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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생태백신: 그린인프라와 그린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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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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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호 2020 June

2020년 2월 우리 사회를 강타한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염 병은 병원체가 동물에서 인간에게 직접 들어오거나, 이전에 있던 병원체가 숙주 내에서 변이하여 재발하는 데 원인이 있다. 결국 코로나19도 인수공통전염병의 일종으로 인간, 환경, 미생물1)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감염병으로 각 국가는 국민의 이동을 제한 또는 권고하고, 국가 간 봉쇄 조치를 내리고 있다. 이는 경제활동의 위축을 가져오고, 대규모 실업의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1930년대 미국은 대공황이라는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 부문에서 대규모 재정 투자를 통 해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우리나라는 올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 고, 이는 일자리 감소로 연결될 것이다. 감염병과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 건축물의 친환경적인 리모델링,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뿐만 아니라 국토 및 도시 차원의 그린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이 글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지향하는 그린뉴딜 정책을 염두에 두고, 국토공간에서 그린인프라를 어떻게 조성하여 효능이 탁월한 ‘생태백신’2)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둔다.

1. 국토 차원

■자연공간의 보전

국토 차원에서는 먼저, 자연공간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고 생태적 연결성을 고

머리말

국토환경 분야의 정책 방향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생태백신:

그린인프라와 그린뉴딜

박종순 |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윤은주 |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성선용 |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이동근 | 서울대학교 교수 ([email protected])

1) 미생물은 아주 작은 생물로 원생동물, 세균, 바이러스 등을 포함.

2) 병원성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이 필요함. 백신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제약회사에서 만드는 치료제 및 백신인 ‘화학백신’이 있다면, 사회 구성원 간 거리두기 운동은 ‘사회백신’이라 볼 수 있음. 마지막으로 ‘생태백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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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하여 우수한 서식처와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식생 구조, 산림 크기와 같 은 구조적 측면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의 이동과 같은 기능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보전지역 을 선별해야 한다. 면적이 같더라도 서식처 두 곳을 개별 보전하는 것보다 연결된 형태로 보전하는 것이 종 다양성이 높고 야생동물의 외부 노출 빈도가 낮다. 보전된 서식처의 주 연부에서는 기후와 인구밀도의 변화, 외래종의 침입으로 인한 간섭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데, 이때 야생동물의 이동 통로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종의 국지적 멸종 또는 정주공간에 의 노출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염병의 상당수가 야생동물에서 기인한 것임을 고 려한다면, 연결성을 고려한 서식처의 합리적 보전은 결국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넘어, 인 간에게 혜택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과도한 도시화의 경계와 국토의 균형발전

다음으로는 인구를 적절히 분산시켜 과도한 도시화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 이후 이촌향도에 따른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었다. 1960년 35.8%이 던 도시인구 비중은 2018년 91.8%에 달하고 있다. 국토면적의 12%인 수도권에 1000대 기업 본사의 74%, 인구의 50%가 밀집된 상황이다(지역발전위원회 2018). 상대적으로 비수도권은 인구가 감소하여 한계마을, 준한계마을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30년 내 시군

<그림 1> 공간적 관점에서의 기능 변화

코로나19 이전 코로나19 이후

개발 및 이용 개발 및 이용

종 다양성 증가 자연

훼손 지속가능성

하락

지속가능성 증가

자연 보존

다양한 지원·기능 제공 전염병에 노출

도시 도시

완충지역

자연 자연

다양한 지원·기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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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호 2020 June

구 중 37%가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 코로나19의 측면에서 보면 대도시로의 인구집중 은 숙주 내 집단감염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는 반면, 농어촌 도시는 저밀도로 소멸을 걱 정해야 할 수도 있다. 전염병의 측면에서도 국토의 균형발전과 인구 분산 정책이 여전히 유효하다.

■기후중립 시대와 그린뉴딜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산업에서 탄소제로 녹색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으로 그린 뉴딜이 제시되고 있다. 그린뉴딜의 관점에서 온실가스 감축은 경제발전의 저해요인이 아 닌, 새로운 일자리와 가치를 창출하고 화석연료의 좌초자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 회요인이다(제러미 리프킨 2020). 우리나라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 하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발적 협력, 정부에의 신뢰, 생활양 식의 변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확산 등 그린뉴딜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고재 경, 김동영 2020). 국토 측면에서 그린뉴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그린뉴딜 이후 새로운 탄소제로 시대의 공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토지이 용 계획에서부터 스마트 그리드, 건물 단위 에너지 자급자족, 이동량 축소를 위한 배치 를 고려해야 한다. 그린뉴딜 과정에서 수요량이 감소할 물리적 공간에는 탄소 흡수원이 자 다음에서 논의할 다양한 혜택을 창출하는 그린인프라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그린뉴 딜을 통한 탄소제로 녹색경제로의 전환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한 다양한 전염병의 발 생 가능성을 저감하는 등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도시 차원

■소생활권 내 그린인프라의 확충

도시의 그린인프라는 백두대간 자락에서부터 개발지역에 부분적으로 남은 산림,3) 도시 공원, 옥상 및 벽면 녹화, 가로수까지도 포함하는 등 그 개념이 매우 광범위하다. 그러나

‘그린’이 아닌 ‘그린인프라’는 생태공간인 동시에 사회경제 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기초 적 시설로써의 기능을 내포한다.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었을 당시 감염 위험이 높 은 실내 공간 대신 도시공원, 뒷산 등 자연친화적 공간에 방문객이 증가했던 현상 역시 그린인프라의 사회경제적 기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같은 관점에서 그린인프라 역시 도로, 상하수도와 같은 인프라처럼 생활권 단위에서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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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권별 인구구조 및 기존의 환경 수준에 기초하여 그린인프라 수요를 파악하고, 다음 으로는 생활권 내 어디에 얼마만큼의 그린인프라를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 다. 생활권 단위의 그린인프라 확대는 생활권 간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기 때문에 전염병 확산의 방지, 온실가스 감축 등의 효과 역시 함께 기대할 수 있다.

■다기능 그린인프라 구축

다양한 법정계획과 연구에서 그린인프라 확대가 제시되었으나, 비용과 도시의 구조적인 문제로 실제 그린인프라가 도입되는 공간은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그린인프라를 구축 할 때에는 최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야생동물의 서식처 기능, 열섬현상 완화 및 물 순환 기능, 심미적 기능 중 복수의 기능을 함께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코로나19 를 겪으면서, 그린인프라의 기능은 재해로부터의 피난처와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요구되는 완충 기능까지 확대되었다. 물론 하나의 공간에 모든 기능을 담는 것 은 불가능하므로, 지역적 맥락에 적합한 기능을 배치하는 합리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야생동물이 다수 관찰되는 자연지역을 중심으로 완충지역을 우선 설정하는데 그 폭과 형태, 수종은 주변 미세먼지 농도 분포나 녹지율을 고려하여 계획할 수 있다. 도 시공원은 본래 역할에 충실하되, 일부는 재해 혹은 방재 공원과 같이 전염병이나 지진 등 의 재해 발생 시 피난처로서 기능하도록 계획할 수 있다. 가로수 식재 역시, 수관 폭과 수 고, 식재 간격은 보행자의 열 쾌적성 개선을 중심으로 결정하고, 하단부는 저류조 시스템 등과 연계하여 도시의 자연적 물순환 비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다기능 그린인프라 도 입 시 기능 간 상쇄 효과(trades-off effect) 및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권 에서 최대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바람길 조성, 건축물의 배치 및 고도 조절

바람길은 하천, 녹지, 오픈 스페이스 등 도시기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자연자원이 서로 연결된 공간으로, 그린인프라의 한 종류로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도시열섬, 도 시 대기오염물질의 저감을 위해 밤시간 동안 산지에서 생성된 신선한 공기를 도심으로 유입하기 위해 계획되었다. 홍콩의 경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 SARS)이 발생하여, 1755명이 감염되고 299명이 사망하는 피해 를 겪었다. 이후 홍콩에서는 도시의 통풍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를 위한 도 시설계 기법과 자체 평가시스템을 개발하였다(박종순, 박태선, 김은란 외 2019). 이처럼 도시 내 건축물의 배치와 고도를 조절하여 바람길을 조성하고, 도심의 병원소를 빠르게 자연환경으로 내보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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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호 2020 June

건강하고 안전한 국토

우리 사회에 주어진 당면 과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것이다. 여러 대 안이 있을 수 있으나 공공 부문의 재정 투자를 통해 환경 산업을 육성하고 그린인프라를 확충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가운데 새로운 경제 적 기회를 찾아보아야 하며, 국토의 관점에서는 보전해야 할 공간은 보전하고, 인간과 자 연이 만나는 주연부, 전이지대는 보다 두텁게 만들고, 우리가 거주하는 공간은 인구 분산 정책으로 밀도를 줄여야 한다. 더불어 우리의 경제 및 사회활동, 자연환경, 그리고 그 속 의 미생물과의 상호 관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때 건강하고 안전한 국토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고재경, 김동영. 2020. 코로나19 위기, 기후위기 해결의 새로운 기회. 이슈&진단 412. 수원: 경기연구원

박종순, 박태선, 김은란, 이상은, 안승만, 이정찬, 성선용 외. 2019.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국토·환경계획 연계 방안 연구-바람길 적용을 중심으로. 국토정책Brief 753호. 세종: 국토연구원.

제러미 리프킨. 2020. 글로벌 그린 뉴딜. 안진환 옮김. 서울: 민음사.

지역발전위원회. 2018. 문재인정부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서울: 지역발전위원회.

통계청. 2019. 도시화율. http://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2KAA204 (2020년 5월 20일 검색).

참고문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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