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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HS 보고서 서평
2020년 말, 내국인 인구가 벌써 정점에 도달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충격적이었지만 이미 합계 출산율 이 1명 이하로 내려간 시점에서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던 소식이기도 하다. 올해 6월 정부는 아예 ‘인구감 소지역’을 지정하여 지원사업을 펼치기로 했는데, 특 별 · 광역시를 제외하면 전국 150여 개 되는 지자체 중 80여 개나 지정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렇듯 인구 감소는 이미 시작된 문제이고, 앞으로 많은 의사결정 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제약조건이 될 것으로 보 인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구감소와 지방을 주제로 한 ‘상수도’ 연구는 무척이나 시의적절하고 반가운 주 제이다.
수돗물 가격이 지역마다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아 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물의 품질은 엇비슷함에 도 사는 지역에 따라 물값이 두 배가 넘게 차이가 난 다. 이 차이는 일정한 경향을 보이는데, 연구진이 지적 하고 있듯이 대도시에서는 물값이 싸고 소도시에서는 물값이 비싸다. 특별 · 광역시 평균이 720원/t이고, 군 지역 평균은 900원/t이다. 원가는 더 차이가 난다. 특
별 · 광역시는 평균 약 797원/t인 반면, 군지역은 평균 약 2053원/t에 이른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 때문이며, 이것이 바로 인구감소 시대에 상수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방상수도는 어디든 물값보다 더 많은 비 용을 투자하고 있는데, 인구가 적은 군지역일수록 그 격차가 더 심하다. 그럼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지역의 상수도 공급비용은 어떻게 될까? 인구가 더욱 감소한 다면 그 지자체는 상수도 기반시설을 유지할 수 있을 까? 이 연구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연구는 꾸준히 있었으나, 그럼에도 본 연구가 가지는 차별적인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지방상수도를 둘러싼 큰 논쟁인 형평성과 효율성 측면의 논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앞서 소개 한 대로 지역마다 물값이 다른 이유는 공급비용이 다 르기 때문이며, 여기에는 규모의 경제가 지대한 영향 을 미치기 때문에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 형평성만 강 조하면 지역별 격차가 심한 물값과 물의 품질을 공평 하게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효율성만 강조하면
인구감소·지방분권시대에 대응한 지방상수도 정책 개선방안 연구
조만석, 박태선, 한우석, 이상은, 안종욱, 서정섭, 신정우 지음
2020년 9월 발간 서평 | 구윤모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부교수 ([email protected])
제479호 2021 Sept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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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사업의 재정구조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쪽만 강조할 수는 없다. 형평성 논리 는 자칫 지속가능성을 놓칠 수 있고, 효율성 논리는 자 칫 필수 공공사업으로서의 상수도사업 정체성을 훼손 할 수 있다. 둘 다 놓칠 수 없는 목표이다. 연구진은 이 를 설명하면서 인구절벽에 직면한 우리나라에서 지방 분권시대에 맞는 국가와 광역, 기초 지자체의 역할을 재설정할 것을 주문한다. 특히 지방상수도라 할지라 도 국가가 상수도 보급의 최종책임자라는 점을 강조하 며, 현재 상수도 관련 국고사업 및 국가정책의 문제점 을 비판적으로 분석해내고 있다. 또한, 이러한 담론적 측면의 결론과 함께 보급, 국고사업, 요금설정, 원가산 정, 주민참여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제안하 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본 연구가 독창적인 두 번째 이유는 지역별 상수도 통합과 운영방식 개선을 위해 상당히 구체적인 유형화 결과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여러 차례 지역 간 상수도 통합의 논의는 있었으나 뚜렷한 진전은 없 었는데, 그 이유를 무리하고 획일적인 통합 추진에 있 다고 보았다. 보고서에서는 이를 위해 시급한 지역을 우선 선별하여 각 지역의 여건에 맞는 사업구조를 제 안하고 있다. 권역별 통합이 필요한 곳에서도 자체 통 합조직 구성이 적합한 곳과 도 단위 통합 또는 통합위 탁을 수행할 곳으로 나누어 접근하고 있으며, 통합이 어려운 곳은 국고보조사업이 시급한 곳과 위탁운영으 로 해결 가능한 곳으로 나누고 있다. 실제 해당 지자체 가 어떤 방식으로 통합 또는 운영방식을 개선할 것인 지는 사전 분석이 아닌 실제 실행 단계에서 결정되어 야 할 부분이므로, 여러 가지 형태의 사업구조 개선방 향을 제안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 유형화의 근본 목적은 지자체의 고유사무 인 지방상수도는 지역민의 이해와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지역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데에 있으며, 상수도에서 이러한 접근방식을 채택한 정책 연구는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본 연구가 가지는 의미가 더 특별하다고 본다.
본 연구의 진보성을 보여주는 세 번째는 상수도 관 련 제반 법령을 상당 부분 포괄하는 형태로 법 · 제도의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국가 거시정 책, 상수도 보급사업, 국고보조사업, 요금 · 원가제도, 주민참여방식, 위탁운영방식, 권역통합방식의 7가지 측면에서 정책 대안을 도출하고 있으며, 관련 법 · 제 도의 개선방향도 상당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상수도사업의 주무부처인 환경부뿐만 아니라 지방분 권 및 지방직영기업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를 포괄 하여 제도개선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수도법」 , 「지방 공기업법」 등 법령뿐만 아니라 하위 세부지침까지 구 체적으로 정책방향을 도출하고 있는 점은 정책 활용성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 인구감소시대에 지방 사무로서 의 상수도사업이 건전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본 연구 에서 제기된 정책방향의 실현을 위한 향후 과제의 조 속한 수행이 필요해 보인다.
그 외에도 지방상수도가 처한 다양한 여건 및 현황 제시, 해외사례 소개, 지방상수도 사업구조별 특징 분 석 등 지방상수도를 정책 관점에서 들여다볼 때 필요 한 정보와 해석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방상수도에 대한 이해가 높은 관계 공무원, 업계 종 사자 등이 주요 독자가 되겠으며, 지방상수도 제도 개 선을 위한 고민 시 첫 번째로 참고할 만한 보고서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물에 대한 권리 및 각 주체들의 책임 을 다루는 부분은 정책 결정자 외에도 상수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상수 도는 도시의 중요 기반시설이기도 하므로, 수도 관련 연구자 및 종사자뿐만 아니라 지방소멸 대응과 지속가 능 도시를 위한 인프라 운영을 고민하는 연구자들에게 도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