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상가 변화 이슈 및 정책방안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연구위원 (cnsad@kfme.or.kr)
코로나19의 유행과 소비 트렌드 변화는 상권구조 또한 비대면, 디지털화 환경으로 가속 화시키고 있으며, 물리적 ·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 당기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초연결(hyperconnectivity)’, ‘초지능(super intelligence)’, ‘초융합(superfusion)’은 소상공인들의 경영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촉진 시킬 것이며, 이에 따라 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임대상가 수요와 형태에도 큰 변화 가 예상된다. ‘초연결’은 과거와 다르게 빅데이터를 신속하게 발생시킬 것이고 이로 인 한 활용 가치 극대화가 중요한 경영활동으로 작용할 것이다. ‘초지능’은 인공지능을 기 반으로 한 물리적 공간과 가상의 공간을 연결하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시스템이 스마트상가 및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연결되어 실용화될 것이다. ‘초융합’은 기술을 중심으로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면서 기존의 산업구조를 해체수준의 도전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다.
이처럼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은 라이프 스타일 (lifestyle)의 변화, 1인 가구 확산, 저출산 등 시대적 수요를 반영하며, 도시와 소비자 그리고 소상공인의 삶의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소상공 인의 경영기반인 소형상가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고, 이로 인한 갈등 문제를 어떻게 풀 어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 설정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상 공인 사업체 수는 277만 개, 종사자 수는 644만 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11월 소상공 인연합회에서 조사한 유통채널별 비중은 오프라인이 73.3%로 가장 높게 나왔고, 그 뒤 로 온 · 오프라인(21.1%), 온라인(5.6%) 순으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는 소상공인들에게 오 프라인 상가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부담도 점점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경제에 실핏줄 같은 역할을 하는 소상공
머리말
소형상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4차
산업기술의 결합
제472호 2021 February
<그림 2> 1970년대에 지어진 건물을 가구점 겸 카페로 재건축한 모습
자료: http://architectsh2l.com/
인들에게 상가는 삶의 터전이자 경영상 중요한 역할임을 알 수 있다. 과거 소형상가의 외 부형태는 대부분 저층에 위치했고, 공실상가가 드물었다. 그래서 번화가와 도로변에서는 노점상들을 흔히 볼 수 있었고, 이는 소형상가의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았던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지 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근린상권의 소형상가는 대량맞춤형 시스템(쇼핑몰의 대형화와 복합화), 소비자의 생산과 판매, 온라인 상권의 발달 등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는 기존 상업용도의 기능재편, 도심상업지역의 재구조화 등 물리적 변화로 이어지는데, 단적으로 경제발전은 소형상가의 내 · 외부적 환경변화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것으로 상가건물의 형태를 들 수 있다. 하지만 낮은 자본력과 조직력을 가진 소상공인들에게는 이러한 갑작스러운 물리적 변화와 시대적 흐름에 대한 요구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일이 쉽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층의 사각형 빨간 벽돌로 상징되는 상가구조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
<그림 1> 소규모 상가의 전체 지역 공실률
자료: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행 조사 재가공.
(단위: %) 7.0
6.0 5.0 4.0 3.0 2.0 1.0 0.0
2017년 2018년 2019년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3.9 4.1 4.1 4.4 4.7 5.2 5.6
5.3 5.3 5.5 5.9 6.2
어졌다. 상업용 오피스텔, 복합쇼핑몰 등의 형태로 신 · 재건축되고 있으며, 오프라인 상 가는 소비자의 구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사교, 놀이, 레저 기능을 탑재하기 시작하였 다. 반대로 온라인(배달 등)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소비패턴은 상가가 가지는 공간의 의 미보다 모니터 안에서 보여주는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더 중요하게 만들었다. 과거의 구 멍가게나 슈퍼마켓은 깨끗함과 편리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여 편의점 형 태로 전환되었고, 동네 미용실이나 빵집은 고객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대형 프랜차이즈 영업점에게 시장을 내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전통적인 폐쇄형 공간구조에서 개방형 · 독립형 공간구조로의 변화뿐 아니라, 기술 접목의 공간구조와 합리성 및 미학적 인 요소까지 부합되는 융 · 복합구조로 변화되고 있다.
또한, 상가의 내부적 환경은 결제형태, 인력, 홍보 등 전반적인 경영환경에 시스템 변 화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 현금을 받지 않는 상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주문 과 계산을 받던 사람을 대체하는 정보제공 무인단말기인 키오스크(kiosk)의 도입으로 가 능해졌으며 주로 일반음식점, 카페, 마트, PC방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숙박업종에 서 자주 볼 수 있는 무인숙박점포는 기술의 결합으로 청소하는 로봇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내부환경의 변화는 불필요한 동선을 배제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4차 산업기 술이 구현하여 저비용구조 환경을 만들어내는 혁신의 산물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마 트 매대(손을 닿지 않아도 원하는 상품을 선택 결제 가능), o2o(online to offline) 판매 부스(QR코드를 찍으면 온라인 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연계), 로봇카페(사람이 아닌 로봇이 커피를 내리고 베이커리를 장식하는 카페), 무인판매기(상품 자동 인식 및 결제 기능) 등이 있다.
이같이 앞으로 판매과정과 경영관리, 인간 노동환경 등의 변화는 기술과 결합하여 상 가 부담을 감소시키고 점포 운영비를 낮추는 구조가 될 것이며, 인간 중심의 내부구조에
<그림 3> 기술과 융합한 미래 쇼핑 트렌드
자료: 윤정중, 최상희, 김태균 외 2019.
제472호 2021 February
서 탈피된 새로운 형태의 환경을 만들 것이다. 또한, 종사자의 설 자리가 점차 감소될 것 이 명확해지면서 기술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상호 교류와 공감 그리고 쾌적한 시설 및 환경기반을 모색하는 것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소상공인 상가라 하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골목상권에 있는 소형상가 나 전통시장 및 상점가 중심의 소형상가를 말할 것이다. 이런 소형상가를 단단하고 고정 되어 있는 공간, 즉 하드웨어로 본다면 온라인 상가는 유연하고 고정되어 있지 않고 유동 적이면서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공간, 즉 소프트웨어라고 말 할 수 있다. 오늘날 제4차 산업혁명의 정보화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오프라인시장보다 온 라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무역협회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글 로벌 전자상거래 트렌드 조사를 보면, 2019년 글로벌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약 2조 달 러로 지난 5년간 연평균 21%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이라면 2024년 전 체 소매유통시장 대비 비중과 전자상거래시장 규모가 동등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적모임 금지, 영업제한 등으로 음식업의 영업환경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배달 이용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배달중 개 플랫폼시장은 소형상가에서 음식을 먹지 않아도 집에서 다양하고 편리하게 식사할 수 있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었고, 공급자들에게는 환경의 변화에 따른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이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시키는 플 랫폼 방식의 촉매제 공간이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3차 산업혁명이 2000년 대 오프라인 서점, 만화방, 전파사, 의류가게, 잡화점 등을 사라지게 한 것과 같이 제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는 기존 오프라인 소형상가를 점차 축소시키고 변모하게 만들면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오프라인 상가시장 (하드웨어)에서 온라인시장 (소프트웨어)으로
<그림 4> 글로벌 전자상거래시장 추이
자료: 김현수 2020.
(단위: 억 달러) (단위: %)
전자상거래시장규모(좌) 전체 소매유통시장 대비 비중(우) 40,000
30,000
20,000
10,000
0
20.0
15.0
10.0
5.0
0.0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f 2021f 2022f 2023f 2024f
3.4 3.9 4.6 5.5 6.5 7.7 8.8 10.2 11.6 13.2 14.8 16.1 17.4 18.5 19.4 39,162
20,007
7,729 3,298
앞에서 말한 소형상가의 수요 및 형태의 변화와, 소형상가의 외 · 내부적 환경변화에 따른 소형상가의 모습에서 미래 소형상가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모빌리티(mobility)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는 지역에 있는 다양한 공간과 소형상가가 사용하지 않는 주차장을 제공받아, 소비자(이용자)에게 주차장을 공 유하는 방식으로 지역에 있는 공간제공자에게 수익을 창출시키는 방식이다. 이용자에게 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소형상가에는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거점 모빌리티 상가를 중심으로 하늘과 지상으로 이동하는 드론 및 지능형 차량, 그리고 이동 하는 맞춤형 상가형태로 진화될 것이다.
둘째, 커뮤니티(체험형) 상가로 변화될 것이다. 기존 소형상가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 는 소비공간에서 벗어나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특성에 맞는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 로 변화할 것이다. 전국이 하루 생활권이 된 지금, 도심에 집중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심 지 외곽의 자연환경과 융합된 상가,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만들 수 있는 공간 등으로 변화될 것이다.
셋째, 오리진(origin) 상가의 희소성이 부각될 것이다. 오랜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품의 본질과 차별화를 가진 상가의 희소성이 점점 더 주목받을 것이며, 기술의 변화와 무관하게 소비자들은 물리적, 육체적 비용과 상관없이 이 관심을 지속할 것이다. 대표적 인 예로 서울 구도심 을지로에 있는 100년 가게인 송림수제화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송림이 추구하는 가치를 알 수 있다. ‘불편’, ‘기다림’, ‘바보’, ‘고집’ 등 오직 고객을 생각하 는 철학으로 4대째 이어오면서 80년 동안 한자리에서 고객이 직접 찾아와서 제작하는 방 식을 고수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오리진을 갖춘 상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넷째, 공유형 상가의 확산이 이루어질 것이다. 한성수(2018)는 공유경제의 개념을 대 규모 자본투자를 요구하는 현재의 수직 통합적 산업구조에 기반한 자본주의 경제구조 대 신 ioT 기반 인프라, 즉 플랫폼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자원의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분산 형, 동적 · 수평적 규모의 경제구조라 정의하였다. 이처럼 기존의 공간구조를 제4차 산업 혁명 기술과 결합하면서 상가의 공간 공유가 확산될 것이다. 업종의 특성에 따라 공유미 용실, 공유주방, 공유카페, 공유빵집, 공유숙박 등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임대와 관리 비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공간 공유가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공유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째, 온 · 오프라인의 융 · 복합상가가 성장할 것이다. 상가의 역할이 분담되어 기존 오프라인에서의 판매형식이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상가는 판매를 위한 공간이 아닌 VR · aR 기술과 결합한 가상공간의 역할로 바뀔 것이다. 이는 오프라인 상 가가 자신이 원하는 상품에 대한 실제 경험을 느낄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전환될 것이며 연관 상품과도 연동되는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상가의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소형상가의
방향과 정책방안
제472호 2021 February
이처럼 미래의 소형상가가 급진적인 변화과정을 겪는 사이, 업종과 지역별 그리고 연 령에 따라 소외되는 계층이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① 변화하지 못하는 소형상가에 대한 정책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소상공인들에게 변화하는 4차 산업기술에 대한 인 식과 교육을 통해 새로운 유통시장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② 기존 소형상가에 맞춰진 제도는 미래 소형상가 변화에 따른 제도(업종변경, 복수사업자 등록, 용도변경과 같은 변경을 용이 등)와 법률로 뒷받침하여 기술의 변화 추세에 맞는 기반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③ 기존 소형상가 구조(하드웨어)에서 새로운 소형상가(소프트웨어) 구조로의 변화에 따르는 시설과 인프라 지원도 요구되고, 외연적 확장이 아닌 기존 공간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변형하 는 콘텐츠 지원도 필요하다. ④ 소비의 트렌드가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 되는 상황에서 소형상가의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한 촘촘한 통합관리 시 스템 구축이 선행되어야만 향후 변화되어 가는 소형상가의 숙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 다. ⑤ 추가적으로, 미래 소형상가의 변모과정은 누군가는 위축되고 누군가는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승자독식이 아닌 상생의 환경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센티브 도입과 인공지능세 같은 제도도 필요하다. ⑥ 제4차 산업혁명의 큰 물줄기에서 소상공인 거점혁 신단지 조성도 고려하여 모빌리티 생태계가 조성되는 모델도 대안일 수 있다.
끝으로 도시 전문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가 말한 “도시는 마켓과 영화관 그리 고 식품점, 빵집 등 자연스러운 근거지이며, 일반적인 것과 생소한 것, 규모가 큰 것과 작은 것 모두 공존할 수 있다. 지금 인기가 있는 도시는 어디든 간에 작은 것들이 큰 것 들보다 많이 존재한다”처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소형상가는 하이테크와 인간이라는 균형에서 새로운 기회와 위협에 동시에 직면할 것이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 편될 것이지만 ‘공간’, ‘공유’, ‘공감’이라는 키워드에서 휴머니티 중심으로 발전할 것을 그 려본다.
김현수. 2020.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전자상거래 트렌드. 서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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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L 건축사사무소. www.architectsh21.com 참고문헌
