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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Artist Essay 아티스트 에세이 (7) 장 레옹 제롬의 벌거벗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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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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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82

… NICE, 제37권 제1호, 2019

송 주 영

맛그림미술교육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에서 미술사, 미학, 예술경영을 배우고 오하이오 주립 대학(The Ohio State University) 에서 미술교육으로 석사(MA)를 받았다. 수년간 디자인 전문지 기자로 근무하면서 디자인과 예술에 관한 다양한 저술을 하였고,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디자인코리아 등 다수의 국제 디자인 전시를 기획, 연출하였다. 현재는 디자이너, 예술가, 그리고 미술교육에 대한 저술 활동 및 강연을 하며 ‘맛그림미술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Artist Essay 아티스트 에세이 (7) 장 레옹 제롬의 벌거벗은 진실

Truth Coming Out of Her Well, Musée Anne de Beaujeu, Moulins, Allier (1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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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37, No. 1, 2019 …

83 어느 날, 진실(the Truth)이 거짓(the Lie)을 만났다. 거

짓이 진실에게 말하기를 “오늘 날씨 정말 좋군요!”하기에 진실을 하늘을 올려다보니 참으로 그러했다. 이후로 그들 은 오랫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지내던 중 한 우물에 도 착했다. 거짓이 진실에게 말하기를 “물이 너무 깨끗해요.

우리 함께 목욕해요!”진실은 거짓을 완전히 믿을 수가 없 었지만, 직접 물을 보니 참으로 그러했다. 진실과 거짓은 함께 옷을 벗고 우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거짓이 우물 밖으로 뛰쳐나오면서 진실 의 옷을 입고 달아나버렸다. 이에 분노한 진실이 우물에 서 나와 울부짖으며 자신의 옷을 되돌려 달라며 거짓을 찾 아 헤매고 다녀야 했다. 세상(The World)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진실의 벗은 몸을 보자 그만 시선을 돌려 버렸다. 슬 픔과 탄식에 빠진 진실은 수치심에 몸을 떨며 어쩔 수 없 이 우물 속으로 다시 들어간 후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않 았다. 한편, 훔친 진실의 옷을 입고 있던 거짓은 세상을 만 나며 그와 함께 온 세상을 돌아다녔다. 세상에게는 진실의 옷을 입은 거짓은 상관없었다. 다만, 그는 벌거벗은 진실 을 만나는 일만큼은 감당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장 레옹 제롬(Jean-Léon Gérôme, 1824- 1904)의 우물에서 나오는 진실 (Truth Coming Out of Her Well)> (1896)이다. 장 레옹 제롬은 대표적인 19세기 프랑 스의 신고전주의 화가이자 조각가다. 그는 전통적인 아카 데미, 에꼴 데 보자르(Les écoles des beaux-arts) 출신

으로 유화 및 조각 작품들을 제작하고 가르치는 일에 평생 을 보냈던 사람이다. 그는 작품 팔아 번 돈을 모두 조각 작 업에 쏟아 부을 정도로 조각에도 열정적이었다.

회화와 조각의 사실적 표현기법 연구에 열정적이었던 그 에게 당시 각광받기 시작했던 인상주의 화풍의 유행은 매우 유쾌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인상파 화가들이

‘진실’을 그리거나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며 자주 불만을 표 시했다고 한다. 인상주의 작품들은 본 것에 대한 충실한 표 현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상의 영역을 넘나드는 주제 의식도 없는 그저 감각적 경험의 순간만을 그렸다는 것이다.

제롬은 말년에 당시 막 출현한 ‘사진’에 매료되었다 고 전해진다. 당시 대부분의 화가들이 사진 장르가 자신 들의 ‘밥그릇’을 위협할 것을 두려워했던 반면, 그는 오히 려 사진의 사실주의, 사진의 진실이 예술가의 진실과 맞닿 아 있다고 보았다. 제롬이 동료 화가 에밀 바야르 (Émile Bayard)에게 보낸 서신에는 사진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 겨 있다.

“사진은 예술이라네. 예술가들 우리의 낡은 재료를 버리 게 만들고 우리의 낡은 습관을 폐기하게 만들지. 지금까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눈을 열어주었 지. 예술이 해야 하는 그야말로 위대한 임무가 아니겠는가!

사진 덕분에 진실(Truth)이 마침내 우물 밖으로 나올 수 있 게 되었네. 아, 이제 그녀는 다시 되돌아 가지 않을 거야”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러한 사진의 출현이 당시 그가 혐 오했다던 인상주의 화풍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장 레 옹 제롬은 사물의 사실적 재현이 ‘진실(truth)’에 가깝다고 보 았고, 그리하여 그는 감각적인 인상주의 화풍의 순간적 붓 질을 ‘거짓(lie)’로 여겼지만, 그가 진실하다고 생각했던 사진 (photo)이 그 인상주의 화풍을 태어나게 한 큰 이유가 되었 다. 그가 되찾았다며 환호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가 외면했던 진실은 지금 어느 우물 속에 울며 누워 있을까?

“우리는 진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진실은 심연(우 물) 속에 있으니까”

Of truth we know nothing, for truth is in a well (lit. in an abyss).

– 데모크리토스 (Democritus, B.C 5~4)

장 레옹 제롬(Jean-Léon Gérôme, 1824-1904)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