상 대가성 성희롱에 대해 피해자가 거부했을 경우에 그 보복행위로 나타나는 승진누락, 업무 평가 하락, 좌천, 해고 등에 대해 별도로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또한 미국의 경우에는 성희롱이 지속적으로 공격적 위협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지 않는 다. 단 한번의 성희롱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끔찍하고 위협적으로 느끼 도록 한다면 이는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을 따 로이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정신적 학대와 성적 학대를 구분하지 않고 금지되는 행위로서 형법과 노동법에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금지되는 행위를 위반한 경우 에는 민사상 손해배상 또는 징역 또는 벌금형 등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무엇보 다 프랑스의 경우에 성희롱 개념에는 성적 학대 뿐만 아니라 정신적 학대 개념이 모두 포섭되며, 이는 학대행위로 인한 인간존엄 훼손 여부와 관련이 있다. 즉 미국 의 경우 성희롱 개념은 차별여부와 관련있는 개념이라면, 프랑스의 경우 성희롱 개념은 인간존엄 훼손과 관련있다. 즉 고용의 조건과 상황에 위협적인 행위는 인 간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로 본다.
다만 프랑스와 미국 모두의 경우에 발생된 직장 내 성희롱에 의해 직장 내 고용 신분이나 상태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한 경우에는 단지 성희롱 사실이 한번에 불과 하다 하더라도 성희롱으로 인정된다. 즉, 성희롱이 지속적으로 또는 만연 (pervasive)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해고를 당하거나 승진이 거부됐거나 봉급이 삭감되었거나 업무가 완전히 다른 부서로 파견되는 것 등의 고용환경이나 상태에 중대한 변화가 있는 경우에는 성희롱으로 인정된다.
무엇보다 사용자의 성희롱 예방책임과 의무와 관련하여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에는 성희롱예방을 위한 사용자의 조치가 매우 구체적이고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 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기 전이라도 혐의를 받
는 가해자에 대하여 즉각적이고도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리고 근로자가 차별행위에 반대하거나 차별관련 구제절차에 관여하였음을 이유로 한 보복행위는 금지된다. 근로자가 보복적 의도로 불이익조치를 받았다는데 대한 직 접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경우에도 고용상 겪은 차별에 대하여 근로자가 거부 입장을 표시하거나 해당기관에 구제절차를 요청한 사실을 안 직후 사업주측이 불 이익조치를 한 경우 양자사이에 인과관계가 추정된다.
독일의 경우 차별금지법상 성희롱 행위는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로서 불이 익이라고 본다. 독일의 차별금지법은 성희롱의 개념과 적용범위, 그리고 사업자의 책임과 의무, 이의제기 및 손해배상 등의 구제방안 및 절차에 이르기까지 성희롱 예방 및 사후조치 등 효율적 법적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독일의 경우에 도 성희롱에 있어서 가해자에 대한 해고 등의 징계조치의 정당성 여부가 다투어질 뿐이지 피해자의 피해사실 신고로 인한 불이익조치 등에 대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성희롱 피해자의 진정이나 고소 이후 사업 중 등에 의해 이 를 이유로 한 불이익조치 등은 거의 행해지지 않으며, 대부분 법률이 규정한 절차 에 따라 피해자의 의견청취, 노사협의회 청문 등의 절차를 거쳐 적절한 징계조치 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4. 성희롱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시 피해자보호의 입법방향
가. 사업주 책임의 강화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사업주 내지 기업이 어떠한 책임을 부담하는가 하는 문제는 성희롱에 대한 구제방안(법적 대책)을 모색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헌법상 근로자가 성희롱을 당하지 않고 평등하고 안전한 근로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인격권, 평등권, 근로권과 같은 기본적 인권을 형성한다. 이러한 근로자의 권 리에 대응하여 근로자를 성희롱으로부터 보호하고 평등하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형성할 의무는 근로자를 고용하여 노무급부를 받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며, 이 러한 의무는 근로계약관계에 내재된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성희롱 예방의무와 피해자 보호의무가 사용자의 책임 하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하여 불이익한 조치를 한 사업주에 대하여는 보다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것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의 법적 의미라고 이해된다.
또한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규정인 제14조 제2항은 성희롱 을 개인적인 성적 호감의 문제로 사소화하는 현실에서 사업주의 피해자 보호의무 를 실제로 법적 의무로 격상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사업주의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의 실효성 확보를 법제도 정비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의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금 지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희롱 피해주장이 사실로 확인되기 전이라도 다양한 형태의 불이익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희롱 피해사실이 확인될 경우에 지체 없는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것이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으로 직결된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는 최소한 첫째, 당사자 신원 비밀보장을 전제로 한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 둘째, 성희롱발생을 확인할 경우에 즉각적이고도 적절한 시정조치를 취할 것을 보장하 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책임의 내용은 피해자가 성희롱으로부터 안전한 노동환경 을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주의 책임은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며, 아 무런 조치가 없다는 것은 모욕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 다음으로 사업주가 취하는 조치가 피해자 내지 신고자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 쳐서도 안 된다. 예컨대 당사자들이 서로 분리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필요 하다면 가해자를 전출시켜야 한다. 성희롱에 대한 사용자의 조치가 효과적이지 못 한 경우에는 오히려 피해자에게 심리적 고통을 줄 수 있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결근 등이 잦을 경우 인사기록에 기재되면 이후 승진이나 이직에 불리할 수 있다.
사업주의 시정조치가 피해자를 곤란하게 하는 조치라면 이는 불법적인 보복조치 가 될 수 있다.
사업주의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는 피해자 보호의무에서 출발하므로 성희롱 발생시 이에 대한 대처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이 로써 피해자는 사업주 내지 그 동료들이 회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조사 처리해
줄 것을 기대할 것이고, 피해자에 대하여 어떠한 유무형의 불이익조치가 없을 것 이라는 신뢰와 기대를 갖고 상담 또는 신고할 수 있다. 사업주는 피해자가 성희롱 발생을 이유로 상담을 하거나 관련기관에 진정 등을 한 것을 이유로 본인 또는 동 료 등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5. 결론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의 불이익조치 규정을 좀 더 구체화·명문화하는 방향으로의 개정이 바람직하다. 직장 내 성희롱발생 양태에 비추어보면, 성희롱이 특히 고용상 남녀차별 형태로 행해지고 있어 이를 규정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법 에서 규정하는 방식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불이익조치와 관련하여 입증책임이 문제된다. 즉 기업의 조치가 고 용 및 업무상의 불이익을 초래하였는지, 사용자의 책임을 이행하였는지의 여부 등 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이에 관하여 입증책임을 누가 부 담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통상 민사소송의 경우에는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그 주 장하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되어 있는 반면, 형사제재의 경우에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조치가 불이익조치임을 검사가 입증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행 남녀고 용평등법은 “이 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 입증책임은 사업주가 부담한다”고 규 정하고 있다(법 제30조). 왜냐하면 기업의 인사 및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판단자 료는 통상 사업주가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방식에 있어서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조치가 불이익조치인지는 사업주가 입증책임을 부 담한다.
그리고 현행법상 성희롱 규정은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나 규제뿐만 아니 라 피해자 보호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 만큼 가능하면 성희롱 피해자 에 대한 보호절차 및 구제절차도 보다 상세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금지규정 위반에 대하 여는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사용자 책임을 규정하고 위법시 막대한 경제적 사회 적 비용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
본 연구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다시 한번 환기 시키고, 형사정책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봄으로써 피해자와 동료에 대한 보복조 치 중단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응방안 마련에 기여할 것을 기대해 본다.
박 미 숙
제1장 서 론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제1장
서 론
제1절 문제의 제기
1995년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기나긴 논의 끝에 성희롱 용어가 도입1)된지 20 년이 흐르고 있지만, 성희롱 사안은 여전히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많은 사람 들이 여전히 직장 내 성희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성희롱으로 인해 육체적인 손상이나 성적 굴욕감, 혐오감과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는 개인적 차원에 서의 피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로의욕이나 능률을 저하시켜 근로환경을 피 폐시키는 등의 사회 경제적 피해도 야기한다.
성희롱 사례를 보면 이들 성희롱 피해자에 대하여 가하여지는 유무형의 압박이 나 굴욕은 성희롱 개념 자체가 갖는 모호함이나 불명확성, 그리고 판단기준 미정 립 등에서 기인하는 측면도 적지 않으나, 무엇보다 고용주 측에서 교묘하게 지능 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히는 형태가 벌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고용기회와 승 진 그리고 대우상 불이익을 받거나 적대적인 근로환경에서 일하도록 함으로써 스 스로 업무지속을 어렵게 한다.2)
최근에 이러한 문제의식에 더욱 더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사안이 성희롱 피해자 에 대한 고용주의 불이익조치가 행해지고 있는 경우들이다. 불이익조치는 매우 다 양하고도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하여 가해지는 유무
1) 우리나라에서 성희롱 개념을 처음 법제화한 것은 1996.12.30.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이다. 동법은 처 음으로 성희롱 개념을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업주 등에게 성희롱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하여 직장 내 평등한 근무환경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 김엘림, 성희롱의 방지에 관한 사용자의 법적 책임, 노동법학 제34호, 2010.6, 186면.
형의 압박으로서가 아니라 인사조치로서 이해되거나 변명되기도 한다.
이처럼 직장 내에서의 성희롱 문제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나아지고 확산되기도 하 였지만, 이러한 제도적 해결의 실마리까지 개선되었다고 보기 어렵다.3)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 될수록 그 반대로 기업의 이익측면에서 이를 외부에 공개하 거나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한 형태의 조치들도 함께 개 발 발전되고 있다. 예컨대 사직종용과 협박, 소문유포와 왕따, 부당징계, 격리, 무 고성 형사고소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사용자가 성희롱의 방지를 위해 져야 할 책임의 근거와 범위 그리고 이행방안에 관한 논의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최근의 성희롱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사용 자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유무형의 불이익조치가 행해지고 있다는 점 에서 이에 대하여도 보다 심도깊은 논의가 행해져야 할 필요성이 크다.
최근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환 통합되면서 여성정책 패러 다임의 전환을 반영함과 아울러 여성에 대한 인식, 관련 법제도 등의 변화 등도 요구되고 있다.4) 특히 성희롱 개념과 관련하여 양성평등기본법에서는 현행 성희롱 개념에서 ‘고용상 불이익’을 ‘불이익’으로 변경하고, ‘이익공여의 의사표시’, ‘성적 요구’를 추가하여 성희롱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동법은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에게 성희롱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시책마련을 위하여 노력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따라서 성희롱 예방과 방지를 통해 양성평등을 실현하고 궁극 적으로 밝은 근로환경을 조성한다는 입법취지가 헛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정책 및 관련 법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성희롱 문제는 여성 노동문제와 관련해서도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영역일 뿐만 아니라 형사정책상으로 피해자 보호라는 관점에서도 도외시될 수 없는 문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직장 내 성희롱관련 법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성희롱 개념이나 요건을 구체화하고 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사후조치도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성희
3) 초기 연구이기는 하지만, 성희롱이 법제화된 이후 개인이나 직장에서의 인식변화 등에 대한 연구로 서는 한정자/김인순, 법적 규제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의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2001 참조.
4) 양성평등기본법의 제정과 그 의미에 대하여는 차인순,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의 의미와 주요내용, 젠더리뷰, 2014 여름호(Vol.33호), 56면 이하 참조.
롱 피해자의 성희롱 피해신고 이후 이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불이익조치들이 가해 지고 있다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는 현행법상 이들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에 대한 사후조치와 그 이행여부에 대한 사용자 책임과의 관계 등에 대하여 명확 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하여 사업주의 불이익조치여부에 대하여 법적으로 다투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는 그 심각성이나, 차별적이고도 폭력적인 직장문화를 확대 재생산한다 는 측면 등에 비추어보면 그 억제 및 구제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하 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본 연구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형사정책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봄으로써 피해자와 동료에 대한 보복조치 중단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응방안 마련에 기여할 것을 기대해 본다.
제2절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최근 일련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기업의 불 이익조치에 대하여 그 구제방안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검토하는데 그 기본목적이 있다. 이러한 기본목적 하에 특히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가 무엇인가 즉 그 유형화가 가능한가 하는 법제적 측면과 이 경우에 실질적인 구제방안은 무엇인지 즉, 현행법상 그 구제가 충분한가 등의 두 가지 측 면을 검토 제시하는데 그 범위를 제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성희롱 관련 법제 검토, 사례 자료, 실태조사자료, 연구 자료 등을 기초로 한 문헌연구중심의 연구방법을 따라 수행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범위는 다음과 같다.
우선 본 연구는 직장 내 성희롱 법제화 이후에도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는 ‘성희 롱’ 개념 그 자체는 연구범위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다. 성희롱 개념의 범주에 속하 는 주관적 객관적 행위표지에 대한 논의는 향후 성희롱 개념의 외연을 확장할 경 우에 필요하다면 보다 더 심도 깊게 논의되어야 할 영역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 는 성희롱 개념에 대하여는 현행 법제와 지금까지의 선행연구의 도움을 받아 필요
한 범위 내에서 그 개념 및 기본적 특성을 언급하고(제2장 제1절) 이러한 개념 전 제하에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를 그 대상으로 하여 실질적인 구제방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의 논의를 전개해 나가기로 한다. 그 다음으로 최근 문제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사례들을 제 시하고 쟁점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제2장). 그리고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사업주의 불이익조치 금지규정과 관련하여 입법적 개선방안을 모색해보기 위해 각국의 성 희롱관련 법제를 살펴보고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검토하여 그 시사 점을 도출하기로 한다(제3장). 다음으로 남녀고용평등법상 불이익조치 금지규정의 입법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의 토대를 재점검하고 입법방향을 고민해보고 (제4장), 마지막으로 남녀고용평등법상 사업주의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 치 금지규정의 입법방안을 제시하기로 한다(제5장).
박 미 숙
제2장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관련 사례 및 쟁점 검토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제2장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관련 사례 및 쟁점 검토
제1절 직장 내 성희롱 개념 및 그 특성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1990년대 초반까지 직장생활의 사적인 영역정도로만 여 겨져 왔던 성적 농담이나 신체접촉이 불법적인 행위로서의 ‘성희롱’이라는 개념범 주 하에 법제도의 영역으로 포섭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그 개념범주, 행위태양을 둘러싸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아직 완전한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5)
1. 현행법상 직장 내 성희롱 개념
가. 연구의 대상으로서의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
‘직장 내 성희롱’(Sexual Harassment)이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 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고용상)6)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하며, 이는 국 제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7) 현행법상으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양립 지원
5)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여전히 성희롱은 성차별적 행위이면서 성폭력과 구분되는 상 대적으로 경미한 성적 침해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신, 성희롱(Sexual Harassment)의 재 정의: 남녀대학생의 강간통념, 성희롱인식, 성적 괴롭힘 행동을 중심으로 경험적 재구성, 젠더와 문 화, 제7권 1호, 2014, 50면. 이러한 인식은 여전히 법상으로도 성폭력 개념과 성희롱 개념이 서로 혼 동되어 사용되어 온데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 강동욱, 직장 내 성희롱의 의의와 그 유형에 관한 고찰, 한양법학 제19권 제3집, 2008, 226면.
6) 양성평등기본법의 전면개정으로 성희롱 개념에서 ‘고용상’ 이라는 범주개념은 이제 더 이상 성희롱 개념의 구성적 요소는 아니다.
7) 김엘림, 직장 내 성희롱의 법적 개념과 판단기준, 노동법학 제32호, 2009.12, 309면 참조. ; 직장 내
에 관한 법률(2007.12.21.; 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일컬음)은 이러한 개념정의를 채택하고 있다(동법 제2조 제2호). 특히 고용영역에서의 남녀평등을 실현한다는 목 적 하에 성희롱 예방교육과 행위자에 대한 제재 및 피해자의 보호에 관하여 규정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은 본 연구의 대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나. 여성발전기본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성희롱 개념
현행법상 직장내 성희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법률로서는 남녀고용평등법, 여성발전기본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이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이 도입된 것은 1999년 제3차 개정을 통해서 이다. 도입 당시에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인 언어나 행동 등으로 또는 이를 조건으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거나 또는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게 하여 고용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을 말한다(동법 제2조의2 제2항)”고 규정하였다. 이후 2001년 동법 개정을 통하여 ‘고용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삭제하고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기만 하면 직장내 성희롱이 성립하도록 하기에 이 르렀다(동법 제2조 제2항). 그리고 여성발전기본법에서는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이 하 ‘국가기관 등’이라 한다)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 나에 해당하는 행위’(제3조 제4호)를 말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또한 성희롱을 ‘업 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공공기관(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초 중등교육법 2 조, 고등교육법 제2조와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라 설치된 각급 학교, 공직자윤 리법 제3조의2 제1항에 따른 공직유관단체를 말한다)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 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여 또는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 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 한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제2조 제3호 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들 성희롱 개념 규정을 보면 양자 사이에 별다른 차이는 없다. 다만 고용현장의 차이나 근거법의 목적 적용범위가 다른 데에서 오
성희롱 판단을 위한 기준예시에 대하여는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제2조 참조.
는 규정상 차이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의 논의의 전개를 위해서는 성 희롱 개념에 대한 논의는 필요한 범위 내에서 언급하는 데 그치고자 한다.
2. 직장 내 성희롱의 본질과 특성
직장 내 성희롱은 통상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의 본질과 특수성을 갖는다.8) 첫째, 먼저 직장 내 성희롱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고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을 하여 상대방의 정신적, 신체적, 심리적 위해를 초래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피해자에게 맡겨져 있다. 즉, 성희롱은 성적인 굴욕감 또는 혐오 감을 느끼게 했는지 여부는 행위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게 원칙이 다.9) 즉, 성희롱 해당여부의 판단에 있어서 입법자는 피해자 관점을 선택하고 있 다.10)
그리고 성희롱 판단기준으로서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 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11) 따라서 어 떠한 행위가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 이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의 기준에서 납득이 가야 한다.12) 다만 이 경우 성희 롱의 성립과 사실인정에 있어서 관련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 법원, 남녀차별개선 위원회 등 기관에 따라서 그 판단기준과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있으며, 판단시 고 려하는 요소도 사례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다.13)
8) 김엘림, 직장 내 성희롱의 법적 대책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1997, 20-23면, 24면 참조. ; 같 은 보고서를 수정・보완한 자료로서 한국여성개발원, 직장 내 성희롱의 법적대책에 관한 연구, 학술 지여성연구 제54호, 1998 참조.
9)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별표1〗비고에 의하면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 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0) 이호중, 직장 내 성희롱에서 피해자의 관점, 발간자료, Vol.2005 No.1, 2005, 34면.
11)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12) 정지원,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연구, 재판자료 제118집, 노동법 실무연구, 2009, 299면 ; 합리적 피해자 관점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이경환, 성희롱의 처벌가능성 및 판단기준, 성폭력 법정에 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2007, 299-306면 참조 ; 이호중, 직장 내 성희롱에서 피해자의 관점, 발간자료, Vol.2005 No.1, 44면.
13) 강동욱, 구체적 사례를 통한 직장 내 성희롱의 사실인정과 판단기준에 대한 고찰, 형사정책연구, 2011 가을호, 79면 이하 참조.
둘째, 통상 직장 내 성희롱은 주로 가부장적이고 퇴폐 향락적인 남성중심의 직 장문화를 재경으로 하여 여성의 능력, 지위, 인격, 감정을 무시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남성의 성적 발언이나 행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직장 분위기를 즐겁게 하기 위한 가벼운 것14)으로 관대하게 수용된 다.15) 반면 성희롱을 문제삼는 여성에 대하여는 조직생활의 부적응자로 낙인찍을 위험성이 항시 도사리고 있다.
셋째, 통상 근로환경이 남성이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지 위를 이용하거나 수적으로 우세한 경우가 많으며, 이는 고용에 있어서 남녀간 불 평등한 위계구조나 상황에서는 초래된다.
넷째, 직장 내 성희롱은 고용이나 업무능력과 상관없이 성적관계의 요구나 성적 인 언동의 수용 등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게 되므로 남 녀고용불평등을 초래한다.
다섯째, 직장 내 성희롱을 방치할 경우 기업은 생산성과 효율성의 저하, 피해근 로자의 치료 및 소송비용 등 다양한 형태의 비용을 치르게 된다.
이러한 직장 내 성희롱은 통상 1회에 그치는 경우도 있으나, 일정한 기간에 걸 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성희롱은 우발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으며, 그 행위 정도가 성희롱을 넘어 강제추행까지 이르는지를 엄격히 판단 해야 한다.16)
14) 대법원은 직장 내 성희롱에 있어서 그동안의 왜곡된 사회적 인습이나 직장문화 등에 의하여 형성 된 평소의 생활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감경사유가 될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대법원 2007.6.14. 2005두6461 판결 ; 2008.7.10. 선고 2007두22398 판결.
15) 성희롱에 대해 관대한 조직의 특성으로서 첫째 성희롱에 대한 항의나 불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둘째 피해자가 성희롱사실을 보고하거나 신고하는데 부담을 느끼며, 셋째 가해자에 대한 조직내 제재가 미흡한 점 등이다. 이은하, 직장 내 성희롱연구에 대한 문헌적 고찰, 젠더연구 제15 호, 78면.
16) 서울고등법원 2012.7.5. 선고 2011누42774 판결 ; 2012.5.16. 선고 2011누29788 판결.
제2절 직장 내 성희롱 현황 및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사례
1. 직장 내 성희롱 현황 및 실태
직장 내 성희롱은 근로자의 고용이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용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비교적 취약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 그 중에서 특히 여성근로자를 대상으로 성적인 말이나 행동 또는 요구를 하는 형태로 많이 발생한다.17)
본격적인 성희롱에 대한 논의와 법제화 등이 이루어지면서 직장 내 성희롱사례 연구는 적지 않게 축적되어 있으며, 성희롱 발생사건에서 사용자의 책임유무를 다 투는 법적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즉 사용자의 성희롱 방지의무를 점차 폭넓게 인 정하고 사용자가 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사업장에서 성희롱이 발생한 경 우에 사용자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판례와 결정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 다.18)
성희롱에 대한 실태조사는 1993년 한국여성민우회의 실태조사19)를 시작으로 하 여 학계 및 연구원 등에서 꾸준히 수행되어 왔다. 먼저 1993년의 한국여성민우회 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전체의 69%가 성희롱을 경험한 이후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었으며, 조사대상자 전체의 77%가 성희롱이 직장생활에 부정적인 영향 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20) 그 이후 수행된 연구결과에서도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여성의 정신적 신체적 심리적 불안 스트레스 상황, 이로 인한 업무수행 장애, 결근 이나 부서이동, 사직 등으로 생산성과 업무효율성 저하 등의 피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음을 보여준다.21)
최근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희롱 사건에 대하여 매년 성희롱 시정권고 사례집을 발간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국 가인권위원회에서는 매년 200건이 넘는 성희롱 진정이 접수되고 있으며, 2012년
17) 김엘림, 2010, 185면.
18) 김엘림, 2010, 188면.
19) 이수연, 87%의 사무직여성, 성희롱경험했다, 계간사무직여성, 겨울호, 한국여성민우회, 1993.
20) 김엘림, 1997, 22면. 보다 자세한 내용은 86면 이하 참조.
21) 한국여성개발원, 학술지여성연구, 3면.
상반기까지 1,152건 등에 달하는 성희롱 진정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22) 그리고 2014년 8월 11일 국가인권위원회 ‘성희롱 접수 현황’에 따르면 2009년 166 건이던 성희롱 진정은 지난해 241건으로 45% 증가하였다. 그리고 지난 5년간 국 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1,548건의 성희롱 피해자 가운데 20대(20~29세)가 36%로 가장 많았고, 30대(30~39세)가 29%로 뒤를 이었다. 성희롱의 경우 수습 인턴 등 비정규직이나 갓 입사한 1~2년 차 신입사원의 피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데, 이는 성별 직급 연령 면에서 약자인 이들은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잠재적 가해자들 사이에 만연하기 때문이다.23) 그리고 한국여성민우회의 2013년도 상담사례에 의하면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전체 상담건수의 56.6%에 이 르고 있어 사실상 절반 이상 정도가 성희롱 상담이 차지하고 있다.
2.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 사례
위의 한국여성민우회의 2013년도 상담사례에서 두드러지는 점이 성희롱 피해자 에 대한 사업주의 불이익조치 사례들이다. 불이익조치는 위 상담사례 중 총 79건 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직장 내 성희롱 상담 중 35.6%에 달하는 수치이다.24) 직장 내 성희롱 발생시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할 경우 대부분 기업 측은 성희롱 원 인과 사실관계를 밝히기 보다는 문제제기를 한 자를 조직문화배반자, 조직의 이미 지를 실추시킨 자 등으로 낙인찍고 괴롭히거나 피해자에 대한 입막음 등으로 상황 을 덮어버리고자 한다.25)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성희롱 사례들을 보면 성희롱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요 구하였다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거나 직장 내 부서이동 등의 2차 피해를 당하는 등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〇 사례1: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김수영(가명・여)씨는 회식 자리에서 고위 간 부의 말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간부는 “여직원들은 옷을 섹시하게 입
22) 국가인권위원회, 성희롱진정사건 백서, 2012. 3면.
23) 이소희, 34면.
24) 서울신문 2014.8.12.
25) 이소희, 34면.
고 다녀야 한다. 수영씨 옷차림이 마음에 든다” 말했다. 김씨는 다음날 항의했지만 “술김에 한 농담을 왜 담아 두느냐”고 했다. 고민 끝에 투서 를 했지만 사측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또 그럴 일은 없겠지만 꼭 징계를 원한다면 검토는 하겠다”고 답했다.26)
〇 사례2: 공공기관에 다니는 이하은(가명・여)씨는 해외 출장에서 정부 관료 에게 반복적으로 성희롱을 당한 뒤 녹취록을 사내에 공개했다가 외려 손 가락질을 받았다. 위로는 커녕 ‘술김에 한 실수인데, 남의 공직 생활을 망 칠 필요가 뭐 있냐’는 것이 사내 전반의 분위기였다. 상사들은 도리어 ‘부 처에 밉보이면 우리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며 피해자 고통보다는 조직에 미칠 영향만을 걱정했다.27)
〇 사례 3: S전기 성희롱사건
◼ 사실관계
가) 2003.6.-2005.12.까지 전자영업팀 박OO팀장(1984.8.4. 입사)이 수시로 이OO의 뒷목, 머리카락, 등과 옆구리를 만짐
나) 2005.1. 이OO가 구조조정을 위한 B프로젝트팀으로 발령되었는데, 박 OO팀장이 계속 성희롱 수위를 높임
다) 2005.5.30.-6.4. 상무, 박OO팀장과 동행한 헝가리출장 중 박OO팀장이 엉덩이를 치며 귀에 입을 대고 “상무님 잘 모셔.”라고 함. 2차에서 블루 스를 추자고 하여 거절하자 나중에 호텔로 돌아와 야단을 치면서 “의전 과 접대를 잘하라.”라고 함
라) 2005.6.17. B프로젝트팀 해체에 따른 부서재배치 면담에서 영업본부 인 사그룹장에게 박OO팀장의 성희롱사실을 알리고 영업본부 이외 부서이동 을 요청함
마) 회사는 형식적 조사 후 박OO팀장이 퇴사하였으므로 회사가 가해자나 피 해자에게 할 일이 없다는 이유로 징계조치 안함
바) 2005.6.30. 박OO팀장이 분사한 계열사로 이직함(같은 건물 바로 아래층 임)
26) 서울신문 2014.8.12.
27) 서울신문 2014.8.12.
사) 2005.7.~2006.1.까지 피해자는 7개월간 부당 대기발령을 받았고, 2006.
10월 인사고과는 c-
아) 피해자는 2006.2.1.부터 IR부서(외부투자자에게 기업설명활동)서울사무 소에 배치됨. 부서장은 휴가 후 복귀 첫날 전 부서원에게 “명령에 따르지 않는 여직원을 직권으로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는 내용의 판결 기사를 메일로 보냄. 이어 부서장은 외부투자자미팅에서 피해자를 배제하겠다고 밝히고 업무에서 배제되는 따돌림을 받음
자) 2006년 말. 피해자가 부서장에게 업무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함 차) 2007.4.16. 수원 소재 사회봉사단에 강제발령 된 사실
카) 2008.5. 가해자 박OO팀장과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타) 2008.6.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파) 2008.8.25.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희롱 인정, 재발방지대책수립 권고 하) 2008.9. 수원지청에 고소
거) 2008.11. 회사 측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결정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함
너) 2009.3.3. 피해자는 수원지청으로부터 “2005.7.1. 대기발령을 받은 사실 에 대하여는 공소시효(3년)가 만료되어 불기소(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이후 IR부서에서의 업무 미부여 및 사회봉사단 발령에 대한 협의에 대해 서는 범죄혐의를 확인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으로 수원지방경찰청에 송치하였음”
더) 2009.3.10. 불기소의견으로 검찰로 송치
◼ 서울행정법원 2009.8.27., 2008구합46279
가) 국가인권위원회가 s전기에 성희롱 재발 방지대책 및 피해자 보호 필요 조치 강구하라고 낸 ‘권고 처분’은 정당하다
나) 성희롱 피해자에게 7개월간의 대기발령을 냈다면, 이는 ‘실질적인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
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이 충동하는 가운데, 이를 위한 진상조사를 게을 리 했다면 이는 회사 측으로선 적절한 대처를 했다고 볼 수 없다
◼ 수원지법 2010.4.15., 2008가합5314
피해자가 회사와 가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법원에서는
회사와 박OO는 각 200만원을 배상하고 회사는 별도로 3,000만원을 배상하 라고 판결함
〇 사례 4: 본 연구의 출발점이 된 예는 르노삼성자동차 사안이다. 르노삼성 자동차 사안이라 함은 성희롱 피해자와 도와준 동료에 대한 불이익조치가 지속된 사례이다. 르노 삼성 사건에서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하여 사직종 용과 협박, 소문유포와 왕따, 부당징계, 격리, 무고성 형사고소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해진 온갖 불이익과 폭력행위가 집약된 여성 노동 인권 침해사례로 꼽히고 있다.28) 특히 성희롱 이후 피해노동자(도움을 주 는 동료노동자 포함)에 대한 부당징계와 각종 괴롭힘 등 기업에 의한 불 이익조치가 집약된 문제된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 진행경과29)
가) 르노삼성자동차사에서 상사는 부하여직원에게 1년여가 넘도록 사적인 만 남 제의하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함
나) 이에 피해자는 견디지 못하고 직속상관에게 이 사실을 알림
다) 직속상관은 오히려 “회사를 조용히 나가는 것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사직 종용
직속상관이 본인 부서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을 책임지고 해결할 것이 라는 믿음은 오산이였음
라) 이후 피해자는 인사팀에 성희롱 사건을 신고함
마) 피해자는 회사 인사팀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성희롱 행위를 반복해온 상 사에 대해 제대로 된 징계와 조치는 할 것이라고 믿음
바) 인사팀에 성희롱 사건을 신고한 이후 피해자의 일상은 완전히 바뀜 사건 조사과정에서 오고간 진술을 비공개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사 팀은 “여자가 남자를 꼬셔놓고 이제와 성희롱으로 신고를 했다”라는 내 용의 소문 유포, 조직적으로 피해자 따돌림
사) 회사는 1년 동안 지속된 구애행위와 원치 않는 신체접촉 등의 행위에 대 해서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성희롱을 인정하지 않음. 다만 “오일 마사 지 해줄까?”라는 발언에 대해서만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여 가해자에게
28) 이소희, 36면.
29) 이 사안에 대하여는 이소희, 32면 이하.
‘2주 정직’ 징계처분을 함
아)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주장사실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데 정신 적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자신의 명예손상감이 매우 큼. 이에 대 표이사, 가해자, 직속상관, 인사팀장을 대상으로 민사소송 제기
자) 소송에 필요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동료들에게 진술서를 요청했지 만, 회사는 동료에게 강압적으로 진술서를 받아내어 사내 분위기를 험악 하게 만들었다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견책’ 징계를 내림
차) 이를 보다 못한 피해자의 동료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민사소송 을 결심한 피해자에게 사건에 도움이 될 만한 증거자료를 확보해 줌 카) 이를 안 인사팀은 그 동료를 불러 피해자와 어울리지 말라고 경고했고,
이후 회사는 근태불성실을 이유로 그녀에게 ‘정직 1주’라는 징계를 내림 타) 이후에도 피해자와 피해자를 도운 동료에 대해 회사의 다양한 불이익조
치는 계속 이어짐. 예컨대 회사는 피해자에게 전문 업무를 맡기지 않았 고, 급기야는 두 사람 모두에게 직무 정지를 시키고 아무것도 없는 독방 으로 대기발령 명령을 내림. 회사는 점심시간과 오전・오후 10분 동안만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고 명령하고 그 외의 이동조차도 금지함
파) 이후 대기발령 장소는 독방에서 사내 도서관으로 변경됨
하) 그러나 주변의 시선은 여전했고, 아무것도 없는 빈 책상에 우두커니 않아 있는 것은 고역이었다. 성희롱 사건 신고 이후 딱 1년이 지났다. 1년 동 안 성희롱 사실을 문제제기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도왔다는 이유로 이 두 여성노동자는 불이익에 시달리고 있음
제3절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불이익조치 관련 법제와 문제의식
1. 관련 법제 및 권리구제기관
성희롱 관련 법제로서는 남녀고용평등법,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이 있다. 직장 내 성희롱 개념이 처음 법제화된 것이 남녀고용평등법이다(1999.2).
2005년 이전에는 기존의 남녀차별과 성희롱을 조사 구제하는 권리구제기관이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상 남녀차별개선위원회와 남녀고용평등법
상 고용평등위원회가 있었으나, 2005년 차별문제에 관한 조사 구제업무가 국가인 권위원회로 일원화되면서 이들 기관은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성희롱 사건을 담당 처리하고 있는 기관으로서는 법원, 국가인권위원회, 노동위원회 등이 있다.
다만 성희롱 개념규정에 대한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고 있지 않아 그 내용이나 성 립요건, 판단기준 등에 대한 해석,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 다.30) 비록 현재 성희롱 성립여부에 대한 판례와 결정례 등이 상당수 축적되어 있 기는 하지만, 실제 성희롱관련 사건처리에 있어서 사업주의 방지의무를 이행하는 데에는 혼란도 있고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처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하여는 그 특성과 문제를 중요시하여 UN과 ILO, EU 등에서 회원국가와 사용자에게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실시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나아가 본 보고서의 핵심문제의식인 성희롱의 주된 행위 자이면서 성희롱의 예방과 사후처리를 할 지위와 권한을 가진 사용자의 성희롱에 대한 문제인식과 사업장의 자율적인 성희롱방지대책 등이 매우 중요31)함을 지적 하고 있다.32)
현행법상으로는 사업주의 성희롱 방지조치와 관련하여서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예방교육(법 제13조) 및 위탁(법 제13조의2) 규정, 2014.7.1. 개정 시행되고 있는 여성발전기본법상 성희롱 방지(법 제17조의2)와 성희롱 실태조사(법 제17조 의3) 규정, 2015.7.1. 시행되는 양성평등기본법에서는 성희롱 방지(법 제30조), 성 희롱 예방교육 등 방지조치(법 제31조), 성희롱 실태조사(법 제32조)등이 있다. 또 한 여성발전기본법으로서는 제17조의2 제5항에서 성희롱의 방지규정을 두고 있는 데, 특히 “국가기관 등에서 성희롱 사건을 은폐한 사실”(제1호), “성희롱에 관한 국가기관 등의 고충처리 또는 구제과정 등에서 피해자의 학습권 근로권 등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한 사실”(제2호)에 대하여는 여성가족부장관은 국가인권위원 회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관련자의 징계 등을 그 관련자가 소속된 국가기관 등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30) 김엘림, 2009, 310면.
31) 김엘림, 2010, 187면.
32) 국제사회에서 성희롱에 대한 법적 대책에 관한 동향에 대하여는 김엘림, 1997, 27면 이하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